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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eudo-make Strategy

급변하는 첨단분야, ‘Pseudo-make’의 지혜를…

박진규 | 101호 (2012년 3월 Issue 2)

 
 
‘Make or Buy’ 접근에 대한 새로운 시각
 
‘Make or Buy’ 소싱(Sourcing) 전략에 관한 연구는 윌리엄슨(Williamson, 1985) 이후 많은 발전을 해 왔다. 특히 지난 20여 년간 컴퓨터의 발달과 인터넷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기술변화와 ‘Make or Buy’ 소싱 전략 선택 간의 관계에 대해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술변화 시 ‘Make’ 또는 ‘Buy’ 중 어떤 선택을 해야 기업에 궁극적으로 이익이 있는가 등과 관련한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학자들은 기술이 급속도로 변할 때 새로운 지식과 기존의 지식을 통합(Integration)해야 할 필요성이 높기 때문에 ‘Make’가 ‘Buy’보다 더 나은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Masten, 1988; Monteverde, 1995; Williamson, 1985). 기술의 급격한 변화 시 ‘Buy’ 전략을 사용할 경우 공급자 또는 파트너 기업과의 깊은 연계가 필요한데 이는 기업 내에서 자체적으로 지식 통합을 할 수 있는 ‘Make’ 전략보다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학자들은 변화하는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받아들이기 편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Buy’가 ‘Make’보다 더 나은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Hill & Hoskisson, 1987; Jones & Hill, 1988). ‘Make’ 전략을 추진하면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받아들일 때마다 기존의 기업 역량(Firm Capabilities)을 바꿔야 하는데 이때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상반된 두 주장은 모두 어느 정도의 타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글의 목적 또한 어느 쪽이 더 맞느냐를 증명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기술 변화에 따른 합리적인 소싱 전략에 대한 주장이 이처럼 엇갈린다는 것은 어쩌면 ‘Make’ 또는 ‘Buy’라는 이분법(Dichotomous choice)적 접근에 한계가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Make’ 또는 ‘Buy’의 소싱 전략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Make’와 ‘Buy’ 사이에 또 다른 소싱 전략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 전략이 기술 변화 시의 합리적인 소싱에 대해 더 많은 설명을 해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의 목적은 ‘Pseudo-make’라는 새로운 소싱 전략을 소개하고 지식 기반 관점에서 ‘Make’ 또는 ‘Buy’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 설명하며 이 이론이 학계와 기업에 주는 시사점을 짚어보기 위함이다.
 
‘Pseudo-make’ 전략이란?
 
 
 
부품 A와 B로 구성된 하나의 제품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세 개의 기업 X, Y, Z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림1 ) 부품 A에 대해서는 세 개의 기업이 모두 ‘Make’라는 똑같은 소싱 전략을 사용하고 있지만 부품 B에 대해서는 세 기업 모두 서로 다른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먼저 기업 Z는 부품 B를 직접 디자인하고 생산까지 한다. ‘Make’ 전략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반면 기업 X는 부품 B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거의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즉, 부품 B에 대한 생산 능력은 물론 디자인 역량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기업 X는 부품 B를 다른 파트너 기업(supplier)에 아웃소싱해 구매한 후 부품 A와 결합해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팔고 있다. 전형적인 ‘Buy’ 전략이다. 한편, 기업 Y는 부품 B에 대해 기업 X처럼 파트너 기업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다만, 기업 Y는 기업 X와는 달리 부품 B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일부 가지고 있다. 생산 능력은 없지만 디자인 능력과 좋은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을 위해 부품 A와 부품 B가 어떻게 결합돼야 하는가에 대한 지식(Architectural Knowledge)을 가지고 있다. 이때 기업 Y가 취하는 전략의 형태를 ‘Pseudo-make’ 전략이라고 정의한다(Park & Ro, 2011). 한마디로 ‘Buy’와 ‘Pseudo-make’ 전략은 둘 다 아웃소싱을 기본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졌으나 ‘Buy’가 아웃소싱된 부품에 대한 지식을 기업 내부에 보유하고 있지 않은 데 비해 ‘Pseudo-make’는 관련 지식을 일부 가지고 있다는 차이점을 갖는다.
 
‘Pseudo-make’ 전략을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도요타(Toyota)와 그의 주요 파트너 기업(supplier)인 덴소(Denso)의 예를 살펴 보자(Fine, 1998). 도요타는 기존의 자동차에서 핸들링, 엔진, 트랜스미션 등의 기계학적인 장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오디오, GPS 등의 전자장치들을 주로 덴소에 아웃소싱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자동차에서 전자장치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심지어 기계학적인 장치들까지도 전자장치에 의해 컨트롤되는 양상으로 기술 발전이 전개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전자장치에 대한 지식 없이는 기계장치와 전자장치들의 통합(Integration)도 거의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도요타는 성공적인 시스템 통합을 위해, 다시 말해 전자장치에 대한 지식을 갖기 위한 노력으로 ‘Make’ 전략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자동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봤기 때문에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아웃소싱을 고수했다. 전자장치를 직접 생산(Make)하지 않기로 한 도요타는 그 대신 ‘지식보유(Pseudo-make)’ 전략을 택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2조 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와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를 설립하는데 이는 어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덴소(Denso)에 아웃소싱된 전자장치들에 대한 ‘지식’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Fine, 1998). 정리하면 도요타는 전자장치들에 대해 ‘Make’도 아니고 ‘Buy’도 아닌 ‘Pseudo-make’ 전략을 사용해 전자장치들을 아웃소싱을 하되 관련 기술과 지식을 기업 내부에 보유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아웃소싱의 장점인 비용 절감을 실현하면서 동시에 아웃소싱의 단점인 자기 지식 파괴 현상을 피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는 기술변화 시 기업들이 ‘Pseudo-make’를 선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을 ‘Make’ ‘Buy’ 전략과의 비교를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Pseudo-make/Make/Buy 전략 비교
 
‘Radical or Incremental’ ‘Disruptive or Non-disruptive’ ‘Modular or Integral’ 등 많은 형용사가 ‘기술 변화’의 양상을 표현한다(Christensen, 1997; Henderson & Clark, 1990). 설명의 편의를 위해 이 글에서는 ‘기술 변화’의 의미를 “기술이 급진적으로(‘Radial’ 또는 ‘Disruptive’하게) 변화한다”는 뜻으로 사용하겠다. 이 관점에서 ‘기술 변화’는 기업이 과거에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자동차 산업에서 하이브리드(hybrid) 또는 전기 엔진으로 기술 양상이 전환되는 과정이나 카메라 산업에서 디지털 방식이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을 대체하는 과정 등이 대표적인 ‘급진적’ 기술 변화의 예다. 이때 기업들의 주요 대응 과제는 ‘지식 습득(Knowledge Acquisition)’과 ‘지식 통합(Knowledge Integration)’으로 요약할 수 있다(Zahra & George, 2002). ‘지식 습득’은 새로운 기술이 나타났을 때 이를 어떻게 잘 받아들이냐에 대한 문제다. ‘지식 통합’은 기업이 받아들인 새로운 지식을 어떻게 기존의 것과 잘 통합해 ‘그 기업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다. 지식 습득(Knowledge Acquisition)과 지식 통합(Knowledge Integration)의 관점에서 Pseudo-make/Make/Buy 전략을 비교 설명한다.
 
Make vs. Buy ‘Make’ 전략과 ‘Buy’ 전략은 서로 대조적인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어 기존 연구 또한 어떤 전략이 기술변화에 더 좋은 전략인지를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기술변화 시 새로운 지식을 습득(Knowledge Acquisition)하기에는 ‘Buy’가 ‘Make’보다 더 나은 전략인 것 같다(Hill & Hoskisson, 1987; Jones & Hill, 1988). 빠르게 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모든 지식을 자체적으로 습득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뿐만 아니라 지식 습득에서 ‘Make’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은 모든 것을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는 습성(Routine)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기업 내부에 생성되는 특유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중복이나 정보 차단 현상 때문에 ‘Buy’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들보다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무시하거나 모르고 간과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Nelson & Winter, 1982). 만약 ‘Make’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결정하더라도 현재의 제조 시스템이나 직원들을 새롭게 교육해야 하는 비용 또한 상당히 크다(Leonard-Barton, 1992). 반면 ‘Buy’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은 늘 기업 외부의 기업들과 일하는 습성(Routine)을 가지고 있어 기업 영역(Boundary) 외부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알아채기가 쉽고 ‘Make’ 전략 기업과는 달리 기업 내부에 바꿔야 할 현재의 제조 시스템이나 교육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기가 더 용이하다.
 
그러나 지식 통합의 관점에서 보면 ‘Make’가 ‘Buy’보다 더 나은 전략으로 판된된다(Masten, 1988; Monteverde, 1995; Williamson, 1985). 지식 통합을 위해서는 지식이나 기술이 쉽게 전달되고 공유될 수 있는 조직구조가 필요한데 ‘Buy’ 전략을 사용할 경우 파트너 기업(Supplier)과 공조한다고는 하지만 기업 간 경계로 인해 ‘Make’ 전략 기업만큼의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Monteverde, 1995). 요약하자면 기술이 급격하게 변화할 때 기업은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지식 습득에 있어서는 ‘Buy’가 ‘Make’보다 더 나아 보이고 지식 통합에는 ‘Make’가 ‘Buy’보다 더 나아 보인다. 따라서 기술 변화 시 소싱 전략으로 ‘Make’와 ‘Buy’는 서로의 장단점으로 인해 어느 한 전략이 더 나은 것이라고 결론짓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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