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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의 CBT 사업

한국의 온라인 파워셀러, 이베이 타고 ‘수출 역군’ 변신

박용 | 94호 (2011년 12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주현(서강대 중국문화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대학입시 미술학원을 운영했던 조응래 씨는 요즘 학원이 아닌 인터넷으로 ‘출근’한다. 지난해 5월부터 이베이를 통해 해외에 상품을 수출하는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모두 100만 달러어치의 상품을 해외에 수출했다. 기업도 단기간에 쉽지 않은 일을 개인이 인터넷으로 달성한 것이다. 조 씨는 이베이를 통해 3D TV 안경을 판매하는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TV는 보통 가정에 한 대씩 보급되지만 시청자는 여러 명이기 때문에 3D 안경의 수요가 꽤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 씨는 이 틈새시장을 놓치지 않았다. 이베이에서 거래하는 한국 셀러 중 최대 규모의 실적을 올렸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이베이에서는 세계 200여 개 국의 회원 9700만 명이 상품을 거래한다. 이 가상공간의 시장을 통해 1초당 2000달러어치의 상품이 세계 각지로 팔린다.
 
조 씨처럼 대규모 거래를 하는 한국인 셀러들은 아직 많지 않다. 100만 달러 이상으로 거래하는 한국인 이베이 셀러는 10여 명 정도로 추산된다. 중국은 60여 명, 홍콩은 90여 명 정도 활동하고 있다. 이베이에서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코리안 셀러’는 약 7000여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인터넷 선진국이자 제조업 강국이라는 한국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2001년 옥션, 2009년 G마켓을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베이는 한국의 인터넷 상거래 인프라와 온라인 수출의 간극에 주목했다. 한국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터넷 셀러들을 ‘온라인 수출전사’로 키워낸다면 이베이 플랫폼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베이는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가진 중국과 홍콩 시장에서 셀러 마켓을 개척한 경험도 있었다.
 
이베이는 2009년부터 한국 시장에서 시야를 구매자에서 판매자로, 내수에서 글로벌 시장과의 연계로 점차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한국산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수출하는 이른바 ‘국가간교역(CBT·Cross Border Trade)’ 사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한국 오픈마켓의 폭발력과 이베이의 글로벌 영향력을 연계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기 위해서였다. 이베이를 통한 한국의 온라인 수출 규모는 2008년 170억 원이었다. 이베이가 CBT 사업에 나선 2009년엔 400억 원으로 늘었고 2010년에는 1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500억 원 규모를 내다보고 있다. 이베이는 온라인 수출의 불모지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생소한 CBT 사업을 어떻게 키웠을까. 이베이코리아의 한국 CBT 성장전략을 분석했다.
 
이베이, 코리안 셀러에 눈을 돌리다
이베이는 한국 인터넷 상거래 시장 진출을 위해 인수합병 전략을 활용했다. 이베이는 한국 오픈마켓 1, 2위 회사인 G마켓과 옥션을 합병하고 올해 8월 이베이코리아를 설립했다.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 진출이 일단락된 것이다.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이사는 “이베이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에 한국의 발달된 인터넷 상거래 인프라에 깜짝 놀랐다”며 “다른 나라에서는 어려운 인터넷에서 상품을 사고파는 일이 한국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졌고 양질의 온라인 셀러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베이는 옥션과 G마켓의 경쟁력을 이베이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사업에 들어갔다. 옥션과 G마켓의 셀러들이 이베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만 있다면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봤다.
 
①탄탄한 인터넷 상거래 이용자 기반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 인터넷 상거래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 유통업 중 온라인 유통채널의 비중은 12%에 이른다. 인터넷 사용 인구와 인터넷 쇼핑몰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셀러를 확보할 수 있는 오픈마켓 이용자의 잠재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한국 경제는 양질의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제조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었다.
 
② 30만, 40만 명 이상의 셀러 기반
한국에서는 인터넷 상거래가 오래 전에 자리를 잡았다. 구매고객의 프라이버시 침해나 온라인 사기, 불법상품 거래 등의 인터넷 상거래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오랜 기간에 걸쳐 정화됐다. 이 결과 인터넷에서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셀러들이 양성됐다. 옥션과 G마켓에서 활동하는 셀러들만 약 30만∼4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결과 셀러 간의 시장 경쟁도 무척 치열하다.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에서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나 이사는 “한국 인터넷 상거래 시장에서 활동하는 셀러들은 포화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점에서 한국은 물론 해외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으며 한국 셀러 간의 경쟁이 덜 치열한 이베이 시스템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③한국 상품에 대한 해외 구매고객 관심 증대
해외 구매자들의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은 물론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의 신흥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게다가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문화와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또 온라인 수출에 필수적인 국제 물류 인프라와 전자지불결제 시스템도 크게 개선됐다. 최근에는 100g당 1600원 정도에 물품을 해외로 배송할 수 있으며 상품 배달 기간도 10일 내외로 줄었다. 페이팔 등을 이용하면 인터넷에서 해외 상품을 쉽게 구매하고 결제할 수도 있다.
 

 
이베이의 수익모델은 단일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가 거래하는 전통적인 ‘양자관계 모델(Dyadic relationship Model)’이 아니다. 복수의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들의 거래를 중개하는 온라인 시장(e-marketplace) 모델이다. 다수의 서비스 제공자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e서비스 플랫폼을 토대로 한 ‘멀티 서비스 제공자(Multi service providers)’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개의 브랜드 매장으로 구성된 백화점이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자와 판매자, 이용자로 구성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스토어 등도 ‘멀티 서비스 제공자’ 모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멀티 서비스 프로바이더 모델의 e서비스는 일반적으로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고객으로 구성돼 있다. 이베이의 경우 상품을 판매하는 셀러가 서비스 제공자 측면의 고객이며, 이곳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이용자는 바이어 측면의 고객으로 볼 수 있다. 셀러는 상품 등록, 거래, 지불결제 과정의 수수료를 지급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익 창출원이다. 셀러에게 물건을 구매하는 바이어는 셀러 확보나 플랫폼에서의 광고 홍보 서비스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고객이며 이베이의 간접적인 수익 창출원이다.
 
 
2010년 2분기(4∼6월) 기준 이베이 매출 가운데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매출(거래수수료, 광고 등)이 56%, 전자지불결제시스템인 페이팰서비스 매출이 37%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190개 시장의 25개 통화로 거래되며 1억 명 이상의 적극적인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팰 서비스 거래 수입 중 34%가 온라인 시장 사업부의 셀러 고객을 통해 발생했다.
 
이베이의 수익모델은 대량의 상품을 거래하는 양질의 셀러 고객을 확대해야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베이가 양질의 셀러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CBT를 주목하는 이유다. 실제로 2010년 4분기 이베이의 판매액 가운데 20%가 CBT에서 발생했다.
 
이베이는 CBT 사업 확대를 위해 ‘세계 최대 공장’인 중국과 거점 교역도시인 홍콩 등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홍콩 이외 한국, 일본, 인도, 대만, 태국으로 셀러 고객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의 셀러들이 각각 차별화할 수 있는 상품과 공급망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 CBT 사업의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과 일본은 패션 상품, 인도는 보석 가공품과 다이아몬드, 대만은 장난감과 자동차 부품, 태국은 보석 등의 품목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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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

    박용

    - 동아일보 기자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I) 연구원
    -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정책연구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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