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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성은 혁신의 키워드

램 니두몰루(Ram Nidumolu),CK 프라할라드,MR 랑가스와미 | 41호 (2009년 9월 Issue 2)
지속 가능한 발전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들은 친환경적인 노력이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여긴다. 이런 노력은 비용만 키울 뿐 곧바로 돈을 벌어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의 최고경영자(CEO)와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런 고충을 자주 듣게 된다.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지속 가능한 생산을 추구하면 개발도상국의 경쟁기업보다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개도국 기업들은 친환경 압력에서 자유롭다. 공급업체들도 투명성이나 친환경적 투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생산을 위해서는 새로운 장비와 프로세스가 필요한데, 이 투자는 결국 고스란히 제조업체의 몫이 된다. 불황기에는 소비자들마저 값비싼 친환경 제품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감당해야 할 사회적 의무로 받아들이는 기업 경영자가 많다.
 

 
지구를 살리기 위한 투쟁은 이미 정부와 기업, 기업과 소비자 단체, 심지어 소비자 단체와 정부 간의 한판 승부로 바뀌었다. 이 각축전은 이인삼각 경기를 닮았다. 자유로운 두 다리로 앞을 향해 나아가지만 묶인 두 발이 앞길을 막는다. 해결책은 뭘까? 정책 전문가와 환경 운동가들은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업계의 자율적인 참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를 교육하고 조직화해 재계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도록 압박하자는 집단도 있다. 규제도 교육도 모두 필요하지만, 이 문제를 신속하고 완전하게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기업 경영진은 지속 가능한 제품과 프로세스 개발에 따른 사회적 편익과 비용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지난 수년간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활동을 조사했다. 그 결과 지속 가능성은 기업 운영과 기술 혁신의 모태가 되며, 궁극적으로는 수익 증대와 비용 절감을 통한 이윤 증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 친화적인 기업은 투입량을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친환경적 프로세스는 더 나은 제품을 생산하게 만들어 추가 수익이나 새로운 비즈니스 개척의 기회가 된다. 이는 기업 혁신의 최종 목표인 셈이다. 이 때문에 현명한 기업들은 지속 가능성을 혁신의 새로운 첨병으로 다루고 있다.
 
실제로 기업 경쟁력의 판도가 지속 가능성 추진 여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지속 가능성은 제품, 기술,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기업들의 사고방식도 바꿔놓고 있다. 진보의 열쇠는 혁신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2000년 닷컴 버블의 위기에서 살아남은 인터넷 기업들이 기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듯, 경기 침체 속에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현재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다.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시장을 선점한 경쟁업체들은 감히 따라갈 수 없는 경쟁력을 개발할 것이다. 지속 가능성이 발전의 필수 요건이 될 것이므로 이 같은 경쟁 우위가 해당 기업의 위상을 굳건하게 유지해줄 수 있다.
 
물론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나듯, 지속 가능성을 향해 항해를 시작한 기업은 다음과 같은 여러 단계의 여정을 거쳐야 한다. 단계마다 새로운 도전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기업은 그때마다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시간은 지금도 째깍째깍 흐르고 있다.
 
 
1 단계 규제 준수를 사업 기회로 인식하라
지속 가능성을 향한 긴 여정의 첫 단계는 규제와 관련된 문제다. 법을 지키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환경 규제는 국가, 주, 지역, 심지어 도시마다 제각각이다(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걸 법으로 금지했다. 반면 샌디에이고에서는 여전히 비닐봉지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들은 법률적 규제 외에도 자율 규제 준수에 대한 부담도 느낀다.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기후변화협약처럼 보편적인 규제가 있는가 하면, 지난 20년에 걸쳐 비정부기구(NGO)나 산업계가 만든 삼림관리위원회 규정이나 전자제품 환경평가 시스템(EPEAT)처럼 특정 분야에 국한된 것도 있다. 이 같은 표준이 대부분의 개별 국가 법률보다 엄격하다. 특히 국가 간 무역에서 그렇다.
 
기업들은 최대한 덜 엄격한 환경 표준을 따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에 앞서 규제를 준수하는 것이 현명하다. 혁신을 이끌어가는 선발 진입자의 우위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신차를 개발하는 데는 2, 3년이 걸린다. GM, 포드, 크라이슬러가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의 연비와 배기가스 규제를 제도 도입 초기인 2002년부터 수용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 규제를 충족한 자동차 모델을 경쟁기업보다 두세 번 정도 더 많이 내놨을 것이다. 이 기준이 미국 전역에 확대되는 2016년에는 한층 더 앞서나갈 수 있다.
기업들이 새로운 규제를 준수하는 데 관심을 가진다면 원자재, 기술, 프로세스를 미리 실험해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휴렛팩커드(HP)의 예를 살펴보자. 1990년대 초반, HP는 정부가 언젠가는 유해물질인 납을 이용한 납땜을 금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10년에 걸쳐 대체재를 찾은 끝에 2006년 주석, 은, 구리를 이용한 아말감 땜질 방식을 고안했다. 땜질 과정에서 산화와 녹이 발생하는 걸 억제하는 화학물질도 개발했다. 그 결과 HP는 2006년 7월 전자제품의 납 사용량을 제한하는 유럽연합(EU)의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RoHS)이 발효되자마자 이 지침에 맞는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기업들이 글로벌 표준을 따르면 비용을 실제로 절약할 수 있다. 국가별로 규제가 제각각이라 만만한 규제만 골라서 적용하다 보면 부품 공급, 생산, 운송 등에 적용되는 기준이 중구난방이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HP, 시스코처럼 전 세계 모든 제조공장에 단 하나의 원칙만을 적용한다면 규모의 경제학에 따른 이익과 공급망 운영의 최적화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 원칙은 가장 엄격한 규제여야 한다.
 
기업 운영이 규제보다 한발 앞서나간다면 적을 동지로 만들 수도 있다. 유럽의 환경 규제 가운데는 HP의 도움을 받아 제정된 규제가 많다. HP는 이 과정에서 쌓은 신뢰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EU는 2001년 부식 방지 코팅처럼 암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6가 크롬 사용을 2006년부터 금지한다고 밝혔다. HP도 다른 경쟁업체처럼 이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대체재 개발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관계자를 설득해 규제 시행 시기를 1년 연기할 수 있었고, 이는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유예 기간에 HP는 유기화합물과 3가 크롬 코팅에 대한 실험을 끝내고, 두 곳 이상의 하청업체에 대체 기술 이전 작업도 마무리했다. 두 하청업체는 이 새로운 코팅재를 공급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그 결과 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규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업이 새로운 사업 기회도 가장 먼저 포착한다. 2002년 HP는 유럽에서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판매량에 비례해 재활용 비용을 부담하는 폐전기 전자제품 처리 지침(WEEE)이 곧 시행될 거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정부가 후원하는 재활용 처리 계약은 고가였다. 이에 따라 소니, 브라운, 일렉트로룩스와 손잡고 재활용 처리 전문회사인 유러피언리사이클링플랫폼(ERP)을 세웠다. 이 회사는 2007년 30개국 1000여 개 기업의 재활용 업무를 처리했다. 이는 새로운 지침 적용 대상 제품의 20%에 달하는 수치다. 규모의 경제 덕분에 ERP는 다른 업체보다 55% 싼 가격에 제품을 처리했다. HP는 이를 통해 2003∼2007년 1억 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또한 이 같은 아이디어를 앞장서 내놓아 소비자, 정책 담당자, 전자기기 업계로부터 좋은 평판도 얻었다.
 
HBR TIP 지속 가능성 핵심 개념
 
- 지속 가능성은 수익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많은 기업 경영진이 잘못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친환경 기업이 되면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지속 가능성이 모든 혁신의 초석인 이유다.
 
- 앞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삼는 기업만이 경쟁력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맞게 제품, 기술,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나가라.
 
-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5단계를 거쳐야 하며, 각 단계마다 새로운 도전 과제에 부딪힐 것이다. 이 당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다른 기업보다 앞서 불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살펴보기로 하자.
 
 
2 단계 지속 가능한 가치 사슬을 만들어라
규제를 제때 이행하는 법을 터득한 기업은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물, 목재 등과 같은 재생 자원은 물론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과 같은 비(非)재생 자원의 소비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이런 노력은 생산 라인과 사무실에 적용됐다가 나중에는 가치 사슬 단계로 확장된다. 가치 사슬 단계에서는 공급업체 및 유통업체와 협력해 친환경적인 원자재와 부품을 개발하고 폐기물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초기 목표는 대개 기업 이미지 개선이며, 결과적으로 비용 절감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기업이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경제 위기 상황일수록 더 큰 효과를 나타낸다. 지속 가능한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가치 사슬의 각 단계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먼저 가장 쉽게 눈에 띄는 분야인 공급망을 바꾸고, 이후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폐기물 처리 등으로 변화의 영역을 넓히면 된다.
 
공급망 대기업들은 협력업체의 환경 의식을 높이기 위해 흔히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카길, 유니레버 등의 기업은 열대 우림과 늪지 파괴에 대한 일반인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한편, 야자 오일이나 콩, 카카오 등을 재배하는 농민들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생산 공정을 구축했다. 그 결과 곡물 수확량과 종자 생산량을 높이는 기술 발전이 일어났다.
서구의 일부 기업은 협력업체에 규칙 준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미국 월마트 CEO인 리 스콧은 2008년 9월 중국 내 1000여 개 공급업체에 폐기물과 오염물질 방출량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은 2013년까지 제품 포장 비용을 5% 줄이고, 3년 내에 월마트 공급 상품의 에너지 효율성을 25% 높일 것을 요구했다. 유니레버의 사례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회사 또한 2015년부터 지속 가능한 공급원을 통해서만 야자 오일과 차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테이플스는 종이가 주원료인 자사의 문구용품 생산을 2010년부터는 지속 가능한 삼림 자원을 통해서만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전사적 이산화탄소 관리, 탄소와 에너지 사용량 분석, 수명 주기 평가 등의 경영 도구로 공급망에서 낭비 요인을 찾아낼 수 있다. 수명 주기 평가 기법은 특히 유용하다. 원자재 공급, 제품 사용, 폐기물 처리를 아우르는 전체 가치 사슬에서 환경과 관련된 투입량 및 산출량을 계산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급망 전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물, 기타 자원의 80%를 공급업체들이 소비한다는 사실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생산을 위한 가장 핵심 과제가 공급업체인 셈이다.
 
운영 지속 가능한 공급망의 핵심은 운영 혁신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페덱스의 예를 살펴보자. 항공기 700대와 운송 차량 4만4000대를 보유한 페덱스의 일일 연료 소비량은 400만 갤런에 이른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페덱스는 구형 항공기를 보잉 757기로 교체했다. 퓨얼센스(Fuel Sense)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신규 항공기 주문을 2010년 이후로 연기하긴 했지만, 노후 항공기 교체로 연료 소비량을 36% 줄이고 수송량을 20% 늘릴 수 있었다. 앞으로 보잉 777기가 도입되면 화석 연료 소비량은 추가로 18% 줄어들 전망이다. 페덱스는 항공기 운항 일정, 항로, 보조 탑재 연료량을 최적화하기 위해 30종에 걸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동시에 미국 캘리포니아와 독일 쾰른의 물류 수송 허브에 15MW 태양 에너지 시스템도 구축했다. 또 하이브리드 밴 차량을 도입해 기존 트럭보다 연료 효율성을 42% 개선할 수 있었다. 수송 차량의 25%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소형 차량으로 바꿨다. 이 회사는 다른 선도기업의 선례를 따라 최근 자사의 에너지 절약 전문성을 기반으로 독립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페데스 측은 이 사업이 향후 핵심 이윤 창출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작업장 일부 기업에서는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하기도 한다. 이동 시간, 이동 비용,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표본조사 결과, 조사 대상 기업의 10%가 21∼50%의 자사 근로자들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IBM근로자 32만 명 가운데 25%가 재택근무를 한다. 이렇게 해서 연간 7억 달러의 부동산 임대료를 줄였다. AT&T가 자체 평가한 결과, 최대 주 3회 재택근무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5억5500만 달러이며, 생산성은 10∼20% 향상된 것으로 추산됐다. 직무 만족도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2007년 가장 직무 만족도가 높은 기업으로 꼽힌 의료 서비스 업체 매케슨 소속 간호사 중 재택근무 인원은 1000명이나 된다.
 
반품 폐기물 감축을 고민하는 기업은 반품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미국에서는 반품에 따라 기업의 수익성이 연평균 4%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단계에서는 기업들이 반품을 폐기 처분하지 않고 재활용해 상품의 잃어버린 가치를 되살린다. 비용 발생 요소를 수익 사업으로 바꾸는 전략이다. 또한 이러한 노력만으로도 물건 판매에 급급하지 않고 폐기물 배출과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시스코는 한때 반송된 상품을 폐기물로 간주해 처리하는 데에만 연간 800만 달러를 썼다. 하지만 4년 전부터 제품에 사용된 장비를 다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반송된 제품의 80%는 작동이 가능한 상품이었다. 이 회사는 가치 복원 팀을 구성하고, 품질 보증과 서비스를 담당하는 고객 서비스 업체와 기술 지원, 교육, 제품 시연 등을 담당하는 연구 센터를 내부 고객으로 설정했다. 2005년에는 재활용 부서를 사업부로 승격했다. 이어 사업 목표를 부여하고 손익을 평가했다. 그 결과 2004년 5%에 그쳤던 기기 재활용률은 2008년 45%로 높아졌고, 폐기물 처리 비용은 40% 줄어들었다. 재활용 사업부는 2008년 1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한 이윤 창출 핵심 부서로 성장했다.
 
기업들은 친환경 가치 사슬을 구축할 때 에너지 효율성과 폐기물 감소를 통해 금전적인 편익을 가져올 수 있음을 깨닫는다. 시스코의 사례처럼 지속 가능성과 사업적 결과물을 연계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방안도 배워야 한다. 그 결과 환경적인 문제가 사업 단위로 뿌리를 내렸다면 기업 경영진은 다음 단계의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3 단계 지속 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라
이 단계에서 경영진은 많은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며, 업계 최초로 기존 제품을 재설계하거나 신상품을 개발함으로써 경쟁자들을 앞지를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제품 혁신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앞서 제시한 1, 2단계를 통해 획득한 경쟁력과 기술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어떤 상품이 반환경적인지를 확인하고 깜짝 놀라곤 한다. P&G는 수명 주기 분석을 통해 자사 제품의 에너지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 미국 가정 에너지 소비의 주범이 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연간 전기료의 3%가 빨래를 하기 위해 온수를 데우는 데 쓰였다. P&G의 계산에 따르면, 온수 대신 차가운 물을 사용해 빨래를 한다면 전력 소비량을 800억kWh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3400만t 감축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P&G는 제품 개발 1순위를 찬물에도 풀리는 세제로 정했다. 2005년 P&G는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타이드 콜드워터’와 ‘에어리얼 쿨 클린’을 내놨다. 이 제품들은 미국보다 영국에서 더 많이 팔렸다. 2002년 영국 가구의 2%만이 찬물로 세탁기를 돌렸지만, 2008년에는 21%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네덜란드는 5%에서 52%까지 증가했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P&G는 에너지 비용 감소와 간편한 외장 디자인을 강조한 찬물용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다면 P&G는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P&G처럼 클로락스도 미국 내에서 가정용 청소용품이 자동차에 이어 2대 환경 문제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자체 시장 조사 결과, 소비자의 15%가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제품 구매 결정 요인으로 꼽았다. 또 응답자의 25∼35%는 제품 구매 시 친환경 요인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2008년 클로락스는 소비재 업계 최초로 화학 처리를 하지 않은 비합성세제를 선보였다. 이 ‘그린웍스 라인’ 제품 개발에만 3년이 걸렸으며, 2000만 달러 이상이 투자됐다. 이 과정에서 제품 공개 시기가 두 번이나 연기됐다. 5가지 제품 모두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기존 제품보다 나은 평가를 받길 원했기 때문이다.
 
클로락스는 그린웍스 제품을 판매하기에 앞서 몇 가지 마케팅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이 제품은 원재료의 단가가 높았기 때문에 가격을 기존 제품보다 15∼25% 높게 책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가격을 정한다 해도 그린웍스 제품은 여전히 경쟁사 제품보다 저렴한 수준이었으며, 기존 합성세제보다 25∼50% 정도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는 것도 가능했다. 여러 차례 논의한 결과, 마케팅 팀은 그린웍스에 클로락스 로고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 기능에서 기존 클로락스 제품과 차이가 없음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또 그린웍스를 친환경 제품으로 인정받기 위해 미국의 주요 환경 단체인 시에라클럽을 상대로 설득 작업도 시작했다. 환경 운동 단체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클로락스와 시에라클럽의 협력은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클로락스는 2008년 제품 수익 중 50만 달러를 시에라클럽에 기부했다. 월마트, 세이프웨이 등의 유통업체와도 특별 협약을 체결하고 그린웍스 제품들을 좋은 자리에 진열하도록 했다.
 
2008년 말 그린웍스는 미국 천연세제 시장에서 100% 성장했다. 매출액도 2억 달러로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했다. 2008년 4분기에는 경기 침체로 그린웍스 매출이 주춤했으나, 2009년 1분기에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클로락스는 지속 가능한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1월 천연 클리닝 와이퍼를 내놨고, 6월부터 비합성세제를 놓고 경쟁사인 P&G와 일전을 벌이고 있다.
 
지속 가능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무엇에 신경을 쓰는지 알아야 하며, 제품의 수명 주기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원자재 공급과 제품 유통을 원활히 하려면 마케팅 역량과 전문성을 결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기존 전문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진입할 때 NGO와도 협력해야 한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제품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는 P&G나 클로락스 등과 같은 똑똑한 기업들은 단순 홍보를 넘어 내일의 시장을 지배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HBR TIP 지속 가능성: 핵심 과제, 과제 해결 요건, 혁신을 향한 기회
 
지속 가능성을 향한 여정은 5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 규제 준수는 기회다
핵심 과제 규제를 준수하는 일 자체가 혁신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과제 해결 요건
① 규제를 예측하고 규제 집행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가.
② 경쟁업체를 비롯한 타 기업과 협력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가.
혁신을 향한 기회 본사와 협력회사가 규제를 준수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기술, 원자재, 프로세스를 실험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라.
 
2단계 지속 가능한 가치 사슬을 만들어라
핵심 과제 가치 사슬의 효율성을 높여라.
과제 해결 요건
① 에너지 관리 및 제품 수명 주기 관리가 전문적으로 이루어지는가.
② 기업 운영을 재조직해 에너지, 물 사용량, 오염 물질 배출량, 쓰레기 발생량을 줄여나가는가.
③ 공급업체 및 유통업체가 친환경적으로 운영되는가.
혁신을 향한 기회
① 원자재 및 부품에서 지속 가능한 자원을 개발하라.
② 풍력, 태양열 등 청정 에너지 사용을 늘려라.
③ 반품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혁신책을 세워라.
 
3단계 지속 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라
핵심 과제 지속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 기존 제품을 재설계해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라.
과제 해결 요건
① 어떤 제품, 서비스가 가장 반(反)환경적인가.
② 단순히 그린워시(greenwash)가 아닌, 지속 가능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진심 어린 지지를 끌어냈는가.
③ 원료 공급 및 제품 생산에서도 친환경성이 유지되도록 관리하는가.
혁신을 향한 기회
① 생체 모방(biomimicry) 기술을 제품 개발에 도입하라.
② 제품 포장은 소박하고 친환경적으로 하라.
 
4단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라
핵심 과제 제품 생산 및 가치 창출에서 경쟁의 기본 구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에 도전하라.
과제 해결 요건
①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소비자의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킬지 아는가.
② 협력업체를 통해서도 제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가.
혁신을 향한 기회
① 가치 사슬 관계의 일대 혁신을 가져올 새로운 차원의 제품 공급 기술을 개발하라.
② 제품보다 서비스 수익 창출 모델을 개발하라.
③ 디지털 기술과 물리적 인프라를 통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라.
 
5단계 차세대 플랫폼을 구축하라
핵심 과제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현재 산업의 이면에 내재한 논리에 의구심을 품어라.
과제 해결 요건
① 재생 에너지와 비재생 에너지가 기업 환경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있는가.
② 서로 다른 산업에 적용되는 비즈니스 모델, 기술, 규제를 통합해 보는 안목이 있는가.
혁신을 향한 기회
① 소비자와 공급업체가 서로 다른 차원에서 에너지 관리에 접근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하라.
② 세제 관련 용품의 예로 볼 수 있듯, 기존에는 물이 있어야만 생산이 가능한 제품이었다면 어떻게 물 없이도 생산해낼 수 있을지 고민하라.
③ 제품 생산 부산물로 에너지를 창출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라.
4 단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라
대부분의 기업 경영진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안할지 돌이켜보고,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지 이해하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하려면 다른 업체와 어떻게 연계해 수익을 내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를 되짚어봐야 한다. 2008년 페덱스는 2004년 인수한 인쇄 전문업체 킨코스와 자사의 문서 배송 서비스를 통합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시애틀에서 뉴욕으로 문서를 보내려는 고객에게 전자문서 형태로 뉴욕 점포에 해당 문서를 전송하고, 이를 다시 인쇄해 배송해도 될지를 묻는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시애틀에서 보낸 전자문서가 뉴욕 점포로 보내지고, 이어 인쇄와 제본 과정을 거쳐 다음 날 아침 뉴욕의 수신자에게 배달된다. 이 서비스 덕분에 고객들은 자료를 검토할 시간을 벌게 됐다. 페덱스가 제공하는 각종 문서 서식 중 원하는 형태로 문서를 출력할 수도 있게 됐다. 전자문서 형태로 문서를 전송하기 때문에 페덱스도 실제 트럭으로 운송하는 거리를 몇 킬로미터로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친환경적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었다.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만으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 그 예로 폐기물 처리 업계에서 14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사례를 살펴보자. 2년 전 웨이스트 매니지먼트는 해마다 쓰레기 매립지로 보내지는 폐기물 가운데 약 90억 달러에 이르는 자재를 재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때마침 소비자들도 쓰던 물건을 버리는 것은 돈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웨이스트 매니지먼트는 폐기물에서 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린스쿼드 사업부를 설립했다. 그린스쿼드는 소니와 협력해 쓰레기 매립장으로 직행하던 폐전자제품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단순히 쓰레기를 나르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벗었다. 그리고 쓰레기를 돈으로 바꿀 수 있으며, 어떻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지 몸소 실천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새로운 기술은 신생 기업이 기존 방식에 도전하는 원동력이다. 캘리포니아의 신생 기업 칼레라는 오염물질에서 이산화탄소를 추출하고, 바닷물을 이용해 이를 거품 형태로 바꾼 후 시멘트 제조에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프로세스는 산호가 해수에 함유된 칼슘 및 마그네슘을 이용해 껍데기와 산호초를 생성하는 데서 착안했다. 이 기술이 성공한다면 다음 2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발전소와 기업이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없앨 수 있고,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 칼레라는 연간 350만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모스랜딩 발전소 인근 몬터레이 만에 공장을 세웠다. 관건은 대량 생산을 했을 때 칼레라의 시멘트가 기존 폴란드산(産) 시멘트에 대적할 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느냐다. 현재 칼레라는 다소 급진적이라 할 만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오염물질 배출 기업에는 오염물질 수거 비용을 받는 대신, 고객에게 시멘트를 무상으로 나눠주기로 한 것이다. 칼레라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기술력만은 기존 업체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더 나아가 보다 깨끗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도 일조할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현재 비즈니스 방식을 대체할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기업이 서로 다른 고객의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까도 고민해야 한다. 따라서 경영진은 기존 모델에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제품 생산 메커니즘에 도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과정에 숙달된다면 지속 가능한 혁신의 마지막 단계, 즉 새로운 상품과 프로세스의 영향력이 단일 시장 밖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다.
 
HBR TIP 5가지 기본 수칙
 
현명한 기업은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음 5가지 기본 수칙을 따른다.
 
현재의 관행에 기대지 말 것 현재의 비즈니스 접근법이 어떠한가를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미래에 대한 전망은 낙관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출발점 자체를 미래로 두는 게 좋다. 일단 향후 기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위 관리직들 간의 의견 일치를 봤다면, 그러한 미래를 현재 상황에 비추어 미리 그려보라. 이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볼 것. 우리가 원하는 미래로 가기 위한 큰 목표는 무엇인가? 그러한 목표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투자에 앞서 분석하라 지속 가능성 문제에서 고위 관리자들의 관심사는 그 프로젝트를 어떻게 실현할까보다는 그 프로젝트가 얼마나 투자 가치가 있는가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작은 데서부터 시작해 빨리 터득하며 효율성 증진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이 진정 현명한 기업이라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실험과 시도, 보고와 학습, 효율화라는 3단계가 따라야 한다. 이들 기업은 다른 기업을 벤치마킹하되, 목표는 단지 지금의 최고를 모방하는 게 아니라 차세대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둔다.
 
전략은 수시로 수정하되, 목표에 끈질기게 매달려라 현명한 경영진이라면 전략은 수시로 수정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이러한 여정은 5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10년 또는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하는 이 5단계를 전략 수정이나 큰 변화 없이 치러낼 수는 없다. 전략 방향의 일관성을 잃지 말되, 전략에서만큼은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
 
협력 체계를 구축하라 오늘날의 기업은 규제 준수나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다른 기업이나 비정부기구(NGO), 정부와 상호 협력하지 않고는 혁신을 기대하기 힘들다. 경영진이 제품 개발, 유통, 이윤 공유 등에 새로운 메커니즘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가에 따라 기업 혁신의 성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새로운 시도에 나설 때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장점을 활용하라 다국적 기업은 본국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다양한 혁신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보다 유리하다. 개도국 정부에서도 점차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기존의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기업이 보다 지속 가능한 제품과 프로세스를 제공하도록 적극 장려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이나 일반의 고정관념이 상대적으로 큰 장애 요인이 되지 않는 신흥 시장에서는 글로벌 기업이 보다 수월하게 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
 
5 단계 차세대 플랫폼을 구축하라
새로운 방식은 기존 패러다임을 바꾼다. 차세대 플랫폼의 토대가 되는 혁신을 일궈내고자 한다면, 경영진은 반드시 현재 통용되는 관행의 이면에 내재한 논리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러한 가정이 바로 현재의 산업과 서비스 경제를 이루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과거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았을까. 말이 끌지 않아도 되는 이동 수단은 없을까? 새처럼 날 수는 없을까? 고래처럼 바다를 헤엄칠 수는 없을까? 사람과 기업은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현 상황을 바꿔나갈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희소한 자원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어야 한다. 물이 필요 없는 세제를 개발할 수는 없을까? 물 없이는 쌀을 재배할 수 없나? 유기적으로 분해가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한다면 우리의 토양에서 나무와 풀이 더 잘 자랄 수 있지 않을까?
 
지속 가능성을 통해 흥미로운 차세대 플랫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인터넷과 에너지 관리의 접점에서 그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이른바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기술이다. 이는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모든 종류의 에너지원으로부터 전력을 생산하고 송전, 배전하는 전력 관리에 디지털 기술을 응용하는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 효과도 가져다준다. 이 개념은 이미 수년 전부터 거론됐으며, 현재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기술이 곧 현실에서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그리드가 실현된다면 기업은 계측기, 센서,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 전자제품, 전화, 건축 장비 등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최적화할 수 있다. 또한 도시, 기업, 건물, 가정의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기 위해 산업 간 플랫폼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다. 듀크에너지, 소칼에디슨, 플로리다파워앤라이트 등의 전력 기업은 물론 시스코, HP, 델, IBM 등의 기술 기업이 이미 이 플랫폼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2가지 전사적인 전략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첫째, 기업의 고위 경영진이 지속 가능성이라는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변화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일례로 2005년 제프 이멜트 GE CEO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GE의 모든 사업부가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GE는 업계의 우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둘째,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고 훈련시켜야 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근로자 4명 가운데 3명이 직장을 구할 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환경 문제를 주요 기준으로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주와 이 문제에 대해 뜻을 함께하는 근로자라면 근로 의욕도 높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다.
 
저탄소 경제를 이루기 위한 핵심 요소는 리더십과 핵심 인재다. 현재의 경제 시스템은 지구 환경에는 큰 부담을 안겨주지만, 지구상 인류 4분의 1의 욕구만 충족시킬 뿐이다. 10년 뒤에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수가 지금의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사업 방식은 무너지고 기업들은 혁신적인 솔루션을 내놔야만 할 것이다. 경영진이 ‘지속 가능성=혁신’이라는 단순한 진실을 깨달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번역 |박연진 815jiny@hanmail.net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09년 9월 호에 실린 니두몰루, 프라할라드, 랑가스와미의 글 ‘Why Sustainability Is Now The Key Driver of Innovation’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램 니두몰루(ram@innovastrat.com)는 미국 샌타크루즈에 위치한 지속 가능성 전략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수립·도입 전문 기업 이노베이스트래트의 설립자 겸 CEO다.
C K 프라할라드(ckp@bus.umich.edu)는 미국 미시간대 로스 경영대학원 ‘폴 앤 루스 맥크레이큰 경영과정’ 경영 전략 전공 교수이며, 세계자원연구소 이사다.
M R 랑가스와미(mr@sandhill.com)는 기업 경영진이 주축이 된 글로벌 그룹 코퍼럿에코포럼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전략 경영·투자·자문 기업 샌드힐그룹의 설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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