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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izational Behavior

‘생존의 함정’ 탈출해서 더 넓게 협업하라

이용훈 | 362호 (2023년 0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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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Escaping the Survival Trap: Network Transition among Early-Career Freelance Songwriters” by Yonghoon G. Lee and Martin Gargiulo (2022)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67(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음악, 영화, 예능, 드라마, 게임 같은 콘텐츠 창작자는 근래 각광받는 직군이다. 창의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얻는 이들의 커리어는 그 자체로 화려해 보일 뿐 아니라 성공의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창작자로서 살아남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창작자들은 고용이 보장된 큰 회사에 소속돼 일하기보다 혼자 혹은 소규모 회사에서 프리랜서 방식으로 일한다. 이런 노동 형태는 언제, 누구와 어떤 일을 하는지를 스스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상사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창의적, 자기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언제, 어디에 기회가 있을지 알기 어렵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다. 특히 아직 경력이 입증되지 않은 입문자는 성공은커녕 프리랜서로서 생존하는 것조차 힘들다. 실제로 약 50%가 넘는 대중음악 작곡가들이 입문작을 마지막으로 업계에서 사라진다고 한다.

프리랜서 창작자들에게 같은 일을 하는 동료와의 네트워크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협업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은 동료들은 서로의 프로젝트를 발전시킬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때로는 서로의 프로젝트에 초대해 일할 기회를 공유하기도 한다. 따라서 프리랜서에게는 동료들과 ‘좋은’ 네트워크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어떤 네트워크가 ‘좋은’ 네트워크일까? 기존 연구들은 이에 대해 엇갈린 결론을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프리랜서가 고용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서로 신뢰가 깊고, 어려울 때 상부상조할 수 있는, ‘좁지만 응집력이 있는’ 네트워크1 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좁고 응집력이 있는 네트워크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대로 ‘넓고 다양한’ 협업 관계로 이뤄진 네트워크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창작자들은 이런 서로 다른 네트워크의 특성 때문에 일종의 생존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살아남기 위해 만든, 응집력이 강한 네트워크로 인해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줄어들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이에 본 논문은 창작자들이 어떻게 생존의 함정에 빠지는지, 또 이들이 어떻게 이런 생존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홍콩과기대와 인시아드 연구진은 2002년부터 2012년 사이에 데뷔한 K팝 작곡가들의 경력과 그들의 협업 네트워크가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했는지를 연구했다. 한국에서 발매된 곡의 저작권자 명단을 바탕으로 어떤 작곡가가 누구와 일했는지를 조사하고, 이런 협업 관계로 이뤄진 네트워크가 어떤 형태로 변화했는지를 살펴봤다. 또한 어떤 곡들이 월간 100곡 순위 차트에 올랐는지를 기준으로 이들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는지 규명했다. 연구자들은 특히 작곡가의 첫 성공에 주목했는데 성공 경험이 없는 입문자들의 경우 첫 번째 성공을 했을 때 생존의 함정이 더 강력하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작곡가의 곡들이 얼마나 서로 다른지(혹은 비슷한지)를 측정하기 위해 디지털 음악 분석 툴인 에센시아(Essentia)를 활용해 K팝 곡의 톤과 무드 등을 포함한 음악의 12가지 특징을 기준으로 곡들 간의 유사성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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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훈 yglee@tamu.edu

    텍사스 A&M대 경영대학 경영관리 교수

    필자는 고려대에서 경영·경제학 학사, 경영관리학 석사, 인시아드(INSEAD)에서 조직행동(Organizational Behaviour)학 박사를 받았으며 홍콩과기대 경영대학 조교수로 일했다. 현재는 미국 텍사스 A&M대 부교수이다. 혁신 산업에서의 네트워크, 사회적 정체성(social identity), 사회적 불평등에 관해 주로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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