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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6. 리키 카푸르 Zoom 아태지역 총괄: 하이브리드 업무 공간 전략

‘조용한 사직’이 두렵다면
포용적이고 유연한 환경 조성해야

김윤진 | 360호 (2023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오늘날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원활하고, 포용적이며, 유연한 업무 방식을 요구하며, 이런 방식을 보장하지 않는 곳에서는 일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고객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매끄러운 경험을 원한다. 이런 하이브리드 세상은 100% 온라인 세상보다도 더 복잡하다. 이런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참여자가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을 넘나들면서 서로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줌 같은 플랫폼의 기술이다.



리키 카푸르 Zoom 아태지역 총괄

2021년 6월 줌에 합류하기 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아태 지역 세일즈마케팅 운영사업부 부사장을 지냈다. 이전에는 구글 매니징 디렉터로 아태 지역에서의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성장을 주도했고, 오라클의 아세안 기술세일즈팀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이 밖에 시벨시스템스(Siebel Systems), 유니카코퍼레이션(Unica Corporation), 코디언트소프트웨어(Chordiant Software)에서 일하며 25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다. 인도공인회계사협회(ICAI) 소속 공인회계사이며 호주 멜버른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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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객사들은 크게 두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첫 번째는 거시경제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다. 어떻게 이를 타개할 것인지 혹은 어떻게 낮은 비용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면서 기존 고객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이들의 고민이다. 두 번째는 인력 역학 관계다. 어떻게 생산적이면서 포용적이고 협력적인 인재를 영입할 수 있을지의 문제다. 이 문제는 결코 간단치 않다. 요즘 직원들의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현상만 봐도 변화하는 업무 환경을 알 수 있다. 직원의 70%는 돈을 받은 만큼만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이상의 열정을 발휘하지 않는다. 이와 동시에 본인의 업무 스타일에 원활하게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을 요구한다. 집에서 하던 회의를 이동 중에도 그대로 이어서 하는 등 어디에서나 끊김 없이 대화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단순히 새 업무 방식을 요구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를 제공하지 않는 회사에선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또한 16개국에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0%는 업무 시간과 장소의 유연성을 원한다. 아시아 지역의 많은 기업도 활발히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의 네이버도 2022년 7월 하이브리드 업무 체계를 도입했고 직원의 55%가 원격 근무를 선택했다. 인도,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도 직원들이 하이브리드 업무를 모든 측면에서 내재화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하이브리드 세상은 이전보다 복잡할 뿐만 아니라 100% 온라인 세상보다도 복잡하다. 일부는 대면, 일부는 비대면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때 참여자가 서로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바로 기술이다. 선도적 기업은 ‘직원 경험’을 3가지 핵심 영역에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첫째, 직원들이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한다. 여기서 ‘원활하다’는 것은 직원들이 디지털 공간과 물리적 공간을 넘나들면서 소통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서로 다른 두 공간에서 다른 커뮤니케이션 매체 간 경험을 물 흐르듯 순탄하게 연결해주는 식이다. 오전 중에 택시, 차를 타면서 이동하더라도 그대로 회의를 할 수 있어야 하며 회사에서도 원하는 업무 공간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콘퍼런스콜에서 입장과 퇴장을 반복하면 진행에 방해가 되는데 줌은 원활한 이전이 가능하도록 공간 설계를 돕는 데 투자하고 있다.

둘째, 포용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려 노력한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성별, 인종 등 개인 성향에 따라 업무 공간에 대한 물리적 접근이 쉬운 사람과 어려운 사람이 구분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채팅만 놓고 보더라도 내향적인 사람은 말보다 채팅을 선호한다. 하지만 포용적인 조직은 어떤 성향의 사람이든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도록 대화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다른 문화권, 다른 성격의 사람들도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통역, 수어 서비스를 비롯해 모든 사람이 전적으로 미팅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셋째, 유연성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다. 이때 유연성은 업무 시간과 장소의 유연성을 뜻하며, 이는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직원들 모두 보안이 담보된 환경에서 접속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안 될 때 어떻게 보안을 지키면서 협업 문화를 현실화할 수 있을지를 상상해봐야 한다.

이번에는 줌이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어떻게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지 몇몇 산업의 예를 통해 살펴보겠다. 먼저, 교육부터 보자. 줌의 고객사인 유수의 교육기관은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하이브리드 세상에서 새로운 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가령, 인도 플락샤대의 경우 세계 정상급 학자를 강사로 초빙한 후 줌을 통해 노출도를 높이고 더 많은 학생이 저명한 박사의 강연을 접할 기회를 열어줬다. 호주의 한 대학은 캠퍼스 내에서 떨어져 있는 학생들끼리 협력할 수 있는 공간 및 학생과 교수님이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을 열었으며, 서울대는 줌을 이용해 학사 일정을 맞추기도 했다. 이처럼 점점 더 많은 교육 활용 사례가 부상하고 있다.

다음은 의료 보건 산업이다. 팬데믹 이후 의료 분야에서는 서비스, 제도, 기관이 모두 변했다. 특히 원격의료는 팬데믹 시기에 중요한 요소였다. 싱가포르국립대에서는 줌을 통해 훨씬 더 많은 의사가 환자를 진찰할 수 있게 됐으며, 의료의 질이 높아졌다. 환자들 역시 더 저렴하게 의료 보건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원래 신흥국의 시골 지역에서는 대면 진찰을 받기 위해 2시간을 걸어야 하는 경우도, 이로 인해 일당을 못 받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원격의료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시민과 함께하는 방식도 개선됐다. 인도네시아 통신정보과학부는 줌을 활용해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한 세미나를 발족했는데 이 행사에는 50만 명의 인도네시아 시민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대형 콘퍼런스와 웨비나가 줌에서 열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했던 교육부의 반도체 관련 포럼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각국 정부도 영상 기반 회의를 통해 시민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더 많은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와 편리함,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는 새로운 기회를 살피고 있다. 이에 발맞춰 줌은 이들이 단위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단일 플랫폼을 만들었다. 영상과 채팅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 메커니즘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가상 환경 콘퍼런스룸을 구현하고, 줌 폰으로 목소리까지 연결될 수 있게 했다. 모든 플랫폼이 줌과 결합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소통과 협력의 미래를 새롭게 상상하도록 돕고, 직원과 고객들이 힘든 시기를 헤쳐 나가도록 도울 수 있길 바란다.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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