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화 마케팅 전략

검색 키워드 따라 바뀌는 광고처럼…우리는 ‘고객 각자’를 식별하고 있나?

180호 (2015년 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마케팅/세일즈

 

 

 

 

고객 맞춤화 마케팅을 위해 기업은 우선 다음의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1) 우리 회사는 고객 개개인을 식별하고 있는가

2) 고객 식별이 가능하다면 고객의 관심, 사회적 관계, 위치, 구매 관련 특징 중 어떤 특징을 알고 있는가

3)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고객이 지불하고 싶은 가격에, 편리한 장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가

그런 다음 제품, 가격, 장소(유통채널), 프로모션 차원에서 선진 기업의 사례를 참고해 산업 특성에 맞는 맞춤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영화 속에서는 아직 세상에 없지만 언젠가는 나올 것 같은 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열연하고 폴 버호벤이 감독한 1990년작토탈 리콜(Total Recall)’은 서기 2084년이 배경이다.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이 통로를 지나갈 때 양 옆으로 주인공의 특성에 맞는 광고 화면이 보여진다. 최근 많은 사업자가 시도하는 개인별 맞춤화 디스플레이 광고의 전형을 25년 전 개봉된 영화에서 이미 보여준 것이다. 물론토탈 리콜이후로 다른 많은 영화에서도 이런 기술이 묘사된 바 있다.

 

현실 비즈니스에서 제대로 된 맞춤화(customization)1 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3단계 프로세스가 요구된다. 먼저 맞춤화의 대상에 대한 식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그 대상에게 제공할 무엇인가를(예를 들어 상품, 가격, 광고, 판촉,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점과 장소를 고려해 대상에게 적합한 무엇을 골라 줄 수 있는 방법이 갖춰져야 한다.

 

예를 들어 소형 사업자와 자영업자가 많이 쓰는 전단지 광고를 보자. 먼저 대상에 대한 식별은 전단지 배포자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진행된다. 대상을 육안으로 식별하고 대상의 외모를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분석해 성별, 연령, 취향 등을 주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다만 대부분의 전단지 배포자는 한 종류의 전단지만 갖고 있기 때문에 배포 대상에 따른 다른 맞춤화 광고는 어렵다. 대신 시점 (낮에는 식당과 체육관, 저녁에는 주점 등) 및 장소(주말엔 홍대 앞, 평일엔 강남역 등)에 따라 차이를 두는 정도다.

 

반면 개인화 광고의 첨단에는 프랑스의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회사인 크리테오(Criteo)가 시작한 리타기팅(retargeting) 광고가 있다. 이들은 특정 페이지를 (예를 들어아모레퍼시픽 퍼펙트 선스틱50SFP’ 판매 페이지) 방문한 인터넷 사용자를 확인하고, 해당 사용자가 다른 사이트(네이버 스포츠, 아프리카 TV, 블로터 등등)를 방문할 때 광고주가 원하는 내용을 노출시킨다. 맞춤화가 어려운 전단지 광고 시장은 위축되고 있는 반면 2005년 창업한 크리테오는 전 세계에서 1만 개가 넘는 광고주를 대상으로 리타깃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며 회사 가치가 3조 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런 맞춤화 마케팅은 어떻게 가능할까. 본고에서는 상품(product), 가격(price), 장소(place), 판매 촉진(promotion)으로 대표되는마케팅 믹스활동 측면에서 맞춤화를 살펴본다.

 

1. 제품/서비스 맞춤화

가장 먼저 고객에게 적합한 맞춤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상품의 특징에 따라 맞춤화의 여부 및 정도가 결정된다. 기본적으로 원자재의 확보와 생산, 배송이 필요한 물리적 제품(goods)의 경우 소비자 개인 맞춤 상품 제공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 나이키의 경우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NIKEiD’라는 서비스를 통해 제품의 부분적인 디자인과 색상을 선택해 나만의 맞춤화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물론 제품 구매에서 배송까지는 4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주문 후 인내심이 요구된다. 나이키 외에도 BMW 미니쿠퍼 자동차같이 고가 사양이며 주문 후 배송까지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제품의 경우에 한해 고객이 원하는 맞춤화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상품의 생산과 소비가 분리돼 있는 제품의 경우 맞춤화 상품 판매가 가능하더라도 생산 및 배송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 최근 등장하는 3D프린팅 기술을 고려하더라도 바로바로 상품 구색을 변경할 수 있는 게임, 소프트웨어 산업이나 레스토랑 같은 서비스 산업에 비해 제조업은 맞춤화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

 

반면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서비스 산업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내용으로 상품을 맞춤화로 판매하는 것이 용이하다. 예를 들어 음식점에서 전식, 주식, 후식을 따로 주문할 경우 만들 수 있는 코스 메뉴의 수는 훨씬 많아지며 거의 실시간으로 맞춤화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특히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서비스의 경우 고객의 특징에 따라 맞춤화 상품 판매가 더욱 용이해 진다.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나 온라인 게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맞춤화 상품의 경우 제조업보다는 서비스 산업에서, 오프라인 판매보다는 온라인 판매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 맞춤화 상품 판매가 어려운 제조업들은 고객 개개인에게 맞춰 상품을 구성하기보다는 다양한 상품을 빨리 개발한 후 적절한 소비자에게 맞춰 판매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2

 

 

 

제품보다 실시간 맞춤 상품 판매가 용이한 서비스도 맞춤 서비스 제공에 걸리는 시간이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 메뉴가 다양한 식당일수록 음식 주문에 소요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타코벨(Taco Bell)의 경우 다양한 주문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결제까지 함께 진행하는 모바일 앱 서비스를 통해 맞춤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림 2)

 

 

 

2. 가격 맞춤화

다음으로 고객 맞춤화 가격 적용을 살펴보자. 고객별로 다른 가격을 적용하는 것은 이미 서비스 업 중 호텔, 항공, 극장, 놀이동산, 통신 및 금융 서비스 등에서 일반화됐다. 이때 가격을 설정하는 기준은 고객의 고유 식별 정보가 아닌 사용 유형에 따라 결정되곤 한다. 예를 들어 항공권의 경우 예약 변경 가능 여부, 유효기간 등에 따라 가격이 바뀐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이와 같은 형태의 가격 맞춤화에 추가적으로 고객의 식별 정보에 따라 부가 혜택을 조정하는 형태로(예를 들어 멤버십 포인트 적립률 차별화) 진화하고 있다.

 

같은 산업 내에서도 직접 판매냐, 간접 판매냐 여부가 맞춤화 가격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직접 판매를 하는 경우에는 고객 식별이 가능하고 고객 특성에 따른 맞춤화 가격 적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반면 간접 판매 비중이 높으면 11 맞춤화 가격보다는 일반적인 고객 행태에 따른 고객 분류별 가격 적용만이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따라서 고객 제공 가치 상승 및 이익 기여도 최적화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경우 2002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자사 웹 사이트 직접 판매를 통해 올렸다. 2013년에는 온라인 판매 비중을 84% 수준으로 높였다. 미국에서는 항공권을 오프라인으로 판매하면 평균 10달러 정도의 수수료를 여행사에 제공하는데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 비용을 절감해 상당 부분을 가격 할인에 적용했다. 또 고객별 특징에 따른 맞춤화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기법을 적용해 회사의 수익성도 높였다. 이 회사는 이런 맞춤화 가격 전략을 통해 매출 및 수익 측면에서 다른 미국 주요 항공사를 압도하고 있다.

 

3. 장소 맞춤화

다음으로 마케팅 믹스의 장소(place, 유통채널) 측면을 보자. 소매업에서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옴니채널 적용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다. 고객 기준으로 편리한 채널에서 구매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 맞춤형 장소 제공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 옴니채널은 고객이 편리한 방향으로 상품 정보를 찾아보고 고객이 편리한 장소에서 구매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에서 상품 가격을 확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거나, 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의 재질을 확인하고 모바일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옴니채널 전략은 일반 소매업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판매를 중시해온 럭셔리 패션, 통신 및 금융 서비스 업종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판매망 재구성의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 2010년 이후 구찌, 버버리를 중심으로 여러 명품 브랜드가 인터넷 직접 판매를 강화했다. 이들은 온라인, 오프라인 간 시너지를 창출하며 신규 고객 확보 및 기존 고객 유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라인 채널을 단순히 가격 할인 목적이나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기 어려운 고객에게 접근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다양한 제품을 편리한 배송 방식으로 판매해 특이하고 희귀한 제품을 찾는 구매력 고객을 온라인 채널로 유입시키기 위함이다.(그림 3)

 

 

 

은행의 경우 온라인 채널이 인터넷 기반의 웹 서비스에서 모바일 서비스로 진화함에 따라 온라인에서 텔러 업무를 처리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지점은 숫자를 줄이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은 기능 또한 단순 텔러 업무가 아니라 기존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에서 주로 제공했던 신상품 판매 및 금융 서비스 자문 쪽으로 서비스를 재편하고 있다.3

 

4. 프로모션 맞춤화

마지막으로 마케팅 믹스 중 고객 맞춤화에 가장 발전적인 형태는 촉진(promotion) 측면에서 목격된다. 광고와 판매촉진 분야 모두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가 개발, 상용화됐고, 단순한 노출 중심의 광고가 아닌 구체적인 판매 조건을 포함한 판매 촉진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검색어 광고다. 구글 등 선진 검색업체들은 특정 검색어에 관심을 보인 소비자에게만 제한적으로 광고를 노출시키고 사용한 검색어에 따라 다른 광고문구와 판매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림 4>에서자동차 보험이란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를 보면 LIG보험이 상단에 나오고 작은 설명 문구 안에특약 추가 할인이 들어 있다. 그런데 이번엔싼 자동차 보험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같은 자리에 이번에는싼 자동차보험이란 문구가 들어가 있다. 어떤 키워드로 검색하느냐에 따라 같은 제품/서비스라도 프로모션이 맞춤화돼 보여진다.

 

그림4 검색 키워드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광고 문구 

 

 

구글과 같은 검색 광고의 경우 사용자가 밝힌관심사를 중심으로 고객을 찾아간다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며 남긴 기록을 통해 특성을 파악한다. 그리고 사용자 간 친소 관계를 활용해 광고주가 원하는 사용자에게만 제한적으로 노출을 시키고 구매를 유도하는 형태의 표적 광고를 제공한다. SK플래닛이 제공하는 복합 멤버십 쿠폰 서비스시럽의 경우 시간대별 사용자의 장소를 고려한쿠폰을 선정한다. 이를 가지고 시간, 장소에 따라 고객의 특성을 파악한 맞춤화 판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맞춤 마케팅 활동은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확산됨과 동시에 급속하게 다양한 종류의 기법이 등장하고 있다. 로그온 행위 없이도 사용자와 사용 기기 식별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 정확도도 시간이 갈수록 정확해지고 있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독자는 구글이 제공하는구글 나우서비스를 이용해봤을 것이다. 교통상황에 따른 일정 알림 서비스다. 예를 들어 9시 광화문에 있는 사무실에서 예정된 회의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 일산에 있는 집에서 몇 시에 나가야 하는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구글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셈이다.

 

사용자의 관심과 사회적 관계, 위치, 구매 정보를 확보해 활용하고 있는 검색 서비스와 통신 서비스, 사회망 서비스, 신용카드 서비스, 온라인 소매 서비스 업체들의 한판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와 같은 빠른 환경 변화에서 기업은 다음의 물음을 던져봐야 한다.

 

- 우리 회사는 고객을 식별하고 있는가

- 고객 식별이 가능하다면 고객의 관심, 사회적 관계, 위치, 구매 관련 특징 중 어떤 특징을 알고 있는가

-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고객이 지불하고 싶은 가격에 편리한 장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가

 

맞춤형 마케팅의 새로운 지평은 어떻게 펼쳐질지, 그리고 어떤 사업자가 이 새로운 지평에서 더 많은 영역을 차지하게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이장혁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jangle@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ESSEC 경영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구주총괄 시니어 애널리스트(senior analyst), 프랑스 HEC 경영대학원 조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타깃 알고리즘 전문 회사 모큘러스의 공동 창업자다. 주 연구 분야는 타깃 마케팅, 신제품 확산, 검색-판매 전환, 로열티 프로그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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