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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전략

“실연의 효과적 치유법은 새 연애” 웰빙을 향한 돌파구를 제시하라

최창원 | 130호 (2013년 6월 Issue 1)

 

 

최근 힐링이라는 단어가 마케팅 분야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사실 힐링 마케팅은 학문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며 유독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용어다. 힐링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해 논의하기에 앞서 도대체 힐링 마케팅이 무엇이길래 우리 사회를 이토록 지배하고 있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웰빙과 힐링 사이

외국에서는 힐링 마케팅(healing marketing) 대신 웰빙 마케팅(well-being marketing), 혹은 소비자 웰빙(consumer well-being)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웰빙은 21세기 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제적 풍요로 인간의 기본적 욕구들이 상당 부분 충족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자아 실현이나 사회적 참여와 같은 차원 높은 욕구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웰빙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의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욕구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다른 개념과 차별화된다. 웰빙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LOHAS’라는 단어도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로 건강이라는 개인적인 욕구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소비라는 사회적 차원의 소비 개념까지 포괄하고 있다. 넓게 보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착한 소비(ethical consumption) 역시 웰빙 소비의 범주 안에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웰빙 소비란 건강하고 건전한 소비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행위를 의미하며 개인적 차원의 만족을 위한 소비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과 같은 사회적 차원의 만족감까지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주로 유기농, 명상, 운동 등 개인적 차원의 건강한 삶을 위한 소비라는 개념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이러한 개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웰빙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발전적 소비라는 점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힐링은 말 그대로 현재의 상처를 치유해 과거 원래의 심리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소비를 의미한다. , 웰빙이 더 나은 삶을 위한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개념이라면, 힐링은 상처받은 현재의 심리 상태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한 과거지향적이고 회귀적인 특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웰빙의 자리를 힐링이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하위 욕구(: 안전에 대한 욕구)들이 위협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고 상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발전적 소비를 하기보다는 치유를 통해 과거의 심리 상태로 돌아가야 할 만큼 현재의 시대적 상처와 아픔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아프게 하고 있는 것일까?

 

2. 피로의 시대

힐링 마케팅에 한국 사회가 유독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사회적인 이슈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2 <보건사회연구>라는 학술지에 실린 ‘OECD 국가의 삶의 질의 구조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지수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3위로 매우 낮다. 이는 삶의 주관적 만족감이 그만큼 낮게 형성돼 있음을 의미한다. ( 1)

 

 

한국인들이 삶에 대한 만족감이 낮게 형성되는 심리적 요인들은 무엇일까? 이노션이 2012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주요 5개 대도시 1200명을 대상으로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경제적 피로, 경쟁 피로, 건강 염려 피로, 대인 관계 피로, 기술 피로 등 5가지 사회적 피로감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림 1)

 

 

경제적 피로란 장기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경제적 요인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로감을 뜻한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2012년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통계청의 가계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지수는 200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의 소비 위축은 가처분소득이 정체된 상태에서 나타났지만 2012년에는 소득은 증가하는데 소비는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최근의 소비 위축은 고용불안, 부동산 침체 및 가계 부채 증가 등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사회적으로 팽배해 있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사람들은 더욱 더 치열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거나 전문가의 조언을 얻으려는 경향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으로 인한 피로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 심화는 대인 관계 피로감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면서도 동시에 외로움을 느끼거나 대인관계에 자신 없어 하는 경향 역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 디지털 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스마트폰 등을 비롯한 다양한 IT기기 제품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기술적 변화에 적응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들이 증가하고 환경오염 문제가 늘어나면서 건강에 대한 염려 역시 커지고 있었다.

 

이러한 5가지 피로감들은 개별적으로 존재하기보다는 상호 영향을 주면서 사회적 피로감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경제적 근심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고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하면서, 혼자라는 느낌에 외로워하고, 인간이 만든 기술에 소외감을 느끼며, 이러한 걱정들 때문에 건강이 나빠지진 않을까 또다시 걱정하는 피로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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