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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시대, 로드맵을 그리자

DBR | 5호 (2008년 3월 Issue 2)
채승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불확실성 시대 안정적 전략은 없다
얼마 전 열린 다보스포럼의 가장 큰 이슈는 ‘불확실성’이었다. 서브프라임이 촉발시킨 전 세계 금융위기, 하루가 지나면 치솟는 유가, 원자재 부족 현상까지 겹쳐 올해 경영 환경은 그야말로 불확실성의 지뢰밭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존에 잘 사용하던 경영 전략도 의미가 없어질 때가 많다. 지진이 일어나면 아무리 견고해 보이는 집도 소용이 없다. 마찬가지로 주변 환경이 급격히 요동치는 상황에서는 최적의 전략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클 때는 기존 전략을 개선하는 것보다 불확실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를 기업의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미국 시어즈와 몬산토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거대한 변화를 못 읽어 아마존이 되지 못한 시어즈
세계 최고층을 자랑하는 시카고 시어즈 타워가 상징하듯 시어즈는 1970년대까지 미국 유통업계의 맹주로 군림했다. 시어즈는 카탈로그에 의한 통신 판매와 중산층 대상 쇼핑몰 사업을 통해 독보적 위치를 확보했다. 미국 전역을 커버하는 유통망과 조직은 유통사업의 성공적인 모델로 종종 연구 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수십 년간 안정된 수익을 내던 시어즈는 당시 미국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두 가지 커다란 변화를 읽지 못해 큰 실패를 겪었다.
 
첫번째 변화는 소득의 양극화였다. 당시 미국에서는 소득 수준의 양극화가 날로 심해지고 있었다. 특히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더욱 싼 물건을 원하는 저소득 계층의 소비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있었다. 월마트, 홈디포 등은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발빠르게 대응했지만 시어즈는 이들을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았다. 시어즈는 고객의 소득 변화라는 불확실성에 대해 다운사이징, 브랜드 제고, 매장관리 개선 등의 작은 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시어즈는 그간 시어즈의 성공 기반이었던 저소득 계층 공략에 완전히 실패했다.
 
두번째 변화는 정보통신의 발달이다. 1990년대 미국 사회에서는 급격한 정보통신의 발달이 이뤄졌다. 시어즈는 이미 100년 동안 통신판매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인터넷 사업에서 쉽게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변화의 방향을 읽지 못한 시어즈는 1996년 카탈로그 통신판매 사업에서 철수하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만약 시어즈가 100년간 유지했던 기존의 통신판매 조직과 유통망을 활용했다면 현재의 아마존(Amazon.com)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한 시어즈는 이 절체절명의 기회를 놓쳐버리고 만다.

변화의 길목을 잡아 성공한 몬산토
반대의 경우를 보자. 몬산토는 1901년에 코카콜라에 사카린 및 식품 첨가물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로 출발했다. 비록 작은 하청업체에 불과했지만 몬산토는 불확실성을 이용해 새로운 위치로 도약하는 데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식품 첨가물 제조로 얻은 화학공업 기술을 바탕으로 아스피린 제조에 뛰어들었고, 석유 산업시대가 열리자 플라스틱 등 석유 화학공업으로 확장해 미국 4위의 거대 종합 화학기업으로 도약했다.
 
몬산토의 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93년 CEO에 취임한 로버트 샤피로는 점증하는 석유시장의 위기를 내다보고 생명공학 기업으로의 변신을 모색한다. 몬산토는 화학 분야의 연구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무려 80억 달러를 생명공학 분야에 쏟아 부었고, 기아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석유 시장의 불안정, 무질서적 요소를 넘을 수 있는 준비를 미리 했던 것이다.
 
그 결과 몬산토는 예기치 않았던 유전자 변형 작물(GMO)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후 몬산토는 기존의 석유화학 사업부문을 모두 매각했다. 현재 몬산토는 세계 3대 첨단 생명공학 기업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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