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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제표 Q&A

Q : B2B 기업에도 고객제표 필요한가?
A : 도입 효과 B2C보다 더 클 수도

김윤진 | 399호 (2024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고객제표 시범사업 과정에서 참여 기업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한 점을 정리해 봤다. 먼저 고객제표를 도입할 때 기업의 ‘진짜 고객’인 자본 고객과 ‘빌려온 고객’인 부채 고객을 분류하는 기준은 업종별로 다르다. B2C 기업인지 B2B 기업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지며 모든 고객을 식별할 수 있는 이동통신이나 금융 등 업종에서는 식별 가능성이 기준이 되기도 어렵다. 후자의 경우 고객의 거래 기간, 최근성, 거래 빈도, 거래 규모, 채널 또는 상품에 대한 교차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아울러 고객흐름표를 산출할 때도 기존에 제시된 영업 방식만으로 고객흐름의 기준을 잡을 필요가 없으며 업종에 따라 영업 채널이나 지역 혹은 계약 방식에 따라 기준을 세울 수도 있다. 이런 맞춤형 벤치마크 개발을 위해 기업의 고객 데이터를 한데 수집해 분석하려면 부서 간 칸막이를 뛰어넘는 협력이 필요하다. CRM이나 마케팅 등 특정 팀에서만 관심을 가지는 것보다는 톱 매니지먼트의 지원을 받아 톱다운으로 추진할 때 고객제표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고 기업에 숨어 있는 문제를 빠르게 직시할 수 있다.



“B2B(기업 대 기업) 비즈니스는 소수의 핵심 거래처만 관리하면 되는데 고객의 면면을 아는 게 중요한가?”

“이미 고객을 100% 식별할 수 있는 기업에도 고객제표가 필요한가?”

“모든 고객은 소중한 존재인데 일부를 ‘부채’로 분류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

국내 기업들에 고객제표(Customer State-ments)의 개념을 처음 소개하면 으레 따라오는 질문들이다. 많은 기업이 고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통합해 고객 정보를 더 넓고 깊게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자사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당장 고객제표 도입에 따른 실익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곤 했다. 기존에 없던 평가 체계를 도입하는 게 망설여지는 것은 일견 당연하다. 하지만 고객제표를 개발하고 연구해 온 교수진은 기업의 고객을 크게 자본과 부채로 구분하고 어떻게 전체 자산을 키울지 명확히 아는 것은 업종을 불문하고 중요하며 더는 늦출 수 없는 과업이라 강조한다.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지지 기반을 굳건하게 다지면서 부동층의 표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듯 시장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자본 고객을 관리하는 것 못지않게 부채 고객을 포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일수록 자본, 부채 고객을 정확히 아는 게 기업 입장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DBR이 2024년 4월 처음 고객제표의 개념을 국내에 소개하고 시범 사업 참여 기업을 모집한 이래 모든 신청을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새로운 경영 평가 체계인 만큼 4개월여의 기간 동안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 도입 초기 경영진과 내부 이해관계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는 곳들도 있었고, 업종별로 특수한 실정이 제대로 반영되고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곳들도 있었다. 일부는 예상보다 큰 시범 사업 범위와 규모에 놀라 발을 빼기도 했다. 이번 아티클은 고객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생소한 개념인 고객제표의 도입을 주저하는 기업들을 위해 자주 제기되는 우려와 고민들에 대한 답변을 담았다. 김형수 한성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고객제표 사업단장)를 비롯해 연구개발에 참여한 고객제표 전문위원들이 실제 시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기업 임원 및 실무진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들을 중심으로 Q&A를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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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모든 고객이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인데 그중 일부만을 ‘자본’으로, 나머지를 ‘부채’로 취급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 타당한 접근인가.

‘부채’라는 이름 때문에 자칫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지만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차입을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듯 부채는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으면 나쁜 존재가 아니다. 실제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아예 없는 사람보다 있는 사람들이 빚도 잘 지지 않나. 고객을 부채로 취급해야 하는 이유는 부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이를 자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억 원짜리 집을 사고 은행 대출을 2억 원 끼더라도 궁극적으로는 2억 원을 갚아 100% 자기자본의 내 집 마련을 꿈꾸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난 수십 년간 부르짖은 “고객이 자산이다”라는 슬로건이 허울이 아니라 경영 관리의 기준으로 자리매김하려면 고객을 비로소 진짜 ‘자산’처럼 관리해야 한다는 게 고객제표 사업의 근간을 이루는 철학이다. 재무제표의 재무상태표가 ‘자산(전체자산)’을 ‘자본(자기자본) + 부채(타인자본)’으로 관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객제표의 고객상태표는 ‘자산고객(전체고객)’을 ‘자본 고객(진짜 우리 고객) + 부채고객(잠시 빌려온 고객)’으로 관리한다. 재무제표상에서 나중에 현금의 유출이 발생할 어떤 의무가 현재 회사의 수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더라도 이를 지금의 부채로 인식해야 하듯이 고객제표상에서 나중에 경쟁사로의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은 현재의 수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더라도 이를 지금의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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