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데이터가 말해주는 Z세대

팍팍한 삶 속 소유보다 공유 추구
그들의 ‘탈출 본능’을 이해-활용하라

269호 (2019년 3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Z세대는 인터넷과 SNS에 어떤 키워드를 중심으로 텍스트를 적고 댓글을 남기며 활동하고 있을까? 지난 5년간 그들 세대가 온라인에 남긴 흔적을 추적해 그들의 진짜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그들은 팍팍한 삶 속에서 ‘실용성’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있었으며 ‘유튜브’를 중심으로 학습하고, 소통하고, 심지어 돈을 벌었다. 소비 패턴에서는 ‘가심비’와 ‘경험 중시’가 나타났고, ‘퇴사를 축하한다’는 그들 세대의 표현에서처럼 ‘일상적 탈출’을 상징하는 감성 단어가 많이 보였다. Z세대는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저성장의 덫에 갇혀버린 ‘역설적 세대’로 볼 수 있는데 이들의 ‘자기회복 동기’를 이해하고 활용해 ‘반(反)’접두어 전략, ‘탈출’을 가능케 하는 마케팅 전략, ‘팝업 경영’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김지우(서강대 경영학과 2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마케팅에 관심 좀 있다는 사람들, 사회 트렌드에 민감하고 세대 특성에 대해 좀 안다는 사람들은 슬슬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그들의 관심 대상은 밀레니얼에서 Z세대로 넘어왔다. 흐름을 놓칠세라 각종 언론에서도 또다시 ‘신인류가 등장했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한 경제경영연구소 리포트에서는 이들이 새로운 성별 기준을 갖고 있을뿐더러 더 이상 성별로 사람의 특성을 정의하지 않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2 밀레니얼보다 오프라인 구매를 더 선호하며, 개성에 대한 포용성이 강하고 밀레니얼보다 검소하다고 주장한다. 그 밖에도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며 멀티플랫폼 유저로 취급되고 자기중심성이 강한 ‘자아도취’형 세대로 분류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나열한 Z세대 설명 중 사실 ‘틀린 얘기’는 없다. 앞서 나온 모든 Z세대의 특징은 실제 Z세대가 가진 특징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 모든 건 분석가들, 경영컨설턴트와 연구자들, 언론인들이 ‘관찰자’로서 본 Z세대일 뿐이다.

그들이 실제 어떤 생각을 갖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는 구조화된 설문 방법 혹은 최근 각광받는 소셜 데이터 분석 방법 등으로 알아봐야 한다.

이 아티클에서는 Z세대의 텍스트마이닝과 소셜 분석 결과를 통해 Z세대의 진짜 속마음을 엿보고자 한다. 또한 마케팅 관점에서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도 정리했다.



분석에 앞서
‘Z세대라는 신세대’
어느 시대에나 ‘신세대’는 존재하기 마련이고, 기성세대 입장에서 보면 신세대들은 언제나 개성이 넘치고 적극적이며 자유분방하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신세대는 기성세대가 되고 또다시 새로운 신세대가 등장하지만 자라온 시대의 환경에 따라 코호트 3

효과가 나타난다. 본격적으로 ‘신세대’에 대한 명칭을 짓기 시작한 것은 기존 이념적인 면에서 탈피해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준 X세대부터였다. 이후 밀레니얼세대, Z세대 등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인구 통계학적 분류로는 대체로 1980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이들을 밀레니얼세대라고 부르고,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를 Z세대라고 한다. 2019년 기준 신세대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로 나뉜다. (세대 구분법은 연구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밀레니얼세대 중 일부는 Z세대는 같은 20대를 보내고 있어 기성세대 입장에서 이들을 나누는 기준이 모호해 보일 수 있다.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는 모바일과 SNS 등 정보기술에 능통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다른 행동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일단 밀레니얼세대는 베이비붐세대의 자녀이지만 Z세대는 개성적이고 독특한 X세대의 자녀다. 따라서 부모 세대의 영향을 받아 밀레니얼세대보다는 Z세대가 조금 더 자유로운 경향을 보인다. 또한 밀레니얼세대는 비교적 경기 호황기에 태어났지만 한국에서의 Z세대는 IMF 외환위기로 인한 급격한 변화와 충격을 맞은 이후에 주로 태어났고, 그 후에도 유년기, 청소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을 겪으며 비교적 실용적인 성향을 형성했다. 그 외에도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 혹은 모바일 네이티브’라 불릴 정도로 모바일과 함께 성장했기 때문에 SNS를 이용한 소통, 공감이 익숙하고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Z세대들에게 일어나는 이와 같은 특징을 데이터로 하나하나 살펴보겠다. 이 연구에서는 2014년 1월1일부터 2019년 2월26일까지의 블로그 문서 7억5155만4607건, 트위터 161억9622만6598건, 뉴스 총 4904만523건을 수집해 분석했다. 이렇게 수집된 문서에서 Z세대의 소비와 라이프 스타일에 관련된 글들을 다시 추출해 텍스트 분석을 실시했다.


키워드1
팍팍한 삶 속에서 찾아낸 ‘실용성’

Z세대는 앞서 설명했듯 시대적인 특징 때문에 ‘힘든 세대’라고 불린다. 대학생의 라이프 연관 키워드를 살펴보면 과거에 비해 ‘과제’ ‘시험’ ‘전공’ ‘공부’ ‘알바’ ‘학점’ ‘졸업’ ‘취준생’ ‘휴학’ ‘자격증’ 등이 떠오르고 있다. (표 2) 즉, 밀레니얼이 주로 대학생이었을 때와 주요 키워드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과거 연관 키워드로 나타났던 ‘꿈’ 키워드가 사라지고 ‘취준생’ 키워드가 떠올랐다는 걸 보면 경기 침체, 취업난 등이 계속되면서 Z세대가 자리 잡은 대학교의 낭만은 5년 사이에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경으로 Z세대를 중심으로 ‘소확행’ 키워드가 인기를 얻게 됐다. 밀레니얼세대부터 시작된 키워드지만 Z세대가 대학생 주류가 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은 지난해에 이어 최근까지 계속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소확행’의 유래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처음 등장했다. 물질적인 행복 대신 정신적인 행복의 가치를 우선시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2018년 우리나라의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히면서 많은 사람이 공감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내 집 마련, 노후 준비보다는 지금 당장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표 3)



‘소확행’ 하면 ‘일상’의 언급이 가장 많았고 ‘기분’ ‘마음’ ‘생각’ 등 정신적인 행복과 관련된 키워드가 나타났다. 또한 ‘소확행’을 실현하는 각자의 방법으로는 ‘여행’ ‘맛집’ ‘선물’ ‘날씨’ ‘취미’ ‘워라밸’ ‘디저트’ 등이 있었다.

그 외에도 ‘소확행’과 관련해 ‘중고’ 키워드가 나타났다. 굳이 새것을 소유하지 않아도 원하는 것을 ‘중고’로 얻는 것 또한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고’ 물품에 대한 긍정/부정어 비율을 살펴보면 2015년 긍정 55%, 부정 45%, 2016년 긍정 57%, 부정 43%, 2017년 긍정 52%, 부정 48%, 2018년 긍정 72%, 부정 28%로 최근 들어 긍정어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소유보다는 공유를 추구하면서, 최근 크게 성장하고 있는 ‘공유경제’ 시장과 관련해 Z세대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리서치의 ‘공유경제 이용 및 인식에 대한 조사’에서 ‘연령별 공유경제 이용 경험과 인지 정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유경제’를 들어본 경험은 연령이 높을수록 많았지만 이용 경험은 19∼29세에서 6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공유경제’의 연관 키워드로 ‘경험’과 ‘공동체’가 나타났는데 기술을 기반으로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공동체를 만들고 ‘가치 공유’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Z세대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키워드2
‘유튜브’로 학습하고, 소통하고, 돈을 버는 세대
인구 통계학적 분류 외에도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구분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전화를 받는 법을 흉내내보라고 했을 때, 보통 주먹을 쥔 상태에서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뻗지만 손바닥을 오목하게 한 채 귓가에 대면 Z세대라고 볼 수 있다. 아날로그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는 밀레니얼세대는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뻗지만 Z세대는 이에 대한 존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릴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 디지털이 익숙한 세계에서 자라왔다. 특히 Z세대는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와 함께 자라 ‘유튜브 세대’라고도 불린다.

SNS에서 Z세대가 언급한 영화관, 넷플릭스, 유튜브의 언급량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초에는 유튜브와 영화관이 비슷한 언급량을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유튜브의 언급량이 크게 증가했다.(그림 1) 영화 산업이 정체기에 있기도 하지만 유튜브, 넷플릭스가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소셜데이터를 통해 ‘동영상’의 감성어를 살펴보면 최근 들어 ‘새로운’ ‘빠르다’ ‘퀄러티 높다’ ‘유용한 정보’ ‘가볍다’ ‘편하다’ ‘짧다’ 키워드가 새롭게 등장했다. (표 4) Z세대가 ‘유튜브’를 선호하는 이유와 같다. 얻고자 하는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으며 긴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외국에 ‘TL;DR’라는 단어가 있다. 풀어보면 ‘Too long; didn’t read’로 기사나 포스트가 너무 길어서 읽지 않았거나 과도하게 긴 내용을 다른 사람을 위해 짧게 정리해줄 때 사용된다. 처음에는 신조어처럼 사용됐지만 현재는 언론 매체에서도 ‘요약하자면’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에 친숙한 Z세대는 ‘TL;DR’처럼 길면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영화는 물론이며 드라마, 예능 또한 이동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짤막한 웹드라마나 하이라이트만 보여주는 짧은 영상을 선호한다.

한편, 최근 중·고등학생들은 카카오톡보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선호하는 현상이 감지되고 있는데, 2017년 연말부터 세계적으로 페이스북 사용자가 급감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실제로 SNS상에서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이 언급된 비율은 밀레니얼세대에서는 각각 70%, 30%였지만 Z세대에서는 각각 47%, 53%였다. Z세대에서 ‘카카오톡’보다 ‘페이스북’의 언급 비중이 더 높았던 것이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하는 Z세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페이스북 메신저는 현재 활동 중인 사람들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고, 메신저를 받고 읽은 시간도 뜨기 때문에 선호한다. 또한 상대방이 페이스북 메신저로 말을 걸면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이 동그랗게 표시된다. 멀티태스킹이 익숙하고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우리나라 Z세대의 특성 때문에 나타난 특이한 현상으로 보인다.

2018년 ‘동영상’의 연관 키워드로 ‘유용한 정보’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 수 있듯 Z세대는 유튜브를 정보를 얻기 위한 검색 엔진으로 사용하고 있다. ‘검색’ 키워드의 연관어 중 포털사이트 키워드를 살펴보면 ‘유튜브’의 순위가 높아지고 있다. [표 5]에 나타난 포털사이트 키워드를 보면 ‘네이버’(7만7526건), ‘구글’(2만4463건) 다음으로 ‘유튜브’(3980건) 순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구글’ ‘블로그’ ‘다음’ ‘페이스북’ ‘유튜브’ 순으로 최하위였던 2014년에 비해 3단계나 올라간 것이다. Z세대에게 매년 유튜브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 속에 있었던 Z세대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문서를 읽는 것보다는 동영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우투(how to) 영상’으로 불리는 지식 영상이 6억 개가 넘게 등록돼 있다. 하우투 영상은 말 그대로 어떤 일들을 하는 방법이나 팁을 알려주는 영상이다.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때 제품 정보나 후기도 유튜브로 찾아본다. 과거에는 유튜브가 단순히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공간이었다면 현재는, 지금의 Z세대에게는 동영상 검색으로 지식 정보를 습득하는 공간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림 2)





‘유튜브’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을 살펴보기 위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연관 키워드를 비교해봤다.(그림 2) 공통적으로 ‘콘텐츠’ ‘취향’ 키워드가 나타났다.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도 인기 요인이었지만 ‘취향’ 키워드를 조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에 ‘취향’ 키워드가 나타난 것은 분야를 단순 분류가 아닌 8만 개의 장르로 세분화한 추천 알고리즘 덕분이다. 시간대별 시청 패턴, 영화를 보다 멈춘 지점, 사용기기, 영화 평점 등 개인별 취향과 시청 패턴을 철저하게 분석해준다. 넷플릭스에서 ‘취향’은 ‘취향 저격’의 의미다.

유튜브에서 나타난 ‘취향’ 키워드는 ‘소통’ 키워드와 함께 해석을 해볼 수 있다. 넷플릭스가 나의 취향을 소개해주는 역할을 한다면 유튜브는 취향을 기준으로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Z세대는 취미나 취향과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며 안정감과 소속감을 얻는데 유튜브가 취향을 매개체로 해서 일종의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한때 ‘시간 낭비 서비스’의 약자로 불리기도 했던 SNS는 이제 ‘소셜미디어 리터러시’의 강화와 함께, 또 폐쇄적이고 작은 소셜네트워크의 확산과 함께 다시 ‘소통’의 중심이 된 것으로 보인다. ‘SNS’의 감성어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과거에 비해 ‘낭비’의 언급량은 감소하고, 대신 ‘비난’ ‘소통하다’ ‘허위 사실’ ‘의혹’ ‘원하다’의 키워드가 등장했다.(표 6) 하지만 최근에는 ‘낭비’보다는 ‘소통’의 역할에 주목하는, 그와 관련된 감성어가 많이 나타났다. ‘허위 사실’ ‘불매운동’ ‘바라다’ 등이 언급된 것으로 봐서 올바른 정보만 받아들이고, 잘못된 정보는 비판할 줄 아는 능력에 대한 관심도 Z세대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키워드3
‘가심비’와 경험
2017년의 트렌드를 하나만 꼽아보라면 ‘YOLO’를 이야기할 수 있다.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너의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의미다.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자는 의미로 큰 인기를 얻었다. ‘욜로’가 인기를 얻으며 ‘탕진’이 최고의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9월 ‘고민보다 Go’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dollar dollar dollar 하루아침에 전부 탕진’라는 가사를 시작으로 ‘욜로’와 ‘탕진잼(낭비하며 느끼는 재미)’을 외치며 세태를 표현했다. 하지만 2018년 중반에 들어서면서 그 거품은 빠졌다.

‘가성비’ 외에도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 ‘가행비(가격 대비 행복)’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와 같은 신조어도 생겨났다. 성능이든, 만족이든, 용량이든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Z세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밀레니얼세대는 이상주의적인 행복을 좇는다는 점, Z세대는 현실적인 행복을 좇는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Z세대는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소셜데이터상에서 ‘구매’ 또는 ‘사다’와 함께 언급된 연관어로 ‘인터넷’과 ‘매장’을 비교해보면 ‘매장’의 비율이 2012년 34%에서 2018년 50%로 16%p나 증가했다.(그림 3) 텍스트가 아닌 동영상 메시지로 소통하며 직접적인 소통 방식에 더 익숙한 Z세대는 다른 한편으로 직접 보고 경험하는 소비에도 큰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자유 시간을 보내는 Z세대는 쇼핑만큼은 매장에서 자신만의 시그니처 상품을 찾아다니며 ‘경험하는 것’에 가치를 두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역으로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보고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식의 소비 방식도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키워드4
퇴사를 ‘축하’하다
새해 목표, 계획의 연관 키워드로 2019년 처음으로 ‘퇴사’가 순위권에 등장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그동안 ‘워라밸’을 내세우며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고민을 해오다가 최근에는 자신의 미래를 위한 과감한 선택으로 ‘퇴사’를 한 해의 목표로 정했다. Z세대에서는 이런 추세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상 ‘퇴사’의 긍정/부정어 비율을 살펴본 결과, 2013년에는 긍정 34.8%, 부정 65.2%였고 2018년에는 긍정 56.1%, 부정 43.9%로 나타났다. 감성어 또한 2013년에는 ‘잘못되다’의 언급량이 가장 높았으며, 2019년에는 ‘축하’ 키워드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과거에 ‘퇴사’는 ‘조직 부적응’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축하해주는 분위기로 변했다.




시사점 연구
소셜데이터가 Z세대에게 대해 말해주는 것
1. ‘역설적 세대’의 이해
지금까지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한 키워드 분석 등으로 Z세대의 숨겨진 감성과 생각을 추적해봤다. 기업을 위한 마케팅 시사점을 찾기 전에 다시 한번 Z세대에 대한 그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그들의 성장 배경과 사고방식 형성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세대 중 가장 진화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녹록지 않은 시대적 환경에 처해 있다. 첨단 기기와 함께 개인의 능력은 진화해가고 있지만 저성장이라는 사회적 덫에 늘 갇혀 있는 ‘역설적 환경의 세대’라 할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 모바일과 같은 최첨단에 노출돼 자라왔기에 기존 세대들은 그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정확히 얘기하면 그들의 능력을 따라가기 어렵다. 기존 세대들에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경험을 그들은 단 한 번의 클릭이나 터치로 쉽게 한꺼번에 다 섭렵해버린다. 그들의 뇌 속 정보는 정지된 화면이 아니라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가득 차 있다. 쉽게, 빨리, 한꺼번에, 다양하게 습득하기에 기존 세대들은 경험해보지 못한 초압축적 학습으로 이미 성숙한 ‘애어른’이 된 것이다. ‘아직 애들이니 모른다, 나이 들어봐야 안다’고 하는 것은 옛날 사고방식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어린 모습을 보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내면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이 돼 봐야 진정 알 수 있다.

매슬로는 인간 욕구를 5단계의 진화로 설명했다. 생리, 안전, 애정과 소속, 존경을 거쳐 가장 끝에 자아실현 욕구가 있다. 현재 인류 중 자아실현 욕구를 자유자재로 가동하는 세대는 Z세대일 것이다. 이전 세대들은 결핍을 채우는 앞 네 단계에 매몰돼 있는 경우가 많다. 앞선 세대의 시행착오를 보고 자라왔기에, 장단점을 이미 다 파악했기에, 앞 네 단계를 속성으로 건너뛰고 자아실현이 일상화된, 그래서 이미 가장 성숙한 세대인지도 모른다. ‘애들은 가르쳐야 한다’가 아니라 ‘애들에게 배워야 한다’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그들이 미래를 향해 가는 가장 앞선 세대이자, 어쩌면 현재조차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세대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이러한 고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태어나면서부터 그들에게 노출된 사회적 환경은 답답하다. 다양한 사회적 위협이 그들을 괴롭힌다. 불황, 저성장, 양극화와 함께 계층사다리가 무너지면서 늘 갇혀 있는 느낌이다. 인터넷, 모바일과 함께 태어나 태생부터 자유로운 이동에 익숙한 모빌러티(mobility) 세대에겐 덫이나 다름없다. 이런 사회적 덫은 무력감, 통제 상실감을 가져온다. 그런데 가만히 있진 않는다. 인간이기에 환경에 대항하는 심리적 동기 발현이 일어난다. 잃어버린 통제력에 대한 회복 본능 발현이다. 1, 2차 세계대전 후 기성세대가 만든 암울한 사회적 현실에 대항해 나타난 최초의 힙스터세대를 떠올리게 한다. 비록 현재 환경은 어렵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분연히 일어서려는 ‘언더독’도 떠올리게 된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가지고 Z세대를 섣불리 평가할 것이 아니라 그 내면적 동기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어려운 환경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기를 찾으려는 동기가 나타나게 된다.

2. Z세대의 자기 회복 동기와 기업의 전략
겉으로 보이는 Z세대의 행동 이면에 감춰진 자기 회복 동기를 세 가지 관점에서 얘기해 볼 수 있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 경영에 참고해본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첫 번째, 저항을 통한 자기 회복 동기가 그들 심리 기저에 자리 잡고 있다. 저항이 일상화된 세대라 할 수 있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려 ‘어리지만 조로해버린 역설적 세대’다. 기성은 너무 뻔하고 지루할 뿐이다. 획일화된 뻔한 얘기나 상술에 저항한다. ‘반(反)패션’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기성세대의 예쁘고, 젊어야 한다는 기조에 반발해 어글리패션, 아재패션, 할매패션이라는 반소비문화가 그들 중심에 있다. ‘반’접두어 전략, 즉 반이라는 글자를 앞에 두는 시도가 마케팅 전략적으로 의미 있을 것이다.

많이 알면 초연해지고 초탈하게 된다. 지나친 포장에 지쳐버리면 기본으로 돌아가 진정한 의미를 찾게 된다. 기성을 끊고 버리고 멀리하는 일본의 ‘단샤리(斷捨離) 움직임’도 저항 동기의 발현이다. 저항을 통한 자기 회복은 Z세대에게 공정성, 정의의 가치에 집중하게 한다. 기업이 마케팅, 조직관리를 포함한 경영에 중요한 키워드로 삼아야 한다. 우회적으로 빙빙 돌리기보다 솔직하게 보여주는 정공법이 그들 마음을 관통할 것이다.

두 번째는 탈출을 통한 자기 회복이다. 탈출이 일상화된 세대다. 모빌러티 세대이다 보니 온·오프라인 어디서든 연결과 이동이 능하다. 이들의 고이동성은 늘 탈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실의 덫에 걸려 자신이 보이지 않으면 참지 않고 자신을 찾으려 다른 세계로 바로 이동한다. 그것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상관없다. 이들에게 일상화된 여행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자기를 표현하고 찾고 회복할 수 있는 경험이라면 다 해당된다. 잦은 퇴사도 기성세대 관점에서는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 회복을 위해 늘 탈출을 꿈꾸는 그들에겐 이상할 것이 없다.

다른 세계로의 탈출은 시간에서도 나타난다. 뉴트로를 비롯한 과거 회귀 트렌드는 현재에서 벗어나는 시간 탈출이다. 하지만 미래로의 시간 탈출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들에게 현재의 덫은 미래의 덫을 의미한다. 현재의 고달픔이 미래에 대한 시간 가중치를 떨어뜨린다. 자신의 회복이 보이지 않는, 통제의 가능성이 낮은 미래로의 탈출보다는 걱정 없이 오롯이 내 맘대로 즐길 수 있는 과거로의 탈출이 고달픈 현실을 잊고 자기를 찾게 해준다.

Z세대를 위한 마케팅, 경영 포인트에 탈출이 들어가야 한다. 늘 탈출을 실현하게 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들을 위해 뒷문은 항상 열어두는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 다른 세계로 시간적, 공간적 이동을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판타지, 즉 현실로부터의 탈출은 그들에겐 숙명이다.

마지막은 센세이션을 통해 자신을 회복하는 동기다. 센세이션은 감각적 충격을 의미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짜릿함, 스릴이다. 이들은 IT 발전과 함께하면서 감각적 경험에 익숙하고 즐기는 세대다. 강력한 감각적 경험을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자신을 찾을 수 있다. 어려운 현실 속에 헤매고 있을 때 HISC(high intensive sensory consumption, 고강도의 감각 소비)는 부정감정을 누르고 자신감을 회복시킨다. 강렬한 컬러, 사운드, 촉감, 향기, 맛 경험이나 신체 고통 경험이 고강도 감각 소비에 해당된다. 요즘 유행하는 ASMR도 현재의 불안을 누르고 안정을 준다는 맥락에서 HISC와 연관된다.

Z세대는 움직이는 동영상에 최적화된 동적(dynamic) 세대다. 정지된 화면보다 움직이는 영상이 그들에겐 편안하다. 흔들리는 배에 익숙한 뱃사람이 정지된 육지에 내리면 멀미를 겪듯 그들에겐 흔들고 깨우는 센세이션이 일상이다. 그래서 빨리 움직이는 동적 마케팅이나 경영이 필요하다. 고정된 한자리에 지그시 눌러 앉아 있거나 끝맺음이 안 보이는 지루함은 싫다. 어느 하나에 대한 인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세대다. 번개같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에 친근한 팝업세대이기에 마케팅, 인사조직 등 경영 전반의 기조를 팝업으로 가져가야 한다. 빨리 끝내고 새로운 것을 다양하게 체험하려는 세대이기에 ‘젊게, 빠르게, 가볍게, 다양하게’를 Z세대향 경영 키워드로 제안해본다.

필자소개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jw@daumsoft.com
최재원 이사는 연세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뒤 숭실대에서 IT 정책 경영학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빅데이터 전문가로서 다음소프트 이사로 재직 중이며 국무조정실 신사업투자위원, 민관합동창조경제추친단 위원 등을 지냈다. 광운대 경영대학원 겸임 교수로도 활동 중이며 최근에는 교육부 미래교육위원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marnia@dgu.edu 1
여준상 교수는 고려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명한 국내외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실었다. 저서로 『한국형 마케팅 불변의 법칙 33』 『역발상 마케팅』 등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10호 Ontact Entertainment 2020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