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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조직, 경기 순환 미리 본다

피터 나바로 | 33호 (2009년 5월 Issue 2)
경기 침체를 이겨내는 조직
198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경제학자와 금융 전문가들은 경기 순환을 ‘랜덤 워크(random walk)’로 평가했다. 즉 주가와 마찬가지로 경기 순환 역시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다는 시각이 팽배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런 시각이 크게 바뀌고 있다. 경기선행지수, 주가, 채권수익률 곡선(yield curve)과 같은 경제 지표로 얼마든지 경기 예측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1
 
경기 순환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경영자, 즉 경제 상황과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경기 순환 예측 모델을 활용할 줄 아는 경영자가 있다면 어떨까. 당연히 이런 경영자들은 경쟁자보다 성공적으로 기업을 경영할 수 있다.
 
필자는 2004년에 쓴 ‘경기 순환 전문가가 알아야 할 원칙(Principles of the Master Cyclist)’2 에서 경영자들이 적절한 예측 도구를 통해 경기 순환을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경제 지식이 풍부하고 금융시장 변화에 민감한 경영자, 즉 경기 순환 전문가가 재고 관리, 마케팅, 가격 결정, 인수합병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원칙들과 사례도 들어 있다.
 
2004년은 경영자들에게 경기 순환 예측의 중요성을 인식하라고 강조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시기였다. 2001년 경기 침체 이후 세계 경제는 뚜렷한 경기 확장의 길을 걸었다. 많은 사람들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절묘하게 구사해 경기 순환을 길들였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경영자들도 밝은 미래만을 점쳤다. 경기 순환을 제대로 예측해 전략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은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순환의 영향력이 줄었다는 통념은 산산조각이 났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놓은 각종 정책은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여러 경제 지표를 악화시켰다. 따라서 경기 순환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다시 급부상했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순환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일, 즉 경기 침체에도 끄떡없는 조직을 만드는 일은 재계와 학계에서 매우 중대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필자는 2004년에 썼던 글을 최근 상황에 맞춰 수정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때문에 기업들은 결코 경기 순환과 실적의 상관관계를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경영자들이 다음 3가지 전략을 구사한다면 경기 순환 관리 역량을 개선할 수 있다.
 
첫째, 경기 예측 능력을 길러 경기 순환의 변동과 주요 전환점을 미리 알아내라.
 
둘째, 경기 순환 관리 전략과 전술을 조직 전반에 적용하라. 이때 전략과 전술을 제때 적용하는 일이 특히 중요하다.
 
셋째, 경기 침체에도 끄떡없는 조직을 만드는 일을 장기 목표로 세워라. 이런 조직은 경기 순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통달한 경영자가 있으며 경기 예측 자료를 경영진에게 적시에 전달할 수 있는 간소한 조직 구조 및 경기 순환 관리에 모든 부서가 협력하는 조직 문화를 갖추고 있다.
 
[GP TIP] 본 연구에 대하여
 
필자는 경기 순환 전문가 프로젝트를 2000년 9월에 시작했다. 처음 목표는 경영대학원 학생들에게 경기 순환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는 법을 강의하기 위해 분석적, 통합적, 실험적 수단을 개발하는 데 있었다. 1단계에서는 구체적인 경기 순환 관리 전략 및 전술을 파악하기 위해 광범위한 사례 연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필자는 2004년 ‘경기 순환 전문가가 알아야 할 원칙’을 발표할 수 있었다.
 
2단계에서는 경기 순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심도 있는 사례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경기 순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제와 금융 상황에 통달한 경영자들이 존재하며 간소한 조직 구조 협력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를 갖춘 조직이 경기 순환을 제대로 예측할 수 있음을 파악했다.
 
3단계에서는 캘리포니아대의 전략가 필립 브로밀리, 경영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페드로 소틸과 공동으로 경기 순환 관리 능력과 기업 실적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본 연구는 최초로 기업의 다양한 사업 부문에 걸친 경기 순환 관리 형태를 분석했다. 한 부서의 경기 순환 관리 형태에 초점을 둔 연구는 많았지만, 여러 부문을 모두 분석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진은 실적이 우수한 기업과 저조한 기업 70곳의 주가와 실적을 비교했다. 그 후 이 기업들을 2001년 경기 침체를 전후로 5년 동안 비슷한 실적을 보인 기업끼리 묶어 35개의 ‘매치 페어(matched pair)’로 분류했다. 35개 매치 페어는 S&P 500 지수에서 35개 하위 업종을 나타낸다. 그 결과 연구진은 기업 실적과 경기 순환 관리 능력 간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입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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