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기업이 급속한 기술 및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와 혁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업무가 더 복잡해지고, 팀 단위 협업의 필요성이 높아지며,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런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기업의 정보기술(IT) 관련 조직은 좀 더 능률적이고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물론 IT 관리자의 역할에도 큰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필자는 과거 금융회사에서 마케팅과 IT 기획 실무자로서 일한 경험과 국내 선도 IT 전문기업에서 다양한 고객사의 IT 관리자들과 함께 일하며 축적한 노하우, 내부적인 조사통계 및 연구자료 등을 기반으로 기업 내부 IT 관리자의 성공적인 역할 모델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1. IT 관리자 역할의 중요성
최근 IT 관리자의 역할 변화를 이끄는 동인으로 다음 4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사람과 기술의 협업이다. 우수한 업무지원 시스템이 속속 개발되고 있으며, 모바일을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한 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기술이 조직 구성원들의 업무 생산성을 얼마나 높이느냐 하는 점이다.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면 생산성과 고객 만족도를 모두 높일 수 있다.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무선인터넷 기기를 활용해 영업 직원들이 고객과 만난 현장에서 곧바로 신상품 정보를 검색하고 주문과 구매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유익한 고객 정보를 쉽게 획득할 수 있으며, 고객의 요구 사항에 대해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장 인력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 인터넷 사무 환경이 구축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회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IT 관리자는 사업적 측면에서 새로운 업무 구조를 지원하는 능력과 이를 위한 시스템 구축 비용을 최적화 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춰야 한다.
두 번째, 사업과 기술의 융합이다. 과거 기업들은 제품의 품질만 높이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기업들은 제품에 서비스를 잘 결합하는 능력을 갖춰야 생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 및 관리를 지원하는 IT 기반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전화 사업자가 단순히 통신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 TV, 영화, 교육, 쇼핑, 게임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은행도 과거 자사의 금융 제품만 판매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문 자산관리, 증권 및 보험상품 판매도 맡고 있다. 이런 복잡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정보 시스템 마련이 필수적이다. 결국 IT 관리자는 기술뿐 아니라 사업의 변화와 전략에 대해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
세 번째, 빠른 기술의 변화다. 새로운 기술 변화는 항상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 더욱이 인터넷 비즈니스 시대의 빠른 기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연구하고 발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CRM, SCM, KM, SFA, ERP, BPM, BI, e러닝 등 빠른 기술 변화는 과거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비즈니스를 현실에서 가능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추가적인 비즈니스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인해 정보 시스템의 교체 주기도 빨라지고 있다. 투자비가 100억 원 이상 들어가는 금융 시스템의 경우 과거에는 10년 정도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5∼7년 지나면 바꿔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IT 관리자는 어떤 기술이 기업 성과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이런 유용한 기술을 어떻게 획득하고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또 기술 변화가 경쟁 기업과의 경쟁 구도에 어떤 위협과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인지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네 번째, 잘못된 IT 전략 및 투자로 인한 심각한 비즈니스 손실이다. 부적합한 정보시스템은 고객 서비스를 저하
시키고, 고객 불만족과 이탈은 몰론 이에 따른 매출과 수익성 악화를 유발한다. 실제로 얼마 전 한 국내 금융회사는 전문가의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외국 선진 기업의 사례만 참조해 업무 시스템 패키지 도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패키지는 국내 비즈니스 여건에 맞지 않았다. 이 기업 직원들은 조직 단위별로 서로 다른 추가 기능을 요구했지만 이 패키지는 이런 요구를 수용하지 못했다. 또 고객들의 욕구에 부합한 서비스도 할 수 없었다. 결국 이 금융회사는 대규모 투자비용이 수반되는 솔루션 도입을 중도에 포기하고 현재는 자체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잘못 예측된 IT 투자로 비용이 추가, 중복 집행되는 사례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를 방지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체계적인 IT 전략 수립, 투자 심의 및 이행 역량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IT 조직의 활동도 전통적으로 안정적인 IT의 운영 및 관리에서 추가적으로 아키텍처 표준 수립 및 관리, 전사적인 IT 전략수립 및 변화관리, 프로세스 개선과 비상계획까지 그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 강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IT 관리자의 업무 영역 또한 커지고 있다.(그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