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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MBA스쿨의 서비스 혁신 사례 분석

‘소가 밟아도 무너지지 않는’ 구조 혁신

노부호 | 69호 (2010년 11월 Issue 2)

미국의 포드자동차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 2분기 이후 실적 악화로 고전했다. 하지만 최근 위기를 극복하고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포드가 성공적으로 추진한 구조 혁신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포드는 먼저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과거 20년간 사들였던 유럽계 고급 브랜드들을 차례로 매각했다. 2007년 애스턴마틴을 영국계 컨소시엄에, 같은 해에는 재규어 및 랜드로버를 인도 타타에, 2010년에는 볼보를 중국 지리자동차에 매각했다. 이 회사는 또 연구개발, 구매, 생산 등의 가치사슬(Value Chain) 전반에 걸친 체계적인 혁신 사업을 추진해 경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했다.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여러 종류의 플랫폼들을 통합해 플랫폼 수를 줄이는 한편 활용도를 높이는 글로벌 플랫폼 전략을 전격 추진했다. 구매 부문에서는 부품거래 업체를 대폭 축소하는 한편 장기적 거래관계를 형성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생산 부문에서는 과잉 생산을 사전에 방지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감한 시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공장 폐쇄 및 소형차 공장으로의 전환 등 생산 효율화를 추진했다. 이 같은 구조 혁신은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JD파워의 2010 IQS 순위에서 포드는 일반 브랜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차급별 순위에서도 포커스, 머스탱, 토러스가 각 차급 1위로 선정된 것을 포함해 8개 모델이 3위 내에 드는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포드의 구조 혁신 노력에 아쉬운 점도 있다. 문화적 측면과 인간적 측면의 구조혁신이 눈에 띄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포드가 이 부분에서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더욱 경쟁력 있는 업체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원고에서는 성공적인 구조혁신을 위한 네 가지 방향을 소개한다.

바람직한 구조혁신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많은 기업들은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조혁신을 고민한다. 제조업체나 서비스회사 등 업종에 관계없이 이 같은 혁신의 욕구는 강해진다. 이때 구조혁신은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먼저 장기적 관점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사업을 버리고 어떤 사업을 추가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전략적 측면의 구조혁신을 꼽을 수 있다. 둘째, 선택된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원가, 품질, 기술을 향상시켜 나가는 체계적 측면의 구조혁신도 필요하다. 셋째, 경영활동에 사람들이 적극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인간적 측면의 구조혁신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세 가지 측면의 구조혁신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 새로운 비전에 기초를 두고 종업원들의 사고와 인식을 바꾸는 문화적 측면의 구조혁신이다. 구조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에서 이 같은 공통된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적 구조혁신 구조혁신이 필요한 시기에는 종업원들의 사기가 저하돼 있게 마련이다. 이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종업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임직원 모두가 경영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업계 최고 수준으로 월급을 인상하거나 업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직원들이 사고의 한계에 빠져 소극적인 행동을 할 때는 더 큰 시장 기회를 제시해 줌으로써 보다 적극적 사고를 유도할 수 있다.

삼성전기는 1995년 구조혁신을 시작할 때 종업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비전부터 설정했다. 당시 삼성전기에는 ‘2류 의식이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삼성이라는 한 울타리에 있는 관계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다, 처우는 삼성전자보다 뒤떨어졌다. 삼성전기는 먼저 수출 비중을 늘리고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비중을 줄여 삼성전자의 그늘에서 탈피해 세계일류 기업의 대열에 참여한다는 비전을 설정했다. 종업원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일이 구조혁신의 시작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어려움을 겪다가 구조혁신에 성공한 한국전기초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서두칠 전 사장이 한국전기초자에 부임했을 때한국전기초자의 유리사업은 사양산업이고 과도한 투자로 부채가 많다’ ‘원천기술이 없고 핵심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이 기술을 제공해 주지 않기 때문에 기술 자립 가능성이 없다’ ‘3D 업종이라 작업자 구하기가 힘들다등 패배의식이 종업원들 사이에 팽배했다. ‘우리는 안돼라는 생각을 바꿔놓지 못하면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서 사장은 당시사양산업은 없다.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양기업만 있을 뿐이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과도한 투자라는 비판에 대해서는한국전기초자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8% 정도다. 수출을 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해결되는 문제다. 오히려 투자를 더 늘려야 할 것이다며 적극 대응했다. 그는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도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로열티를 주고 있는 기술을 반납하는 대신 밤새워 연구해 새로운 기술을 직접 개발하자고 강조했다. 3D업종이라는 열등감에 대해서는뜨겁고 위험한 곳이지만 일할 수 있다는 것은 보람이고 축복이다. 자신의 일에 흥미를 가지고 소명의식을 가진다면 세상에 안 될 일이 어디 있겠는가며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사고를 주문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정연주 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회사에 처음 부임하고 현황 파악에 나섰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급여는 업계 평균 이하였다. 정 사장은 직원들의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먼저 월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 정 사장은 정보 공유를 위한 회의문화와 이에 따른 학습문화를 조성했다. 회사가 침체돼 있고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직원들은나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이 문제라는 식의 자기 중심적 사고에 빠져들고 다른 사람과 정보 공유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전 직원 앞에서 발표하게 했다. 작은 부서 단위의 회의도 직접 주재하면서 직원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다. 공부하지 않는 직원들은 배겨날 수 없었다.

정 사장은 새로운 시각도 주문했다. 시장이 글로벌화하고 있는데 의식이 따라가지 못하는 지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시장은 넓으며 장기적으로 성장 기회가 있다는 사고를 조직 내에 정착시키고 고객과 시장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 직원들의 역할도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는 식의 소극적 관점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고객 정보를 획득하고 고객 욕구를 파악하는 동시에 원자재의 수급 동향과 고객 회사의 투자계획 수립에 필요한 정보까지 제공하는 식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직원들이 고객과 하나가 되고, 그 과정에서 고객의 투자 계획에 따라 플랜트를 수주하는 적극적 자세를 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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