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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일러스트, 고객과 通했다

고석희 | 5호 (2008년 3월 Issue 2)
 

최근 ‘패션 일러스트’를 결합한 마케팅 활동이나 제품 디자인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들이 전통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잇달아 패션 일러스트를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단순히 삽화로 불리던 ‘일러스트레이션’도 점점 전문화되고 있다.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패션 디자인을 정확히 이해할 뿐만 아니라 패션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는 전문가가 패션 정보와 이미지를 결합한 ‘드로잉(drawing)’을 통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수단이다. 갈수록 시각적인 설명이 중요해지면서 일러스트레이션의 중요성도 커지는 추세다.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글이나 사진이 표현하지 못하는 미세한 영역의 이미지까지 전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현대인이 요구하는 위트(wit) 등 다양한 상상력을 전할 수 있다. 또 이해하기 쉽고 보기 좋은 일러스트는 소비자에게 소유 및 구매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일러스트의 독창적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개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에게 특히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 일러스트가 키덜트(Kidult·Kid+Adult의 합성어) 문화와 결합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러스트를 활용한 대표적인 해외 사례로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있다. 세계적인 패션기업 LVMH는 루이비통 로고가 낙서처럼 프린트된 ‘그래피티(Graffiti)’ 라인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루이비통은 기존 전통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젊은 고객층을 새롭게 확보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의 일러스트가 담긴 티셔츠는 스웨덴의 중저가 패션 브랜드 ‘H&M’의 베스트 상품이 됐다. 세계적인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조르디 라반다는 자라, 아디다스, 크리티앙 디오르, 애버 크롬비앤피치 등 수많은 패션 브랜드와 함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했다.
 
현재 LVMH에 경영권을 맡긴 스페인의 명품 브랜드 로에베
또한 2007 가을·겨울 컬렉션의 아시아 지역 마케팅에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을 도입했다. 기존의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하되 도시적이고 모던한 이미지의 뮤즈(Muse)를 일러스트로 만들어 각종 광고 및 마케팅 활동에 활용했다.
 
국내에서는 2000년 신세계백화점이 백화점 최초로 본점 건물 외곽에 대형 패션 일러스트를 걸었다. 당시 신세계백화점은 70년의 전통을 가진 오래된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새롭게 도약하는 글로벌 감각의 백화점으로 거듭나기 위해 과감하게 일러스트를 도입했다. 젊고 감각적인 신세대 고객층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기존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일러스트가 활용된 것이다. 이러한 시도가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신세계백화점은 새 로고를 만드는 것은 물론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경쟁 백화점들도 잇달아 패션 일러스트를 도입했다.
 
단순한 삽화에서 벗어난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계속해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 및 디자인과 결합하면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내는 마케팅 수단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는 미국 뉴욕 파슨스대 패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에서 예술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뉴욕의 패션 브랜드 ‘Bill Blass’의 패션디자이너, 지오다노 코리아의 팀 매니저 등을 지냈다. 티파니앤코, 로에베, 신세계백화점, 보그 등과 일러스트 작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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