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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ies for a Global Presence on the Contents Market: The Case of Pororo

마케팅 날개 달고 세계로 날아간 뽀로로

김유영 | 56호 (2010년 5월 Issue 1)
 

 
날고 싶지만 날 수 없는 펭귄. 하지만 언젠가 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주황색의 큼직한 고글 안경과 공군용 모자를 쓰고 다니는 이 펭귄이 전 세계 아이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바로 토종 캐릭터  뽀로로다.

뽀로로는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뽀로로가 열광적인 반응을 얻은 이유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EBS에 불과 5분짜리 프로그램에 등장한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또 애니메이션 스토리도 평범해 어른들이 보면 십중팔구 “이게 뭐야”라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뽀로로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2003년 EBS에서 첫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도 확고하게 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청률은 2위(‘토마스와 친구들’)의 2배 이상이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폭발적이다. 2004년부터 프랑스 TF1에서 방영돼 무려 4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영국, 인도, 멕시코 등 세계 110여 개국에 수출됐다.
 
뽀로로는 웬만한 기업을 능가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파생된 캐릭터 상품이 특히 인기다. 뽀로로 캐릭터 상품은 일반 완구부터 ‘뽀로로와 친구들 초코케익’(뚜레주르), ‘뽀로로 통장’(국민은행), ‘뽀로로 잉글리쉬’(대교)에 이르기까지 숱하게 많다. 라이선스 사업은 총 600여 가지나 된다. 상품의 누적 매출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무려 8297억 원(소매 가격 기준). 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배(491.8%)로 폭증한 2004년을 제외하더라도,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뽀로로 제품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54.0%(전년 대비)에 이른다.
 
이런 인기를 입증하듯 뽀로로 전시·체험전과 뽀로로가 등장하는 뮤지컬에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60만 명이 몰려든 것으로 추산된다. 심지어 국내에서 영상물 불법 복제 건수는 1위는 수많은 ‘미드(미국 드라마)’ 등을 제치고 ‘뽀롱뽀롱 뽀로로’가 차지했을 정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뽀로로와 둘리, 딸기, 마시마로, 뿌까 등 국산 5개 캐릭터와 키티, 푸우 등 2개 외국 캐릭터의 브랜드 가치를 분석한 결과 뽀로로(8519억 원)가 푸우(8019억 원)를 제치고 키티(9010억 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푸우가 84세(1926년 탄생), 키티가 36세(1974년)인 반면 뽀로로가 7세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뽀로로는 2001년부터 구상에 들어가 무려 3년의 치밀한 준비 끝에 세상에 나왔다. 유아용 콘텐츠 산업은 사용자(user)와 구매자(buyer)가 다른 대표적인 상품이다. 뽀로로는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추면서도 구매자의 교육적인 욕구(needs)까지도 충족시켰다. 뽀로로의 기획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아이코닉스)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뽀로로의 전략을 집중 분석했다.
 
타깃 유저 설정과 독특한 포지셔닝
아이코닉스 모태는 1996년 금강기획 애니메이션 사업팀이다. 당시 ‘짱구는 못말려’, ‘꼬마 마법사 레미’, ‘모험왕 걸리버’ 등을 배급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금강기획이 광고에만 집중하겠다며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애니메이션 사업팀이 해체됐다. 당시 이 팀의 팀원이었던 최종일 현 아이코닉스 사장은 기존 사업을 넘겨받아 2001년 아이코닉스를 설립했다.
 
당시에는 유아용 인형극인 ‘텔레토비’가 단연 인기였다. 최 사장 역시 텔레토비에 푹 빠져 있는 아들을 보고, 텔레토비처럼 2∼5세 정도의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조사를 해보니 ‘유아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시장이 의외로 무주공산이었다. 당시 인기를 끌던 애니메이션은 ‘마시마로’, ‘뿌까’ 등으로 유아보다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텔레토비는 유아를 대상으로 하기는 했지만, 인형극이었기 때문에 유아의 눈높이에 걸맞은 상상력을 풍부하게 표현하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최 대표는 2002년 해외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참가했을 때 만난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에 투자를 제안했다. 당시 하나로텔레콤은 당시 북한과 애니메이션 합작 사업을 벌이고 있었는데, 해당 사업이 마무리되어 또 다른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었다. 아이코닉스는 하나로텔레콤을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였고 투자를 받았다. 방송 매체로는 EBS를,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로는 오콘이 합류했다. 홍보나 각종 이벤트는 아이코닉스가 맡고, 방송은 EBS가, 투자금은 하나로텔레콤이 대는 방식이었다.
 
타깃 유저의 눈높이에 맞춰 과학적으로 검증
유아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차별화된 시장을 공략하는 만큼 타깃 고객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분량 줄여 몰입 유도
아이코닉스는 짧은 시간 유아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기껏해야 7분 정도라는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7분이 지나면 TV가 아닌 다른 곳을 보면서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당시 애니메이션의 분량은 한 회당 최소 10분이었다. 하지만 아이코닉스는 이를 5분으로 줄였다.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 안에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자는 의도였다.
 
특히 1, 2초에 불과한 시간 동안에 보여지는 캐릭터들의 동작에 대해서도 고심했다. 스토리도 스토리이지만, 동작 자체가 유아들에게 큰 흥미를 주기 때문이다. 동작만 보더라도 유아들이 ‘까르르’ 웃음 지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한 것. 유아들이 어떤 장면에서 좋아하는지 살피기 위해 제작팀은 바로 옆에서 아이들을 관찰했다. 그 결과 뽀로로가 구덩이에 빠져서 나오려고 하는 장면의 경우, 비슷한 속도로 빠져 나오는 게 아니라, 또르르르 올라갔다가 잠시 멈칫한 뒤 다시 아래를 내려다보고 툭 떨어지는 느낌이 나게 했다. 아이들은 이런 우스꽝스러운 ‘슬랩스틱’에 열광했다.
 
②유아들에게 친근한 2등신 캐릭터
캐릭터들의 머리도 일부러 크게 했다. 뽀로로는 ‘1.9등신’이다. 미(美)의 기준인 7등신까지는 아니더라도 2등신도 안 된다. 하지만 7등신은 어디까지나 어른들의 기준일 뿐이다. 뽀로로는 머리가 크고 몸이 작은 가분수 형태로 유아들 자신과 흡사하다. 유아들의 눈에는 뽀로로가 더 친숙하다. 뽀로로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포비(곰)는 2.5등신, 루피(비버)는 2.5등신, 버디(아기공룡)은 1.9등신이고, 가장 머리의 비율이 작은 에디(여우)가 2.7등신이다. 1 또 기계적인 차가운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부드럽고 폭신하게 캐릭터를 만들었다.
 

또 캐릭터들이 유아들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게 만들었다. 뽀로로는 신기한 물건을 발견하면 호기심이 발동해 하고 싶은 걸 꼭 하는 성격이다. 좌충우돌로 실수가 많지만, 마을을 활기차게 한다. 포비는 친구들의 부탁을 거절 못하고 귀찮은 일도 우직하게 해내는 성격. 에디는 나서길 좋아하고 사사건건 참견하기 좋아한다. 자신의 의견이 무시되면 투덜대지만, 잘못한 점은 곧장 인정하는 솔직함도 보인다. 루피는 친구들에게 따뜻하게 대하고 착하게 굴지만 겁도 많다. 크롱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하지 못해 실수를 저지르지만 재롱둥이기도 하다. 흔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친구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또 2인자는 없다. 주인공은 뽀로로지만 각 회별로 때에 따라서는 다른 캐릭터가 사실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③다각도로 검증
뽀로로는 감(感)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검증을 하면서 제작했다. 대본 상의 동작을 표현하는 언어도 최대한 자세하게 표현했다. 언어로도 설명이 안 될 때에는 수십 번, 수백 번, 직접 동작을 선보이는 ‘연기’를 하는 것도 다반사였다. 캐릭터의 동작은 평균 7∼11회 정도 수정되면서 만들어졌다.
 
시험용 콘텐츠를 제작한 뒤에는 철저한 피드백을 받았다. 각 팀원들이 자녀와 있을 때 여러 장면을 보여주고 반응은 살피는 것은 기본이었다. 그리고 특정 유아원 몇 곳을 정해놓고, 시험용 캐릭터를 보여준 뒤 유아원생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스티커를 붙이게 했다.
 
내부적으로도 제작자가 자의적으로 제작하는 기존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획은 시나리오 작가, 콘티 작가, 기획 작가 등 8명이 모여서 했다. 이와 함께 아이코닉스와 하나로텔레콤, 오콘, EBS 관계자로 꾸려진 ‘제작 위원회’를 두고, 구성원들이 주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나눴다.
 
시작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기획
뽀로로는 특정 국가나 특정 문화권에서만 통하는 콘텐츠가 아닌 보편성을 지닌 콘텐츠가 되게 기획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만 바라보고 사업하면 규모가 턱없이 작기 때문이다.
 
①국내보다 해외 먼저 선보여
초기부터 철저하게 해외 마케팅을 기획했다. 원칙은 해외 배급사나 에이전시를 쓰지 않고 직접 배급하는 것으로 삼았다. 국내에 뽀로로 애니메이션은 2003년 11월 본격 방영됐지만, 그 이전인 2003년 7월 국제 애니메이션 축제인 프랑스 안시페스티벌에 먼저 출품됐다. 뽀로로는 여기서 방송용 애니메이션 부문에 노미네이션되는 성과까지 얻었다. 일찌감치 해외 홍보를 해서 해외와 국내 출시를 병행키로 한 것. 이를 위해 역량 있는 인재가 내부에 필요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어 동시통역사 출신인 정경미 씨를 해외 마케팅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대표적인 방송용 콘텐츠 시장인 ‘MIPTV’와 ‘MIPCOM’이 모두 프랑스 깐느에서 열리기 때문에 불어는 방송용 콘텐츠 시장에서 공식 언어와 다름없다. 특히 정 상무는 영화 기획사인 싸이더스에서 영화 판권 업무를 맡았고,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한신코퍼레이션에서 일하기도 했기 때문에 뽀로로의 해외 마케팅을 하는 데에 적격이었다.
 
MIPTV나 MIPCOM에 참가해서도 부스를 차려놓고 손님이 오기를 무작정 기다리는 게 아니었다. 행사 전에 100여 군데의 문을 두드렸다. 적어도 절반 이상은 상담 일정을 잡아줬다. 물론 한국 애니메이션의 글로벌화 사례가 드물어 대부분 업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안시 페스티벌의 성과 등으로 인지도를 차츰 쌓아가면서 해가 갈수록 상담에 응하는 업체들도 늘었다.
 
2003년 가을 MIPCOM에서 프랑스 TF1 채널에서 방송 판권을 사들인 뒤 1년 뒤에 뒤 국내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뽀로로가 유럽의 공중파를 탔다. 이후에도 브라질 ‘아니마 문디 페스티벌’과 이탈리아 ‘카툰스 온 더 베이’ 등 쟁쟁한 국제 대회에서도 경쟁작으로 초청받았고, 결국 110여 개국에서 방영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2003년 뽀로로 출시 초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디즈니 아시아채널도 입장을 바꿔 판권을 사가 아시아 20개국에 한꺼번에 뽀로로가 방영되기도 했다.
②인종색 배제
캐릭터를 구상할 때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사람을 배제했다. 아이들이 동물을 좋아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을 캐릭터로 하면 백인이든 흑인이든 아시아인이든 인종적인 냄새를 풍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주인공 캐릭터 이름도 부르기 쉽게 정했다. ‘미키 마우스(Mickey Mouse)’와 ‘도널드 덕(Donald Duck)’이 모두 같은 알파벳으로 시작하듯이 캐릭터 이름 역시, 알파벳 글자가 겹쳐지는 방식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혹시 뽀로로가 특정 언어권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 해서 평소 알고 있던 프랑스, 미국, 영국 등 바이어들의 의견을 들었다. 실제로 기획 초기 단계에서 캐릭터 이름은 뽀로로가 아닌 ‘뽀로뽀로’였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부정적인 뜻이 있다고 해서 ‘뽀로로’로 바꿨다. 뽀로로는 순우리말로도 종종걸음으로 재게 움직이는 모양을 뜻하는 의태어이기도 했다.
 
③영어 사용해 내수 시장선 부모들의 니즈 충족, 해외 시장선 비용 절감
글을 못 읽는 유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글자 사용을 최대한 자제했지만, 부득이하게 필요할 때에는 한글이 아닌 영어를 썼다. 예를 들어 뽀로로가 읽는 책의 글자와 제목은 모두 영어다. 해외로 나가면서 그림을 수정할 때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분위기를 느낌을 주면서도 해외에 수출할 때 별도의 수정 작업을 거치지 않도록 했다.
 
글로벌화된 콘텐츠라는 점은 다른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왔다. 유아용 콘텐츠는 사용자(user)와 구매자(buyer)가 다른 전형적인 사례다. 다시 말해 구매하는 부모와 해당 상품을 이용할 유아의 입맛을 모두 맞춰야 한다. 뽀로로는 이런 조건에 모두 부합했다. 당시 독점 방영하게 된 하나로텔레콤의 채널인 하나TV는 뽀로로의 영어 버전을 방영했다. 유아들에게 조기 영어 교육을 시키기 위해 뽀로로를 구매하는 부모가 적지 않았다. 또 스토리 라인 자체도 문제 해결 방식을 익히게 제작됐다. 캐릭터들이 단순히 웃고 즐기는 게 아니라 잘못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할 줄 아는 캐릭터, 혹은 고마워하거나 화해할 줄 아는 캐릭터로 만들었다. 예를 들면 먹을 것을 혼자 먹으려고 감춰뒀다가 미안해하면서 같이 먹고 끝나는 식이다.
 
브랜드 관리 위한 라이선스 전략-품질 바탕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라
라이선스 사업의 목표는 로열티 수입 획득에만 두지 않았다. 일상에서 뽀로로라는 브랜드가 적절한 제품을 통해 노출되게 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종합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라이선스 전략이 마련됐다.
 
①품질 관리에 역점 둔 ‘보증 브랜드’
일단 품질 관리(Quality control)에 역점을 뒀다. 로열티를 준다고 해서 무조건 라이선싱을 해주는 게 아니다.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뽀로로는 보증 브랜드(Endorsing brand)인 셈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완구에 단순히 스티커만 붙이는 ‘무늬만 라이선싱’은 지양했다. 틀을 만들어 플라스틱을 넣어 제품을 만드는 금형 방식을 택해 조립 제품보다 훨씬 정교하고 고급스러우면서 상품의 외관도 깔끔하게 만들었다. 또 페인트칠을 하는 것 역시 깔끔한지를 살폈다. 이와 함께 유통망이 있는지, 사업 경험이 있는지도 고려 대상이었다. 일부 제품을 직접 기획해 판매하기도 하는데, 중국 심천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들은 한국인 직원이 관리하게 하고 있다. 이 역시 품질 우선주의 때문이다.
 
유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면 뽀로로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는 원칙도 고수했다. 최근에도 대기업 피자 업체나 아이스크림 업체에서도 라이선스 요청이 적지 않게 밀려 들어온다. 하지만 패스트푸드나 아이스크림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라이선싱을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품질 관리에 신경을 쓴 탓에 이른바 ‘뽀로로 프리미엄’이라는 것도 생겨났다. 뽀로로 브랜드를 사용한 제품은 다른 제품보다는 가격이 10∼20% 가량 비쌌다. 그런데도 유아와 부모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라이선싱 대상의 범위는 지속적으로 확장됐다. 자전거나 놀이용 매트, 병원 놀이 세트 등의 유아용 완구는 기본이다. 은행 통장, 학습지, 비데, 감기약, 물티슈, 가방, 칫솔, 연고 크림치즈, 요구르트, 그림책, 전화기, 신발, 장화, 글자체 등 다양한 분야에 뽀로로 캐릭터가 쓰였다. 일례로 G마켓에서 ‘뽀로로’ 이름을 붙이고 판매되는 상품을 검색하면 무려 2만178개 품목(4월 22일 현재)이 나온다. 심지어 최근에는 DVD와 스티커북, 한글 책, 로봇 인형, 베개 등 인기 상품으로 이뤄진 ‘뽀로로 놀이 쇼핑 53종 풀세트’까지 등장했다. 19만 9000원이나 됐는데도, 이 제품은 한 홈쇼핑 채널에서 6차례 한정 물량이 모두 매진됐다.
 
②동네 공연장 뮤지컬로 고객과의 접점 확대
파생 콘텐츠도 늘렸다. 콘텐츠는 고객(아이와 부모)과 멀어지면 끝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일종의 브랜드 확장(brand extension)을 통해 브랜드를 관리한 셈. 대표적인 게 뮤지컬이다. ‘뽀로로와 비밀의 방’, ‘뽀로로와 동화여행’, ‘뽀로로와 친구들의 맛있는 파티’, ‘뽀로로와 생일선물’, ‘뽀롱뽀롱 뽀로로-노는 게 제일 좋아’ 등 다양하다. 2006년부터 시작된 뽀로로 뮤지컬 시리즈에는 지난해 말까지 모두 56만 명의 관객이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뮤지컬 세계에서 ‘관객 30만 명’이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꿈의 숫자’인 점을 비춰보면 뽀로로는 국내에서 웬만한 인기 뮤지컬을 능가하는 집객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뮤지컬은 등장 인물들만 같고, 스토리를 기존 애니메이션과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 공연예술에 어울리는 구조를 만들었다. 또 서울이나 광역시는 물론 지방 소도시 등 전국 각지의 구민회관이나 백화점 문화 센터 등에서 공연을 개최했다. 유아나 어린이를 동반해야 하는 보호자들이 손쉽게 가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뽀로로는 전시전도 열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본 유아들이 등장 인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40일간 무려 13만 명이 찾았다.

③리뉴얼로 지속가능한 부가가치 창출
라이선싱을 맺은 제품이 지속가능 한 성장을 하도록 3년에 한 번꼴로 애니메이션이 리뉴얼(renewal)된다. 시즌 1은 2003년에, 시즌 2는 2006년에, 시즌 3은 2009년에 나왔다. 시즌 1에서 5명이었던 등장인물이 시즌 2에서 7명으로, 시즌 3에서는 11명으로 늘었다. 배경도 처음에는 숲 속 나라에 그쳤지만 시즌 후반으로 가면 우주 등으로 다양화했다.
 
특히 시즌 1에서 등장 인물들은 옷을 입지 않았는데, 이는 시즌 3부터 옷을 입고 있다.
 
이는 아이코닉스가 내년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에 완공될 대성디큐브시티에 열 뽀로로 테마파크를 염두에 둔 장치다. 테마파크가 문을 열면 직원들은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인물이 착용한 옷을 입게 되고, 테마파크에 들어설 가게에서 유아용으로 제작한 뽀로로 옷을 팔 계획이다.
 
성공 요인 분석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뽀로로의 성공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의미 부여를 해볼 수 있다.
 
①마케팅의 첫 출발인 ‘STP’에 충실했다 즉 뽀로로는 Segmentation(시장 세분화), Targeting(타기팅), Positioning(포지셔닝)을 잘 지켰다. 시장 진출에 앞서, 콘텐츠 시장을 연령과 애니메이션 유무로 구분해 세분화하고 그중에서 아직 미개척 영역인 ‘유아용 애니메이션’을 타기팅한 것은 성공의 주 원인이다. 또 심플한 세분화 기준을 세운 것도 주효했다. 세분화 기준을 복잡하고 어렵게 가져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포지셔닝을 할 때 포지셔닝의 도구인 ‘4P 전략’을 다음과 같이 잘 사용했다. Product(제품)는 사용자의 행동 특성에 맞춘 콘텐츠 개발, 구매자의 니즈에 맞춘 콘텐츠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Price(가격)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출 수 있도록 캐릭터 상품에 대해 고가의 전략을 구사한 것은 브랜드를 롱런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Promotion(프로모션)에서는 파트너들이 알아서 찾아오도록 기다린 것이 아니라 직접 면대면 접촉을 통해 신뢰를 쌓고 제품의 장점을 직접적으로 전달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Place(장소)의 경우, 우리나라 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처음부터 글로벌 마켓을 겨냥해 시장을 넓혀 지향한 것이 단기간에 브랜드 파워를 높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②마케팅의 가장 기본인 소비자 행동 분석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시장에 나가 성공하려면 먼저 소비자, 고객부터 알아야 한다.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행동적 특성을 가지는지 알아야 한다. 뽀로로는 목표 고객의 행동을 잘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타깃 고객들이 오래 집중하지 못한다 점을 착안하여 ‘방영 시간=5분’으로 승부했고, 자신과 비슷한 것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비슷한 모습의 캐릭터를 제공한 것이 성공 포인트로 보인다.
 
몇 가지 소비자 행동, 심리 차원에서 성공 포인트를 추가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 공감을 넘어 감정이입 효과까지 끌어냈다: 미국 <소비연구저널>에 실린 논문을 보면,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고객으로부터 공감(sympathy)과 감정이입(empathy)을 잘 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뽀로로는 고객인 유아로부터 공감과 감정이입을 잘 이끌어냈다고 평할 수 있다. 그들 눈높이에 맞춰 공감할 수 있도록 개발된 그들과 비슷한 모습의 캐릭터, 행동, 말에서 공감은 물론이요 ‘나와 상대가 다르지 않다’는 감정이입 상태에까지 도달하게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폭발적 반응 뒤에는 분명 공감과 감정이입의 심리적 효과가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 다양성 추구를 충족시켰다: 아무리 재미있더라도 동일한 내용이 계속 반복되면 인간에게는 적응(adoption), 질림(wear-out)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현상이 빨리 찾아온다. 다양성 추구(variety seeking)가 가능하도록 미리 준비했다는 측면이 인상적이다. 뽀로로는 다양한 캐릭터를 투입했고, 매회마다 그 주인공을 바꿔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흥미를 갖도록 유도했다.
 
③적용 가능성(adaptability)을 높여서 세계화에 성공했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네이밍과 콘텐츠를 구성한 것이 성공 포인트였다. 캐릭터 이름부터 콘텐츠 내용(영어 자막 포함)까지 외국 소비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초기부터 개발한 것은 ‘적용 가능성’을 생각해 시장을 조기에 넓혀간다는 측면에서 ‘역발상적 포인트’로 보인다.
 
④성공적 브랜드 관리로 ‘브랜드 프리미엄 효과’를 지속시켰다 품질 중심의 라이선시(licensee) 관리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가능케 했다고 판단된다. 뽀로로는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위해가 되는 요소는 철저히 배제하는 전략을 사용했고, 이런 전략은 장기적으로 브랜드 자산 가치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라이선스를 무분별하게 남발하지 않아 희소성 원칙(scarcity principle)을 지켰다는 측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위상을 가질 수 있었다. 또 품질 중심으로 엄격한 라이선시 관리를 한 것은 성공 브랜드가 되기 위한 첫 출발이라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주변을 보면, 처음 잘나갈 때 품질 자격을 갖추지 못한 라이선시에게 무분별하게 라이선스를 남발하였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다.
도전 과제
뽀로로는 7세로 글로벌 캐릭터인 헬로 키티, 푸우, 미키 마우스 등과 같은 글로벌 캐릭터와 어깨를 견줄 만한 장수 캐릭터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뽀로로가 지금의 성과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하느냐가 뽀로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브랜드 시리즈 전략(brand series strategy)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유아들이 어떠한 것에 관심을 기울여가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에피소드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시켜 나가야 한다.
 
브랜드 액세서리 전략(brand acce-ssory strategy)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장수 인형인 바비 인형은 바비에서 출발해 남자친구 켄, 집, 자동차 등 다양한 ‘캐릭터 부속물’을 붙여나가는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이다. 늘 새로운 자극물을 붙여나감으로써 지겹지 않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 액세서리 관련 상품의 출시로 매출 증대 효과를 동시에 꾀할 수 있기에 브랜드를 롱런시킬 수 있는 유용한 비즈니스 모델를 겸비한 브랜드 전략이다. 뽀로로도 주변 캐릭터 외에, 지금보다도 훨씬 다양한 부속물(생활용품, 패션 액세서리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 노출시킬 필요가 있다.
 
또 뽀로로 캐릭터 상품 관련 매출액은 2004년 전년 대비 491.8%로 폭증한 뒤 2005년 89.6%, 2006년 38.0%, 2007년 81.3%, 2008년 50.1%, 2009년 11.1%를 나타내고 있다. 일반 회사로 치자면 2009년의 성장률이 낮지는 않지만, 그간의 성장률과 비교했을 때에는 비교적 정체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산업의 수익 구조에서 라이선스 수익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점을 감안하면, 뽀로로는 현재 로열티 수입 확대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유력한 대안은 해외 시장이다. 지금도 해외에 애니메이션이 수출되고는 있지만, 해외에서 라이선스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있다. 부가 상품 수익을 올리려면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뽀로로 시즌 1, 2, 3가 지속적으로 방영된 것처럼 해외에서도 뽀로로 시리즈를 방영해 해외에서도 국내 못지않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과제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현정은씨(24·홍익대 영문학과 4학년)가 참여했습니다.


DBR 독자와 함께하는 Open Question

이번 케이스 스터디와 관련한 다음 질문에 대해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구합니다.
아래 두 가지 질문 가운데 하나 이상에 대한 의견을 ‘dbr@donga.com’으로 보내주세요.
고견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는 소정의 선물(공연 티켓이나 온라인 상품권)을 보내드리겠습니다.

1.뽀로로의 한국 내 라이선스 사업 매출 증가를 위해 어떤 전략을 수립해 실행해야 할까요?

(신규 라이선스 상품이나 서비스 개척, 새로운 시장 수요 창출 등)

2.뽀로로의 해외 라이선스 매출 증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해외 애니메이션 판권 판매, 해외 직접 진출, 합작 법인 설립, 라이선스 계약 확대 등)


DBR Discussion: 여러분의 회사 전략은?

뽀로로의 성공 사례가 주는 시사점을 토대로 마케팅 및 브랜드 담당자와 고위 임원들이 고민해볼 만한 다음과 같은 토론 주제를 제시합니다. 이 토론 주제들을 각 기업별 상황에 맞게 점검해보면서 새로운 브랜드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계기로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 신시장 진출 시, 마케팅의 가장 기본인 STP를 잘 활용하고 있는가? STP를 통해 차별화가 가능한 빈 시장을 찾아 적절히 공략하고 있는가?

▶ 목표 고객의 소비 행동 습관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거기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가?

▶ 우리가 잘 모르는 우리 고객만의 습관적 행동, 기호를 정확히 파악하여,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고 있는가?

▶ 우리 상품의 특성상 사용자와 구매자가 뚜렷이 구별되는지 확인해보았는가? 만약 구별이 된다면, 둘을 동시에 공략, 만족시키는 동시 설득 전략(dual persuading strategy)을 사용하고 있는가?

▶ 아무리 잘 만든 제품이라도 우리 고객이 공감, 감정이입을 못 시키면 무용지물이다. 고객이 우리 브랜드, 제품, 서비스로부터 공감을 하는가? 우리만의 만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가? 반면 단출해 보이는 콘텐츠일지라도 공감, 감정이입을 끌어내면 일약 스타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 브랜드, 제품, 서비스에는 공감, 감정이입 현출 전략이 내재되어 있는가?

▶ ‘적응, 질림 현상’을 감안해 다양성 추구 혜택이 주어질 수 있게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하고 있는가? 고객이 우리 제품 및 서비스를 계속해서 좋아할 것이라고 너무 믿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적용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여 제품, 서비스 개발을 하고 있는가? 처음부터 근시안적 사고로 인해 국내 시장에만 시선이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가?

▶ 브랜드 시리즈, 액세서리 전략을 적절히 구사하고 있는가? 고객에게 경험적 혜택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부속물 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메인 제품과 서비스에 붙여나감으로써 질림 현상 방지와 동시에 새로운 매출 소스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가?

▶ 단기적 매출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가져가고 싶다면, 철저한 라이선시 관리와 희소성 원칙이 필요하다. 통과 기준을 높여 좋은 품질로만 그 브랜드를 만날 수 있게 함으로써 브랜드 프리미엄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관리 전략을 펼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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