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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5. ESG 성과, 경영자 보상에 연동하는 법

탄소배출 감소 등 ESG 세부 목표
경영자 보상 계약에 연동해야 효과

김진욱 | 322호 (2021년 0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ESG 역량 내재화를 위해선 ESG 성과를 경영자 보상에 연동해 경영자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ESG를 실천하도록 유인해야 한다. ESG 성과를 경영자 보상에 반영하고자 하는 기업은 외부 지표와 내부 지표를 적절히 활용하고 ESG 성취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성과 예측이 안정적이거나 ESG 점수가 낮은 기업들은 사전적 연동 계약이, 변동성이 높은 기업들은 사후적 연동 계약이 효과적이다. 경영자들의 ESG 목표를 장기적인 재무 성과와 일치시켜야 하고 경영자들의 ESG 성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이사회의 권한이 필요하다.



기업들의 ESG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재무적 성과에만 집중하는 숫자 주도의 기업 문화가 기업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엔론(Enron)1 및 월드컴(WorldCom)2 의 회계 스캔들과 독일 폴크스바겐(Volkswagenwerk)의 디젤 게이트 3 등이 재무적 성과에 함몰된 기업 문화가 낳은 폐해와 위험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기업들이 ESG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5년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4 가 ‘세계 최고의 CEO 100인’ 중 1위로 선정한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의 CEO, 라스 소렌슨(Lars Rebien Sørensen)은 ESG를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사회와 환경 이슈가 장기적으로 재무적인 이슈가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이 ESG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를 경영자 보상 이슈와 연계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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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내재화를 위한 ‘ESG 성과 연동-경영자 보상’

ESG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해야 할 이슈이기에 기업이 ESG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장기 경영 전략에 ESG가 반영돼야 한다.

단순히 ESG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운영 부서들, 즉 IR 부서, CSR 부서 등이 기존의 활동에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정도로는 단기적인 지표 관리에 그칠 뿐 ESG 경영을 내재화할 수 없다. 기업 수준에서 ESG가 반영된 장기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그 전략하에 단계적으로 실제적인 운영의 변화를 도출해야 한다. 따라서 ESG 역량 강화의 첫걸음은 최고경영자의 효용함수에 ESG 성과를 내재화하는 것이다. 경제 주체로서 경영자는 개인의 효용을 극대화하려 하는데 경영자의 경제적 효용은 대부분 그의 보상에 묶여 있다. 경영자 보상의 목적은 경영자의 행동 유인을 기업의 목적과 일치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경영자 보상 계약에서 사용되는 성과지표들은 기업의 전략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즉, ESG 역량을 강화하려는 장기 경영 전략을 세운 기업은 경영자 보상 계약에 ESG 성과를 연동해야 한다.

‘기업이 지속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경영자에 대한 보상을 탄소 배출 감소, 에너지 사용 감소와 같은 목표 달성과 직접적으로 연동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목표들은 경영자의 우선순위 목록에서 저 아래에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 휴 웰시(Hugh Welsh), DSM 북미 사업부 사장

심리학 및 경제학의 선행 연구들은 개인을 ‘하이퍼볼릭 디스카운터(hyperbolic discounter)’라 부르는데, 이는 개인이 과도하게 ‘현재’에 집착하며 장기적 보상이 훨씬 더 큰 경우에도 단기 보상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경영자의 경우, 경력 관리(career concern), 단기 보상 조항, 애널리스트들의 분기 이익 예측에 따른 압박 등으로 단기 성과에 대한 선호가 더욱 커지게 된다. 따라서 경영자는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희생하더라도 단기 성과를 높이려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진행해야 하는 ESG 경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에 적합한 인센티브를 경영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

경영자 보상 계약에 ESG 성과를 연동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사회는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경영자의 경영 활동을 감시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사회(그중에서도 보상위원회)는 경영자에 대한 보상 정책 및 보상 프로그램을 설정, 구현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사회는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기업 성과를 촉진하는 동시에 위험을 완화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키도록 경영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보상 정책을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 이사회는 경영자의 행동 유인을 기업의 장기 전략과 일치하도록 경영자 보상 계약에 ESG 성과를 연동해야 하는 것이다.

‘엑셀에너지(Xcel Energy)’는 미국 미네소타주에 본사를 두고 8개 주에서 330만 고객에게 전기를, 180만 고객에게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에너지 공급 업체다. 엑셀에너지의 경영자 보상은 기본급(base salary), 연간 인센티브(annual incentive plan) 및 장기 인센티브(long-term incentive)로 구성돼 있다. 기본급은 보상위원회가 산업 내 경쟁사들의 경영자 보상 중간값을 고려해 책정된 정규 급여이며 고정 금액이다. 반면 연간 인센티브와 장기 인센티브는 경영 성과에 따라 그 금액이 달라진다. 대략적으로 총보수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장기 인센티브는 재무 성과인 총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 Return), ESG 성과지표의 하나인 탄소배출 감소율, 경영자의 지속적 재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엑셀에너지의 연간 인센티브에는 고객 만족, 고정운전유지비(operation and main-tenance expense)의 관리를 통한 요율 안정화, 직원 안전, 지역사회 안전 등과 같은 ESG 지표들이 반영돼 있다. 엑셀에너지의 주주총회 안건 통고문(proxy statement)은 해당 기준들이 기업의 운영 우선순위에 근거해 기업 가치를 위협할 수 있는 단기 관점의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설정됐다는 설명을 포함하고 있다. 엑셀에너지의 적극적인 ESG 행보는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CEO인 벤 포우크는 “힘든 시기에 고객의 안전과 직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의 가치”라고 밝히며 “비상시기에 전기 혹은 가스 요금을 연체하는 고객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것이며 이들 고객에게 현실적인 대금 결제 방안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고객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기업이? 어떤 기업들이?

그렇다면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이 경영자 보상 계약에서 ESG 성과를 반영하고 있을까? 그리고 ESG를 반영하는 경영자 보상 계약은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까? 미국 보스턴대 등 공동 연구팀 5 은 ESG/CSR6 성과를 반영하는 경영자 보상 계약(이하 ESG/CSR 연동 계약)의 유효성과 영향력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S&P 500 기업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한 주주총회 안건 통고문을 수집해 기업들의 보상 계약에서 ESG/CSR 지표들이 성과 지표로 사용됐는지 살펴봤다.

실증 분석 결과, 2004∼2013년 사이 평균적으로 S&P 500 기업들의 24%가 경영자 보상 계약에서 ESG/CSR 지표를 반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ESG/CSR 연동 계약은 광산, 석유 추출, 수송과 같은 배출집약적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2004년에는 S&P 500 기업 중 12%만이 ESG/CSR 연동 계약을 사용했던 반면 2013년에는 그 비율이 37%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비약적인 증가 추세가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ESG/CSR 연동 계약을 도입한 기업은 장기지향성이 크게 증가했으며, 기업 가치(자산의 시장가치를 장부 금액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가 3.1%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사회 및 환경 성과에 근거한 인센티브의 제공이 경영자를 장기적 성과로 향하게 만들었으며, 기업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들을 포기하지 않게 됨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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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 탄탄한 기업일수록 ESG/CSR 연동계약 적극 활용해

미국 노스웨스턴대 등 공동 연구팀i 은 기업지배구조에 따라 ESG/CSR 연동 계약 도입 여부가 달라지는지 연구했다. 선행 연구들은 이사회 구성원의 재임 기간이 짧을수록, 그리고 CEO 취임 전 임명된 임원의 비율이 높을수록 이사회의 독립성이 높아 지배구조가 좋은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경영자의 의사결정과 경영 활동을 감시할 동기와 능력을 모두 가진 기관투자가가 많을수록 지배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반면 경영자가 기업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경우나 경영자가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할 경우에는 이사회의 감시 기능이 약화돼 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것으로 분류된다.

2013년 S&P 500 기업별 보수총액 상위 5명의 경영자 표본을 실증 분석한 결과, ESG/CSR 연동 계약은 이사들의 평균 재임 기간과 음(-)의 관계를 가지는 한편 CEO 취임 전 임명된 이사의 비율 및 기관투자가의 숫자와는 양(+)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좋은 기업지배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ESG/CSR 연동 계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반면 경영자의 지분 및 경영자의 이사회 겸임 여부는 ESG/CSR 연동 계약과 음(-)의 관계를 가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기업지배구조가 약한 기업에서는 경영자 보상 계약에서 ESG/CSR 성과가 연동되지 않는 것을 나타낸다.

구체적으로, 이사의 평균 재임 기간이 1년 증가하면 보상 계약의 ESG/CSR 반영 가능성은 7% 낮아진다. CEO 취임 전 임명된 임원의 비율이 한 표준편차만큼 증가하면 ESG/CSR 반영 가능성은 13% 높아지며, 기관투자가의 수가 하나 증가하면 ESG/CSR 반영 가능성은 8%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경영자 지분이 한 표준편차만큼 증가하게 되거나 경영자가 이사회 구성원일 경우 경영자 보상 계약의 CSR 반영 가능성은 각각 8%와 19%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SG/CSR 연동 계약의 도입은 KLD 지표7 로 측정된 CSR 성과를 5.2%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CSR 성과의 증가는 자연환경 및 지역사회와 관련된 활동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최근 소셜미디어의 유행과 주주행동주의에 따른 지속가능 성장에 대한 요구에 대해 이사회에서 경영자가 자연환경과 지역사회에 공헌하도록 유도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자연환경과 지역사회와 관련된 구체적인 ESG/CSR 활동은 가스배출의 감소와 친환경 특허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ESG/CSR 연동 계약의 도입은 독성 가중 평균 배출량을 8.7% 감소시켰으며 전체 특허 중 친환경 특허의 비율은 2.8% 증가시켰다. 연구팀은 ESG/CSR 연동 계약이 현저하게 늘어난 것은 기업지배구조에서 새로운 현상임을 알게 됐다. 또한 ESG/CSR 연동 계약이 경영자들에게 장기적 시각을 제공해 경영자가 ESG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지배구조를 향상시킨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전력 회사 AES Corp과 미국의 산업용 가스 회사 에어 프로덕츠 앤드 케미컬스(Air Products and Chemicals, Inc), 두 기업 모두 ESG 연동 계약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ESG 연동 계약에는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표 2]에서 보듯 AES Corp는 각각의 ESG 활동이 경영자의 보상에 얼마만큼 영향을 주는지 사전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반면 에어 프로덕츠 앤드 케미컬스의 보상 계약은 ESG 성과에 따른 보상 비율 또는 보상 금액을 사전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며 사후적으로 보상위원회의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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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기업들은 사전적이며 객관적인 ESG 연동 계약을 도입한 반면 다른 기업들은 사후적이며 주관적인 ESG 연동 계약을 제시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등 공동 연구팀 8 은 사후적 평가가 더 적합한 기업 상황에 주목했다.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성과가 경영자의 노력을 확인하기에 불완전한 지표이거나 성과 달성과 관련된 정보를 사전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주관적인 사후 평가가 경영자에게 더 효과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연구팀은 어떤 기업들이 사후적 ESG/CSR 연동 계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런 계약을 도입한 기업들의 ESG/CSR 성과는 어떻게 변화됐는지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S&P 500 기업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주주총회 안건 통고문을 샅샅이 훑어 표본을 구축했다. 분석 결과, ESG/CSR 연동 계약을 도입한 기업의 66%가 사후적 연동 계약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높은 변동성 때문에 회계이익 및 주가가 경영 성과의 지표로 사용되기에 노이즈9 가 높은 기업일수록 사후적 ESG/CSR 연동 계약을 도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성장 기회가 많은 기업도 사후적 ESG/CSR 연동 계약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전적으로 성과 예측이 어려운 기업들에서 경영자의 노력과 성과를 평가함에 있어 이사회에 많은 자유 재량을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사전적 연동 계약을 사용하는 기업은 표본의 34%에 해당했다. 구체적으로 회계 이익의 변동성이 낮거나 성장 기회가 많지 않은 기업일수록 사전적 ESG/CSR 연동 계약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성과 예측이 보다 안정적인 기업들은 사전적 계약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경영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또 평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 ESG/CSR 점수가 높은 기업들도 사전적 ESG/CSR 연동 계약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적 및 사후적 ESG/CSR 연동 계약의 결과는 어땠을까? 사후적 연동 계약은 변동성이 높거나 이사회 독립성이 높은 기업들에서만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적 연동 계약이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관적 평가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가공하고 경영자의 활동을 감독할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과 권한이 이사회에 주어져야 한다. 한편 사전적 연동 계약은 기존 ESG/CSR 점수가 낮은 기업들에 유익한 것으로 확인됐다. ESG 성과가 경영자의 보상에 구체적으로 얼마만큼 영향을 주는지 사전적으로 제시되는 경우 경영자가 보다 강력한 동기를 가지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ESG/CSR 지표가 개선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ESG-경영자 성과’를 연동하려는 기업을 위한 제언

경영자 보상에 ESG를 연동하려는 기업들은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 첫째, ESG 연동 보상 계약을 도입하는 시점에 경영자의 성과를 평가할 ESG 지표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기업이 선택 가능한 ESG 지표는 크게 (1) 제3자 표준의 외부 지표와 (2) 내부 지표로 구분할 수 있다. 외부 지표는 타 기업과의 비교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당 기업의 특성과 기업이 속한 산업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한편 기업이 내부적으로 개발한 지표를 사용하는 경우 타 기업과의 비교 가능성이 낮으며 조작 및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는 비난을 받을 위험이 있다. 업종과 관련된 이슈, 주요 이해관계자 등에 따라 지표를 설계해야만 ESG 평가 결과에 대한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둘째, ESG 연동 보상 계약은 ESG 활동의 성취를 구체적인 목표, 즉 마일스톤으로 제시해야 한다. ‘ESG 연동 성과급을 받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여성 비율을 ‘20%’ 이상 유지해야 한다’와 같이 구체적인 목표가 명시될 때 효과적으로 경영자를 동기부여할 수 있다. 목표치는 범위(예: 전자폐기물 감소율 5∼10%), 최소(예: 이사회 여성 비율 20% 이상), 최대(예: CO2 배출 증가율 5% 이내) 등의 형식으로 제시할 수 있다. 단, 구체적인 목표치 제시를 통한 동기부여는 ESG 성과가 예측 가능하며 경영자가 관리 가능한 경우에만 효과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셋째, 사전적 혹은 사후적 ESG 연동 계약을 도입할 것인지 숙고해야 한다. 즉, 경영자 보상 계약이 ESG 활동의 성취에 어느 정도 연동되는지를 사전적으로 정의할 것인지, 아니면 사후적으로 보상위원회의 재량에 따라 결정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다양성 관련 성과는 보너스의 10%를 결정한다’와 같은 사전적 ESG 연동 계약은 성과 예측이 안정적이거나 ESG 점수가 낮은 기업들에서 효과적이다. 이들 기업은 사전적 ESG 연동 계약을 통해 효과적으로 경영자에게 동기를 부여해 ESG 지표를 개선할 수 있다. 한편 변동성이 높거나 성장 기회가 많아 사전적으로 성과 예측이 어려운 기업들은 사후적 ESG 연동 계약을 고려해야 한다. 단, 사후적 연동 계약이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넷째, 장기적 재무 성과에 대한 보상 체계는 계속 유지하며 ESG 목표 달성을 장려하는 보상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ESG 연동 계약은 기업의 장기적 재무 성과와 일치하는 지속가능성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만약 경영자가 직원, 주주 혹은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그릇된 인센티브를 가지도록 유도하는 목표가 도입될 경우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위협할 수 있는 ESG 목표 설정은 ESG 성과 추구의 유용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ESG에 대한 경영자의 성과를 정확하게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데 필요한 내부 보고 자원 및 기능을 갖춰야 한다. ESG 성과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사회에게 경영진을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주관적인 성과 평가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과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 이때, 경영자에 대해 독립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사외이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이사회가 필요로 하는 정보 수집을 보조하는 내부 부서 및 내부 통제의 역할도 중요하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와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를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세무회계학회 부회장, 세무회계연구 편집위원장, 금융감독원 재무공시 선진화 TF 위원, 국가회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조세 회피다.
  • 김진욱 김진욱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및 기획재정부 공기업 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인수합병(M&A)이다.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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