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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기업의 리브랜딩에 스토리를 담아주는 ‘모베러웍스’

팬과 함께 만드는 브랜딩 추구
가벼움•솔직함•참여감이 성장 비결

김윤진 | 331호 (2021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브랜드로 입소문이 나며 오뚜기, 롯데월드, 뉴발란스, 신한카드 등과의 다양한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모베러웍스’는 2019년 8월 등장과 동시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기록의 매체가 된 유튜브 채널 ‘모티비’는 약 5만 명의 충성 구독자들을 확보하며 팬덤을 구축했고, 이들이 2021년 5월 펴낸 책 『프리워커스』는 출간 하루 만에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가볍고 솔직하게 풀어내면서 팬들의 참여를 극대화하는 모베러웍스의 공동 창작 실험은 자사를 넘어 디자인 마케팅을 고민하는 타사, 나아가 새로운 음악, 공간 등을 기획하는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으로 확장되는 중이다. 이 같은 탄탄한 팬덤은 파트너 업무에서도 △신뢰와 존중 기반의 수평적 관계 구축 △레거시와 새로움 사이의 균형 탐색 △IP 결합을 통한 메시지 파급력 증폭을 가능케 하는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브랜드 하나를 만드는 과정을 낱낱이 보여주면 재미있지 않을까?”

2019년 8월, 라인프렌즈 출신 디자이너인 ‘모춘’과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기획자 ‘소호’가 안정적인 회사를 뛰쳐나와 유튜브 채널 ‘모티비(MoTV)’를 개설했을 때도 이들의 포부는 그리 크지 않았다.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인간극장’처럼 ‘쟤네는 저러고 사는 구나’를 솔직하게 보여주자는 게 목표의 전부였다. 각자 번아웃과 무기력에 시달리다 퇴사했으니 이왕이면 재미있게 일해보고 싶었다. 새로운 브랜드 활동을 기획하고 전개하고 결과물을 내는 일련의 과정, 실패담이든 성공담이든 소소한 이야기를 기록하자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의 시작은 유튜브 첫 화 제목대로 ‘고군분투 브랜드 제작기’였다.

그렇게 초창기 이들의 유튜브 채널과 브런치 등 소셜미디어 활동은 모춘과 소호 두 사람의 일상을 기록하는 수준이었다. ‘모빌스(Mobills)그룹’의 탄생, 신생 브랜드 ‘모베러웍스(Mobetterworks)’의 론칭 과정을 A부터 Z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줬을 뿐이다. 브랜드의 이름을 짓고, 마스코트 캐릭터를 그리고, 새로운 동료를 영입하거나 조력자를 찾아 헤매는 등 맨땅에서 발로 뛰는 과정이 고스란히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이렇게 카메라 하나만 들고 크리에이티브 업계를 들쑤시고 다니자 약 10년간 라인프렌즈의 캐릭터 사업 최전선에서 활동하던 별동대가 무언가 새로운 일을 꾸미고 있다는 소문이 브랜드 기획, 디자인, 마케팅 종사자들 사이에서 서서히 번져 나갔다. 제도권 안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실력, 소위 ‘영업 비밀’을 대방출하면서도 제도권 밖에서 관성 타파를 외치는 모베러웍스의 행보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특히 ‘자유 노동자(Free Workers)’를 자처하는 이들의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메시지에 일터 안팎에서 크고 작은 반란을 꿈꾸던 MZ세대가 호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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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형성된 팬들은 단순히 관찰자 시점에서 모베러웍스라는 신생 브랜드를 응원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 대신 ‘모쨍이’라 불리는 이 팬덤은 유튜브 충성 구독자로서 브랜드의 성장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개입했다. 구독자 수는 이제야 5만 명이 됐을 정도로 미미하지만 대부분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 마케팅 관련 종사자들 혹은 관련 전공 학생들인 만큼 팬덤의 힘은 숫자 자체보다 의미가 컸다. 언제든지 SNS에 입소문을 퍼뜨리고 트렌드를 만들 준비가 된 ‘얼리어댑터’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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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개인 및 기업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예비업자나 준전문가로서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종업계 선배들이 물밑에서 작업하는 방식을 속속들이 엿볼 기회가 잘 없다는 점에서 모베러웍스의 기록이 가치 있었다. 이들에겐 유튜브가 일종의 ‘학습 도구’였던 셈이다. 팬들의 니즈를 간파한 모베러웍스는 ‘현실 조언 시리즈’를 통해 프릳츠 커피 김병기 대표가 말하는 카페 브랜딩, 문구 큐레이션 편집숍 오르에르 김재원 대표가 말하는 공간 기반 브랜드 기획 등 학습을 돕는 콘텐츠를 강화하고 라인프렌즈, 배달의 민족, 페이스북, 애플 등 브랜드 마케팅 관련 임원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처럼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갈증은 모베러웍스 멤버들에게 창업의 계기가 된 동시에 같은 꿈을 꾸는 팬덤의 유입을 촉진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됐다.

실제로 모쨍이들의 화력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증명됐다. 2020년 5월1일 노동절을 기념해 서울 경의선 숲길에 문을 연 브랜드 모베러웍스의 첫 팝업스토어에는 열흘간 7000명의 방문객이 긴 행렬을 이뤘으며, 2021년 5월1일 홍대 무신사테라스에서 연 팝업스토어에도 오픈과 동시에 1만 명 넘는 인파가 몰렸다. 매해 큰 행사 때마다 굿즈는 완판 행렬을 기록했고, 올해 팝업스토어에서 첫선을 보인 뉴발란스와의 컬래버이션 상품은 4시간 만에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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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라 기업 내에 숨어 있던 모쨍이들이 러브콜을 보내면서 모베러웍스와 기성 기업들의 협업도 물꼬를 텄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전통 브랜드들이 MZ세대 사이에서 ‘힙함’의 대명사로 떠오른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온 것이다. 오뚜기를 시작으로 롯데월드, 이랜드(뉴발란스), 디아지오(싱글톤), 신한카드 등 기존 제품 및 서비스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면서 젊은 소비자들과 교감하고 싶은 기업들의 의뢰가 이어졌다. 모베러웍스는 이런 요청에 기꺼이 화답하면서도 과거 기업들이 외주사와 일하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거부했다. 파트너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작업도 암실에서 비밀스럽게 진행하는 게 아니라 팬덤인 모쨍이들과 소통하면서 진행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파트너사와의 협업 과정을 전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모베러웍스는 자사 브랜드 제작뿐만 아니라 외주 브랜드 제작에까지 팬들이 참여하는 청사진을 구상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탄탄한 팬덤을 등에 업은 이들의 브랜딩 실험은 이전까지 ‘갑을 관계’로 알려져 있던 클라이언트사들과의 협업 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과거에는 외주 디자인 회사가 일방적으로 기업 고객의 입맛에 맞추는 구조였지만 프로젝트의 전 과정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고 팬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선 클라이언트들도 모쨍이들의 반응을 살피고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당장 기업의 만족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최종 소비자이자 홍보대사로서 활약하게 될 팬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양사가 윈윈(win-win)하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MZ세대와의 적극적인 교감, 연결을 무기로 크리에이티브 그룹이 일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이고 있는 모베러웍스의 브랜딩 전략을 DBR(동아비즈니스리뷰)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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