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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식음료 ODM의 선두주자 ‘흥국F&B’의 변신

신생 스타트업 손잡고 ‘기브 & 테이크’
신규 포트폴리오 확보 등 상생 모델 결실

김윤진 | 294호 (2020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스타벅스 등 유명 카페 프랜차이즈에 과일 착즙 음료 베이스를 납품하며 20%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누리던 중견 식품 ODM사 흥국F&B는 2015년 상장 직후 거래처 이탈, 시장 경쟁 격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진통을 겪었다. 이에 회사는 B2B 위주 사업 구조, 과일 액상에 편중된 제품 포트폴리오, 마케팅 역량 부재, 대형 거래처 의존 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생 스타트업들과 손을 잡았다. 흥국F&B가 이 같은 협업으로 신규 포트폴리오 확보, 마케팅 역량 강화, 유망 거래처 선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까닭은 파트너와 기브 앤드 테이크(Give and Take)가 확실한 상생 모델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업계 ODM 선두주자로서 회사의 강점인 1) 빠른 의사결정 속도 2) 다품종 소량 생산 기반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 3) 철저한 IP 보호 등을 살려 대기업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이점을 발휘했다.

2018년 2월,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파는 식품 스타트업 ‘라라스윗’의 민찬홍 대표는 패닉에 빠졌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서 1억1500만 원 모금에 성공하고 당장 3500명에게 제품을 배송해야 하는데 공장의 기계가 갑자기 멈춰 선 것이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영세한 공장 설비를 빌려 간신히 주문량을 소화하고 있던 민 대표에게 이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한 ‘플랜B’는 없었다. 일단 부랴부랴 “배송이 2∼3주간 지연됐다. 모든 방법을 시도해보았으나 어떤 방법으로도 현 공장에서는 해결이 불가하다”고 공지하고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했으나 2주 안에 상황을 반전시킬 묘안이 보이지 않았다. 촉박한 일정에 맞춰 신제품을 양산해줄 공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품을 믿고 후원해준 소비자와의 약속을 저버리진 않을까 발만 동동 구르던 그때, 민 대표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2주 안에 생산해주겠다”는 구원의 손길이었다. 흥국에프엔비(이하 흥국F&B)라는 식음료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및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업체가 와디즈에서 라라스윗의 배송 지연 공지를 발견하고는 민 대표의 전화번호를 수소문해 연락해 온 것이었다. 전화를 받은 민 대표는 그 즉시 아이스크림 시제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택시를 잡아 흥국F&B 본사로 향했다. 이후 전 과정은 눈 깜짝할 새 진행됐다. 제품 배합, 설비라인 조정, 식약처 신고 등이 속전속결로 이뤄지면서 1주 만에 초도생산이 시작됐고, 그다음 주 생산이 완료되면서 라라스윗은 레서피 그대로 약속한 기한 내 아이스크림을 고객 문 앞에 배달했다.

도대체 왜 대형 거래처를 주로 상대하던 식음료 ODM 업체 흥국F&B가 갑자기 일면식도 없던 신생 스타트업에 손을 내민 것일까. 흥국F&B는 스타벅스, 이디야, 할리스, 투썸플레이스, 파리바게뜨 같은 카페 프랜차이즈와 개인 점주를 상대로 에이드용 과일 농축액, 커피, 빙수 등의 원자재를 생산해 납품하는 중견 기업이다. 여러 고객사 요구에 맞춘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과 다양한 품목에 대응할 수 있는 설비가 이 회사의 경쟁력이다. 그런데 최신 생산기술과 B2B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2015년 코스닥시장에 상장까지 한 흥국F&B가 최근 2∼3년 동안 기존 사업 모델과 무관한 식품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일명 ‘라라스윗 구하기’ 프로젝트의 경우 흥국F&B의 창업자인 박철범 대표, R&D센터장 겸 생산본부장이던 신동건 상무, 전략기획실 여직원이 각자 와디즈를 모니터링하다가 라라스윗이 위기에 빠졌다는 걸 알게 됐고, 이심전심으로 협업을 제안하기로 결정했다. 신생 업체와의 협업이 단순히 위기에 처한 초기 창업가들을 도와주는 회사의 자선 활동이 아니라 흥국F&B 입장에서도 ‘탐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흥국F&B가 이 같은 기회에 왜 눈독을 들이는 건지, 스타트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어떤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는지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이 회사의 동반 성장 전략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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