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개발도상국에서 가난을 이겨낸 글로벌 신흥 중산층이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노동력 및 자원을 둘러싼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고객들에게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다국적 기업에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한다.
세계은행은 글로벌 중산층이 2000년 4억3000만 명에서 2030년 11억50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세계은행이 중산층으로 정의하는 기준은 현지 가격을 환산했을 때 하루에 10달러에서 20달러를 버는 사람들이다. 대체로 브라질(10달러)과 이탈리아(20달러)의 평균 소득 범위다.
지역적 분포를 살펴보면 대단히 놀랍다. 2000년에 개발도상국의 글로벌 중산층 비율이 전 세계 인구의 56%를 차지했는데, 2030년에는 9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 있는 중산층 인구가 글로벌 중산층 증가분의 3분의 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중산층 증가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2%, 인도는 12%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와튼스쿨의 마우로 길렌 교수에 따르면 최근까지 세계의 중산층은 주로 유럽, 북미, 일본으로 구성된 ‘3대 지역’에 분포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한국,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과 같은 국가들에 상당수의 중산층 인구가 분포하게 됐다. 요즘은 중국과 인도가 중산층의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길렌 교수는 말한다.
개도국 중산층 인구 지속적 증가
와튼스쿨 야흐모한 라유 교수(마케팅)는 개도국들이 세계 경제에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중산층 분포의 변화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적 압력 때문에 선진국 기업들이 제조와 서비스 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개도국의 교육 받은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서구의 경제적 압력이 심해질수록 개도국의 일자리는 더 많아질 것이고, 더 많은 구매력을 가진 중산층 인구가 증가할 것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과거 개도국을 값싼 노동력의 공급처로 인식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고용한 개도국 직원들이 이제 서구 기업의 소비재를 살 만큼 구매력을 가졌다는 점을 감안, 다국적 기업들은 이들로부터 이익을 창출하려 하고 있다.
IBM의 PC 사업부를 합병한 레노보의 최고경영자(CEO) 빌 아멜리오는 이제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TV와 휴대전화시장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와 PC시장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앞에서 거론한 내용은 중국만 고려했을 뿐이다. 여기에 인도까지 감안해 보라. 중산층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많은 지역에서 빈곤이 사라지고 있다.”
컨설팅사 맥킨지가 독립적 경제 연구 기관으로 설립한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현재 5000만 명 수준인 인도의 중산층이 20년 후에는 5억83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동시에 인도는 세계 12위 소비 시장에서 5위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 경제가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 모델로 전환되면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세계 3대 소비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필수품 이상을 구매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을 가진 중산층의 증가는 다국적 기업에 확실히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 와튼스쿨의 마케팅 교수 존 장에 따르면 어느 나라건 중산층은 소비의 중심이고 중요한 비즈니스 트렌드의 선두에 있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증가하는 글로벌 중산층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려면 중산층 인구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장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자국에서는 중산층에 속하게 됐지만 아직 선진국 중산층과 같은 수준의 소득을 올리지는 못한다. 기업들은 이런 시장의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가격 민감도를 고려한 신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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