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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메타버스(Metaverse): 미래의 TV는?

DBR | 4호 (2008년 3월 Issue 1)
미클로스 사바리
 

흔히 접할 수 있는 일화를 살펴보자. 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생중계를 할 수 있는 새로운 통신 기술이 등장한다. 처음에 그 기술은 투박하고, 콘텐츠는 아주 조잡하다. 그러나 곧 진지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콘텐츠가 개선돼 조만간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게 된다. 기업들은 광고 시간을 사려고 달려들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는다.
 
이 일화는 라디오의 초기 시대를 묘사한 것이다. 닷컴 열광 신화는 이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방송국은 이익을 창출하는데 급급했고, 주가는 폭락해 일부 기업만 살아남았다. 그런뒤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혼란의 시기가 지나가고 텔레비전이라는 신기술이 발명됐다. 그 후 텔레비전이 주요 방송 수단으로 자리 잡고 라디오는 뒷전으로 물러났다.
 
모든 조짐들은 인터넷의 수명 주기가 방송의 역사와 같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기술이 대규모 상호작용을 하는 능력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 즉시 서로 소통할 수 있고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지만 키보드로 조작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다시 한번 이를 보완하는 신기술이 등장할 것이다.
 
5년 이내에 주요 인터넷 인터페이스는 ‘메타버스(metaverse)’가 될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게임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와 같은 쌍방향 다중사용자간 온라인 게임을 의미하는 용어다. 새로운 가상현실에서 기업들은 가상 상점을 운영하고, 고객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가게를 둘러보고, 드레스나 셔츠, 타이 등을 착용해 본뒤 구입하기 전에 점원과 대화를 나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가상현실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IBM은 사람들이 아바타를 이용해 한 메타버스에서 다른 메타버스로 이동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만약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미래라면 기업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역사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신규 시장 진입자에게는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텔레비전 네트워크 초기에 형성된 시청자 층은 광고 회사들의 성공에 큰 도움이 됐다. 마찬가지로 메타버스 시장에 빨리 진입해서 경쟁 기업보다 많은 고객을 선점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다.
 
또 TV 네트워크가 시청자들에게 적절한 콘텐츠와 광고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몇 십 년이 걸렸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이런 사실은 신기술이 아직 실험적 단계에 있을 때 사업을 시작하는 편이 낫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 로레알과 같은 기업이 브랜드 구축에 메타버스 커뮤니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와 같은 질문을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에서 던져봤다. 메타버스가 교육 서비스에 있어서도 중요한 채널이 될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학생을 유치하는 방법, 자료를 배포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여전히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의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서 세컨드 라이프에 가상 캠퍼스를 열었다.
 
결국 방송의 사례와 같이 메타버스는 정부와 규제자들에게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다. 이미 보안, 네트워크 안전성, 자산 관련 법규, 세금 등과 같은 중요한 화제들이 떠오르고 있다. 장래에는 인프라에 대한 의문, 소프트웨어 기준, 다른 경쟁 메타버스와의 공존 가능성 등의 사안들도 규제자들을 귀찮게 할 것이다. 이들은 이런 문제를 전 세계적 차원에서 다뤄야 하는 추가적인 고충도 안고 있다.
 
저자 Miklos Sarvary는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마케팅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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