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의 방법론적 회의론에서의 절대 명제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디지털 시대에 ‘나는 검색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로 바뀌고 있다. 이는 검색이 단순히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한 활동에서 벗어나 존재와 가치를 증명하는 기준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미 검색은 우리 삶 속 깊이 파고들어 기존 검색의 활용 범위와 영역을 무한히 확장해가고 있다. 검색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의 하나이며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창이다.
모바일과의 결합이 변화 동인
검색은 모바일과 결합하면서 극적인 변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모바일 단말기는 항상 사용자의 곁에서 경험을 공유하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방식으로 가공해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계적인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웹 3.0의 개인화는 결국 모바일 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검색 결과는 가장 개인적인 단말기인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뤄진다. 모바일 검색은 사용자를 중심으로 사용자의 주변에서부터 출발하는 서라운드 파인딩(Surround Finding)인 셈이다. 모바일 단말기는 사용자의 요구와 자체적인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의 행동과 생체 정보, 주변 정보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용자가 요구한 수준 이상의 정보를 제공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세밀하고 개인화된 검색을 위해 수많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일정한 주거 범위 안에서 생활하고 한정된 인간관계를 맺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색엔진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환경에서 같은 방식으로 대상을 찾는다고 가정해 획일적인 검색 결과를 내놓는다. 검색이 라이프스타일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위해서는 검색을 위한 단말기가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검색 결과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가장 적합한 수단이 모바일 단말기다. 모바일 단말기에는 사용자의 각종 개인 정보가 담겨 있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다. 각종 센서를 통해 사용자와 사용자 주변을 항상 파악할 수도 있다. 특히 휴대전화에 내장된 GPS는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인식함으로써 보다 세밀한 검색을 가능케 한다.
모바일 검색의 기본, 사용자 프로파일링
앞으로는 사용자 프로파일의 정확성이 바로 검색 결과의 질을 좌우하게 된다. 미래의 검색 단말기는 사용자와 사용자 주변 환경을 고려한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선행 정보가 필요하다. 사용자의 취향, 습관, 주변환경, 인간관계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취합한 뒤 이를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필터링해 보여주는 것이다. 앞으로는 같은 키워드를 검색해도 나의 검색 결과와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다른 사람의 검색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이처럼 사용자 프로파일은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검색 결과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
사용자 프로파일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수많은 센서가 사용된다. 모바일 단말기에 적용된 수많은 센서는 사용자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사용자가 검색 하려는 의도를 추리해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이미 업계에서는 센서와 모바일 환경의 접목이 이뤄지는 웹스퀘어드(Web2)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검색 환경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바로 모바일 단말기에 집약된 수많은 센서를 통해 획득한 정보는 사용자 프로파일과 결합해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정보’가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바로 그 정보’에 접속할 수 있게 한다.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팀 버너스 리는 1998년 시맨틱 웹(Semantic Web)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이는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것을 컴퓨터가 다룰 수 있는 형태인 온톨로지(Ontology·원래는 존재론을 뜻하는 철학 용어인데, IT산업에서는 각각의 지식 혹은 단어나 개념이 전체 지식체계 중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밝혀내 단어와 단어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다 빠르고 편하게 검색할 수 있도록 돕는 연구 분야나 관련 기술을 의미함)로 표현하고 그것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시맨틱 검색은 이의 연장선상에서 자연어 검색, 비언어 검색 등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용자의 의도(context)를 완전히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맥락 검색(contextual search)의 시작은 두 개 이상의 사용자 프로파일을 결합해 검색 결과를 추출해내는 혼합 전략에 있다. 즉 위치와 소셜 네트워크가 결합되고, 센서와 프로파일이 합쳐져 검색에 활용되는 것이다. 검색을 위한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되므로 더욱 개인화된 맞춤 정보 제시가 가능해진다.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대한 요구
실시간 웹 검색 엔진인 원라이엇(One Riot)의 토비어스 페그스는 “모바일은 실시간 정보를 발견하기 위한 이상적인 플랫폼”이라고 말한다. 다만 모바일 환경 에서는 사용 편의성이 검색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 양 손과 키보드가 없어도 쉽고 정확하게 검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사람들은 그러한 서비스를 선호할 것이다. 예를 들어 차차(www.chacha.com)는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친구에게 질문하듯이 문자 메시지나 전화를 넣으면 된다. 답변 역시 음성이나 문자로 오는데 현재 3억 여 개의 질문과 답이 웹사이트에 구축돼 있다.
구글 영국 법인의 마크 호위는 “인터넷은 점차 모바일 환경을 향해 나갈 것이며 향후 5년 후에는 음성 검색이 일상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미 영미권에서는 음성 검색이나 음성 메일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아 키보드 검색을 낯설게 느끼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의 검색은 입력 방식과 함께 정보 제공 방식에서도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입체감을 갖는 검색 결과는 좁은 화면에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증강현실이 모바일 검색을 위한 인터페이스로 각광을 받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입력 방식에서도 카메라와 음성은 양손이 필요치 않고 주의를 분산시키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QR코드나 바코드를 읽어서 검색하고 사진을 찍어서 검색한다. 장애 등의 문제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모션 검색 등 비언어 검색은 날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검색 방법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차이가 날 것이다. 블링고(www.vlingo.com)는 2009년에 모바일 음성 검색을 통해 가장 많이 찾은 키워드 10가지를 발표했다. 여기에 오른 키워드들은 일반적인 검색엔진의 주요 키워드와 다르다. 일반적인 검색엔진에서 가장 많이 찾는 키워드 10가지 안에는 그 해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슈가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블링고는 날씨, 전화번호부, SNS 등 사용자들이 자주 찾는 콘텐츠에 대한 검색어 순위가 높다. 모바일 음성 검색은 직관성을 장점으로 사용자의 생활 가까이에 다가가 사용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