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2. 개인정보 보호 강화 시대, 타깃 마케팅의 미래

쿠키 데이터를 대체할 ‘맥락 타기팅’
AI 시스템으로 마케팅 지형 바꿔라

331호 (2021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전 세계적으로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강화되고 타깃 마케팅의 핵심인 사용자 행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워지면서 광고 생태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애플의 SKAN, 구글의 FloC, 더 트레이드 데스크의 UID 2.0 등 대형 광고 플랫폼과 애드테크 연합체가 대안적 솔루션을 내놓는 가운데 광고주나 대행사들도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앞으로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1자 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AI를 활용한 맥락 타기팅이 정교해질 전망이다. 콘텐츠 마케팅 또한 AI를 활용해 검색 엔진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다. 또한 가용 데이터의 양과 질에 제약이 생김에 따라 AI로 추세를 예측하는 마케팅 툴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3자 데이터 수집 규제가 광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

2019년 EU(유럽연합)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1 , 미국의 2020년 초 CCPA(California Consumer Privacy Act) 2 가 발효되면서 소비자 개인정보의 수집과 전파 제한에 목적을 둔 프라이버시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 두 가지 규제의 공통점은 웹 콘텐츠 제공자가 광고 목적으로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할 때 이용자로부터 동의를 얻도록 의무화한다는 점이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용자는 행동적 타기팅에서 제외된다. 행동적 타기팅이란 검색어, 사이트 방문 및 구매 이력 등 이용자의 웹 브라우징 행동에 기반한 데이터(예: 3자 쿠키)를 이용해 고객을 세분화하고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이용자들끼리 그룹화해 그룹별로 관련성 있는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전거를 검색해본 이용자가 신문사 웹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배너 광고에 자전거가 노출되는 리타기팅 광고가 대표적인 예다. 우리나라도 이런 전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플랫폼 공정화법에서 이용자가 맞춤형 광고와 행동 타기팅을 받지 않는 일반 광고 중 어느 광고에 노출될지를 사전에 선택하게 하는 규제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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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규제 당국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구글, 애플 등 인터넷 사업자들도 이용자들의 커지는 프라이버시 우려에 부응하기 위한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애플은 이용자 데이터 추적 시 개인의 사전 동의를 의무화하는 옵트인(opt-in) 방식인 앱 추적 투명성(Add Tracking Transparency, ATT) 정책 3 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앱 개발사는 사용자에게 추적 권한을 요청해서 동의를 얻은 경우에만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다. 구글도 2023년부터 크롬 브라우저에서 3자(3rd party) 쿠키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움직임은 온라인 광고 지면의 판매 주체인 매체(publisher)뿐 아니라 그동안 3자 데이터에 의존해온 중소 온라인 광고 사업자들에게도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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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의 3자 데이터 수집 규제는 이용자의 맞춤형 광고에 대한 피로감이 감소하는 등 인터넷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에 대한 광고주의 효과적인 타기팅을 저해하고 웹사이트에서 광고 노출 기회가 갖는 전반적인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온라인 광고 시장에는 경제적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구글처럼 검색 엔진이나 e메일 등에서 온라인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거대 사업자들에게만 정보 독점을 허용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과 미국은 구글의 3자 쿠키 제한 계획이 불공정한지 조사에 나섰다.

광고 시장은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양면시장(two-sided market)으로 분류된다. 즉 자기 제품에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소비자에게 광고를 노출하고자 하는 광고주(광고 지면의 소비자)와 이러한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앱이나 웹 콘텐츠 제공자(광고 지면의 공급자)를 서로 매칭해 줌으로써 효과적인 광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광고 플랫폼의 역할이다. 사용자의 행태 정보는 실시간 경매(RTB, Real Time Bidding)로 이뤄지는 온라인 광고 시장에 필수적인 요소다. 사용자 정보는 사용자의 컴퓨터에 자동 저장돼 사용자를 식별하는 데 쓰이는 쿠키를 중심으로 조직화된다. 여기에는 사용자의 과거 웹 탐색이나 구매 행동, 인구통계학적 데이터 등의 정보가 포함된다. 3자 쿠키는 광고 구매자 플랫폼(DSP, Demand Side Platform) 업체 등 3자 기관 소유의 데이터와 연동돼 사용자가 방문하는 사이트 등 사용자의 온라인 행동을 추적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사용자가 직접 방문한 웹사이트에서 수집되고 그 사이트만의 사용자 행동을 추적하는 1자(1st party) 쿠키와 구별된다. 일반적으로 1자 쿠키는 방문자가 방문한 사이트에서 사용자의 웹 경험을 증진하기 위해 사용되는 반면 3자 쿠키는 효과적인 광고 타기팅을 하는 데 사용된다. 신문사 웹사이트를 예로 들면 1자 쿠키는 사용자가 어느 기사를 읽었는지 파악하고 추후에 동일한 사용자가 방문했을 때 비슷한 주제의 기사를 먼저 보이도록 배치하는 데 쓰인다. 반면 3자 쿠키는 이 정보를 공유한 제3자 마케터가 이 사용자를 타깃으로 신문사 웹사이트에 디스플레이 광고를 게재하는 게 좋을지, 한다면 얼마큼의 가치가 있을지를 판단하기 위한 의사결정에 사용되고 이를 바탕으로 광고주가 경매에 참여하게 된다. 앱이나 웹 브라우저에서 3자 쿠키의 지원을 중단하는 순간 이런 온라인 광고 메커니즘은 사실상 성립하기 어려워진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3자 쿠키 제공 제한 등 사용자 정보의 추적 제한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장 조사 업체 플러리애널리틱스의 2021년 모바일 기기 이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조치 이후 데이터 추적에 동의한 미국 내 이용자는 4%에 불과하고 전 세계 모바일 기기 이용자 중 11%만이 동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 승인율은 프랑스가 30% 수준으로 가장 높았고 우리나라도 23.6%로 15% 내외인 다른 주요 국가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또 다른 조사 결과에서도 모든 앱의 데이터 추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80%에 육박하고, 좋아하고 신뢰하는 일부 앱만 허용할 것이라는 응답이 19%, 모든 앱에 추적을 허용하겠다는 응답이 1.2%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용자 행태 정보 추적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광고 생태계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의 대안

1. 애플의 SKAN

애플은 ATT 정책 시행 이후 그동안 타기팅을 위해 사용되던 IDFA 대신에 SKAdnetwork (SKAN)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SKAN은 ATT 시행으로 인한 데이터 추적 동의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이용자를 트래킹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말한다. 이는 애플이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광고 트래킹 방식으로 캠페인 단위로 데이터가 제공되고 이용자 단위로는 매칭이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한계로 꼽힌다.

구체적인 작동 원리는 애드 네트워크(광고 제공자), 소스 앱(앱 퍼블리셔), 광고주 앱 등 3자로 구성된 모바일 광고 생태계에서 시작된다. 애드 네트워크는 이용자들에게 광고를 제공하고, 광고를 통한 앱 설치 및 전환을 측정해 광고주에게 보고한다. 소스 앱은 애드 네트워크를 통해 송출되는 광고를 게재해주는 지면 역할을 한다. 광고주는 비용을 지불해 광고 네트워크를 통해 내보낸 광고가 소스 앱에 게재되면 광고를 클릭해 자신의 앱이 설치됐는지, 설치 이후 전환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한다. 이때 광고주는 애드 네트워크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광고 관리자를 보고 성과를 확인하거나 모바일 측정 파트너(MMP, Mobile Measurement Partner)4 를 통해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기존 생태계에서 IDFA가 SKAN으로 대체되면 이 3자 간의 데이터 흐름이 애플을 통해서만 이뤄지게 된다. 또 SKAN 데이터를 애드 네트워크가 받는 데 24시간이 소요된다. 현재 MMP 업체들은 이러한 상황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SKAN을 활용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24시간 이상의 시간 지연 요소를 피할 수 없다는 점, 사용자 기기 수준에서 데이터 제공이 불가능해 리타기팅이 어려운 점 등은 큰 한계로 지적된다.

2. 구글의 FloC(Federated Learning of Cohorts)

구글이 쿠키의 대안으로 제시한 플록(FloC)은 개인정보를 익명화하고 사용자를 집단으로 묶어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는 일종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이다. 플록은 여러 사이트에 걸쳐 이용자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그 정보를 브라우저에 저장하면 브라우저에서 머신러닝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학습한 후 이용자들을 유사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코호트 그룹에 배정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광고주는 자신에게 맞는 코호트를 타기팅 대상으로 획득하게 된다. 즉 플록은 동일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다수의 사람을 그룹화하고 이용자 정보를 디바이스(개인의 브라우저) 단계에서 처리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익명화하고 그룹 단위로 타기팅 대상을 설정한다는 점이 기존의 쿠키 방식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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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자체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플록을 기존의 쿠키 기반 광고와 비교했을 때 광고비 1달러당 95%의 전환율5 을 기록했고 프라이버시 이슈를 피하면서도 기존의 타기팅과 동등한 광고 효과를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존의 쿠키를 이용한 타기팅에 비해 플록 방식은 맞춤형 광고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침해와 차별이라는 타깃 광고의 근본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위험까지 만들어 낸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인 디지털 인권단체인 EFF(전자프론티어재단)는 플록이 쿠키와 마찬가지로 사용자 활동을 추적한다고 지적하고 그 근거로 플록을 사용하면 쿠키 없이도 광고주가 사용자의 각 브라우저 보유값을 토대로 특정 사용자를 식별하고 추적하는 핑거프린팅(Finger printing)6 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가능성을 차단한다 하더라도 특정한 집단을 배제하고 다른 특정 집단에 도달하는 타기팅 자체에 차별의 위험성이 있다. 예컨대 기존의 쿠키 방식은 민감한 관심 카테고리 형성을 막아주는 알고리즘으로 특정한 사람에게만 유리한 정보가 도달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었는데 플록 방식에서는 이런 차단을 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더 큰 문제점은 플록이 개인이 아닌 코호트 수준에서 타기팅을 하기 때문에 정교한 타기팅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예컨대 기존에는 지난 일주일 동안 아마존에서 나이키 운동화를 1회 이상 검색한 사람들을 타기팅할 수 있었다면 이제 운동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로 타기팅의 정확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플록은 크롬 브라우저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결국 구글의 광고 생태계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런 비판은 애플이 추진한 ATT 정책의 최대 수혜자가 애플이 될 것이란 비판과 궤를 같이한다.

애드테크 연합체의 대안:
더 트레이드 데스크의 UID 2.0

더 트레이드 데스크(TTD)는 광고주 및 에이전시가 디지털 광고 캠페인을 구매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최대 독립 DSP다. 2020년 말 기준 87개의 애드익스체인지, 광고 공급자 플랫폼(Supply Side Platform)과 연결돼 있고 자체 보유한 DMP(Data Management Platform)와 어도비 등 237개사의 오디언스 데이터를 결합해 전 세계 광고 지면의 약 98%에 접근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TTD는 미국 인터넷 광고 협의체인 IAB(Internet Advertising Bureau)의 Tech Lab 워킹그룹에서 UID 2.0을 처음으로 제안했고 이후 업계 피드백을 거쳐 UID 2.0을 출시했다. UID 2.0은 업계 최초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IAB의 Tech Lab에서 최근 발표한 기술 표준 초안과 곧 마무리될 예정인 PRAM(Partnership for Responsible Addressable Media) 7 의 정책 표준과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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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D 2.0은 쿠키가 아닌 e메일을 통해 타기팅하는 솔루션으로 e메일을 암호화해 통합(Unified) ID 형태로 만들고 타기팅을 위해 쿠키 대신 암호화된 e메일과 암호화된 형태인 랜덤 숫자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UID 2.0에서 UID 형태는 주기적으로 변경되고 사용자가 이용 약관을 보고 동의하는 과정을 추가했다. 또 웹, 모바일 앱, CTV(Connected TV)에서도 동일한 ID를 활용할 수 있어 크로스 디바이스 타기팅이 가능하고 사용자 데이터 또한 정확하고 방대한 양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체사는 이렇게 수집된 e메일을 UID 2.0 ID 서비스에 전달해 암호화된 식별자를 생성해 타기팅에 활용한다. 단, 데이터 보호에 동의한 파트너사들만이 이 ID를 해독할 수 있는 키에 접근할 수 있는데 이 해독 키는 주기적으로 변경돼 안전하게 보호된다. 또 사용자는 데이터 수집에 대한 개인 설정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 수집되는 정보의 종류와 사용처 등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돼 쿠키보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진일보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애드테크 업체들의 움직임에 발맞춰 많은 매체와 대행사 그룹이 UID 2.0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구글은 e메일 주소에 기반한 개인식별자 방식을 도입해도 고객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고 규제를 견디지 못할 것 같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과 애드테크 연합체 간의 대안 찾기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타깃 마케팅의 발전 방향

개인정보 보호 강화로 인한 3자 쿠키 제한은 정밀한 타기팅을 생명으로 하는 온라인 광고 생태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응하는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애플과 구글 같은 거대 플랫폼 업체들이 타기팅을 위한 몇 가지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 효용성 면에서 기존의 3자 데이터를 이용한 정밀한 타기팅에 비해 얼마나 대체가 가능할지, 또 광고 생태계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TTD와 IAB가 주도하고 있는 UID 2.0도 업계로부터의 호응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따라서 광고주나 대행사 등 수요자 입장에서는 이런 공급자 측 업체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동시에 나름대로의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현재 논의되는 대안들은 1자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 콘텐츠와 맥락을 활용하는 방법, 검색 엔진 최적화(SEO)를 활용한 타기팅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노력 뒤에 정확한 타기팅을 돕는 AI 기술들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1. 1자 데이터 활용의 중요도 상승

3자 쿠키 지원이 중단되면 1자 데이터의 가치가 더 높아지고 이와 연계된 마케팅 방안들이 개발될 전망이다. 1자 데이터는 자사 사이트에서 상호작용하는 고객으로부터 직접 수집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3자 데이터 수집을 제한하는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따라서 고객이 멤버십 프로그램에 가입해 개인정보를 기입하게 하거나 구매 활동이 일어날 때마다 해당 사이트를 방문하는 이용자로부터 확보한 자사 데이터를 이용해 재방문과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 앞으로 더욱 각광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쇼핑몰에서 이용자의 구매 이력이나 회원 가입 시 기록한 관심 품목 정보, 장바구니 내역 등에 관해 수집한 1자 데이터를 이용해 해당 제품 관련 프로모션 정보를 보내는 식이다.

같은 맥락에서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포털 사이트들도 쿠키 대신 이용자의 검색 기록과 회원 가입 정보 등 사이트 내 1자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관심사와 나이, 성별, 지역 등과 연계해 각 포털 안에서, 예컨대 네이버 카페, 카카오톡 같은 관련 페이지에서 타기팅된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1자 데이터에 머신러닝 등 AI 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1자 데이터와 제휴 관계에 있는 업체 데이터와 연동 혹은 공유되는 2자(2nd party) 데이터를 정교한 타기팅에 활용하면 3자 데이터의 빈 공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2. 맥락 타기팅의 진화

맥락 타기팅(Contextual targeting)은 TV, 신문 등 아날로그 매체에서 과거부터 사용된 타기팅 기법으로 방문자 데이터 없이 광고가 게재될 콘텐츠의 맥락에 맞게 광고를 게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신문의 경제면에 금융회사 광고를 싣고 스포츠 면에는 스포츠용품 광고를 넣는 식이다. 이런 시도의 배경에는 특정한 콘텐츠를 읽는 사람은 관련 주제에 관심이 많으며 이미 관심 있는 콘텐츠와 함께 광고 제품을 연관 지어 생각하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이해도와 브랜드 인지도 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과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한 조사 결과에서 소비자의 69%가 맥락적으로 관련성 있는 광고에 관심을 보일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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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맥락 타기팅은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전통적 방식을 넘어 쿠키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웹사이트에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들, 예컨대 키워드, 페이지 유형, 문구, 매체 채널 등을 분석해 맥락을 파악하는 알고리즘과 자연어 처리, 머신러닝 기법 등을 활용하면 콘텐츠 맥락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고 광고 게재 대상에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등 정서적 분위기에 따른 세분화된 분석까지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특정 페이지에서 적절한 광고의 게재 위치와 노출 시간 등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맥락 타기팅의 영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이 광고를 게재하는 주된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와 브랜드 호감도 증가이다. 하지만 메트릭스랩(MetrixLab)과 시드택(Seedtag)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정적 혹은 잘못된 콘텐츠에 광고가 게재될 경우 브랜드 호감도가 10%가량 떨어질 정도로 브랜드 평판이 쉽게 훼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일한 조사에서 AI를 활용한 맥락 검색 도구로 적합한 곳에 광고를 게재할 경우 브랜드가 콘텐츠와 관련성 있고 안전하게 연계되면서 콘텐츠의 후광 효과로 브랜드 호감도가 22%까지 개선됐다. 9

3. 콘텐츠 마케팅의 강화

오락성이나 정보성 등 광고의 가치 면에서 이용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광고 내용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콘텐츠 마케팅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SNS에 채널을 개설해 브랜드와 사용자 간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브랜드와의 관계 형성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길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는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적절한 스토리와 이슈 발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레드불은 제품을 직접 광고에 등장시키는 대신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우주에서 지구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익스트림 스포츠 관련 이벤트와 선수 후원 등을 통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브랜드 이미지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또 메르세데스벤츠의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신차 캠페인 ‘Take the wheel’도 성공 사례로 꼽힌다. 벤츠는 신형 차량을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사용자 창작 콘텐츠(UCC)를 활용해 브랜드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자 했다. 5명의 인기 인스타그램 사진가와 협업해 이들이 신형 벤츠를 타고 5일간 여행하면서 찍은 스냅숏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 중 가장 많은 ‘좋아요’ 수를 얻은 사람에게 3만 달러 상당의 신형 벤츠를 증정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8700만 뷰의 노출 수와 200만 개의 ‘좋아요”, 150장이 넘는 스냅 사진을 얻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머신러닝이나 자연어 처리 등 AI 기술을 활용해 실제로 콘텐츠를 생성하거나, 콘텐츠 전략을 수립하고, 콘텐츠를 개인화하는 식으로 새로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AI가 짧은 e메일이나 일정한 유형의 광고 카피를 작성하는 것은 이미 가능한 수준에 와 있으며 기술이 진전됨에 따라 더 길고 복잡한 콘텐츠를 구성하는 작업도 조만간 가능해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AI 기반 광고 도구인 프레이지(Phrasee)는 과거 효과가 컸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광고 카피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언어가 더 나은 실적으로 이어지는지 학습하는 과정을 수행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은 광고 카피를 내놓도록 설계됐다. 앞으로 콘텐츠 제작 분야에 AI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사람과 AI가 상호 보완적으로 협업 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 마케팅의 또 다른 장점은 양질의 콘텐츠가 검색 엔진 최적화(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의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이다. SEO란 검색 광고 외에 자연적인 검색 엔진 결과 리스트에서 자사 웹 페이지의 순위를 높여주는 전략이다. 검색 엔진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에 가장 적합한 정보를 상위에 노출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므로 자사 콘텐츠를 상위에 위치시키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검색어에 맞는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어야 하며 검색 엔진이 파악하기 쉬운 방식으로 내용 및 구성 면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분야에서도 AI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AI를 활용해 검색 결과로 제시되는 섬네일 이미지와 텍스트 메시지를 구성함으로써 검색 적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용자가 찾고자 하는 검색어에는 이미 이용자의 강한 동기와 의도가 반영돼 있는 만큼 그와 함께 제시되는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자사 브랜드를 포함시켜 눈에 띄게 할 수 있다면 비교적 손쉽게 이용자를 광고에 몰입시켜 행동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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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AI의 부상

마케터가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이해함으로써 온라인 이용자를 세분화하고 타기팅하기 위한 단서를 찾아내는 데 AI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특히 머신러닝 기술은 컴퓨터가 데이터를 학습해 숨겨진 패턴을 빠르게 찾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할수록 데이터가 쌓이게 되면서 이를 통해 캠페인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면 어떤 유형의 콘텐츠, 키워드, 문구가 타깃과 가장 관련이 큰지 분석하고 타깃 특성에 맞는 효과적인 메시지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물론 3자 쿠키 제공이 제한된 상황에서 개인화된 타기팅이 가능할 것이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하지만 과거 데이터와 통계적 추정을 통해 미래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마케터는 AI를 활용해 콘텐츠 맥락 정보와 같은 개인화되지 않은 변수로 반복적인 실험을 실행하고 성공과 실패 결과를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 고객 행동을 이해하고, 정밀한 타기팅을 통해 미래의 추세와 행동을 더 빨리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하면 광고 지출 및 타기팅 데이터를 처리하고 결과를 확인한 후 어떤 작업(예: 지출 변경, 타기팅 변경 등)이 더 나은 실적을 이끌어낼지 추측할 수 있다. 특히 3자 쿠키 제한 이후 타기팅을 위한 데이터로서의 양적, 질적 한계가 광고 성과의 하락과 광고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AI를 활용해 추세를 예측하는 마케팅 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근 광고뿐 아니라 OTT 서비스의 AI 추천 시스템, 온라인 쇼핑몰의 챗봇, AI 스피커, 자율주행기술을 활용한 드론 택배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의 마케팅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AI가 빅데이터, IoT, 로봇 기술 등과 함께 마케팅 지형도를 크게 바꿔 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은 AI에 대한 투자와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새로운 환경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최영균 동국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미시간주립대에서 광고학으로 석사와 박사를 받았으며 제25대 한국광고학회장을 지냈다. 세부 연구 분야는 뉴미디어, 모바일 광고, 애드버게임(Adver-game), 인간과 컴퓨터 인터랙션(HCI)이다.



DBR mini box
대기업이 데이터 중심 마케팅에 성공하려면 IT 인프라 구축도 마케터가 주도해야

Data Driven Marketing을 위한 Data Driven Operation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제품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말은 이제 식상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은 여전히 제품 중심의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다.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은 경쟁적 우위나 차별점 소구를 위한 ‘빅 아이디어’를 출발점으로 한다. 이에 따라 ‘어떤 크리에이티브를 만들 것인가?’ ‘어떤 채널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거쳐 핵심 비주얼을 제작하고 미디어에 맞게 변형해 광고를 집행하는 패턴으로 전개된다. 이런 방식은 일방향의 매스 인지도 향상과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판매로 이어지기엔 역부족이다.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은 고객 경험이 형성되는 전체 여정을 기반으로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 고객의 여정별로 시간 점유율과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제품군의 지갑 점유율(wallet share) i 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의 운영과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마케팅 활동 관리가 필요하다. 예컨대 많은 기업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지만 이후 이내 방치해 버리곤 한다. 하지만 초기 마케팅 활동은 신제품의 인지도 향상과 이미지 형성을 위한 활동에 불과하며 이후 실질적인 판매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세분화된 마케팅 활동이 이어져야 한다. 예컨대 판매 추이를 지속적으로 지역별, 고객 유형별로 분석해 계획 대비 미진한 고객군으로부터 판매를 이끌어 내기 위한 마이크로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이런 마케팅 활동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되고 관리돼야 전체 캠페인이 투자수익률(ROI) 관점에서 비로소 효율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대기업이 데이터 중심 마케팅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오퍼레이션을 구축하는 과제는 크게 3가지 1) 시장과 고객 정보 분석을 통한 명확한 전략 수립 2) 전략과 정렬된 고객 경험 설계 및 고객 관리 프로그램 운영 3) 플랫폼 기반의 데이터 중심 인프라 구성을 들 수 있다.

1. 전략 수립: 시장과 고객 정보 분석 기반 포지셔닝

어느 시장을 공략할 것인가? 마케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출발점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이 단계를 보고서의 첫 장을 채우기 위한 관례적인 업무로 생각한다. 그래서 대행사에서 제안한 연간 계획 보고서에 담긴 시장과 고객에 대한 콘텐츠를 기업의 전략으로 삼는 실수를 저지른다. 하지만 시장과 고객에 대한 타기팅은 잘못되면 투입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인식을 형성해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기업은 목표 시장과 고객군을 정의하고 목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도출하는 중장기 전략을 짜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와 함께 매출 목표와 수익을 고민하면서 적정 마케팅 비용 산정을 위한 기준도 검토해야 한다.

특히 전략을 짤 때 중요한 요소는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 고객군을 정의하고 육성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소 넓은 타깃 그룹을 설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실제 구매자와 다르다. 실제 접근하기를 희망하는 고객군(Communication Target)과 실구매 고객(Sales Target) 간의 간극을 인지하고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싶다고 해서 실제 구매 고객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을 집행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핵심 타깃(Core Target) 고객군을 정의하고 단계적인 마케팅 프로그램의 수행을 감안해 확장된 고객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2. 고객 경험 설계와 고객 관리 프로그램 운영

데이터 중심 마케팅 관점에서 고객 경험의 설계는 기업과 고객의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고객 접점 중 기업이 관리 가능한 접점을 선별하고, 해당 접점에서 고객 관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서비스, 고객 접촉 정보), 하드웨어(물리적 공간 및 IT 인프라), 휴먼 웨어(직원의 응대 가이드 및 교육) 등을 포함한 고객 관리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필요한 구성 요소를 정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근본적으로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방향성이 없는 고객 경험의 개선은 무색무취의 마케팅 활동으로 귀결돼 단순히 고객 불만을 없애는 고객 만족(CS, Customer Satisfaction) 전략이 돼버리고 만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에서 차량의 성능을 중점적으로 소구하는 경험 관리 전략을 선택한 A 브랜드는 고객이 전시장을 방문했을 때 차량 전문가가 먼저 설명을 진행하고 구매 의사를 확인한 후 세일즈 담당자를 연결해주는 식으로 업무를 설계했다. 다른 한편 차량의 기능보다는 브랜드 파워를 중시한 B 브랜드는 우선 영업사원이 방문객의 시승을 최우선적으로 진행하게 함으로써 차별적인 고객 경험을 설계했다. 이런 차이는 브랜드 전략에서 나온다. 브랜드가 주는 차별적인 정체성 전달의 일환으로 경험 설계가 이뤄져야 하고 이와 관련된 요소들이 전 고객 여정에 걸쳐 일관되고 반복적으로 노출돼야 한다.

한 예로 글로벌 L항공사는 고객별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충성도를 높이고 브랜드 록인(Lock-in)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매출을 증가시키고자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자사의 고객 접점별로 개선 요건을 도출하고 비행기 탑승뿐 아니라 항공과 관련된 전체 고객 여정으로 고객 관리 범위를 확대했다. 그 결과 여행지 정보 검색, 할인 항공권 탐색, 공항 내 대기 시간, 면세점 등 그동안 자사가 관리하지 못한 영역에서 고객의 행태 정보를 파악하고 마케팅 프로그램을 정교화할 수 있었다. 예컨대 구매 항공권 및 고객 프로필 정보를 활용해 비즈니스 여행객에게 적합한 호텔 및 렌터카까지 추천해주는 식이다. 이 회사는 3년간의 개선 프로그램을 수행한 결과 이전 대비 매출 증대는 물론 12% 이상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적극적(Active) 관리 고객의 모수가 40% 이상 증가하는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많은 마케터가 신제품 마케팅 프로그램을 비정기적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 역시 구조화된 마케팅 프로그램의 일부로 설계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매년 진행되는 신제품 출시 마케팅의 성과를 비교하고 선행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실제로 한 고객사의 요청으로 최근 5년간 출시된 신제품의 마케팅 수행 현황을 분석해 표준화된 프로그램 세트를 구성하고 해당 기업 내 제품의 유형에 따른 프로그램 세트를 구성한 경험이 있다. 당시 크리에이티브 제작이 필요한 항목과 예산 범위, 목표 판매량을 고려해 목표 KPI를 정의하고 마케팅 수행 계획을 선행적으로 세울 수 있게 지원했다. 이런 데이터 중심 마케팅 활동을 3년 동안 반복한 결과 동일 프로모션 대비 30% 이상 참여도가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 중 타깃 마케팅을 통한 비중이 5% 이상 올랐고 재구매율도 7%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단기적인 수치 상승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한 마케팅 성과 관리 체계를 수립했다는 점이다. 투입 예산 및 미디어 믹스, 대상 고객 수, 전년도 성과와 신제품 생애 주기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예상 성과를 사전에 산정했다. 또 차후 추가적인 마케팅 활동의 필요 여부와 예산 배분 같은 의사결정을 데이터 중심으로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되는 등 마케팅 활동의 가시성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3. Data Driven 인프라의 구현

이런 마케팅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단순히 대행사를 통한 외주 인력을 활용하는 데 기대서는 안 된다. 고객 정보 기반의 마케팅 지원 인프라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고객을 상대하는 프런트 비즈니스와 IT/운영 지원 등 백엔드(back end) 비즈니스의 경계가 명확지 않아 프런트와 백의 통합 운영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하지만 전통적 대기업들의 마케팅 담당자는 대체로 IT 인프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뿐 아니라 데이터 중심 마케팅 프로그램을 지속가능하게 운영하기 위한 신규 IT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은 대행사를 통하면 충분히 운영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사내 인프라로 구현하더라도 그 역할을 IT 부서의 몫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향후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의 인프라 비용 투자가 CIO의 인프라 투자 비용을 초과할 것이라는 가트너의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마케팅 인프라 구축은 초기 구축 시기 정도를 제외하면 IT 부서의 도움 없이 마케터가 주도적, 독자적으로 운영해야 할 영역이다. 실제로 최근 많은 기업이 마케팅 부서 내 다양한 마케팅 솔루션 활용을 위해 여러 애플리케이션 및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으며 솔루션 관련 역량이 마케터들의 기반 역량으로 강조되고 있다.

Data Driven Marketing은 총체적 혁신

그간 많은 기업이 제조/구매/물류 혁신 등 공급망 최적화를 위한 데이터 인프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마케팅 영역에는 그다지 힘을 쏟지 않았다. 하지만 데이터 중심 마케팅 활동은 전략 수립, 체계적인 운영 프로그램 설계, 인프라 구현 등 새로운 혁신의 주제로 다뤄져야 한다. 데이터 중심 마케팅은 단순히 구색 맞추기 마케팅 활동이 아니라 기업 마케팅 활동의 근간부터 변화가 필요한 혁신의 영역이다. 지속적인 시장 정보 분석과 고객 행태 분석을 통해 목표 시장과 타깃을 정의하고, 브랜드 전략이 반영된 마케팅 프로그램을 설계해 고객별로 차별적으로 실행해야 하며 운영 프로세스를 통합 연계해 고객에게 전 접점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실행 결과를 분석해 후속 활동에 반영하는 방식을 구조화함으로써 기획과 실행, 분석 결과가 서로 연계돼 일관되게 진행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경수 딜로이트컨설팅 파트너 kyuhan@deloitte.com
필자는 제일기획 광고기획(AE), IBM CRM Service Line을 거쳐 EY한영의 성과 향상(Performance Improvement) 고객 서비스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의 파트너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관한 컨설팅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