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대중화되며 고객과 조직 구성원들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성공적인 경영의 열쇠로 여겨진다. 특히 논리적인 접근으로는 상대방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들의 심리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람의 마음은 신체, 심리적 영향, 사회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신체적 변화와 움직임은 사람들의 심리 역시 움직이며 성격이나 자아 등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주변 사람들과 동조하려는 심리는 사회적 환경이 개인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그 속을 완전히 알지는 못하더라도 지금보다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다면 유리한 것이 너무 많다. 직장 상사, 동료나 부하, 가족이나 친구들의 마음을 안다면 원만한 관계를 바랄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이나 거래처 담당자의 마음을 안다면 지금보다 비즈니스가 더 수월해질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심리학 열풍은 더욱 강해지고 있는 듯하다. 서점에서도 심리학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꼭 들어 있고, 대학에서도 심리학과는 상위권 학생들이 탐을 내는 학과가 됐다. 심리학이 대중화되면서 ‘트라우마’나 ‘콤플렉스’ 같은 심리학 용어가 상식이 돼버린 요즘 심리학적 지식을 조직과 시장에 얼마나 적절하게 적용하는가는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런데 심리학이 다른 학문과 다른 점은 책 몇 권 봐서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잘 정리가 되지 않은, 아직 왕성하게 성장 중인 ‘청년 학문’이란 사실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심리학이 역사가 아직 200년이 되지 않은 비교적 신생 학문이란 점을 들 수 있다. 철학, 역사, 정치, 경제학과 같은 역사가 깊은 학문들은 그 체제가 비교적 잘 정리돼 있다. 그에 비해 심리학이 가장 발달한 미국 심리학회(APA)는 분과학회(division)만 54개가 있으며 한국심리학회에도 16개 분과가 있다. 요즘 유행하는 MBTI와 같이 사람의 성격을 연구하는 성격심리학, 신생아에서 노인까지 발달 과정을 연구하는 발달심리학, 사람의 사고와 정보처리 과정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 등 기초심리학 분야와 이러한 기초심리학을 각각의 상황에 맞게 응용하는 상담심리학, 임상심리학, 학교심리학, 종교심리학, 교통심리학, 군대심리학, 사이버심리학 등의 분야들이 대표적인 영역들이다. 앞으로 사회와 기술이 발달해 반려동물심리학, 인공지능심리학, 로봇심리학이 등장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