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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CSR

국제개발협력, 기업의 CSR과 효율적 연계를

김은영 | 374호 (2023년 08월 Issue 1)
Based on “Evolving boundaries of CSR: South Korea’s PPP-ODA in international development”(2022) by Sumin Kim and Jae Eun Shin in Development Studies Research, 9(1), 206-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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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들이 점차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하게 되면서 전통적으로 정부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국제개발협력 분야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최근 국제개발협력 분야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달성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민관 협력(Public Private Partnership, PPP)에 주목한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은 전통적으로 공적 자금 조달을 중심으로 운영됐기에 기업과 무관하게 여겨져 왔다. 하지만 각종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 기업이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떠오르면서 점차 정부도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모색하게 됐다. 한국도 2010년부터 민관 협력 방식의 ODA를 추진했으나 그 규모는 2021년 기준, 전체 ODA 예산의 7%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여타 OECD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의 절반이 ODA 예산의 40%를 민관협력 사업에 집행한 것에 비해 상당히 비중이 적은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본 연구는 민관협력 사업에 참여하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동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민관협력을 통한 국제개발협력 체계의 개선점을 도출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공공 부문에서 정부가 민관협력 사업에 참여하는 중요한 동기 중 하나는 민간 부문의 재원을 활용해 비용 효율성을 달성하는 것이다. 민관협력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민간 부문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협상을 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혁신 역량, 리스크 관리 및 유지 관리 능력과 같은 민간 부문의 영리적 성향은 비용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켜 공공 부문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여준다.

민관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을 입증하려는 동기도 있다. 한국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의 지위를 비교적 최근에 획득한 국가다. 따라서 민간과의 협력과 투자 유치를 강조하는 SDGs의 개발 기조에 맞추고 책임감 있는 공여국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2022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의 파트너십 선진화 전략의 일환으로 소셜벤처, 스타트업, 중소기업 및 대기업 등과의 민관협력 공고화를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뉴거버넌스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정부가 민관협력에 참여할 동기를 부여한다. 뉴거버넌스 패러다임하에서는 최근의 복잡한 정치·사회·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의제 설정부터 정책 평가에 이르는 정책 결정의 전 과정에 정부, 민간,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협력이 강조된다.

민간 부문의 민관협력 참여 동기는 기업의 CSR 활동의 변화에서 파생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기업은 공유가치 창출(CSV)을 위해 민관협력에 참여한다. CSV를 앞세우는 기업들은 수익 등 장기적인 기업 성과를 추구하는 동시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CSV를 위해 공공 부문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는다.

비슷한 맥락에서 기업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목표 달성을 위해 민관협력에 참여한다. CSR과 ESG 모두 환경적·사회적 지속가능성이라는 공통된 가치를 추구한다. 따라서 민관협력을 통한 글로벌 CSR의 성공적 시행은 기업의 ESG 목표 달성을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민관협력에 ESG 원칙을 적용하면 투자와 사회적 영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CSV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글로벌 CSR 활동에 연계해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상대로 기업 이미지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노동력 부족에 대비해 기업이 생존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민관협력을 통한 글로벌 CSR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해외시장 진출 및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전통적인 ODA 사업의 민관협력과 비교했을 때, 글로벌 CSR 민관협력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은 기업의 자체적인 CSR 전략을 더욱 잘 반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 높은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진은 한국의 PPP-ODA 동향을 살펴보면서 현재 민관협력 프레임워크가 민간 부문 기업들의 민관협력 참여 동기들을 충족시키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37개국에서 237개의 민관협력 사업에 약 5800만 달러를 조달한 바 있으나 참여하는 여러 기업은 여전히 보조금을 받거나 외주 계약을 받는 수준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비금융적 성과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하기 때문에 CSV나 ESG 목표 달성에 미치지 못하는 단순한 CSR 활동만이 이뤄지고 있다. 복잡한 행정과 공공 부문의 규제 또한 민관협력의 장애물로 작용한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관찰을 바탕으로 현행 민관협력 프레임워크하에서 민간 기업들에는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할 만큼 동기 부여가 잘 안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린다.

본 연구는 현행 민관협력 프레임워크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해 아직 한국의 사업 환경이 기업들의 적극적인 국제 개발 민관협력 참여를 유도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정부가 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인지하고 맞춤형 전략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예산을 다른 OECD DAC 회원국의 수준에 맞춰 증가시켜야 한다. 또한 국제기구의 평가 기준과 ESG 가치가 모두 반영된 포괄적 평가 프레임워크를 개발해 기업들이 글로벌 CSR 사업에 참여하도록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발협력 사업 행정에 익숙한 NGO와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참여 기업의 행정적인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개발도상국에서의 CSR-CSV 사업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본 연구에서 도출된 시사점은 민관협력을 통한 국제개발의 성과가 공공과 민간 모두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김은영 | 김은영 텍사스 오스틴대 정책학 박사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학위를, 미국 텍사스대(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와 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제개발협력평가센터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개발협력사업 평가 연구를 수행했다. 주요 관심 분야는 국제개발협력 정책, 개발도상국가 국가통계역량, 개발원조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등이다.
    eykim63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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