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Future Scenario

2025년 가상 시나리오, 인프라의 현대화 ‘사막은 살아 있다!’

세바스찬 베벨 | 54호 (2010년 4월 Issue 1)

아랍 세계의 무역 중심지였던 시밤은 한때 폐허 직전까지 내몰렸다. 주민들은 하나둘 마을을 떠났다. 진흙으로 만든 빈집들도 무너져 내렸다. 도시 시설은 황폐해져갔다. 하지만 장기적인 현대화 계획이 도시를 다시 번영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도시가 되살아나면서 인구도 늘었다. 바삼 하즈 알리는 대학 시절 친구인 프랑수아 륀느를 만나 2025년 현재 시밤이 아랍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도시 중 한 곳으로 부활한 이유를 설명했다.
 
프랑스 건축가인 프랑수아는 가파른 적갈색의 절벽에서 말을 타고 ‘사막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시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거대한 진흙 벽돌집의 풍경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 놀랍지?”
 
도시 기획자인 바삼이 말을 탄 채 물었다.
 
“이 마을에는 진흙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만 500곳이야. 가장 높은 건물은 30m에 이르지. 콜럼버스가 인도로 가는 서쪽 항로를 찾아 탐험을 떠날 때 이곳 주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곽 도시를 짓고 있었지. 이 환상적인 도시가 몇 년 전만해도 폐허 직전까지 갔었지.”
 
바삼이 다시 말을 이었다. 프랑수아는 자신도 그 얘길 책에서 읽었다고 되받았다.
 
“이 도시는 아랍 세계의 무역 중심지였지만 근대적인 이동 수단이 등장하자 빛을 잃고 말았지. 주민들도 하나둘 떠나자 도시 기반이 황폐해지고 결국 악순환에 빠졌어. 이런 현상이 21세기 들어선 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네.”
 
바삼이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어느 날 정부 대표단과 다국적 기업이 찾아왔어. 그들은 학교를 짓고, 우물을 파서 주변 지역에 오아시스를 되살렸지. 덕분에 주민들은 풍성한 수확을 할 수 있었다네. 지역 장인들을 양성하고 진흙 벽돌집도 복구했는데, 전통 기법과 첨단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추가 비용도 줄였네. 노하우가 생긴 장인들은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고, 도시는 해를 거듭할수록 과거의 번영을 되찾았어. 이제는 개발 프로젝트까지 스스로 맡아 할 정도로 성장했지. 그때부터 나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성과를 보니, 자네도 꽤 성공했다는 생각이 드네.”
 
프랑수아는 강한 햇빛에 놀란 눈을 반쯤 뜬 채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내 자랑도 해야겠네. 시밤은 이제 아랍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도시 중 하나야.”
 
“현대적이라고? 난 오래된 진흙집밖에 안 보이는데.”
 
프랑수아는 놀란 표정으로 바삼을 쳐다봤다.
 
“중요한 일은 항상 무대 뒤편에서 일어나는 법이지.”
 
바삼이 웃으며 허리춤에서 손전등 비슷한 기기를 꺼내 버튼을 눌렀다. 기기에서 작은 증기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연기는 이내 두 사람 사이의 땅바닥에 자욱하게 깔렸다. 이윽고 증기를 배경으로 영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피코 프로젝터군. 이게 증기를 이용해 자체 모니터를 만드는 장치구나.”
 
프랑수아가 탄성을 질렀다. 바삼이 다시 기기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화면에는 깊은 우물과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보여주는 영상이 나타났다. 파이프라인 시스템이 도시 바로 아래로 통과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게 이 도시의 첫 번째 현대화 프로젝트였다네. 상하수도 재건 프로젝트지.”
 
바삼의 긴 설명이 이어졌다.
 
“먼저 땅을 깊숙이 파고 새로운 우물을 만들었어. 상하수도 처리 시설은 100% 자동화된 제어 기술로 구축됐다네. 사업 초기에 가상 현실 기법을 이용해 수많은 네트워크 요소들을 컴퓨터로 확인할 수 있었고, 실제 파이프라인 공사가 시작되기 전 모든 게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었지. 이렇게 해서 주민들에게 최대한 빨리 깨끗한 식수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네.”
프랑수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바삼이 또 다른 버튼을 눌렀다. 상하수도 시스템 영상이 사라진 자리에 진흙 벽돌집의 영상이 펼쳐졌다. 마법처럼 집의 문이 열리며 각종 센서가 장착된 모니터가 나타났다.
 
“저게 뭐야?”
 
프랑수아가 신기한 듯 물었다.
 
“우리가 개발한 아주 특별한 기능이야.”
  

바삼이 답했다.
 
“진흙 벽돌집을 구성하는 진흙은 비가 오면 손상될 위험이 있지. 비가 자주 오지는 않지만 한 번 내리기 시작하면 이내 폭우가 된다네. 그래서 집집마다 무선 송신 센서를 설치했어. 센서는 건물의 재료 상태를 파악해 자동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건물 벽에 부착된 작은 모니터를 통해 결과를 알기 쉽게 보여줘. 만일 진흙 벽에 작은 구멍들이 생기면 이 시스템이 경보를 울려 자동으로 건설 사무소에 연락하지.”
 
“센서 교체 시기가 되면 어떻게 하지?”
 
프랑수아가 물었다.
 
“문제없어. 이 센서들은 스스로 충전이 된다네. 마이크로 컨버터를 통해 건물 벽의 태양열을 전기로 전환하거든. 그러니 배터리 교환이 필요 없지. 정기적으로 건물 벽을 수리할 때 이 멋진 측정기만 손을 본다네. 펌프, 수질 시스템에 있는 모터 상태도 센서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이 센서는 진동으로 전기를 얻어 작동되지.”
 
“정말 대단하네. 그런데 저기 반짝이는 것들은 거울인가?”
 
프랑수아는 지평선 근방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저건 우리 태양열 발전소야. 저곳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전기를 만들지. 생산된 전기의 일부는 다른 도시로도 공급해.”
 
바삼이 설명했다.
 
“그런데 전력선은 어디에 있는 건가. 안 보이는데.”
 
그의 친구가 다시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시밤의 주택들과 발전소의 수많은 접시 모양의 거울을 연결한 지하 케이블이 나타났다.
 
“조금 전 말한 대로 모든 일은 보이지 않는 무대 뒤편에서 일어나지.”
 
바삼이 씩 웃었다.
 
“거리 조명 또한 마찬가지야. 광장에 있는 가로등은 에너지 절약형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로 교체됐고, 주택 사이의 좁은 골목길에는 종이처럼 얇은 유기 발광다이오드(OLED)가 건물 벽면에 내장돼 있지. 낮에는 보이지 않지만 밤이 되면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네.”
 
“그렇구나!”
 
프랑수아가 감탄했다.
 
“자네는 늘 똑똑한 학생이었지. 근데 말이야, 대학 시절을 되새겨보면 실용적인 측면에는 약간 둔감한 편이지 않았나?”
 
“직접 보여주지.”
 
바삼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러더니 피코 프로젝터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말에 박차를 가했다.
 
“시내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




DBR TIP 향후 20년간 신흥 국가 인프라 현대화에 41조 투자

실비아 트라게

지속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위해서는 적절하게 기능하는 발달된 사회간접자본(인프라)이 필수적이다. 군데군데 파손된 도로, 걸핏하면 문제를 일으키는 통신과 전력선, 심각한 결함이 발견된 하수 처리 시스템은 국가 경제를 좀먹는다. 모건스탠리 투자 관리 회사가 2009년 2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41조 달러가 신흥 국가의 도로, 철도, 상하수도, 전력 시스템 등의 인프라 구축과 현대화에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은 고속 철도부터 위성 내비게이션에 이르기까지 교통 인프라 확충에만 90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는 2020년 국가 간 경계를 넘나드는 철도, 고속도로, 수처리 인프라 네트워크를 2020년까지 실현할 계획이다. 역내의 공항, 항만도 늘어날 것이다.

유럽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경기 부양 정책의 대다수가 수송, 통신 네트워크, 에너지 효율, 빌딩 현대화, 병원 등 인프라 확충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정책들을 집행하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만 총 420억 유로가 투자될 예정이다.

에너지 소비와 비용을 줄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빌딩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일이다. 베를린의 TH프로젝트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유럽 빌딩의 냉난방, 온수, 조명, 환기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95%가 1980년 이전 지어진 건물에서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에너지, 수송, 빌딩, 보건, 상수도 네트워크, 보안, 정보기술(IT) 분야 등의 인프라에 최대 2530억 유로에 상당하는 금액을 투자해 경기를 부양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스마트 그리드로 알려진 지능형 에너지 네트워크의 구축, 고속 철도, 보건 분야의 데이터 및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사업 등의 분야를 지원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도 인프라 확충과 관련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전체 투자 금액은 2500억 유로에 이른다. 이는 경제위기 이전에 설정된 1660억 유로와 경제위기 이후에 설정된 추가 경기 부양책 840억 유로를 합한 규모다. 중국은 국가 철도망 구축에만 730억 유로를 할당하고 있다. 여기에 도시 지역의 식수와 쓰레기 처리 시설 개선, 빌딩의 에너지 효율 개선 계획도 진행중이다. 모건스탠리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 전체 인프라 지출의 약 8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발표된 프로젝트 규모는 총 2조 유로에 이른다. 이 중 일부는 이미 집행이 됐으며,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7000억 유로는 인프라 투자의 형태로 집행될 예정이다. 나머지는 민간 가계를 위한 세금 혜택 등의 지원이다. 지멘스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회사 사업과 관련한 정부의 예상 인프라 투자 규모를 약 1500억 유로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850억 유로가 미국에서 집행될 예정이며, 그 뒤를 이어 중국에서 250억 유로, 독일에서 50억 유로가 집행될 예정이다. 이들 국가가 발표한 경기 부양 정책의 상당 부분은 녹색 기술과 관련된 것이다. 이 수치는 중국에서는 약 52%, 독일에서는 60%, 미국에서는 최대 31%에 달한다. 지멘스는 현재 세계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이들 지역에서 잠재적으로 총 150억 유로에 이르는 수주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 중 40%인 60억 유로가 환경 기술과 관련된 사업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편집자주 미래 사회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미래를 예측하려 들지 말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미래를 스스로 만들라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글로벌 기업 지멘스가 바라본 미래 사회의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이 글은 지멘스가 발행하는 ‘Picture of the Future’에 실린 ‘The Living Desert’와 ‘Trillions of Dollars for the Modernization of Infrastructure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