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백조’ 현상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검은 백조: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들의 영향’이란 책이 성공한 이래 업계의 전문용어가 됐다. 탈레브는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으나 그 영향력은 막대한 사건인 검은 백조 현상이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징을 가졌다고 지적했다.
1. 검은 백조로 불릴 수 있는 사건들은 정상적인 기대범위 밖에 있다. 통계학적으로 이런 사건은 대부분의 일반적 현상의 분포를 나타내는 종(鐘) 모양의 정규분포 곡선 바깥의 관측값이다. 검은 백조 현상은 정규분포의 양 끝 중 하나에 위치하는 특이치(outlier)이며, 흥미롭게도 이런 꼬리 부분은 종종 두꺼워진다. 정규분포의 극단 부분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2. 검은 백조 현상은 극심한 충격을 몰고 온다. 탈레브는 과거의 어떤 일도 이런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가르쳐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3. 예측이 불가능한 검은 백조 현상의 특징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검은 백조의 존재가 드러나고 난 뒤 마치 다 알고 있었다는 듯 그에 대한 설명을 내놓는다. 이런 설명은 검은 백조 현상이 충분히 설명 및 예측 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
기업 활동에서 검은 백조 현상이 일어나면 그 영향을 받는 기업은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1984년 보팔 참사 이후 유니언 카바이드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현상이 너무나 드물고, 예측도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 대해 기업이 신경을 써야 하는지 결정을 내리는 것은 무척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도 기업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 검은 백조 현상을 막을 방법을 찾을 순 없을까. 이 글에서 우리는 검은 백조 현상이 일으킨 몇 가지 결과를 검토하고 가능한 방어책을 탐구해 보려 한다.
두꺼운 꼬리와 예측하지 못한 주요 손실
‘두꺼운 꼬리(fat tail)’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화재나 폭발로 손해를 본 정유회사 또는 가스회사의 엄청난 손실을 생각해 보는 것이 유용하다. 보험회사들이 수집한 이들 산업의 손실 자료를 통해 다양한 규모의 손실이 일어날 확률을 도표로 구성한 것은 <그림1>과 같다.
이 그래프는 심각한 사건의 90% 이상이 손실액 1억 달러 범위 이내에서 발생하며, 1억 달러에 근접하는 큰 손실도 상당히 많다는 것을 보여 준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잠재적인 손실 규모를 추정하기 위해 실무진과 작업했을 때 아무도 개별 사건이 그래프에 나타난 정도의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보험 회사들이 사용하는 손실 순위 매트릭스는 10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고) 포함하지 않는다. 그러나 손실 이력 그래프는 기업 손실 중 상당수가 일반적인 예상보다 10배 이상 크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 낮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건(손실액 1억 달러 이상)도 실제로는 상당히 많으며, 이들이 진짜 검은 백조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앞에서 말했듯이 검은 백조는 일반적인 생각처럼 드문 것이 아니다. 그래프 안의 데이터는 지난 40년 간 발생한 165개의 주요한 화재와 폭발을 포함한다. 즉 가스 및 석유 사업에서 한 해 평균 4건 이상의 심각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물론 ‘평균적으로’라는 말은 실제와 다르다. 검은 백조로 불릴 수 있는 거대 규모의 손실은 평균적으로 발생하지 않으며, 보험회사가 대경실색할 정도로 갑자기 들이닥친다.
최근 ‘극단 가치 이론(Extreme Value Theory)’이란 표제 아래 금융 모델 개발자들의 관심이 이렇게 발생 확률이 드문 극단적인 손실에 쏠리고 있다. 특히 손실 형태의 ‘꼬리’ 모양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림2>에 나타난 데이터의 추세선 추정이 이를 잘 보여 준다.
<그림2>에 따르면 손실 이력은 일단 ‘종형 곡선’이라 불리는 정규분포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 손실 이력 곡선의 꼬리 부분은 대규모 손실을 불러오는 사건이 일반적인 예상보다 더 큰 확률로 발생함을 명백하게 드러낸다.
곡선을 모형화하기 위해서는 구부러진 데이터의 분포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 사례에서 지수함수 분포를 사용했다. 어떤 기업이 발생 가능한 손실 규모를 예측하려 한다면(예를 들어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적절한 ‘두꺼운 꼬리’ 분포가 모형화에 사용되어야 한다.
필립 W. 비올(Philip W. Beall)beall.philip@adlittle.co
Philip W. Beall is a Principal within Arthur D. Little’s Sustainability and Risk practice. Philip has over 30 years
of work experience including 15 years technical and management experience in refining, gas, and petrochemical facilities and more than 17 years international experience in environmental, health and safety technical assessment.
David Lyon is a Senior Manager in Arthur D. Little’s Sustainability and Risk Group in Cambridge, UK.
He focuses on enabling companies derive business value through sustainability including use of social and environmental driversfor revenue protection, cost reduction, revenue growth and lowering risk exposure.
Geoff Stevens is a Principal in Arthur D. Little’s Cambridge office in the sustainability and risk practice. He has spent some 18 years at Arthur D. Little. His client work covers risk identification, assessment and management in Energy and Transportation indust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