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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소비자는 CSR 활동에 어떻게 반응할까

김은영 | 385호 (2024년 1월 Issue 2)
Based on “The Impact of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on Brand Sales: An Accountability Perspective.” (2022)
by Nickerson, D., Lowe, M., Pattabhiramaiah, A., & Sorescu, A. in Journal of Marketing, 86(2),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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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기업들의 CSR 활동 유인 또한 커지고 있다. 적절한 CSR 활동이 기업의 이미지 개선, 평판 제고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것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CSR 활동이 이윤 창출에 직결된 소비자 구매 행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연구와 근거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본 논문의 연구진은 CSR 활동이 브랜드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 자료와 설문 실험 결과를 이용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CSR 활동을 책무성(accountability)의 개념과 연결시켜 3가지 유형으로 새롭게 분류한 뒤 3가지 유형별로 브랜드 매출 변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과정에서 브랜드 매출에 대한 CSR 유형의 영향이 각 브랜드의 CSR 평판 및 초점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소비자들이 인지하고 있는 브랜드의 진정성이 중간에서 어떤 매개 역할을 하는지 또한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CSR 활동을 교정적(corrective), 보상적(compensating), 선의의(cultivating goodwill) CSR의 3가지 유형으로 재분류했다. 이는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브랜드가 사회 또는 환경에 대해 발생시키는 부정적 외부효과(예: 환경오염, 소비자 건강 문제 유발 등)와 구체적인 피해에 대해 각 브랜드가 어떻게 책임을 다하는가의 문제에 주목한 분류다. 교정적 CSR은 스스로의 사업 활동에서 나오는 피해를 되돌리기 위해 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상품, 유통, 노동력과 관련된 요인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말한다. 보상적 CSR은 브랜드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려는 행위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피해의 직접 원인과는 무관한 내부의 다른 요인을 변화시키는 노력이다. 마지막으로 선의의 CSR은 사회적/환경적 문제 상황을 다루기는 하지만 브랜드의 사업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부정적 외부효과와 관련이 없고 브랜드 내부의 요인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아닌 경우를 가리킨다. 이러한 CSR 유형 분류는 브랜드의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 세부적인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무진에게 더욱 행동 가능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교정적, 보상적 CSR 활동은 소비자의 구매 의도 및 그에 따른 브랜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선의의 CSR은 소비자의 구매 의도와 브랜드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핵심 가설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러한 가설은 소비자들이 기업과 브랜드의 무책임한 행동을 벌할 수 있듯이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이는 브랜드라면 용서하고 보상할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수립됐다. 교정적, 보상적 CSR 활동은 브랜드가 사회적, 환경적으로 발생시키는 피해를 의식적으로 줄이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활동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됐다. 반면 선의의 CSR 활동은 기업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피해를 인식하지 않는 진정성이 결여된 행동으로 보이거나 더 나아가 기업 자원을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낭비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예측됐다.

연구진은 CSR 활동이 브랜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55개 브랜드가 발표한 80개 CSR 활동 공지와 이들 브랜드의 매출에 대해 실증 분석을 진행했다. 2002년부터 2011년 사이 포장 소비재 브랜드들의 CSR 공지 발표 날짜를 추출하고, 심사자들에게 공지문 내용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도록 했으며, CSR 활동이 공지된 전후로 각각 12개월 동안 브랜드들의 주간 매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때 브랜드의 CSR 평판 및 초점에 따라 CSR 활동의 유형이 브랜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각각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함께 분석했다. CSR 평판은 CSR 공지 발표로부터 과거 1년 이내에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관련해 기업 브랜드 활동이 대외적으로 노출된 빈도로 평가했다. 그리고 CSR 초점은 이 공지 내용을 통해 CSR 활동이 사회적 문제에 초점을 둔 것인지, 환경 문제에 초점을 둔 것인지를 기준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브랜드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교정적, 보상적 CSR 활동은 예상했던 대로 각각 약 1%, 3.05%의 평균적인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선의의 CSR 활동은 약 3.45%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으며 이런 변화가 장기적으로 서서히 증폭된다는 점도 밝혀졌다. 이미 CSR 평판이 높게 형성돼 있는 브랜드들의 경우 교정적, 보상적 CSR 활동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 그리고 CSR 활동이 사회적 문제보다 환경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일 경우 교정적 CSR 활동이 매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더욱 강해지고, 선의의 CSR 활동이 매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는 약해진다는 것이 확인됐다. 핵심 가설과 CSR 평판 및 초점의 역할을 검증하기 위해 패널 회귀분석 이외에도 CSR 유형의 선택 및 마케팅 관련 통제 변인들의 잠재적 내생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적인 모형 설정과 분석도 함께 실시됐다.

연구진은 추가적으로 일련의 실험 상황을 구축해 위 분석 결과들을 다시 한번 검증했다. 서로 다른 상품과 CSR 초점에 대해 설계된 세 차례의 실험 상황에서 얻은 설문 결과를 메타분석 기법으로 종합했을 때 CSR 유형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앞서 실시한 실증 분석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게 도출됐다. 한편 소비자들이 선의의 CSR 활동에 비해 교정적, 보상적 CSR 활동을 더욱 진정성 있게 인식한 결과 이러한 내용이 인식될 때 구매 의도가 높아지고, 구매 의도 상승은 매출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매개 효과의 경로도 확인됐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모든 CSR 전략이 다 좋기만 한 것은 아니며 CSR 활동의 유형에 따라 브랜드 인식 개선과 매출에 대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는 브랜드가 발생시키는 부정적 외부효과와 연계돼 있고 이 영향을 상쇄하지 못하는 CSR 활동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남긴다. 또한 일회성 활동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기업의 CSR 평판을 쌓아 나가는 활동, 더욱 가시적인 환경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CSR 활동의 효과도 강조됐다. 더 나아가 이런 CSR 활동이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기업 보도 자료를 통해 브랜드의 부정적 외부효과 상쇄와 책무성에 대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명확히 전달돼야 한다는 점 또한 역설했다. 기업과 브랜드들은 CSR 활동을 기획함에 있어 이러한 연구 결과를 참고해 조금 더 전략적으로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는 CSR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 김은영 | 김은영 텍사스 오스틴대 정책학 박사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학위를, 미국 텍사스대(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와 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제개발협력평가센터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개발협력사업 평가 연구를 수행했다. 주요 관심 분야는 국제개발협력 정책, 개발도상국가 국가통계역량, 개발원조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등이다.
    eykim63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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