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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격변기 비즈니스 전략

융합과 조합의 힘… ‘칵테일’의 미학

김경준 | 376호 (2023년 0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글로벌 디지털 기업의 성공적인 사업 모델 90% 이상은 기존에 존재하는 사업 모델들의 융복합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비즈니스 칵테일 방식이다. 사업 모델 혁신은 창의적 천재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도메인 전문가들의 사업적 통찰과 디지털 기술의 접점에서 도출된다. 또한 무관해 보이는 사업일수록 아이디어를 조합했을 때 혁신의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융복합 대상을 선택한 다음에는 일률적으로 접목하지 않고 각 유형의 중요도와 핵심 역량의 연관도에 따라 우선순위와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좋은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 혁신의 아이콘이다. 음원 재생 디바이스 아이팟과 음원 판매 플랫폼 아이튠즈를 조합하는 사업 모델로 음악 산업 전체를 변화시켰다. 나아가 아이팟에 휴대전화를 조합한 아이폰은 전 세계 통신·미디어 산업 격변의 기폭제가 됐다. 그런데 이런 애플의 사업 모델은 스티브 잡스 한 사람의 창조적 역량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외부 IT 프리랜서인 토니 파델이 아이팟과 아이튠즈의 아이디어를 애플에 소개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필립스, 에릭슨, 도시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출신으로 구성된 35명의 개발팀을 이끌면서 기존 기술과 사업 모델을 재해석하고 창의적으로 조합했다. 애플을 상징하는 하얀색의 미니멀리즘 디자인도 디터 람스가 1960~70년대 독일 가전 기업 브라운(BRAUN)에서 디자인한 것과 연속선상에 있다. 스티브 잡스는 스페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혁신이란 결국 그동안 인간이 이룬 최고의 업적을 자신의 작업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피카소는 이런 말을 남겼다. ‘훌륭한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그래서 우리는 위대한 아이디어들을 훔치는 것을 한 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디지털 산업의 글로벌 리더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도 창조와 발명보다 인식과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전국시대(1467~1600) 말기 최강자로 부상한 다이묘 오다 노부나가의 역량을 이렇게 평했다. “최첨단 무기를 스스로 발명하지 않더라도 무방하다. 오다 노부나가가 천하를 얻은 건 철포를 발명해서가 아니라 발명돼 있는 첨단 무기를 최대한 빨리 활용했기 때문이다.”

리더들의 이런 관점은 디지털 시대 사업 모델의 혁신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즉, 혁신은 천재적인 발명의 결과물이 아니라 기존 유형의 인식과 재해석 및 창조적 조합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같은 의미에서 필자는 사업 모델 혁신을 ‘비즈니스 칵테일’이라고 새롭게 명명하고자 한다.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가 기존의 술을 조합해 새로운 맛을 만들듯이 사업 모델 혁신 또한 기존의 사업 모델들의 혁신 유형을 접목하고 조합해 새로운 유형으로 변모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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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칵테일,
디지털 격변기의 사업 모델 혁신 전략

디지털 시대의 기업 환경은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VUCA, 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이 동시에 증폭하는 격변기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는 사회경제 전반으로 디지털 전환(DX, Digital eXchange)을 가속화시켰고 지난해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기반 서비스인 오픈AI의 챗GPT가 성공하면서 구글, 메타 및 네이버 등 IT 기업들의 LLM 상용화 서비스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미래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인공지능(AI)은 기존 사업 모델을 변화시키고 산업 주도권을 이전시킬 블랙홀로 평가받는다. 기업은 업종을 불문하고 AI로 촉발되는 격변의 사업-기술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아날로그 시대에는 앞선 기술, 효율적인 프로세스, 우수한 제품이 지속적인 사업 성공의 핵심 요소였다. 기술적으로 분절된 개별 제품, 공장 단위의 프로세스, 산업의 구분 등에 분명한 경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는 경쟁 우위의 중심점이 네트워크 효과의 보편화, 플랫폼 경제의 확산, 글로벌 차원의 프로세스 통합으로 이동했다. 제품-프로세스 혁신은 여전히 중요하며 경쟁우위의 기초체력이지만 사업 생태계 자체가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는 제품-프로세스 혁신이 사업모델의 혁신과 연결돼야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즉, 기존의 트렌드가 연장되는 안정적 환경에서는 제품-프로세스 영역의 가치사슬 혁신이라는 전술적 대응으로도 충분했지만 산업 주도권이 이전되는 지금과 같은 격변기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흡수하는 전략적 차원의 사업 모델 혁신이 효과적이다.

1970년대 미국 항공 산업의 격변기에 항공사들이 경쟁하며 진행한 제품 혁신과 사업 모델 혁신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1970년대 항공 산업의 선도 기업이었던 팬암(Pan Am)은 더 크고 더 빠른 최신 항공기를 도입하는 제품 혁신에 집중했다. 반면 같은 시기에 아메리칸항공은 여행사와 공유하는 예약 전산망 구축, 마일리지 프로그램 등 사업 모델 혁신을 추구했다. 1978년 미국 정부가 기존 규제를 철폐하고 자유 경쟁을 도입하면서 항공 산업 패러다임이 격변했다. 그리고 신생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사고라는 불운까지 겹친 팬암은 1991년 문을 닫았으나 아메리칸항공은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예약 시스템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오늘날 디지털 AI 격변기도 마찬가지다. 사업 모델 혁신이 수반되지 않는 제품-프로세스 혁신으로는 경쟁력을 지속하기 어렵다. 그리고 AI가 발전할수록 인간의 경험과 통찰, 창의성을 결합해 진행하는 사업 모델 혁신의 가치는 높아진다. AI는 과거 데이터의 학습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며 인간의 역량은 미래를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사업 모델 혁신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사업 모델 혁신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기업들은 제품-프로세스 혁신에 익숙하고 경험도 풍부하다. 이는 기본적으로 현재 사업의 연장선에서 아이디어를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반면 사업 모델 혁신은 생소하고 힘든 영역이다. 환경이 변화해 기존 사업 모델의 한계를 체감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기에 경험 자체가 축적돼 있지 않다. 또 이해하기도 어렵고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운 새로운 환경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기업 경영자들은 용이하면서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제품-프로세스 혁신에 치중하면서 사업 모델 혁신에는 소극적이고 제한적인 역량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업 모델 혁신에 대한 미신적인 오해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다. 예컨대, 사업 모델 혁신은 대규모 자원을 투입한 대대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획득한 놀라운 기술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천재들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행운이 따라야 사업 모델 혁신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도 강하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과 기존 기업은 일반인들의 소규모 투자와 평범한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조합해 사업 모델 혁신을 성취한다.

가장 큰 오해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 최초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기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 새로운 사업 모델의 90%는 자세히 보면 완전히 새롭지 않다. 이미 존재하는 유형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의 금융기업 메릴린치는 1930년대 은행에 슈퍼마켓의 개념을 적용했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제시하고 선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소매금융의 강자로 올라섰다. 현재 글로벌 OTT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는 DVD 우편배송 사업에서 출발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면도기와 면도날(Razor & Blade)’ 사업 모델도 기본 형태는 19세기 후반에 성립됐다. 면도기와 면도날은 기본 제품은 저렴하거나 무료로 제공하면서 소모품은 높은 가격으로 지속적으로 판매하는 유형으로 ‘미끼와 낚싯바늘(Bait and hook)’로도 불린다. 저렴한 제품이라는 미끼가 달린 낚싯바늘을 소비자가 한 번 물면 놓지 않는다는 의미다.

수많은 기업이 면도기와 면도날 사업 모델을 활용해 혁신을 추구했다. 미국의 석유회사 스탠더드오일은 1870년 중국 사업을 전개하면서 수백만 개의 등유 램프를 낮은 가격에 판매했다. 그리고 램프가 보급되자 등유를 판매하면서 수익을 창출했다. 1904년 질레트가 이 모델을 도입했다. 면도기는 낮은 가격에, 면도날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1984년 휴렛팩커드는 낮은 가격의 프린터와 높은 가격의 잉크를 팔면서 이 모델을 응용했다. 1986년 네슬레가 저가격 커피머신과 고가격 커피 캡슐을 조합했다. 2003년에는 애플이 아이팟을 보급해 소비 기반을 확보하고 독점적 음원 서비스 플랫폼인 아이튠즈로 큰 이익을 거뒀다.

최근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독경제는 17세기 독일의 출판사가 사전 예약으로 백과사전 시리즈를 주문받아 제작하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1999년 세일즈포스는 소프트웨어에 일시불 구매 대신 클라우드 기반의 정기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같은 해 블랙삭스는 직장인에게 양말을 정기적으로 배송했다. 2006년 스포티파이는 정기 구독료로 무제한 음원 재생 서비스를 제공해 전통적인 음반 시장을 무너뜨렸다. 미국의 넥스트이슈미디어는 월정액으로 수십 종류 잡지의 디지털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월 1달러에 정기적으로 면도날을 보내주는 서비스로 성공한 달러쉐이브클럽은 2016년 유니레버로 10억 달러에 인수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필리(영양제), 톤28(기초화장품 및 샴푸), 런드리고(세탁), 꾸까(꽃)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정기 구독 모델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처럼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사업 모델이란 없다. 기존의 유형들이 기술적 변화와 맞물려 꾸준히 진화하면서 새롭게 변주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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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칵테일의 방법론

아날로그 시대와 구분되는 디지털 시대의 특징은 사업 모델의 융복합에 따른 다양한 조합의 출현과 진화다. 이는 산업 간 경계의 종말과 정보기술의 발달에 기인한다. 과거 무관했던 영역들이 연결되고 개념으로만 존재하던 방식들이 정보기술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 모델의 혁신 또한 특정 유형의 확장이나 강화, 여타 유형의 접목과 조합 형태로 진행돼야 한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사업 모델이 단순하고 장기간 지속가능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복합적이고 변동성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에 80억 명의 인구가 있다. 각자의 유전자에 따라 다양한 외양이지만 일정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안면인식 디지털 AI 기술이 가능한 이유다. 이외에도 세상에서 발생하고 관찰되는 현상들은 대부분 반복적 패턴으로 나타나기에 일정한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현존하는 기업들의 다양한 사업 모델도 목표 고객, 가치 제안, 가치사슬, 수익 구조에 따라 유형별로 분류할 수 있다. 스위스 생갈렌대의 올리버 가스만 교수는 현재 기업들의 사업 모델에서 일정한 패턴을 추출해 60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1 기업에서 실제로 운영되는 사업 모델은 이 60가지 가운데 복수의 유형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60개 유형 중 핵심 유형 24가지를 사업 모델의 4가지 요소에 따라 [표1]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한 예로 ‘사용량 비례 요금 부과(Pay Per Use)’ 유형은 과거 전기, 수도 등 인프라 영역에 적용됐다. 현실적으로 사용량 측정을 위한 기기의 설치와 사용량 집계가 가능한 산업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으로 이 유형은 보험, 렌털 사업 등의 과금 기준을 시간 기준에서 사용량 기준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 자동차 보험은 보험 가입 기간을 기준으로 운전자 특성, 사고 이력 등을 바탕으로 보험료를 부과했다. 그런데 현재 일부 상품은 자동차에 IT 기기를 부착해 연간 운행 거리, 시간, 경로 및 운전 습관까지 측정하고 점수화한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렌털도 마찬가지다. 가전기기, 사무기기, 생활용품 등에 센서를 부착하면 사용량은 물론 사용 패턴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이를 점수화해 렌털 비용에 반영하면 추가적 렌털에서 사용자 맞춤형 가격을 제안할 수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비즈니스 칵테일의 방법론을 살펴보자. 사업 모델 혁신은 ‘전환(Transfer)→조합(Combine)→확장(Leverage)’의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 현재의 사업 모델을 정의하고 전환할 방향을 설정한 후 2단계에 조합할 여타 사업 모델을 선정하고 3단계에 추가로 확장할 사업 모델을 설정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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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제품 기업인 hy의 변화를 비즈니스 칵테일의 방법론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hy는 1969년 유산균 음료 제조 사업으로 출발했다. ‘야쿠르트 아주머니’로 불리는 방문판매망 위주의 영업 구조였다. 그런데 2010년대 들어 온라인 유통이 급성장하고 MZ세대가 대면 접촉을 꺼리면서 기존 사업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 디지털 전환 중심의 사업 모델 혁신이 필요했다. hy는 우선 운반용 손수레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냉장 전동 카트 ‘코코’로 대체했다. 코코에서는 현장 카드 결제, 무인 결제, 재고 관리, 위치 발신이 가능하다. 그리고 제품 라인을 커피, 밀키트, 샐러드 등으로 확대하고 온라인 통합 쇼핑몰을 구축했다. 다음으로 온·오프를 통합해 채널 개념을 방문판매에서 신선 식품 안심 배송으로 전환했다. 공식적으로 회사명을 hy, 야쿠르트 아주머니의 명칭을 프레시 매니저(Fresh Manager)로 변경해 정체성도 재정립했다. 최근 hy는 외부 공급자와 제휴해 판매망을 공유하는 ‘교차 판매’ 방식으로 판매 품목을 기존의 식품 위주에서 화장품, 세제, 비누 등 생활용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hy는 방문판매라는 업(業)의 기본 구조를 유지하면서 디지털 기술 접목과 MZ세대로의 과감한 고객 확장을 통해 디지털 유통 기업으로서 사업 모델을 혁신하고 있다.

비즈니스 칵테일의 가이드라인

기존 사업 유형을 조합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양한 사업 모델 유형을 성공적으로 조합하려면 다음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해야 한다. 첫째, 혁신은 천재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협력에서 나온다. 다시 말해, 혁신이 천재들의 창조적인 머리, 신비로운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는 미신을 버려야 한다. 대부분의 사업 모델 혁신은 도메인 전문가들의 통찰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며 다양한 전문가의 협력으로 만들어진다.

둘째, 무관해 보이는 산업일수록 배울 것이 많다. 인접한 산업의 아이디어는 혁신성에 한계가 있다. 먼 거리의 산업일수록 융복합 시 그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예컨대, 20세기 초반 자동차 산업을 혁신한 포드자동차 컨베이어 시스템의 아이디어는 시카고의 도축장에서 출발했다. 프랑스 호텔 기업 아코르(Accor)는 맥도날드 햄버거의 셀프서비스 유형을 중저가 호텔 카테고리인 이비스(ibis)에 도입해 큰 성과를 거뒀다. 호텔 운영에 셀프서비스를 결합해 최소한의 인원으로도 고객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고 영업이익을 확보한 것이다. 투숙객은 키오스크에서 객실 선택, 숙박비 결제를 하고 열쇠를 수령한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중저가 호텔 사업에서 이비스는 효율적인 비용 구조와 적절한 서비스 품질의 조합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셋째, 칵테일 대상의 선택, 비율과 순서가 중요하다.

비즈니스 칵테일의 1단계는 현재 영위하는 업(業)의 본질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여타 다양한 사업 모델 중에서 유의미한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다. 2단계는 재해석된 기본 유형과 선정된 보완 유형을 융복합하는 비율과 순서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때 복수의 유형을 일률적으로 접목하지 않고 각 유형의 중요도와 핵심 역량 연관도에 따라 우선순위와 비중을 조정하며 접근해야 한다. 바텐더가 기본이 되는 술을 선정하고 추가할 다른 술과 향, 첨가물의 비율과 순서를 선택한 후 혼합해 명품 칵테일을 만드는 과정과 마찬가지다.

넷째, 열린 아이디어와 정교한 프로세스가 핵심이다. 사업 모델 혁신은 과격하고 전략적인 변화다.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열린 태도가 전제가 돼야 한다. 기존 방식에 머물러서는 전술적인 개선밖에 할 수 없다. 이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팀 구성, 워크숍 진행, 피드백 및 보완 등에 대한 정교한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사업 모델 혁신은 단판 승부가 아니라 연속적인 과정이다. 아날로그 시대의 전략이 고정된 목표에 대포를 쏘는 것에 비유한다면 디지털 시대의 전략은 이동하는 목표를 상대로 크루즈 미사일 발사를 쏘는 것으로 바뀌었다. 즉, 혁신은 단기간에 혁신 목표를 설정해 전력을 다하는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일단 방향을 설정하고 시도해 보면서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연속적 과정으로 추진해야 한다. 신속하게 착수하고, 작은 실패를 교훈으로 삼고, 작은 성공들을 경험 삼아 큰 성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 김경준 | CEO스코어 대표

    필자는 딜로이트컨설팅 대표이사, 딜로이트 경영연구원장 및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기업 데이터 연구소인 CEO스코어 대표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마흔이라면 군주론』 『단숨에 이해하는 군주론』 『팀장이라면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로마인에게 배우는 경영의 지혜』 『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 『디지털 인문학』 『AI피보팅』 등이 있다. 서울대 농경제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kjun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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