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상품을 통해 마이크로트렌드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메타트렌드연구소의 최신 보고서에 실린 ‘Hot Product’를 소개합니다. 참신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에 감성을 불어넣어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디자인의 가장 큰 원칙 중 하나는 사용자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제는 사용자 외에도 다른 부분에 대한 배려까지 같이 고려해야 한다. 사용자들이 이런 배려를 원하기 때문이다. 지구촌을 하나로 엮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로 인해 지구 반대편의 사람이 막연한 누군가가 아니라 나와 커뮤니케이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친근한 이웃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이 같은 배려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배려의 대상은 단지 사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사람과 같이 생활하는 반려 동물이나 곧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게 될 로봇과 같은 사물, 지구라는 별 안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생명체와 지구 자체까지도 배려의 대상이 된다. 이로 인해 관대함과 배려는 이 시대의 새로운 메가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생명을 존중하고 남을 배려하고 사람뿐 아니라 자연과 지구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사는 것이 바로 진정한 배려다.
● 노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Threedom, RIBOT
영국의 모바일 디자인 회사인 리봇(ibot.co.uk)이 노인을 위한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인 스리돔(threedomphone.com)을 발표했다. 스마트폰의 인터페이스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만큼이나 복잡하기 때문에 노인층이 쓰기 어렵다. 글자가 작아 보기 힘들고 능숙한 터치스크린 조작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스리돔은 심플한 인터페이스가 특징으로 단 세 개의 버튼으로 이뤄져 있다. 커다란 버튼으로 터치스크린을 쉽게 조작하며 간단한 내비게이션을 통해 전화, 문자, 음악, 사진 등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노인층을 위한 특화된 스마트폰이 아닌 UI 디자인을 통해 스마트폰을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 발상의 전환이 돋보인다.
● 점자 인터페이스 휴대폰 DrawBraille Phone, Shikun Sun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브레이유 점자를 인터페이스로 사용하는 이 휴대폰은 디자이너인 시쿤 선(Shikun Sun)이 영국 셰필드할람대(Sheffield Hallam University)에서 수학 중에 학교 과제물로 제안했던 콘셉트 디자인이다. 디지털 기기는 발전 중이지만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배타적이다. 이 콘셉트 폰은 터치로 누르는 방식과 스퀘어 패턴을 그리는 두 가지 입력 방식으로 설계됐다. 왼쪽 면에는 210개의 점자 도트들이 있고 6개의 점이 모여 점자 하나를 이룬다. 오른쪽 면의 패드에는 20개의 사각형이 있고 중앙부에 손가락으로 점자를 그려 글자를 입력한다.
● 문맹을 위한 ATM The Pillar ATM, NCR
NCR(www.ncr.com)이 선보인 새로운 ATM인 필라는 문맹률이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외부에 글자나 스크린이 없는 기둥 형태의 필라는 지문 인식만으로 은행 계좌 정보와 본인 확인을 한 후 버튼을 눌러 입출금을 할 수 있다. 5개의 버튼에는 노랑, 파랑, 보라, 초록 등의 색깔이 입혀져 있는데 이는 지폐의 색상과 같다. 글을 전혀 읽지 못하며 숫자조차 모른다 해도 간소화된 디자인을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 종이로 만든 운동화 S-paper, Skono Korea
스코노코리아(www.skonokorea.com)가 2011 F/W 시즌을 맞아 특수 종이 원단을 사용한 운동화 에스페이퍼를 출시했다. 이 운동화는 기능성 종이 원단인 타이백(Tyvek)을 사용해 물에 넣어도 변하지 않고 잘 찢어지지 않는 강한 내구성과 방수성을 가졌다. 타이백 은 미국 듀폰(Dupont)에서 개발한 고밀도 특수 섬유로서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다. 쓰면 쓸수록 빛을 발하는 가죽 소재처럼 구김이 갈수록 멋이 더 살아나는 종이라서 특별하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 살고 후손들이 살게 될 지구를 배려하는 디자인은 다양한 제품에 녹아 들어가 거대한 흐름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