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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ies for a Global Presence on the Contents Market: The Case of Pororo

마케팅 날개 달고 세계로 날아간 뽀로로

김유영 | 56호 (2010년 5월 Issue 1)
 

 
날고 싶지만 날 수 없는 펭귄. 하지만 언젠가 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주황색의 큼직한 고글 안경과 공군용 모자를 쓰고 다니는 이 펭귄이 전 세계 아이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바로 토종 캐릭터  뽀로로다.

뽀로로는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뽀로로가 열광적인 반응을 얻은 이유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EBS에 불과 5분짜리 프로그램에 등장한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또 애니메이션 스토리도 평범해 어른들이 보면 십중팔구 “이게 뭐야”라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뽀로로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2003년 EBS에서 첫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도 확고하게 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청률은 2위(‘토마스와 친구들’)의 2배 이상이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폭발적이다. 2004년부터 프랑스 TF1에서 방영돼 무려 4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영국, 인도, 멕시코 등 세계 110여 개국에 수출됐다.
 
뽀로로는 웬만한 기업을 능가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파생된 캐릭터 상품이 특히 인기다. 뽀로로 캐릭터 상품은 일반 완구부터 ‘뽀로로와 친구들 초코케익’(뚜레주르), ‘뽀로로 통장’(국민은행), ‘뽀로로 잉글리쉬’(대교)에 이르기까지 숱하게 많다. 라이선스 사업은 총 600여 가지나 된다. 상품의 누적 매출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무려 8297억 원(소매 가격 기준). 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배(491.8%)로 폭증한 2004년을 제외하더라도,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뽀로로 제품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54.0%(전년 대비)에 이른다.
 
이런 인기를 입증하듯 뽀로로 전시·체험전과 뽀로로가 등장하는 뮤지컬에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60만 명이 몰려든 것으로 추산된다. 심지어 국내에서 영상물 불법 복제 건수는 1위는 수많은 ‘미드(미국 드라마)’ 등을 제치고 ‘뽀롱뽀롱 뽀로로’가 차지했을 정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뽀로로와 둘리, 딸기, 마시마로, 뿌까 등 국산 5개 캐릭터와 키티, 푸우 등 2개 외국 캐릭터의 브랜드 가치를 분석한 결과 뽀로로(8519억 원)가 푸우(8019억 원)를 제치고 키티(9010억 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푸우가 84세(1926년 탄생), 키티가 36세(1974년)인 반면 뽀로로가 7세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뽀로로는 2001년부터 구상에 들어가 무려 3년의 치밀한 준비 끝에 세상에 나왔다. 유아용 콘텐츠 산업은 사용자(user)와 구매자(buyer)가 다른 대표적인 상품이다. 뽀로로는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추면서도 구매자의 교육적인 욕구(needs)까지도 충족시켰다. 뽀로로의 기획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아이코닉스)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뽀로로의 전략을 집중 분석했다.
 
타깃 유저 설정과 독특한 포지셔닝
아이코닉스 모태는 1996년 금강기획 애니메이션 사업팀이다. 당시 ‘짱구는 못말려’, ‘꼬마 마법사 레미’, ‘모험왕 걸리버’ 등을 배급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금강기획이 광고에만 집중하겠다며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애니메이션 사업팀이 해체됐다. 당시 이 팀의 팀원이었던 최종일 현 아이코닉스 사장은 기존 사업을 넘겨받아 2001년 아이코닉스를 설립했다.
 
당시에는 유아용 인형극인 ‘텔레토비’가 단연 인기였다. 최 사장 역시 텔레토비에 푹 빠져 있는 아들을 보고, 텔레토비처럼 2∼5세 정도의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조사를 해보니 ‘유아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시장이 의외로 무주공산이었다. 당시 인기를 끌던 애니메이션은 ‘마시마로’, ‘뿌까’ 등으로 유아보다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텔레토비는 유아를 대상으로 하기는 했지만, 인형극이었기 때문에 유아의 눈높이에 걸맞은 상상력을 풍부하게 표현하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최 대표는 2002년 해외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참가했을 때 만난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에 투자를 제안했다. 당시 하나로텔레콤은 당시 북한과 애니메이션 합작 사업을 벌이고 있었는데, 해당 사업이 마무리되어 또 다른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었다. 아이코닉스는 하나로텔레콤을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였고 투자를 받았다. 방송 매체로는 EBS를,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로는 오콘이 합류했다. 홍보나 각종 이벤트는 아이코닉스가 맡고, 방송은 EBS가, 투자금은 하나로텔레콤이 대는 방식이었다.
 
타깃 유저의 눈높이에 맞춰 과학적으로 검증
유아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차별화된 시장을 공략하는 만큼 타깃 고객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분량 줄여 몰입 유도
아이코닉스는 짧은 시간 유아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기껏해야 7분 정도라는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7분이 지나면 TV가 아닌 다른 곳을 보면서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당시 애니메이션의 분량은 한 회당 최소 10분이었다. 하지만 아이코닉스는 이를 5분으로 줄였다.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 안에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자는 의도였다.
 
특히 1, 2초에 불과한 시간 동안에 보여지는 캐릭터들의 동작에 대해서도 고심했다. 스토리도 스토리이지만, 동작 자체가 유아들에게 큰 흥미를 주기 때문이다. 동작만 보더라도 유아들이 ‘까르르’ 웃음 지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한 것. 유아들이 어떤 장면에서 좋아하는지 살피기 위해 제작팀은 바로 옆에서 아이들을 관찰했다. 그 결과 뽀로로가 구덩이에 빠져서 나오려고 하는 장면의 경우, 비슷한 속도로 빠져 나오는 게 아니라, 또르르르 올라갔다가 잠시 멈칫한 뒤 다시 아래를 내려다보고 툭 떨어지는 느낌이 나게 했다. 아이들은 이런 우스꽝스러운 ‘슬랩스틱’에 열광했다.
 
②유아들에게 친근한 2등신 캐릭터
캐릭터들의 머리도 일부러 크게 했다. 뽀로로는 ‘1.9등신’이다. 미(美)의 기준인 7등신까지는 아니더라도 2등신도 안 된다. 하지만 7등신은 어디까지나 어른들의 기준일 뿐이다. 뽀로로는 머리가 크고 몸이 작은 가분수 형태로 유아들 자신과 흡사하다. 유아들의 눈에는 뽀로로가 더 친숙하다. 뽀로로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포비(곰)는 2.5등신, 루피(비버)는 2.5등신, 버디(아기공룡)은 1.9등신이고, 가장 머리의 비율이 작은 에디(여우)가 2.7등신이다. 1 또 기계적인 차가운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부드럽고 폭신하게 캐릭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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