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확장 전략
왜 기업들은 성공한 기존 브랜드의 확장을 시도하는가?
기업은 왜 브랜드 확장을 하는가? 그것은 새로운 브랜드의 성공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의 신제품 개발 결과를 살펴볼 때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다. 신제품 개발의 성공에 관한 연구들에 의하면 단지 30∼35% 정도의 신제품이 시장에 받아들여지며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는 비율은 20% 정도에 머문다. 게다가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성공률은 더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Aaker 1990)
이와 같이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실패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 브랜드 확장(brand extension)이다. 브랜드 확장이란 신제품 출시의 경우에 기존에 잘 알려진 브랜드를 신제품에 사용함으로서 이미 획득된 브랜드 인지도와 연상을 신제품이 전이시키려는 방법이다. (Reddy, Holak, and Bhat 1994) 많은 기업들이 성공한 기존 브랜드를 이용해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BMW(Bayerische Motoren Werke)는 승용차 브랜드로 알려져 있으나 자동차뿐 아니라 스포츠 웨어(sports wear), 시계, 그리고 자동차에 필요한 액세서리(accessory) 등을 생산해 BMW라는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에 나온 신제품의 50%가 브랜드 확장으로 이뤄졌을 정도로(Tauber 1988) 브랜드 확장은 기업에서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다. 현대는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를 확장하는 시대가 됐다. 예를 들면 미쓰비시(Mitsubish)의 경우 자동차와 같은 최첨단 기술 제품에서 슈퍼마켓용 통조림까지 약 2만5000개의 제품을 하나의 브랜드로 같은 심벌마크를 이용해 판매하고 있으며 3M 역시 같은 방법으로 6000여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야마하(Yamaha)는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해 하나의 브랜드로 사용하기도 하며 운송기기인 오토바이부터 악기인 피아노, 색소폰과 하모니카까지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비교적 안전한 사업영역 확장 방법
이렇듯 세계 굴지의 여러 기업들이 브랜드 확장을 하는 이유는 브랜드 확장이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데에 비교적 안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최첨단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새 브랜드를 개발하는 데에 많은 위험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처음에는 매우 망설이게 된다. 그래서 브랜드 소유자는 새 제품이 현재 유통되고 있는 경쟁 회사의 제품보다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더 우월하다는 확신이 생길 때 브랜드를 확장한다.
브랜드 확장은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좋은 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 좋은 효과가 나고, 어떤 경우에 나쁜 결과가 나는지 구체적으로 그 기준과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한다.
브랜드 확장의 위험성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성공하면 확장된 제품의 평가가 좋아질 뿐 아니라 원래의 모브랜드까지 좋아지는 양수겸장의 효과가 있다. 반면에 확장브랜드가 실패하면 확장제품만 나빠지는 게 아니라 모브랜드의 이미지까지 함께 나빠진다. 위험회피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브랜드 확장은 상당히 위험한 전략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위험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P&G는 독립브랜드를 주로 사용하고 브랜드 확장을 상대적으로 덜 사용한다. 이 경우는 만일에 있을지도 모르는 부정적 효과를 사전에 제거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제의 마케팅 상황은 많이 다르다. 1980년대에는 시장에 출시된 제품 중 50% 이상이 브랜드 확장제품이었으며 90년대에는 70%를 넘는다고 한다. (Tauber 1988) 지금도 새로이 출시되는 제품 중 상당수는 브랜드 확장 제품이며 필자가 직접 관여한 제품들도 상당수가 브랜드 확장제품이다.
왜 이러한 위험요소를 떠안으면서 브랜드 확장을 시도할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신브랜드, 신제품의 성공률이 높지 않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성공률이 낮은 건가? 첫 번째 이유는 인지도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수많은 경쟁제품들의 쏟아지는 정보 사이에서 새로운 브랜드의 이름을 알리기가 절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존 브랜드를 사용하면 인지도는 쉽게 확보할 수 있다. 아주 중요한 마케팅의 과제를 해결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존 브랜드의 긍정적 연상을 신규제품으로 전이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Reddy, Holak, and Bhat 1994). 기존 브랜드의 명성이 호의적이라면 브랜드를 공유함으로써 모브랜드의 긍정적 연상을 확장제품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절대적 장점이 있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이 삼성이다. 삼성만 갖다 붙이면 일류가 돼 버리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간단히 정리하면 브랜드 확장은 잘되면 양수겸장이 되지만 잘못되면 모브랜드의 이미지까지 흐려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양수겸장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성공적인 브랜드 확장을 위한 5가지 기본 원칙
브랜드 확장 전략1: 모브랜드가 경쟁력이 강할 때 확장하라
모브랜드에 대한 우호적이고 강력한 연상이 있다는 것은 경쟁 카테고리 내에서의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에만 브랜드 확장의 효과가 있다. 주변을 살펴보면 우호적인 연상이 없거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데 브랜드 확장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어떤 경우가 있을까? 삼양라면 수타면을 예로 들어 보자. 수타면은 과거 신라면에 비하면 현격하게 낮은 경쟁지위를 갖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본다면 신라면 수요의 1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정도였다. 다시 말해, 시장 내의 우호적 연상이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삼양라면은 수타면으로 무려 7개의 확장을 시도했다.
수타면,
수타짜장면,
수타면 김치찌개,
수타면 해물맛,
수타면 육개장,
컵면손수때릴타면,
색다른 수타면….
이렇게 모브랜드에 대한 우호적 연상이 없는 경우에 진행되는 브랜드 확장의 효과는 오히려 부정적이다. 그렇다면 수타면은 왜 이렇게 무리한 확장을 진행했을까? 시장점유율이 낮으니 가짓수라도 늘려서 수요를 늘려보자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모브랜드의 우호적 연상이 있어야 확장제품에 관심을 가져준다는 점을 간과했다. 반대로 이번에는 우호적 연상이 높은 경우를 생각해 보자. 중년의 주부들이 가장 좋아하는 냉장고 브랜드인 LG 디오스를 생각해 보겠다. 중년의 주부들은 디오스에 긍정적 연상을 느끼고 있다. 만약 디오스가 브랜드 확장을 하면 어떻게 될까? 디오스, 김치냉장고, 디오스 가스오븐레인지, 디오스 드럼세탁기 등으로 확장을 하면 어떨까? LG가 만약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예를 들어, 제타 등)를 걸고 내놓는 경우보다 마케팅 비용의 효율성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 확장 시 우선 고려해야 할 기준은 모브랜드에 대한 우호적 연상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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