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쉐이크쉑, 블루보틀 같은 F&B 브랜드의 성공적인 국내 진출, 배스킨라빈스 심슨 매장의 인기, 세포라의 O4O 혁신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오프라인 스토어의 성공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고급 품질의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함으로써 고급스러움과 실용적인 가치 사이에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만들었다.
2. 알록달록한 버거, 섬세한 커피 향기, 예뻐 보이는 얼굴 등 고객이 느끼고 싶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브랜드 경험을 공간에 녹였다.
3. 최신 디지털 솔루션을 활용하면서도 오프라인의 본질적 존재 의미, 인간적인 아날로그적 감성과 고객의 자율성을 공간에 반영했다.
딜리버리, 당일 배송, 익일 새벽 배송, 푸드테크 발전 등으로 외식 산업에서도 e-커머스 시장의 확대와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손가락 하나로 샐러드에서 삼겹살까지 모든 종류의 음식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주문할 수 있고 빅데이터와 커스터마이제이션(customization) 데이터를 통해 식료품 배송이 몇 시간 내로 단축됐다. 필자도 사라진 집 앞 대형 슈퍼를 대신해 ‘기가 지니(KT의 AI 스피커)’를 이용해 음성으로 롯데마트에서 장을 본다. 음성과 손가락 몇 번으로 식료품을 주문하고 4시간 안에 집 앞 현관에서 신선한 식재료를 받아 보고 있다.
이 같은 e-커머스 시장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고객이 F&B의 오프라인 매장을 찾고 있다. 외식 사업에서 오프라인 레스토랑은 고객이 느끼고 싶어 하는 모든 브랜드 경험을 담아내는 일종의 놀이공원, 또는 멋진 무대이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서의 공간적 의미 또한 아직 e-커머스 시장이 대체할 수 없는 점이다. 쉐이크쉑은 레스토랑을 ‘쉑(Shack, 판잣집)’이라고 부른다. 오두막, 음식 카트 같은 정겨운 의미를 담아 지역 주민들이 가장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공간 인테리어, 오픈 주방, 공감각적인 브랜드 경험을 녹여낸다.
쉐이크쉑과 아날로그 감성파인 다이닝, 미슐랭가이드, 셰프 중심 외식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국내에서 ‘파인 캐주얼’이라는 외식 분야는 미국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의 진출과 더불어 본격화됐다. 미국에서 십 년 앞서 시작된 ‘파인 캐주얼’은 셰프(chef) 주도의 파인 다이닝급 고급 외식 품질에 간편한 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 포지셔닝을 더한 개념이다. 맛있고 건강한 메뉴를 비교적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브랜드를 말한다. ‘파인 캐주얼’이라는 표현은 ‘파인 다이닝’과 ‘패스트 캐주얼’이라는 말의 조합이기도 하다. 셰프의 리더십하에 만들어지는 고급 레스토랑급 고품질 메뉴에 빠른 서비스와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국내에 처음 도입된 ‘파인 캐주얼’ 브랜드가 바로 ‘쉐이크쉑 버거’다. 고급 스테이크에 들어가는 앵거스 비프를 그대로 패티로 다져 주문 즉시 바로 철판 위에서 육즙 가득한 패티로 구워내 준다. 셰프의 주도로 메뉴를 구성하고 새로운 메뉴를 소개한다. 한국에서도 매년 오픈 기념일에 맞춰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밍글스’의 강민구 오너 셰프, 미슐랭 1스타 ‘제로컴플렉스’의 이충후 오너 셰프 등과 협업해 한정판 버거 메뉴를 소개하기도 한다. 쉐이크쉑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이유 중 하나는 고급 품질과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하는 ‘파인 캐주얼’ 문화의 유행과도 연결돼 있다. 쉐이크쉑은 고급스러움과 실용적인 가치 사이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