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업체는 전략적인 측면과 운영적인 측면에서 모두 상대 조직의 성공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 대부분 기업에서 단일 비용으로 가장 규모가 큰 비용은 공급업체와 관련된 총비용일 것이다. 따라서 비용 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공급망이다. 실제로 대부분 조직들은 공급 부문에서 상당한 비용 절감 및 이윤 개선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공급 비용 절감이 가능한 부분을 찾아낸 뒤 실제로 줄어든 비용을 측정 및 보고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공급 부문의 비용 절감액을 실제보다 낮거나 높게 평가할 경우 현실을 왜곡시키게 된다. 그 결과 비용 절감을 위한 전략을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기업 자원을 적절치 않게 활용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한 직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결과가 나타난다. 관리자들은 공급 부문의 비용 격차(실제 절감액과 측정 및 보고된 절감액의 차이)로 인해 공급업체가 전략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을 경우에는 더욱 큰 좌절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와 유럽에 위치한 30개 대기업의 공급 관리 관행을 살펴본 결과 구매한 제품 및 서비스와 관련된 절감 내용을 효과적으로 측정하고 보고하는 것이 생각만큼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5페이지 이번 연구, 어떻게 이뤄졌나 참조)
측정 및 보고와 관련된 문제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은 모든 공급 전문가의 핵심 업무이다.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어떤 공급 전략을 진행하든 관리자는 전략을 수립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어떤 이득을 얻고자 하는 것인지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그런 후에 실제 결과와 추정치를 평가한 다음, 관련 내용을 보고할 준비를 해야 한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조직이 공급 부문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그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는 6개 주요 요소를 발견했다.(그림)
1.절감된 비용을 고려치 않는 시스템 회계 과정에 공급 부문 비용 절감에 관한 감사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떤 내역이 비용 절감에 해당되는지, 그렇지 않은지 정의하는 조직의 자체적인 룰이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부적절한 규칙은 부적절한 행동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본 연구를 통해 살펴본 한 회사에서는 최소한의 연간 절감 목표를 달성할 것을 요구하는 조직 내부의 압력이 무척 강력했다. 그 결과 구매 담당자들이 오랫동안 해고당하지 않고 회사에 남기 위해 절감 기회를 비축해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매년 최소한의 목표에는 도달하였지만 최대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내 공급부서와 외부 공급업체에 조기에 개입해 공급 비용 절감의 기회를 모색할 때 공급 비용 절감의 필요성을 정의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면 그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 장단기적인 관점에서 내부의 전략적인 요구와 운영 측면의 요구 간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고 시장에서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찾아내기 위해서는 사내 부서 간 협력 및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직 내 다른 사람들의 협력과 지원 없이 공급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조직 내부 도움이 없다면 기존 공급망을 재설계하거나, 다른 공급업체를 활용하거나, 자재나 서비스를 대체하거나, 일련의 과정을 수정하거나 관련 부분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이는 대부분 공급 조직 외부에 속하는 사람들의 분석을 필요로 하거나 적어도 이들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급 부서 직원들과 다른 관련자들의 공로를 각각 얼마나 인정해주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공급 부서 직원이 공급비용 절감 효과 개선을 주도한다고 해서 모든 공(功)이 이 직원에게 돌아가야 하는 걸까?
많은 공급 관리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절감 기회를 찾으려고만 한다.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배제하면 절감 잠재력이 높은 부문을 외면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하더라도 가능한 외부인 간섭을 배제하려는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살펴본 한 전자 회사는 보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비용 절감에 관한 구체적인 규칙을 세워두었다. 이런 원칙하에 세워진 목표는 해당 연도 동안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절감된 내역을 증명해 보이고’ 공급 부문의 노력만으로 비용 절감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해당 연도에 달성한 비용 절감만 인정한다면 장기 계약을 추진할 이유가 없어진다. 또 공급 부문만의 역량으로 달성한 것만 비용 절감으로 인정된다면 다른 부서와 협력할 이유도 없다.
이런 위험을 없애기 위해 한 기업은 연간 총 공급 가격의 인하 기준을 없애버렸다. 대신, 이 기업은 여러 부서가 공동으로 비용 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하도록 장려했다.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8∼15%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마이클 린더스(Michiel R. Leenders)
Michiel R. Leenders is professor emeritus at the Richard Ivey School of Business and director of the Ivey Purchasing Managers Ind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