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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Dual View Camera: A Customer-Driving Marketing Strategy

“고객의 눈에 딱 맞췄다” 듀얼 뷰 100만대 신화

신수정 | 66호 (2010년 10월 Issue 1)

 
카메라는 소니, 캐논, 니콘 등 일본 기업들이 한국 기업보다 앞서 있다고 여겨지는 분야다. 삼성은 LCD TV를 비롯해 반도체, 휴대전화에서는 굳건히 선도 기업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카메라 분야에서는 일본 기업에 뒤처졌다. 지난해 삼성의 카메라 세계시장 점유율은 11.3%로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는 캐논, 소니에 이어 3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주로 저가(低價) 제품을 대량 판매했고, 자신 있게 내놓을 만한 대표 상품이 없었다. 삼성 카메라는 일본의 경쟁 기업들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삼성 카메라의 주요 고객들은 전자제품 매장에서 중저가(non-premium) 브랜드를 찾는 사람들이라고 여겨졌다. 삼성 카메라는 최고와 최초를 좋아하는 삼성이란 브랜드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카메라는 전자산업의 가치사슬에서 콘텐츠 생성이라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들어 카메라로 직접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자산업에서 카메라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콘텐츠 정보 처리(반도체), 저장(플래시 메모리), 재생(LCD 모니터), 전달(휴대전화)이라는 가치사슬에서 카메라를 활용해 콘텐츠를 생성하는 게 첫 단계다. 반도체, 메모리, LCD, 휴대전화 등 전자산업의 핵심 업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삼성이 이들 업종에 비해 카메라에 신경을 덜 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카메라 사업이 전자산업 생태계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하는 첫 단계로 점차 중요해짐에 따라 삼성에서는 2008년부터 카메라 사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방산업체인 삼성테크윈에 소속돼 있던 카메라 사업부를 지난해 2월 삼성디지털이미징으로 분사시켰다. 올해 4월, 삼성디지털이미징은 삼성전자의 디지털이미징사업부로 정식 편입됐다. 이는 삼성이 카메라 사업을 비롯한 광학기기 사업을 TV, 휴대전화에 버금가는 삼성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현재 삼성의 카메라 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박상진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사장이다. 박 사장은 2008년 삼성테크윈 디지털카메라사업부장(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삼성디지털이미징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2008년부터 삼성의 카메라 사업을 이끌고 있다. 197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박 사장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실장, 삼성전자 무선전략마케팅 팀장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다. 박 사장은 삼성이 카메라 부문에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이기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삼성 카메라에 대한 고객들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캐논과 니콘은 세계적으로 화상 품질의 명성이 자자하고, 소니는 화려한 신기술을 접목하면서 명성을 얻은 반면, 삼성 카메라는 저가라는 이미지 외에는 딱히 특징이 없다는 데 주목했다.
 
박 사장은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본이 이미 많이 앞서 있는 아날로그 광학기술로 승부를 내기보다는 다양한 전자사업 분야를 갖춘 삼성이 잘 할 수 있는 다른 기기와의 연결, 즉 디지털 융합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편리성을 극대화한 제품을 내놓으면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박 사장은 삼성 카메라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소비자의 마음에 쏙 드는 글로벌 히트 상품을 선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프로젝트는 ‘콜럼부스 프로젝트’라고 명명됐다.
 
경쟁사인 일본의 캐논, 니콘은 모델 당 200만∼300만 대씩 팔린 글로벌 히트 제품이 있었지만 삼성 카메라의 기존 라인업에는 없었다. 삼성이 글로벌 히트 제품을 내놓겠다는 목표로 2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해 8월 선보인 것이 바로 삼성 ‘듀얼 뷰(Dual View) 카메라’다. 국내에서는 ‘한효주 카메라’ 혹은 ‘셀카 카메라’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셀카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해 카메라 뒷면은 물론 앞면에 1.5인치 LCD를 장착한 ‘듀얼 뷰 카메라’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만 대 이상 팔렸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규모가 휴대전화의 10분의 1인 점을 감안하면 휴대전화 1000만 대 판매와 맞먹는 성과다.
 
삼성의 ‘듀얼 뷰 카메라’는 기술, 기계 중심의 상품 개발에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중심으로 한 상품개발 혁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듀얼 뷰 카메라의 성공으로 전 세계 글로벌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10.8%에서 지난해 12%까지 올라갔다.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임직원들과의 심층 인터뷰와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통해 삼성 듀얼 뷰 카메라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차별화를 위한 핵심 아이디어, 듀얼 뷰
2008년 초, 글로벌 히트 카메라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콜럼부스 프로젝트’에 착수한 삼성디지털이미징사업부 상품기획 그룹은 삼성 카메라가 경쟁업체인 캐논, 소니, 니콘보다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처음엔 품질을 의심했다. 하지만 더 고민해보니 근본적인 문제는 새롭고 참신한 제품이 없다는 단순한 사실이었다. 경쟁사들은 소비자가 갖고 싶은 카메라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 반면 삼성의 카메라는 평범했다. 고민 끝에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진정 어떤 카메라를 필요로 하고 원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시장 조사가 필요했다. 우선 심층적인 시장 조사를 위해 중점 타깃 지역을 선정했다. 과거 데이터를 뽑아서 분석해보니 미국시장에 포커스를 맞춰 성공하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할 확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프로젝트 팀은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소비자들이 기존 카메라에 갖는 불만은 무엇인지, 갖고 싶은 카메라의 기능은 무엇인지 치밀하게 조사했다.
 
삼성전자는 2006년 실리콘밸리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PIT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PIT는 Product Innovation Team of Global Marketing Opera-tion의 약자다.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 사업부는 글로벌 히트 작품을 만들기 위해 PIT와 처음부터 일을 함께 진행했다. PIT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공학 기술자, 소비자 조사 전문가, 디자이너, 마케터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 콘셉트가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카메라 분야의 전문가들끼리만 모여서 카메라 제품 콘셉트를 진행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변화였다.
 
콜롬부스 프로젝트 팀은 미국 내 전문적인 시장조사 기관을 선정해 온라인 정성조사, FGD(Focused Group Discussion)조사 등 200회 이상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차별화 콘셉트를 발굴하려고 노력했다. 조사 결과, 삼성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이가 어릴수록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카메라는 보수적인 전자 제품 중 하나로 꼽힌다. 디지털 기기가 넘쳐나고 있지만 아날로그적 요소가 강하게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제품군이다. 이 때문에 기성 세대는 캐논, 니콘 등 전통적 선도 기업을 선호했다. 반면 젊은 세대들은 삼성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고 신제품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들을 타깃으로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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