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기술의 발전과 팬데믹의 장기화가 맞물리며 럭셔리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전통 럭셔리 브랜드들은 발전된 기술을 등에 업고 게임, NFT 등 새로운 방식의 브랜드 경험을 구축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오히려 크게 성장한 국내 럭셔리 시장의 추세를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변화된 소비 심리와 구매 패턴을 반영할 창의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상용화된 메타버스 구현 기술과 디지털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핵심 고객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전달하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럭셔리 산업은 크게 확대되고 있다. 명품이나 파인다이닝과 같이 현실 세계의 물질적, 실체적 경험을 기반으로 했던 럭셔리 산업에 온라인과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무대가 펼쳐졌다.
장기화하는 팬데믹 속에서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시즌 컬렉션을 발표한 브랜드들이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는 2021년 F/W 컬렉션을 비디오 게임 형식으로 선보였다. 제목은 ‘애프터월드: 디 에이지 오브 투모로(After World: The Age of Tomorrow)’로 2021년 F/W 컬렉션 의상을 입은 50여 명의 아바타 모델이 2031년의 미래 세계를 탐색하며 모험을 떠나는 기록 경신형 게임으로 제작됐다. 한 매장에서 컬렉션 아이템을 장착한 뒤 경로를 따라가면 산꼭대기에 도달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이용자는 컬렉션 의상 전체를 마주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높은 몰입도를 활용한 방식으로 브랜드에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빠른 메타버스 진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해 럭셔리 업계가 주목하는 최첨단 브랜드로 거듭났다. 2010년 이미 패션쇼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버버리는 메타버스 시대에 발맞춰 공식 홈페이지상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 ‘비서프(B Surf)’를 선보였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온라인 럭셔리 산업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가상 세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최근의 소비자들에게 럭셔리는 현실 세계의 경험을 넘어 가치만 있다면 물질세계와 가상 세계의 구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포럼의 조인트세션으로 열린 제6회 동아럭셔리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달라진 소비자들을 이해하고 새로운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럭셔리포럼 2021’은 최근 화두가 되는 메타버스,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 토큰) 기술을 접목한 럭셔리 산업 사례를 비롯해 기업의 ESG 경영 등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경영 이론들을 럭셔리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담았다. ‘동아럭셔리포럼 2021’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팬데믹 시대, 럭셔리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와 전략적 제언 홍윤기 한국 딜로이트그룹 유통소비재혁신그룹 시니어 매니저
홍윤기 한국 딜로이트그룹 유통소비재혁신그룹 시니어 매니저는 “비즈니스의 핵심 고객을 잘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떤 이슈나 트렌드가 오더라도 브랜드에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과 IT가 접목된 새로운 커머스 환경에서 고객을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를 잘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럭셔리 시장의 확장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럭셔리 시장은 팬데믹 전까지 매년 약 4%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2020년 전례 없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0%가량 하락한 301조 원 규모를 기록했으나 딜로이트는 럭셔리 시장이 2021년 들어 430조 원 규모로 반등했다고 잠정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