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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글로벌 펫금융 시장 트렌드 및 시사점

‘사람 보험에 펫보험만 추가한다고?’
반려인의 마음 읽는 따뜻한 전략 세워야

김경하, 이은창, 정유진 | 320호 (2021년 0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글로벌 펫금융 시장은 펫보험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트루패니언, 영국 BBM, 일본 애니콤 등 펫보험 전문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상품 구색과 편리한 보험료 청구 시스템, 24시간 수의사 상담 서비스 등 특색 있는 서비스로 펫보험 시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특히 금융에만 머물지 않고 정보를 제공하는 저널리즘 역할을 자처할 정도로 반려인들의 필요와 마음을 읽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펼침으로써 고객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네 집 중 한 집으로 추정된다. 1 한편 정부는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반려동물’ 항목을 최초로 도입했는데 1인 가구와 핵가족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동물’을 넘어 ‘가족’으로 인식하는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인 펫코노미(petconomy) 또한 확대되고 있다. 2020년 글로벌 펫 케어(Pet Care) 시장 규모는 2323억 달러(약 26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며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6.1%로 예상된다. 2 특히 미국은 MZ세대(밀레니얼 및 Z) 가정의 반려동물 보유 비중이 62%로 베이비붐세대(32%)에 비해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3

국내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는 2015년 1조8994억 원에서 2017년 2조3322억 원으로 22.6%가량 성장했다. 2027년에는 6조 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4 반려 가구가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도 2018년 12만 원, 2021년 14만 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반려동물 관련 치료비를 지출한 적이 있는 가구가 71%로, 총진료비는 평균 46만5000원이었다.5

기지개 켜는 국내 펫보험, 아직 보장성 부족

반려동물 가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펫금융(Pet Finance)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뚜렷한 성장을 보이는 분야는 펫보험(Pet Insurance)이다. 2020년도 기준 글로벌 반려동물 보험의 시장 규모는 32억 달러(약 3조6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의 연간 성장률은 12.92%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는다.6 미국의 펫보험 수입 보험료는 2019년 15억6000만 달러(약 1조7000억 원)로 전년 대비 24.3% 증가했다. 미국에서 반려동물 보험에 가입한 동물은 250만 마리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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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2007년 현대해상이 국내 손보사 최초로 펫보험을 출시했다. 불과 4년 전인 2017년만 해도 3개 보험사만이 펫보험을 판매했지만 2021년 현재 10곳의 보험사가 펫보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한국의 2019년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2만2000여 건으로 2년 전과 비교해 10배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7 도 112억5000만 원으로 9억8000만 원에 그쳤던 2년 전과 비교해 10배 이상 늘었다. 한편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2021년 2월부터 맹견에 한해 주인이 배상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면서 8 펫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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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려동물 보험 상품은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가 아닌 기존의 주요 보험사들이 여러 상품 중 하나로 판매한다. (표 1) 보험 보장 내용은 사고질병(Accident & Illness) 플랜에 집중돼 있다. 보험료는 보장 내용에 따라 크게 다르며(약 5400∼6만5000원), 보장률은 50∼70% 수준이다. 대부분 수술•입원•통원 의료비를 기본 보장하고 슬개골 탈구(개), 방광염(고양이) 등 주요 질병은 특약 사항으로 보장한다. 2018년 출시된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 Puppy & Dog’ 상품만 유일하게 슬개골 탈구 및 고관절 질환을 기본 보장 항목에 포함했다.

한편 캐롯손보의 ‘스마트온(ON) 펫산책’ 보험은 일반적인 펫보험과는 차별화된 상품이다. 반려견이 산책할 때 발생하는 사고 피해에 대해 보장해주는 상품으로 필요할 때만 보험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보험료도 실제 사용한 만큼만 내면 된다. 사용자가 기본 보험료 2000원을 선불로 충전해놓으면 반려견 산책 시 1회당 44원씩 차감된다.

한편 반려동물 가구에는 ‘비싼 보험료’가 보험 서비스의 핵심 장벽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리서치 오픈서베이의 ‘반려동물 트렌드리포트 2020’에 따르면 응답자의 25.9%가 ‘보험료가 비싸서 펫보험 이용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9 유전 질환에 대해 보장하지 않아서(8.3%), 보험금 청구가 복잡해서(5.8%), 반려동물 보험 상품이 다양하지 않아서(5.4%), 보험 가입 나이 제한이 있어서(5.4%)도 주요 이유로 나타났다. 한편 ‘반려동물 트렌드리포트 2021’에서도 반려동물 보험 서비스 이용 경험은 7.8%로 낮은 수준이었으며 전년(7.6%)과 거의 변화가 없었다. 10 하지만 향후 이용 의향(31.6%)이 적지 않은 만큼 소비자 니즈에 맞는 보험 상품이 나온다면 시장 확대를 기대해볼 만하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이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입해 성장한 뒤 기업공개를 하거나 대형 보험사에 인수되는 경우가 많다. 2000년 캐나다에서 반려동물 보험 사업을 시작한 트루패니언(Trupanion)은 2007년 미국 시장에 진입한 후 2014년 미 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다. 현재 이 회사는 미국 반려동물 보험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 펫츠베스트(Pets Best)는 2019년 싱크로니파이낸셜(Synchrony Financial)에 인수됐고, 미국의 엠브레이스펫(Embrace Pet)도 같은 해 NSM보험그룹에 인수됐다. 미국 2위의 생명보험회사 메트라이프(Metlife)도 2020년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 펫퍼스트(Petfirst)를 인수했다.

글로벌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들은 어떻게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을까. 국내 상품과 비교해 크게 세 가지 전략을 짚어볼 수 있다. ①가격 플랜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②보험 상품이 다양하며 ③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이들의 핵심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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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펫보험 전략
1. 소비자가 가격 플랜 선택

해외 펫보험은 국내와 달리 대부분 공제액(보험 서비스를 받기 전에 지불하는 금액. 미국 Deductible, 영국 Excess)이 있다. 보험 상품은 연간 공제액(0∼1000달러)을 서너 개의 옵션 중에서 선택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공제액이 높을수록 월 보험료가 낮아지고 공제액이 낮을수록 월 보험료가 높아지는 구조다. 보험 가입자는 본인의 지출 규모와 보장 범위를 고려해 가격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공제액이 없는 상품도 있다. 영국의 BBM(Bought By Many)은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9살 이하의 반려동물에 대해 연간 공제액을 내지 않는 ‘Zero Excess Option’을 두어 반려인의 부담을 낮춰주고 있다. 한편 보장률은 70∼90% 수준으로 국내보다 20%가량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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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미 트루패니언
“보험료 청구할 때만 공제액 내세요”

2014년 상장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트루패니언은 보험 가입 후 30일 이내에 공제액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30일 이후에도 언제든 공제액을 높여 월 납입금을 낮출 수 있다. 또한 트루패니언은 ‘평생 조건부 공제액(Lifetime per condition deductible)’이라는 개념을 개발했다. 이는 매년 공제액이 발생하는 대신 보험료 청구가 일어나는 때만 공제액을 지불하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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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청구 방식도 혁신적이다. 북미 지역의 공인 자격을 갖춘 모든 동물병원에서 결제한 경우, 보험료를 환급 형태가 아닌 직불 방식으로 지급한다. 즉, 가입자는 반려동물의 진료를 마친 후 별도 청구 절차를 밟지 않고 본인 부담금만 병원에 지불하면 된다. 차액은 트루패니언이 결제한다. 또한 의료비 정산 시스템 확산 차원에서 수의사가 다른 수의사에게 트루패니언의 정산 시스템을 추천하면 건당 225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한다.

2. 보장 내용 및 대상 다양

글로벌 펫보험 회사들은 기본적인 다양한 보험 옵션을 갖추고 있다. (표 2) 매출액 상위 10위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 및 주요 4개국 보험사의 14개 상품을 분석해본 결과, 웰니스(Wellness), 사고 전용(Accident), 사고&질병(Accident & Illness) 플랜 및 웰니스 옵션이 추가된 사고질병 플랜 등 다양한 상품을 제시하고 있었다.

웰니스 플랜은 정기 진료, 예방 진료, 검진 및 연간 백신에 대한 환급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일반적인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한 응급 치료는 보장하지 않는다. 글로벌 펫보험사 14곳 중 4곳이 웰니스 플랜을 선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펫 전용 웰니스 플랜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사고나 질병 외에 반려인과 반려동물에게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고에 대해 보장하는 상품(특약)도 많다. 영국 BBM은 반려동물과 해외여행을 할 때 해외에서 발생하는 진료 및 치료 비용, 여행 일정 지연으로 인한 켄넬(kennel) 대여 추가 비용 등을 보장하는 특약을 판매한다. 트루패니언, 영국의 애니멀 프렌즈 펫보험(Animal Friends Pet Insurance)도 반려인이 일정 기간 이상 집을 비울 때 발생하는 반려동물 양육 서비스의 비용 일부를 보장하는 특약을 마련해두고 있다.

국내와 비교해 해외 펫보험이 갖는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대부분의 상품이 반려동물의 유전 및 선천 질환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국내 보험사는 유전질환 중 슬개골 탈구, 고관절 이상 같은 한정된 범위만 보장하지만 해외 보험사는 반려동물의 종에 따라 자주 나타나는 유전질환(이형성증, 백내장, 디스크 질환 등)에 대해 다양한 범위의 지원을 보장한다. 펫츠베스트와 헬시파우(Healthy Paws)의 보험상품은 개가 빈번하게 앓는 제3 안검 돌출(Cherry Eye), 관절이형성증(Elbow or hip Dysplasia), 요•흉추 디스크 질환(IVDD) 등에 대해 보장한다. 대동맥 협착증과 같은 심장 질환이나 간 질환 등 선천 질환은 다른 합병증이나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추적과 치료가 필요하다. 이에 트루패니언과 헬시파우는 심장 질환, 중추 신경계 질환, 간 질환에 해당하는 질병을 약관에 명시하고 이를 보장한다.

해외 펫보험은 국내 상품에 비해 보장하는 반려동물의 종의 범위도 넓다. 예컨대 애니멀 프렌즈 펫보험은 승마를 즐기는 영국의 문화를 고려해 말과 관련한 보험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말의 상해 및 질병은 물론, 승마 시 발생할 수 있는 제3자 상해 및 대물 손해, 승마인의 상해까지 보장한다. 또한 국내 펫보험의 경우 보장받을 수 있는 반려동물의 나이가 제한돼 있지만(최대 만 10세 이하), 해외의 경우 60% 이상이 나이 제한을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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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2 영국 BBM
반려동물 관련 법정 소송 비용까지 보장

영국 BBM(Bought By Many)은 크라우드보험(Crowd-based Insurance)의 대표주자로 반려동물, 여행, 스포츠, 주택 등 300여 개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객이 원하는 보험을 스스로 제작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기존 보험사가 취급하지 않는 특수한 보험 수요를 가진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것인데 2012년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33만 명이 넘는 회원을 유치했다.

2017년 반려동물 전문 보험 사업을 개시했으며 개와 고양이 외에도 도마뱀, 물고기, 고슴도치 같은 희귀 반려동물에 대한 보장 상품도 판매한다. 다중 반려동물 가입 시 할인(Multi-pet policy) 등 다양한 상품 구성이 돋보인다. 유전질환 치료에 대한 보장은 물론 반려동물 관련 법정 소송 시 최대 300만 파운드(약 47억 원, 본인 과실이 아닐 경우)까지 보장한다. 또한 보험 가입자는 반려동물의 건강이 걱정될 때 언제든 수의사와 화상 통화로 무료 조언을 받을 수 있다.

3. “자기 부담금만 내고 가세요”

복잡한 보험료 청구 방식은 소비자가 보험 가입을 꺼리는 주요 장벽 중 하나다. 미국의 보험 및 금융 대기업인 네이션와이드(Nationwide)는 질병 종류별로 보장되는 범위(Coverage Level)를 세 단계(Full, Some, None)로 나눠 고객이 이를 직접 확인하고 보험료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국내 펫보험은 사람 보험과 달리 아직 앱으로 보험료를 청구하는 방식이 일반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점에서도 해외 펫금융이 한발 앞서 있는 셈이다. 펫퍼스트는 자사가 보장하는 내용과 보장하지 않는 내용을 비교 분석한 정보를 공개하고, 보험료를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도록 관련 양식을 제공하고, 수의사가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누락된 정보를 보완하도록 돕는다.

일본의 반려동물 보험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애니콤(Anicom)은 자동 정산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이 동물병원에서 진료비를 정산할 때 애니콤 동물건강보험증을 제시하면 진료비 총액 중 자기 부담금만 결제하도록 하고 있다. 고객이 애니콤에 직접 보험료를 청구할 때는 메신저 앱인 라인(Line)을 통해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사례3 일본 애니콤
동물병원과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성장

애니콤은 2006년 일본 정부가 특화 보험사의 자본금을 10억 엔에서 1000만 엔으로 대폭 내렸을 때, 이를 기회 삼아 설립된 반려동물 특화 보험사다. 이 회사는 설립 후 약 3년의 시간을 동물병원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쏟았다. 애니콤은 동물병원에서 진료비 데이터를 받아 보험료 산출에 활용하고, 동물병원에 자체 개발한 전자 차트 시스템을 제공하며 상호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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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100명이 넘는 수의사를 채용해 고객에게 반려동물 관련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보험금 지급 심사 시 과잉 진료 및 과다•부정 청구를 적발하고 있다. 또 보험금 지급 결과 데이터를 분석해 회사의 손해율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보험금 자동 정산 시스템 등으로 보험금 청구를 간소화한 것도 애니콤이 일본 펫보험 시장을 사로잡은 성공 비결로 꼽힌다.

경쟁사 상품 정보도 제공…
글로벌 펫금융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한편 글로벌 펫금융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보험을 비롯한 금융 상품의 신뢰도 및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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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글로벌 펫금융 상위 10대 기업의 홈페이지 등 주요 채널의 커뮤니케이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5가지 핵심 포인트가 도출됐다. (그림 1) ① 최소 5곳 이상의 경쟁 보험사 상품을 자사 상품과 비교, 분석한 정보를 홈페이지에 상세하게 공개하고 ② 고객 리뷰와 만족도 점수를 공유하면서 부정적 의견도 투명하게 노출하고 있다. 또한 ③ 보험 정책 및 약관의 가독성을 높인 시각화 자료를 제시하고 보험료 청구 방식 및 절차를 상세히 안내하며 ④ ‘자주 묻는 질문’ 코너를 통해 고객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를 제공한다. 끝으로 ⑤ 반려견을 키우는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와 주요 팁(tip)을 담은 블로그•뉴스룸•뉴스레터 채널을 운영하는 등 플랫폼을 브랜드 저널리즘 성격으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트루패니언은 수의사 등 반려동물 전문가와 연중무휴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운영한다. 또 ‘반려동물 식품 라벨에서 알아야 할 5가지 용어’ ‘애완동물 비상키트 만드는 방법’ 등 다양한 팁이 담긴 뉴스레터와 블로그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 리뷰를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제공하는 트러스트파일럿(Trustpilot)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정확한 고객 리뷰를 제공한다. 펫츠베스트 또한 ‘강아지가 피해야 할 음식 체크리스트’ 등 반려견 주인을 위한 정보를 담은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수의사와의 핫라인을 개설해 연중무휴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험금 또한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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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펫플랜(Petplan)은 아예 소비자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타 보험사 상품을 선택해 해당 상품의 보장 내용을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또 보험 신청, 청구, 입금에 이르는 절차를 시각화해 간단하고 명료하게 알려준다. 미국의 펫퍼스트(Petfirst)는 해당 상품이 보장하는 것과 보장하지 않는 것을 명확하게 시각화해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상품을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편 전신이 지역동물보호소인 헬시파우는 집 없이 떠도는 동물(Homeless Pet)의 수술, 백신 접종 등을 지원하는 다양한 자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이를 통해 구조되고 지원을 받은 동물들을 스토리를 공유하며 인식 개선을 주도한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동물애호가 존 스펄링(John Spurling)이 2002년 설립한 반려동물 전문 보험 기업 펫파트너스(Petpartners)는 홈페이지에 애완동물 건강 및 보험 용어집과 반려견 친화 직장이 되기 위한 다양한 가이드라인 및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지역별 반려견 공원, 마켓, 수의사, 애완동물 보호자 등을 실시간으로 찾고 연결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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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펫팸족의 필요와 마음 읽기 선행돼야

펫보험과 비교하면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지만 반려동물 가구의 니즈를 겨냥한 여타 금융상품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2016년 설립된 미 캘리포니아 기반 핀테크업체 스크래치페이 파이낸셜(Scratchpay Financial)은 반려동물 진료비를 최대 1만 달러 한도로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의 대표 상품인 테이크5(Take 5) 플랜을 선택하면 총진료금액의 20%를 지불한 뒤 잔액을 8주에 걸쳐 4회로 나눠 무이자로 상환할 수 있다. 지난 3월 역시 캘리포니아의 스타트업 신시어파이낸셜(Sincere Financial)은 반려동물 주인을 위한 직불카드(debit card) 상품을 예약 출시했다. 월마트, 아마존, 츄이(Chewy), 펫스마트(Petsmart) 등과 파트너를 맺고 고객에게 추가 할인과 포인트를 제공할 계획인데 예약 출시 한 달 만에 8000여 명이 제품 출시 알림을 신청했다고 한다.

국내 펫금융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다. 펫보험 시장이 활발하지만 아쉽게도 다양한 가격 및 상품 구성, 편리한 보험금 청구 시스템 등 주요 항목 모두에서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향후 고령화 및 1인 가구 확대 등의 영향으로 반려동물 가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국내 금융사들은 먼저 반려동물 가구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전미반려동물용품협회(American Pet Products Association)에 따르면 개를 키우는 미국인의 28%가 반려견의 생일파티를 열어준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단지 동물이 아닌 사람과 같은 가족 구성원으로 대하는 현상은 국내에서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겨냥한 금융 상품을 구상할 때 단순히 ‘사람 보험에 펫보험을 추가하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금융도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주지하고 반려인의 필요와 마음을 읽는 금융 전략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트리플라잇은 사회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연구하고 임팩트의 측정과 관리를 돕는 임팩트 커뮤니케이션 회사다. 기업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긍정적 임팩트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이슈별 데이터 분석과 인사이트를 담은 브랜드 저널리즘 IM(Impact Magazine)을 발간하고 있다. 필자들은 트리플라잇에서 기업들의 임팩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연구하고, 컨설팅 및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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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 스웨덴에서 시작돼 북미와 일본에서 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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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의 탄생지는 스웨덴이다. 1890년 가축을 위한 보험상품을 개발한 란스포사킹예(Länsförsäkringar)사를 시작으로 1924년 반려동물을 위한 펫보험 상품이 세계 최초로 판매됐다. 현재 스웨덴에서는 반려견의 90%, 반려묘의 50%가 펫보험에 가입했을 정도로 펫코노미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영국으로 이어졌다. 스웨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반려동물 보험회사인 아그리아(Agria)사가 1947년 영국에서 최초로 반려동물보험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영국 왕실은 대대로 ‘로열도그’를 기르는 풍속이 있어 국가 전체적으로 동물 애호의식이 높다. 영국의 펫보험 계약은 360만 건에 달한다. i

북미에서는 1980년 VPI(Veterinary Pet Insurance)가 반려동물 건강보험을 판매한 것이 최초 사례다. 그리고 1989년 캐나다가 애완동물건강보험을 도입했다. 이후 2005년 미국에서 50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보험에 가입했고, 2007년엔 북미반려동물건강보헙협회(NAPHIA)가 설립돼 반려동물 건강보험 산업의 표준을 수립해나가고 있다.

일본 역시 펫보험만 취급하는 전문 손해보험사가 전체 시장의 78%를 차지할 정도로 펫금융 산업이 꾸준하게 성장해왔다. 동물등록제를 의무화한 것은 매우 이른 1950년으로 이후 1995년에서야 일본 최초의 반려동물보험이 개발 및 판매됐다. 2006년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현재 일본 펫보험 시장점유율 1위인 애니콤이 등장했다. 2013년엔 동물애호관리법이 개정돼 반려동물이 죽을 때까지 주인이 책임지도록 의무화하면서 다양한 신사업이 출현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2004년 펫보험 배상책임보험 상품을 시작으로 펫 의료비용을 보장하는 종합보험(2013년), AI 기술로 반려동물의 개체 확인이 가능한 펫보험(2017년) 등이 출시됐다.

한국에서는 2007년 현대해상이 국내 손보사 최초로 펫보험(하이펫애견건강보험)을 출시했다. 하지만 보험료 산출의 어려움과 손해율 상승으로 2010년 모든 펫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2016년 KB국민은행이 펫 신탁 상품을 최초로 선보였고, 2018년 보험개발원이 반려동물 모범 지표를 발표하면서 현재 10곳의 보험사가 다양한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편 올 2월부터 맹견 보호자의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서 펫보험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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