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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etitive Strategy in Practice

베낄 것이냐, 틀을 바꿀 것이냐

문휘창 | 57호 (2010년 5월 Issue 2)

경영 전략 분야에서 세계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가 200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MBA 스쿨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강의 제목은 ‘왜 좋은 경영자들이 나쁜 전략을 수립하는가?(Why Do Good Managers Set Bad Strategies?)’다. 포터 교수는 경영자들이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기업간 경쟁이 전략 수립의 핵심인 상황에서는 어떤 기업도 승리자가 될 수 없으며, 진정한 승자는 다른 기업을 이기는 게 아니라 자기 산업 분야에서 다른 기업과는 다른 독특한 위치를 만들어내는 회사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포터 교수가 1996년 발표한 논문인 ‘전략이란 무엇인가?(What Is Strategy? 하버드 비즈니스리뷰(HBR), 1996년 11.12월호)’에 근거를 두고 있다. 경영 전략에 관한 포터 교수의 글은 여러 개가 있지만 한국에는 1980년에 쓴 ‘본원적 전략’과 ‘5-forces 모델’, 1985년에 쓴 ‘가치사슬’ 분석만이 주로 알려져 있다. 1990년 ‘다이아몬드 모델’, 1996년 ‘진정한 전략의 핵심’ 등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글에서는 1996년 ‘진정한 전략의 핵심’을 주로 설명하고 이를 한국과 일본 기업의 최근 사례에 적용해보겠다.
 
포터 교수는 올바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운영 효과성(OE·Operational Effectiveness)’과 ‘전략적 포지셔닝(SP·Strategic Positioning)을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OE는 비슷한 경영 활동을 경쟁자보다 더 잘하는 걸 의미한다. OE는 경영의 효율성을 포함한 개념이지만 그 이상을 의미한다. 즉 제품의 불량률을 줄이거나, 더 좋은 제품을 경쟁자보다 더 빨리 만들어내는 일을 말한다. SP는 경쟁자와는 다른 활동을 하거나, 비슷한 활동을 다른 방법으로 수행하는 일을 말한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거나, 기업의 운영비용을 대폭 줄이거나, 또는 이 둘을 모두 다 시행하는 식이다.
 
생산성 프론티어
각 기업간 생산성 차이는 상당하다. 때문에 생산성이 낮은 기업은 OE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쓸데없는 일을 없애 낭비를 줄이거나,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동기를 부여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거나, 특정 업무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부여하는 식이다. 그러나 <그림1>에서 보듯 이를 생산성 프론티어(productivity frontier)로 분석해보면 매우 다른 시사점을 찾아낼 수 있다.

생산성 프론티어는 ‘현존하는 최고의 경영 활동(best business practices)’을 모아 놓은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가로 축)과 품질이나 서비스 등 차별화를 높이는 방안(세로 축)으로 구별할 수 있다. 물론 생산성 프론티어를 달성하려면 자본을 투자하고, 새로운 인력을 배치하며, 새로운 기법을 적용하는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현대자동차가 현재 위치(A)에서 일본식 경영 기법인 전사적 품질관리(TQM· Total Quality Management)나 적시생산시스템(JIT·Just In Time) 등을 배워 도요타를 따라간다고 가정해보자. <그림2>에서 보듯 이때 현대는 생산성 프론티어 위에 있는 도요타의 위치(B)에 접근한다. 성공적인 벤치마킹을 통해 현대차의 생산성이 도요타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가정해보자. 개별 업체인 현대차의 생산성은 향상됐지만 도요타 등 기존의 일본 자동차들과의 경쟁이 심해지기 때문에 결국은 자동차 제조업체들 모두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즉, OE는 절대적인 측면에서 개별 기업의 생산성은 높여주지만, 상대적인 측면에서는 업계 내 경쟁을 심화시키기 때문에 해당 산업 내 모든 기업의 손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
 
도요타가 아니라 다른 업체의 성공 전략을 벤치마킹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가 제품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BMW의 제품이나 경영 기법을 배워서 위치(C)까지 올라가더라도 BMW와의 경쟁이 심해지기 때문에 같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제 도요타의 전략을 분석해보자. 도요타는 현재 비용 절감 등 효율적 경영이라는 면에서 최고의 위치(B)에 있는 업체다. 도요타가 여기서 더 발전하려면 기존 제품이나 경영 활동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제품 및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내야 한다. <그림2>에서 보듯 기존의 생산성 프론티어 곡선 자체를 바깥으로 옮겨야 한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전기자동차와 같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자동차의 새로운 기능 및 획기적인 경영 기법 등을 개발해내는 식이다. 이런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기존의 경영 활동에 대한 확실한 점검을 거쳐 문제의 소지가 없도록 한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의 도요타처럼 브레이크나 급발진 문제를 대충 넘어가려 했다간 결코 성공적인 새 패러다임을 만들 수 없다. 거듭 말하지만 OE를 먼저 확실하게 한 다음 SP로 나가야 한다.
 
패러다임 변화 전략
<그림2>에서 보듯 현대차가 도요타의 기법을 배워서 OE를 높이는 활동을 ‘벤치마킹 전략’, 도요타가 새로운 SP를 만들어내는 일은 ‘패러다임 변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패러다임 변화에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방식과 새로운 경영 모델을 만들어내는 방식 두 가지가 있다. 새로운 제품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내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만 여기서는 반드시 획기적인 과학 기술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지 않더라도,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해 기존 패러다임을 바꾼 성공 사례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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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휘창

    - (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현)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장
    - (전)미국 워싱턴대, 퍼시픽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헬싱키 경제경영대, 일본 게이오대 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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