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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Interveiw: 정덕진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세일즈-마케팅 디지털 전환 위해선
채용-보상 등 조직 재구성부터

조윤경 | 344호 (2022년 0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비대면 회의, 프로세스 자동화와 같은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이전보다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 전통적인 조직 운영을 이어오던 기업까지도 디지털 전환을 숙제로 삼고 있는 가운데 세일즈, 마케팅 분야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되면 이 목표에 따라 직원들을 채용하고 교육하며 목표와 연계된 보상 체계를 설립해야 한다. 특히 한국 기업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에 비해 개인의 성과 보상 체계 확립이 미흡하다고 평가받는다. 글로벌 선진 기업이 되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와 실험, 도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 경기 침체를 야기하면서 불확실한 비즈니스 환경에 노출된 다수의 기업은 과거 특정 분야에서만 활용되던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과 같은 첨단 기술을 비즈니스의 여러 분야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디지털 도구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체감했고, 디지털화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으며 결과적으로 전 세계 시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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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선도형 비즈니스로 성장하기 위해 추구해야 할 경영 전략은 무엇일까? 세일즈, 마케팅 전략 연구 분야의 권위자인 정덕진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기업들이 세일즈 프로세스의 자동화(automation)를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이 자신이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기업 공통의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다. 기업의 목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 기업 구조, 사람 관리 등 기업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구체적인 목표 설정 없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지양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인재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보상 체계의 변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DBR가 정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공적인 세일즈, 마케팅 디지털 전환 전략에 대해 물었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기업들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2022년은 어떤 상황이라고 보나?

2022년은 본격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드는 시기다. 세일즈, 마케팅 측면에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강화가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감염병의 경계 단계가 조금 낮아진 지금도 미국에선 대부분의 기업이 프로젝트의 목적 등을 결정하는 제안요청서(Request for Proposal) 단계는 온라인 회의로 진행한다. 이 같은 디지털화는 거래 비용을 감소시킨다.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코로나19가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의 변화를 야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코로나 시대 이전부터 일부 글로벌 기업은 제품 및 서비스 생산부터 판매까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을 논의했으며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에 진입하며 비대면 거래가 일상이 돼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문화 공연 산업계의 경우 사람의 움직임을 디지털 시뮬레이션으로 정교하게 시현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 기간 중 온라인 콘서트를 열어 전 세계적으로 99만 명의 관람객을 모집한 BTS의 경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오프라인 콘서트와 온라인 콘서트를 병행하기 시작했다.1

결과적으로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모든 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모든 산업이 디지털 기반 시설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인재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기업들의 가장 큰 숙제 역시 디지털 전환인가?

그렇다. 디지털 세일즈 강화는 기업들이 맞닥뜨린 과제다. 디지털 세일즈란 e메일, 화상회의 등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해 현장 방문 없이 잠재 고객을 비대면으로 접촉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한 글로벌 채용 대행 기업의 경우, 올해 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TF 팀을 만들어 기업이 당면한 문제의 정의부터 세팅하며 전반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같이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시장 전략을 가진 기업들조차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일즈 프로세스의 자동화는 정확성과 일관성을 높여 기업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표1) 이때 효과적인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효과적인 프로세스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관리되기에 디지털화, 자동화 등 최첨단 기술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아이러니하게 사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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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마케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루기 위해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는가?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기업이 자신들이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outcome of interest)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은 명확할수록 좋다. ‘내 분야에서 1등이 되고 싶다’라는 추상적인 목표는 모호하기 때문에 기업의 구성원들에게 가야 할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의 경우, ‘특정 기간 내에 매출 몇 % 달성’과 같이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대기업의 경우 ‘판매의 품질(quality of sales), 즉 수익을 몇 % 상승 시키자’가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개의 목표는 엄연히 다르다.

목표를 설정했다면 기업이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전반적인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때, 상기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process)의 수립이 필요하다. 얼핏 간단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매우 복잡한 문제다. 매출 향상이 목표라면 이에 따른 과정은 ‘어떤 소비자라도 상관없이 내 고객으로 유입시키는 방법’을 구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일즈 프로세스의 초반 단계인 잠재 고객 발굴이 세일즈 프로세스의 주요 과정에 포함된다. 반면 수익 증대가 목표라면 ‘수익성 있는 고객의 판별’이 중요하므로 세일즈 프로세스의 중간 단계 과정을 잘 수행하는 기업일 수록 이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성공한 기업들은 원하는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자한다.

적절한 과정이 수립되면 그 후 해당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이 요소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기업의 통합적 혁신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고객 분류, 직원 보상, 직원 채용 및 교육, 기업 내부 구조의 변화 및 기업 문화 등이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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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기업의 사례가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경우,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세 번째 CEO인 사티아 나델라가 취임하면서 빌 게이츠 시절의 ‘컴퓨터 우선’에서 ‘모바일과 클라우드 우선’으로 기업 방향성을 혁신하겠다고 발표했다.

목표가 변화하면 고객의 중요도를 평가하는 지표도 변화해야 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의 규모(직원 수)에 따라 고객의 중요성을 분류하고 중요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필드 세일즈, 즉 대면으로 고객을 관리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고객의 규모가 고객 분류의 중요 핵심 지표로 활용됐던 이유는 그 기업의 목표가 ‘제품 판매 증대’였기 때문이다. 직원 수가 많아야 소프트웨어의 판매 개수가 절대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기업이 전략적 목표를 ‘클라우드 사용량 증대’로 수정했고, 이에 따라 고객사의 규모는 더 이상 고객의 중요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없었다. 클라우드 소비량과 고객사의 직원 수 간 관계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클라우드 세상에서는 오히려 고객사의 직원 수가 적더라도 직원 수 대비 클라우드 소비량이 많을 수 있다. 또한 고객사의 고객들이 클라우드 소비를 많이 할 수 있는 서비스의 경우, 잠재적 클라우드 소비량이 더 증가할 수 있지 않겠는가.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의 중요도를 클라우드 소비량에 근거해 재분류하고 이에 따라 대면으로 고객을 관리해야 하는 고객사를 재정의했다. 또한 클라우드 소비량을 증대시키자는 목표하에 전반적으로 기업을 혁신했다. 직원 보상, 직원 채용 및 교육, 기업 구조 및 문화 등이 모두 포함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는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와 관련된 기업의 전반적인 체계들이 모두 변화해야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던 마이크로소프트를 다시 성공의 가도를 달릴 수 있게 하는 추진력을 제공했다.

DBR mini box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 모델

정덕진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세일즈 모델 전략에 대해 기고한 바 있다.i ii

‘컴퓨터 우선’을 추구하던 시절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온프레미스(on-premises, 고객이 구축한 전산 시스템에 제품을 직접 설치하는 형태의 제품 라이선스를 판매)에 기초한 거래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때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제품 라이선스를 구매한 후 사용하다가 신기술이 포함된 제품이 출시될 경우 재구매했다. 따라서 대다수의 세일즈 직원은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는 동안 시장의 고객들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적었고 신제품이 출시될 때에만 자사의 신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모바일과 클라우드 시대로 접어들면서 라이선스 판매에 따른 CAPEX 모델에서 고객이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한 만큼 매출이 발생하는 형태의 OPEX 모델로 제품 및 서비스가 변화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들이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했다.

또한 이미 아마존, 애플과 같은 주요 경쟁자가 선점한 모바일•클라우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그 경쟁 우위를 가지기 위해서는 제품 및 서비스의 우수성뿐 아니라 새로운 판매 전략이 필요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제품 서비스를 판매하는 경우, 대부분 현장에서 직접 고객을 만나 설득의 과정을 거치는 필드 세일즈(현장 세일즈) 방식을 채택했다. 기업 고객의 경우, 일반 소비자에 비해 의사결정이 복잡하고 구매 단위가 크기 때문에 맞춤형 판매 전략을 통한 오랜 설득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전통적인 방식의 필드 세일즈를 이용해 기업 고객을 유인하고 관리했다.

그러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주요 시장을 새로 설정하고, 해당 시장에서 주력 고객인 글로벌 대기업에는 필드 세일즈를, 그 외의 중소 고객들에는 디지털 세일즈 방식을 채택해 전통적인 필드 세일즈 중심의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세일즈 역량을 강화했다. 디지털 세일즈는 클라우드 사용량 증대량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인 고객의 지속적 구매를 촉진시키는 데도 도움을 줬다. 또한 기술 역량을 가진 인재들을 신규 채용하고 새로운 세일즈 부서를 신설해 역할을 세분화했으며 직원들의 보상 체계도 이에 적합한 방식으로 변화시켰다. 마지막으로 기업 목표에 부합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고자 꾸준히 노력 중이다.

경영진이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목표치’인가?

그렇다. 기업들은 대체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보다 과정의 변화에 더 주목한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겠다, 또는 다른 기업들이 모두다 변화하니까 나도 디지털 기반 시설에 투자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과정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지 목표 자체는 불투명한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디지털 기반 시설을 잘 갖췄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맞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실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일즈/마케팅 담당자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졌나?

세일즈/마케팅 담당자에게 요구되는 역량 역시 기업이 설정한 구체적인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즈니스 모델에선 세일즈 담당자의 판매 스킬이 중요했다. 규모가 큰 고객사와 계약을 따내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맞춘 인재 채용과 교육이 우선시됐다.

반면 클라우드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에선 절대적인 고객사의 규모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들이 우리 서비스를 더 이용하게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세일즈 담당자에겐 판매 스킬뿐 아니라 기술적 지식 및 능력이 요구되며 고객이 지속적으로 다량의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고객과의 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또한 고객사의 서비스를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강화할 수 있게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도 세일즈 담당자의 역할이 됐다. 즉, 세일즈 담당자의 역할이 기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컨설턴트 역할까지 수행하는 것으로 변화한 것이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공학 전공자를 세일즈 부서에 채용해 새롭게 기술 세일즈 직원들로 구성된 부서를 신설했다. 이런 세일즈 담당자들의 몸값은 현재 어마어마하다. 이들은 구글, 애플, 아마존으로 이직하며 몸값을 더욱 올리고 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프로세스 변화 요소로 ‘직원에 대한 보상’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기업의 목표가 명확히 설정되면 이 목표에 따른 직원 보상 체계도 변화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예를 다시 생각해보자.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는 ‘제품 판매 증대’에서 ‘클라우드 소비량 증대’로 목표가 변화했다. 과거 직원들은 제품 매출에 따라 보상을 받았다. 그런데 목표가 변화했는데 여전히 매출에 따라 직원들에게 보상을 주게 되면 클라우드 소비량 증대라는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것인가? 그렇지 않다. 클라우드 소비량 증대에서 핵심은 지속적인 고객 관리에 있다. 제품 판매와 무관하게 지속적인 고객 관리를 하는 직원들에게 보상을 줘야 클라우드 소비량 증대라는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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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글로벌 기업은 보상 체계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우리 기업의 목표와 적합한 보상 체계가 무엇인지 고민한다. 이를 위해 어마어마한 투자도 진행한다. 특정 기업에 효과적인 보상 체계가 다른 기업에서는 효과가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보상 체계가 복잡한 이유는 보상 방식에 따라 직원들의 동기부여가 상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기와 관련된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동기는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와 ‘외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로 구분된다. 내적 동기란 ‘자발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와 관련되며, 외적 동기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심리적 기저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기업의 보상 체계는 기업 구성원들의 외적 동기를 향상시키는 관리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다수의 글로벌 기업은 직원별로 고정 급여 이외에 변동 급여, 팀별 성과급, 연말 보너스, 복지 제도 등 다양한 보상 체계를 수립하고 보상 지급 방식의 변화를 실험한다. 미국의 경우 일부 SaaS, 자동차 분야 등의 세일즈 담당자에게 100% 개인 변동 급여를 적용하기도 한다.

한국에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할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보상 체계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다양한 보상 체계를 도입한 기업들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나 개인 변동 급여 부분에서 국내 기업의 논의가 부족한 것 같다. 한국의 경우 팀 성과급 보상이 일반적이다.

현재 국내의 MZ세대는 개인의 이익과 공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한 만큼 기업이 그에 따른 보상을 줘야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이다. 그러나 공정성은 사람마다 다르게 지각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별로, 기업 구성원별로 ‘공정하게 지각할 수 있게’ 기업 구성원의 고정 급여와 변동 급여의 적절한 밸런스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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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체계를 변화시켜 성과를 본 기업 사례가 있는지?

유럽의 경우, 과거 한국처럼 보상 체계에서 개인 변동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으나 점차 변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한 스웨덴 전자기기 유통업체와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의 세일즈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보상 체계 지급 방식의 변화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실제로 이 실험에 참여한 세일즈 담당자들은 이것이 실험이라고 인지하지 않았으며 기업이 새롭게 도입하는 보상 체계라고 알고 있었다. 이때 직원들에게 보상으로 전달되는 비용은 유사하나 보상을 전달하는 방식의 주기(frequency)에 변화를 줬다. 결과적으로, 새로 도입된 짧은 주기의 보상 지급 방식 도입 후 세일즈 매출이 상당히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유통 업체는 매출 변동성이 크지 않은 산업이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는 매우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보상의 지급 방식에만 변화를 줘도 결과가 달라지는데 보상 체계에 전반적인 변화를 시도하면 얼마나 더 다양한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인가?

아직까지 국내엔 세일즈, 마케팅 성과를 위해 보상이나 교육, 조직 체계를 변화시키는 데 주저하는 기업이 많다.

15년 전 내가 예일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때만 해도 한국 제품은 주력 판매 상품이 아니었다. 그 당시를 회상해보면 매장에서 고객의 발길이나 시선이 자주 머무는 주요 공간인 고급 유통 매장(Premium retail space)에는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과 같은 일본 제품들이 배치돼 있었고 종종 한국 제품들이 보였으나 구석진 공간에 진열돼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현재 미국 대부분 전자제품 매장의 고급 유통 매장에는 LG와 삼성의 제품들로 가득하고 이들 브랜드의 전시관이 따로 설치돼 있는 경우도 있다.

불과 15년 만에 이렇게 세계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도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국내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자신들의 제품•서비스의 품질과 기술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으로 성장했다. G7 회의에 2번 연속으로 초대됐고, 전 세계 GDP 순위 기준 10위권에 도달해 경제 강국이 됐으며, 군사 강국으로 도약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문화산업의 경우 오징어게임과 같은 한국의 콘텐츠가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BTS는 전 세계 주요 음악 차트를 석권하며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대한민국 정부와 각 산업의 경제 주체들, 그리고 모든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코로나19를 잘 대처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큰 자부심을 느낀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중요한 화두는 기업들이 얼마나 코로나를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시장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냐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넥스트 스텝(Next Step)을 밟아야 한다. 이때, 경제 활동 측면에서 경제 주체자들이 개인의 능력과 업무량에 따라 공정하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체계화된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2

기업들이 과거에 사람을 관리하던 방식으로 현시대에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환경이 바뀌고 사람이 변화하면 이에 맞춰 기업도 성장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은 이미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 이 기업들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유발할 수 있는 보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내 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보상 체계의 변화가 필연적이다. 이에 대한 투자와 실험을 진행하고 적합한 보상 체계를 찾는 기업이 차세대 선도 기업이 될 것이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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