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결합 디지털 플랫폼(tethered digital platform)이란 기업의 제품이 사용자와 제3의 사업자 간 디지털 교환 활동을 촉발하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플랫폼의 범위와 경쟁력이 제품에 결부돼 있기 때문에 ‘결합’이고, 플랫폼의 가치가 센서 데이터를 통해 창출되기 때문에 ‘디지털’이며, 사용자와 제3의 사업자 간 정보 교환이 벌어지므로 ‘플랫폼’이다. 레거시 기업이 결합 디지털 플랫폼으로서 성공하려면 제품이 생성하는 센서 데이터의 세 가지 속성인 범위, 고유성, 통제 가능성을 최적화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이 세 가지 속성을 기본 틀로 완전형, 지원형, 협력형, 하이브리드형이라는 네 가지 중 기업에 가장 적합한 플랫폼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0년 여름 호에 실린 ‘How Legacy Businesses Can Compete in the Sharing Economy’를 번역한 것입니다. |
플랫폼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다양한 사용자 집단을 이어주는 역동적인 생태계를 가리킨다. 기사와 승객을 이어주는 우버, 집주인과 임차인을 이어주는 에어비앤비, 검색자와 광고주를 이어주는 구글,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알리바바, 친목 집단과 앱 개발자를 이어주는 페이스북처럼 말이다. 이런 디지털 플랫폼들이 전례 없는 가치를 창출하자 그간 생산과 판매 중심의 가치사슬을 바탕으로 산업을 독점해 온 레거시 기업들의 미래에는 어둠이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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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도 기성 기업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해 공유경제의 흐름에 올라탄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센서 관련 기술의 등장은 이런 현실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음성 인식 기술이 탑재돼 있어 운전 중에 아마존 알렉사로 커피를 주문할 수 있는 포드 자동차를 생각해보자. 포드자동차는 날씨, 교통, 위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량이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에 도착할 시간에 딱 맞춰 주문을 넣는다. 그러면 운전자는 번거롭게 기다리지 않고 바로 커피를 픽업할 수 있다. 게다가 운전자의 모바일 결제 정보가 담긴 포드패스(FordPass) 앱은 자동으로 거래까지 완료해준다.
이런 종합적인 서비스는 전통적인 방식과 다른 두 가지의 큰 변화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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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레거시 기업(포드)이 소비자, 그리고 가치사슬 밖에 있는 제3의 사업자(스타벅스, 아마존, 은행, 앱 개발자 등)들로 구성된 새로운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있다. 이런 소비 생태계는 상품이 판매된 이후, 그 상품이 사용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센서 데이터들이 결합하면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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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생태계는 생산 및 판매와 직접 관련된 이들이 가치사슬 내 결합(원자재 공급, R&D, 제조, 조립, 유통 등)을 통해 만드는 생산 생태계와 성격부터 다르다. 기성 기업들은 대개 생산 생태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가치사슬 안에서 스카트 커넥티드 제품을 사용해 조립 프로세스나 고객 관계 관리, 애프터서비스 등을 개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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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기업에 소비 생태계는 낯선 영역이다. 그리고 이미 판매된 제품을 추적하고 가치사슬 밖에 있는 관계자들과 센서 데이터를 공유하는 소비 생태계는 이전과는 다른 역량을 필요로 한다.
두 번째 변화는 레거시 기업의 새로운 소비 생태계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가령, 포드자동차가 커피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운전자와 제3의 서비스 공급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데이터 교환을 관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포드는 제품의 생산자 및 판매자 역할을 뛰어넘어 플랫폼의 창조자이자 통제자가 된다.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던 많은 기업에 플랫폼 운영은 생소한 일이다. 하지만 그에 따르는 기회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은 향후 몇 년간 200억∼500억 개의 스마트 기기와 상품들을 연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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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비 생태계를 창조하고 플랫폼 경쟁을 위한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들은 제품이 사용자와 제3의 사업자 간 디지털 정보 교환을 촉발하는 플랫폼을 ‘결합 디지털 플랫폼(tethered digital platform)’이라 부른다. 플랫폼의 범위와 경쟁력이 제품에 결부돼 있기 때문에 ‘결합’이고, 플랫폼의 가치가 센서 데이터를 통해 창출되기 때문에 ‘디지털’이며, 제품 사용자와 제3의 사업자 간 교환 활동이 벌어지므로 ‘플랫폼’이다. (본 기사에서 말하는 제품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칭한다.)
그럼 기존 기업들은 이렇게 질문할지도 모른다. “우리의 제품도 플랫폼 사업에 적합할까요? 어떻게 하면 적합하게 만들 수 있죠? 어떤 플랫폼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이 글은 관리자들이 그런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기본 틀을 제공한다. 필자들의 가정은 다음과 같다. 레거시 기업들은 그들의 제품만이 아니라 그 제품이 생성하는 데이터를 가지고도 경쟁할 수 있다. 이어 이 글은 결합 디지털 플랫폼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이 무엇인지, 관리자들은 어떻게 회사가 보유한 센서 데이터의 가치를 산정하는지, 어떻게 하면 이 플랫폼 세상에서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어떻게 효과적인 플랫폼 전략을 수립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