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tech Marketing Group 실전 솔루션

지금은 개방이 혁신을 주도한다

59호 (2010년 6월 Issue 2)

스마트폰 열기가 뜨겁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130만 명을 넘어섰고, 10여 종이 넘는 스마트폰이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렇게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스마트폰이 빠르게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안드로이드라는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의 등장도 주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이전에는 통신 업체별로 모바일 플랫폼이 달랐다. 이런 폐쇄적 환경에서는 기술이 제품으로 실현되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다.
 
개방’은 비단 스마트폰뿐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단순히 한 기업 차원을 넘어 관련 업계 전반에 영항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환경에서 개방의 의미는 무엇이고 성공적인 개방의 조건은 무엇일까?
 
개방된 비즈니스 환경
한 기업이 공들여 만들어낸 기술이 있다고 하자.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는 방법은 이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여기에서 얻은 이익을 기술 개발에 다시 투자해 더 나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즉 기술이 경쟁우위의 원천이기 때문에 경쟁사로의 기술 유출을 막는 보안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기업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한계에 부딪혔다. 기업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을 하게 됐고 기술의 수명은 점점 짧아지게 됐다. 또한 숙련 인력들의 이동이 많아지면서 기술에 대한 보안은 더 어려워졌고, 지식은 기업 외부의 다양한 곳으로 퍼지게 됐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은 기술에 대한 시각을 바꿔 나가야 한다. 즉, 내부 개발과 보안에 집중하기보다는 외부 지식을 이용해 내부 기술과의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하스 경영대학원의 체스브로 교수에 따르면 이와 같은 환경에서는 ‘열린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열린 기술혁신’ 모델은 내부에서 기술을 개발해 경쟁우위로 활용하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인 ‘닫힌 기술혁신’과는 큰 차이가 있다. 1  열린 기술혁신 체제에서는 외부에서 개발한 기술과 지식이 기업에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이를 가져다 사용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창출한 기술과 지식을 외부와 공유하며 더 큰 이익을 얻게 된다.
 
P&G는 Connect & Develop 모델을 통해 외부의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P&G가 보유하고 있는 9000여 명의 과학자들뿐 아니라 이와 비슷한 실력을 가진 150만 명의 외부 과학자와 기술자들에게서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급받고 있는 것. P&G는 이런 열린 기술혁신으로 신제품 출시 기간을 2년에서 1년 미만으로 단축시켰다. 또 열린 기술혁신은 P&G가 2004년 출시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프링글스프린츠(Pringles Prints)와 같은 히트상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개방된 기술
기술과 지식 의존도가 매우 큰 인터넷 업계에서도 열린 기술혁신이 실현되고 있다. 인터넷 업계의 개방성에 기여하고 있는 구글 2 에 있어 개방에 대한 정의는 인터넷의 기반 기술인 개방된 표준과 오픈소스에서 시작된다.
 
개방된 표준: 1974년 빈트 서프 박사와 동료들은 개방형 표준(후에 TCP/IP가 됨)을 사용해 미국 전역의 컴퓨터들을 연결한 네트워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당시에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컴퓨터가 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인터넷’이라는 용어 자체가 개방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후 TCP/IP방식으로 전 세계 컴퓨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게 됐고, 오늘날 인터넷 상에는 약 6억8100만 개의 호스트 컴퓨터가 생겨나게 됐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구글은 개발자에게 제품 개발 표준을 개방하고 있다. 이런 개방형 표준을 활용해 개발자들은 제품을 더 쉽게 개발할 수 있다. 또 사용자들은 수천여 개발자들이 만드는 더욱 뛰어난 제품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오픈소스:구글은 세계 최대의 오픈소스 기여자로 총 2000만 줄의 코드에 이르는 800여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있다. 이 중 4개 프로젝트(크롬 브라우저, 안드로이드, 크롬 OS, 구글 웹 툴킷)의 코드 길이는 각각 백만 줄이 넘는다. 또 구글에는 25만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호스팅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호스팅 서비스 팀이 있다. 이는 구글이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외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구글이 충분히 혁신적이지 못할 경우 다른 사람들이 구글의 소프트웨어를 기초로 혁신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방된 정보
매일 인터넷을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은 많은 양의 개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화한 개인 정보는 사용자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일정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혼란이 야기된다. 구글이 고수하는 개방 정보의 원칙은 가치와 투명성, 통제가능성이다.
 
가치:제품을 개발할 때 사용자 정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개발한 제품은 사용자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자신의 개인 정보를 이용하도록 허용하는 대신 개인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기업은 충분히 설명해 줘야 한다. 지난 3월 구글은 ‘관심기반 광고(Interest-Based Advertising)’를 시작했다. 관심기반 광고는 사용자 정보를 활용해 특정 사용자에게 보다 관련성 높은 광고를 보여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 고객들은 자신의 개인 정보 이용에 대한 대가로 자신이 무엇을 얻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보게 된다. 고객들은 관심기반 광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설정할 수도 있고, 본인의 관심 분야를 선택해 관련 광고를 보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관심기반 광고를 거부하기보다 자신의 관심 분야를 선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자신의 관심 분야에 맞는 광고를 보는 게 더 가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기업들은 고객 정보를 활용함으로써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가져다 주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들이 본인의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갖지 않게 되는 것이다.

투명성:사용자가 본인의 어떤 정보가 기업에 의해 사용되는지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구글은 사용자가 묻기 전에 먼저 알려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을 때, 다운로드 과정에서 사용자의 휴대폰에 대한 어떤 정보에 접근하게 되는지 알려주는 메시지가 뜬다. 사용자는 이 내용을 인지한 후 다운로드를 계속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작년 말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 대시보드(Google Dashboard)는 각각의 구글 제품(지메일, 유튜브, 검색 등 20개 이상의 제품)이 어떤 개인 정보를 저장하고 활용하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이렇게 투명성을 높임으로써 사용자들은 기업을 더욱 신뢰하게 되고, 이는 다시 제품 이용 증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통제 가능성:사용자가 본인의 정보 중 어떤 정보를 공개할지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원한다면 공개된 정보를 삭제할 수 있어야 한다. 사용자가 어떤 기업의 제품을 이용함으로써 개인 정보가 저장된다 하더라도, 그 정보는 사용자의 것이지 기업의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개방을 위한 조건
개방된 환경은 폐쇄된 환경보다 더 경쟁적이고 다이내믹하다. 이런 환경에서의 경쟁우위는 소비자를 나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제품의 울타리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고 활용해 더욱 향상된 제품을 만드는 데 있다. 때문에 기업은 더욱 혁신과 변화에 집중하게 되고 이는 업계 전반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외부 기술과 지식을 이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내부 인력이 외부 기술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독점적으로 사용하던 기술과 지식을 외부에 알려주고 외부와 경쟁해야 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외부 기술을 이해하고 상용화하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고 복잡한 절차가 필요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P&G 의 Connect & Develop은 성공적인 개방을 위한 방법을 제시해 준다. 3
 
첫째, 소규모 실험을 통해 개방에 대한 경험을 쌓은 후 이를 확장하는 것이 좋다. Connect & Develop 을 주도했던 래리 휴스턴과 내빌 사캅은 초기에는 소규모로 한가지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둘째, 개방을 주도하는 전문적인 조직이 필요하다. Connect & Develop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P&G 거래처와 협상을 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외부사업발굴팀(External Business De-velopment)이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에는 기술 전문가와 공급업체들과의 오프라인 네트워크 뿐 아니라 나인시그마(Ninesigma), 이노센티브(Innocentive), 유어앙코르(Yourencore)와 같은 온라인 네트워크도 포함한다.
 
셋째,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개방에 대한 확신을 조직 내 구성원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P&G의 앨런 래플리 회장은 2000년 취임 당시 “앞으로 P&G 혁신의 50% 이상을 회사 밖에서 해결하겠다”라고 선언하고 Connect & Develop 전략을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Connect & Develop 전략의 비전을 명확하게 알려줬고,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성과 평가에 반영하고 성공 사례로 공유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개방한 것은 개방을 통해 인터넷 업계 전체의 발전이 촉진되며, 이를 통해 각각의 기업이 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기인한다.
 
개방된 환경에서 기술과 정보는 한 기업의 경계를 넘나들게 되므로 기업의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게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개방을 하게 되면 기업은 사업 전술이 아닌, 제품의 이점을 통해 경쟁을 하게 된다. 또 관련 업계에 더 큰 시장을 만들어 주게 되며, 소비자들은 더 나은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는 등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개방성은 집단지성의 힘을 활용하게 되므로 하나의 집단에서는 생각지 못했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개방적인 환경의 시대가 오고 있다. 기업들은 각자에 알맞은 방법으로 새로운 환경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편집자주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하이테크마케팅그룹(HMG, 회장: 성균관대 경영대학 한상만 교수) 전문가들의 기고를 연재합니다. HMG는 세계적인 연구 업적을 내고 있는 하이테크 마케팅 분야의 학자들과 업계 전문가들이 새로운 경영 지식을 창출하고 교류하기 위해 결성한 모임입니다. 한국의 MIT 미디어랩(Media Lab)을 지향하는 HMG는 DBR 기고를 통해 즉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실전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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