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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나의 새 친구, 챗GPT

김현진 | 365호 (2023년 03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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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사진은 한글로 ‘동아비즈니스리뷰로 시를 지어주세요’라는 명령어를 넣었더니 기다렸다는 듯 한 줄씩 써 내려간 챗GPT의 작품입니다. 거침없는 창작 활동에 놀라 동료들과 함께 웃으며 읽었지만 생각해보니 신박하기도 합니다. 다소 투박하고 거칠긴 해도 틀린 내용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챗GPT가 회자되면서 곳곳에서 사용 후기가 전해집니다. 이미 생각날 때마다 접속해 말도 시켜보고 시비도 걸어보며 친구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챗GPT를 대표 주자로 하는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연초인 현재부터도 예상 가능한 ‘올해의 트렌드’입니다. 기술의 수용 속도보다 개발 속도가 빠른 영역이어서인지, 이번 학기 대학 캠퍼스에서는 대리 숙제 등을 막으려는 ‘챗GPT 사용 금지 수업’과 이왕 받아들일 기술이라면 사용 능력을 높이라는 취지의 ‘챗GPT 사용 권장 수업’이 공존하는 이색적인 풍경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AI는 워낙 인터넷, 모바일로 이어진 혁신의 바통을 이어받아 인류를 한 단계 더 진화시킬 기술로 예측됐습니다. 때로는 실망스러웠던 길 안내 내비게이션, 온라인 고객 응대 챗봇 등의 기술을 진화시켜나가면서 ‘생성형 AI’라는 챕터를 맞이하게 됐는데 현재 버전만 해도 요술 램프 속 ‘지니’에 비견될 정도로 똑똑해졌습니다. 소원(검색어)만 넣으면 새로운 데이터를 뚝딱 생성해내기 때문입니다. 물론 과도한 자신감에 잘못된 답변을 내놓거나 편향된 콘텐츠를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현상은 극복해야 할 과제지만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책 서문 정도는 거뜬히 써낼 정도로 일견 ‘시대의 지성’에 버금가는 통찰력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챗GPT는 2022년 11월 공개 이후, 출시 2달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 1억 명을 돌파하면서 인스타그램은 2년 반, 틱톡은 9개월이 걸린 기록을 가뿐히 깨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기술로까지 점쳐지면서 생성형 AI를 통해 ‘테크포비아’를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AI가 인간의 뇌와 세계 지성을 뛰어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점점 커져갑니다. 이에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놈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AI 기술이 인간의 뇌를 추월하는 통찰력과 예술적 창의성을 갖추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챗GPT는 아직 ‘사이비 과학’ 수준”이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지배하기 시작할 때면 늘 그랬듯 생성형 AI에 대해서도 기대론과 회의론이 다양한 강도로 혼재해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이 모두 뛰어든 이 기술이 향후 여러 산업과 일자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임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신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다룬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에서 “AI의 쓰임새는 결국 ‘인간의 도구’일 것이고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정체성이 바로 이런 도구를 잘 사용하는 데 있다”는 통찰이 눈에 띕니다.

AI의 진화에 함께 참여하되 압도되거나 무력해질 필요는 없다는 조언을 따르는 것이 신기술의 새 챕터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바람직한 자세’일 것입니다. 인간의 새로운 협업 파트너이자 친구, ‘생성형 AI’의 세계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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