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브랜드 가치평가 방법론

숨어있는 브랜드 개성까지 평가하라

신철호 | 63호 (2010년 8월 Issue 2)
 
 

리브랜딩의 출발점은 현 브랜드의 성과와 지위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리브랜딩을 주로 패키지나 브랜드 로고의 변화 등 협소한 범위의 활동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리브랜딩은 시각적인 카테고리의 변화뿐 아니라 제품에서의 변화는 물론, 브랜드 네임과 슬로건, 브랜드 개성 등의 변화까지를 모두 포함하기도 한다. 따라서 브랜드 디자인 측면에서만의 고객 평가가 아닌 좀 더 포괄적인 ‘브랜드 자산’ 측면에서 브랜드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리브랜딩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브랜드 자산의 정의
1980년대 후반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성행하면서 ‘브랜드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시기부터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가치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 대차대조표상 무형자산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점차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브랜드 자산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한편 학문적 견지에서 브랜드 자산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91년 데이비드 아커가 ‘브랜드 자산의 전략적 관리(Managing Brand Equity)’라는 책을 출판하면서부터였다. 학문적으로 브랜드 자산에 대한 연구 역사가 매우 짧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자산을 보는 관점만큼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는 재무적 접근법과 마케팅적 접근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재무적인 접근법에 따르면 브랜드 자산은 ‘브랜드에 의해 형성된 기업 가치의 상승 분 또는 현금흐름의 증가된 부분’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정의는 브랜드 자산을 무형자산의 일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에 반해 마케팅에서는 브랜드 자산을 ‘소비자, 유통경로 구성원, 그리고 기업의 입장에서 (브랜드가 없었을 때보다) 더 높은 매출액과 이윤을 보장해 주며, 경쟁자에 비해 강하고 지속적이며 차별화된 우위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결집체’로 정의한다.
 
IPS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 모델
브랜드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측정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브랜드를 평가하는 단순한 공식이나 절대적인 평가방법은 존재하지 않고, 학계 및 실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브랜드 자산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여기서는 산업정책연구원(IPS)의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IPS Brand Asset Evaluator) 모델을 통해 자세한 평가 방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브랜드 자산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객관적 정보의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재무적 접근법과 시장에서의 소비자 인식을 반영하는 것을 기초로 하는 마케팅적 접근법이 있다. 그리고 재무적 접근법과 마케팅적 접근법을 통합한 모델이 있다. IPS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 모델은 바로 세 번째, 즉 재무적 접근법과 마케팅적 접근법을 통합한 모델이다.
 

1) 재무적 접근법에 기반한 브랜드 수익(Brand Income) 산출
우선, 브랜드 수익을 산출하기 위해 기업의 매출액을 기본 데이터로 활용한다. 매출액을 변수로 활용하는 이유는 시장에서 최종 소비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궁극적으로는 기업 매출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매출액은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 3개년’ 자료를 활용한다. 각 연도별 물가상승률을 적용해 3개년 가중 평균 매출액을 도출한다.
 
3개 연도를 기준으로 삼는 이유는 특정 브랜드와 연관된 이미지나 연상이 소비자 머릿속에 일단 자리잡으면 별다른 활동이 없어도 3년 정도 지속력을 갖는다는 전문가 조사에 따른 것이다.1  추후 브랜드 파워지수를 적용해 최종 도출을 목표로 삼는 ‘브랜드 자산가치’를 ‘향후 3년간’ 추가적인 브랜드 관련 활동(광고, 프로모션, 브랜드 확장 등) 없이 순수하게 브랜드만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으로 정의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가중 평균한 매출액에는 각 산업별로 브랜드 의존도를 나타내는 산업지수(Industry Index)를 적용해 1차적으로 브랜드 수익을 산출한다. 산업지수는 전문가 패널, 설문조사와 FGI(표적집단인터뷰)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 의사 결정 시 브랜드가 산업별로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를 평가해 지수화한다. 산업지수 최하점은 0점, 최고점은 1점으로 만약 특정 산업의 지수가 1점이라면 그 산업에 속한 기업의 수익은 모두 브랜드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2) 마케팅적 접근법에 의한 브랜드 파워 지수(Brand Power Index) 산출
브랜드 파워 지수는 해당 브랜드가 현재 시장 내에서 지니고 있는 마케팅 수준과 소비자들에게 형성돼 있는 이미지, 그리고 향후 구매로 연결될 수 있는 브랜드의 잠재적 능력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각 브랜드의 지속성 정도를 나타내는 브랜드 파워 지수는 소비자 설문 조사를 통해 산출한다. 조사 항목 구성은 아커의 브랜드 자산 이론을 기반으로 했다.(표1 참조) 즉, 브랜드 자산을 구성하는 요소로 브랜드 인지(Brand awareness), 브랜드 연상(Brand association), 지각된 품질(Perceived quality), 기타 독점적 자산(Exclusive asset) 등 네 가지를 이론 변수로 구성해 각 변수별로 타당성 있는 측정 변수를 도출, 설문 조사를 실시한다.
 
3) 브랜드 자산가치 산출
위 1)에서 1차적으로 도출한 브랜드 수익을 기반으로 향후 3년간의 브랜드 수익을 추정한 후 3년 만기 국채이자율을 적용, 현가화시킨다. 여기에 2)에서 도출한 브랜드 파워 지수를 적용해 최종적으로 브랜드 자산 가치를 산출한다. 2009년 삼성전자의 브랜드 자산가치 산출 사례를 위 3단계 과정을 통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2006, 2007, 2008년 각 3개 연도 매출액을 가중 평균한다. 가중치 비율은 1: 2: 3으로, 최근 연도 매출액 비중을 가장 많이 반영한다.
 
<삼성전자 가중평균 매출액 산출>
(2006년 매출액*1/6)+
(2007년 매출액*2/6)+(2008년 매출액*3/6)
= 65조7513억 원
 
전문가 패널 조사 및 FGI 결과 2009년 삼성전자가 속해 있는 전기·전자 산업군의 산업지수는 0.428로 조사됐다. 가중평균 매출액에 산업지수를 곱해 1차적으로 산출된 삼성전자 브랜드 수익은 28조1415억 원(65조7513억 원×0.428)이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인지, 브랜드 연상, 지각된 품질, 기타 독점적 자산 측면에서 지수화해 산출된 브랜드 파워지수(0∼1 사이)는 0.82로 조사됐다. 1차적으로 산출된 브랜드 수익(28조1415억 원)과 브랜드 파워지수(0.82)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래 수익(향후 3년간 브랜드와 관련해 추가적인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브랜드로만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을 산출한 후, 2008년 말 국채이자율을 적용해 현가화함으로써 최종 브랜드 자산 가치(20조539억 원)를 도출했다. IPS 브랜드 가치평가 모델을 통해 산출된 2009년 국내 주요 기업의 브랜드 자산가치는 <표1>과 같다.
 
동일한 브랜드에 대한 평가라 하더라도 연구 방법론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본 브랜드 가치평가 대상은 국내 기업 브랜드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국내 시장에 국한된 브랜드 가치평가 결과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평가 결과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평가 결과의 순위나 절대 금액보다는 상대적인 가치에 중점을 둬 해석해야 한다.
 
리브랜딩에 있어서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 결과의 활용
앞서 설명한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에서 브랜드 파워지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산출된다. 이러한 지표들이 리브랜딩 측면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브랜드 인지
브랜드 인지는 잠재 구매자가 특정 제품 범주에 속한 브랜드를 재인(Recogniti-on) 또는 회상(Recall)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재인은 특정 브랜드에 대한 정보가 기억 속에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회상은 기억 속에 있는 정보를 즉각 인출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를 최초 상기 브랜드(Top of Mind)라고 하는데, 이 브랜드는 여러 소비자의 마음 속에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 타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리브랜딩을 고려할 때 브랜드 인지도 평가에 대한 분석은 주의 깊게 진행해야 한다. 즉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브랜드 자산 역시 높다고 단순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쇠퇴해가는 브랜드의 문제점은 브랜드 인지도의 깊이 즉,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관련된 게 아니라 제한적인 방식으로만 그 브랜드를 생각하는 경향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해당 브랜드의 인지도가 현저하게 높다고 해서 리브랜딩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2) 브랜드 연상
브랜드 연상이란 브랜드와 관련된 기억 속의 그 무엇이다. 브랜드 연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개념인 브랜드 이미지는 브랜드 연상들의 조합으로 형성된,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브랜드 이미지는 소비자의 마음 속에 호의적이고 강력하면서 독특한 연상들을 가지고 있을 때 형성된다고 한다.
 
리브랜딩 전략 수립 시에는 브랜드 자산 평가 결과를 통해 브랜드가 어떠한 연상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장기간에 걸쳐 습득된 이미지는 소비자의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연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브랜드 연상 평가를 통해 남겨진 연상은 무엇인지, 그로부터 나오는 잠재력은 무엇인지, 어떤 시장 기회들이 충족될 수 있는지 등을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브랜드 연상이 부정적이고 차별성이 없다면 리브랜딩 작업을 통해 부정적인 연상을 희석시키고 긍정적인 연상이 추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내 브랜드 ‘미원’의 경우, 인지도는 매우 높았으나 ‘화학 조미료’라는 부정적 연상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이를 희석하기 위해 ‘청정원’ 이라는 자연친화적인 패밀리 브랜드를 도입, 리브랜딩 작업을 실시한 바 있다.
 
3) 지각된 품질
지각된 품질이라는 개념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원래 의도하는 바에 따라 고객이 갖고 있는 전반적인 품질이나 우수성에 대한 지각으로 정의된다. 품질과 관련해 Garvin(1984)은 성능, 외양, 설명서와의 일치성, 신뢰성, 내구성, 서비스, 접합과 끝맺음 처리 등 7개의 제품 품질 차원을 제시했다. 서비스에서는 제품과는 다른 평가 차원이 적용된다. Parasuraman, Zeithaml and Berry(1985)는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의 인식을 연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서비스 품질은 가시성, 신뢰성, 능력, 반응성, 동감성 등의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다.
 
품질 지표는 리브랜딩 전략 수립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 요인이다. 브랜드 쇠퇴는 소비자들이 제품의 품질 하락을 지각하는 데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제품의 품질 하락을 지각한다는 것은 브랜드가 더 이상 품질 보증의 상징이 되지 못함을 의미한다.
 
대부분 기업들은 경쟁적인 요인들로 인해 품질에 관한 비용을 줄이면서 이를 소비자들이 지각하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품질 하락에 대해 서서히 지각하기 시작하면 제품을 멀리하고, 포기하며, 때때로 입소문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퍼뜨린다. 따라서 브랜드 자산평가 결과, 그 제품의 지각된 품질이 표준 이하로 평가된다면 품질 강화를 위한 리브랜딩을 고려해야 한다.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 시 지각된 품질에 대한 평가결과가 점차 낮아지는 것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사항이다.
 
4) 기타 독점적 자산
기타 독점적 자산은 브랜드 명, 로고, 심벌, 슬로건, 캐릭터 등이 있다. 또한 특허나 유통 등도 독점적 자산으로 볼 수 있다. 기타 독점적 자산 평가를 통해 브랜드 명, 로고, 심벌 등의 인지도가 지나치게 낮고 너무 제한된 연상만이 이루어지고 있다거나 의미 전달이 약하다면, 새로운 BI나 CI를 도입해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리브랜딩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주방 가전의 대명사 쿠쿠는 뻐꾸기 모양의 BI가 진부화하자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브랜드를 혁신하는 데 성공한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브랜드 네임, 로고 및 심벌의 변화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희석화와 동시에 수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브랜드 강화 활동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이고 일관된 마케팅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결론
리브랜딩 전략을 수립할 때는 ‘브랜드 자산’ 측면에서 브랜드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리브랜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 결과’는 리브랜딩 전략 수립시 하나의 지침으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리브랜딩 시에는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의 각 지표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기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연상을 바꾸는 비용,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워 새로운 고객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비용 등을 계산하고, 기업 여건 및 산업의 특성, 제품의 수명 주기 등을 종합해 리브랜딩을 결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브랜드를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다른 브랜드에 통합시키는 방안 등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브랜드가 지나치게 진부화하거나 사양 산업이 돼 시장 자체가 쇠퇴하는 경우, 브랜드가 아직 도입기여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의 브랜드 개발비와 광고비가 지출됐을 경우에는 브랜드 철수 전략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 내에 브랜드를 관리하기 위한 효율적인 메커니즘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계획(Plan)-실행(Do)-평가(See)’의 메커니즘이 정착되고 이러한 사이클을 운영·관리할 수 있는 전담 부서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정착될 때 브랜드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된, 그리고 시의 적절한 리브랜딩 전략 수립이 가능할 것이다.
 
참고문헌
Aaker, David A.(1991), Managing Brand Equity : Capitalizing on the Value of a Brand Name, New York: The Free Press.
Garvin (1984), “Product Quality: An Important Strategic Weapon,”Business Horizons, Vol. 27(May-June), pp. 40-43.
Parasuraman, A., Valarie A. Zeithaml and Leonard L. Berry (1985), A Conceptual Model of Service Quality and Its Implications for Future Research, Journal of Marketing, Vol.49, 41-50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