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1. RPA 전략의 새 판

대세가 된 RPA, 코로나로 한층 더 주목
업무 시간 절감보다 사업성과 연결해야

304호 (2020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앞으로 기업들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질 것이다. 자동화를 받아들이는 자(Adapter)가 되거나, 피하는 자(Avoider)가 되거나. 그동안 한국의 RPA 시장은 크게 네 단계를 거치며 진화를 거듭했다. RPA 초기 성공 요인을 고민하던 1단계, 일본의 기업용 RPA를 참고하던 2단계, 글로벌 기업의 RPA 확산을 목격한 3단계, 그리고 언택트 상황에서 자동화가 더 절실해진 현재의 4단계다. 이 4단계의 세상에서는 자동화의 전개 방식과 속도, 범위에 있어 기존과 다른 새 판이 필요하다. RPA를 업무 시간 절감의 도구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KPI를 통해 사업 성과와 연결하고, 현업 부서로 책임을 확장하며, 다른 기술 및 트렌드와 융합해야 한다. 또 직원 참여를 유도하고, 포털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며, 운영과 변화 관리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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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도로 성장 중인 엔터프라이즈(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는 새로운 기술이자 플랫폼, 그리고 트렌드로서 조명을 받고 있다. ‘나의 귀찮음을 대신해주는 비서’인 RPA의 확산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특히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신입 직원들은 조직에 자동화를 보다 더 당당하게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단순하고 쉬운 일은 결코 내 것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겹고 재미없는 일을 수년간 견뎌낼 만큼의 인내 DNA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반복적인 일로부터 나의 부담을 덜어줄 것을 조직에 적극적으로 요구한다. 경제 가능 인구가 연일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보다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두지 않는다면 우수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에서도 RPA가 점점 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게임이 달라져야 한다.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을 위한 RPA 전략을 정리하기에 앞서 RPA의 발전 과정을 직접 목격하고 시행착오를 겪어 온 필자의 관점에서 격동의 시간이었던 지난 2년을 돌아보고자 한다. 한국 RPA 시장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는 이 시간은 크게 네 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 •2018 하반기
RPA 성공 요인에 대한 초기 고민, 전담 조직 구성의 필요성이 강조되다.

이 시기는 처음 RPA 성공 요인을 고민하며 기업들을 상대로 전담 조직 구성과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하던 때였다. 실제로 RPA를 먼저 경험한 나라의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RPA 전담 조직인 COE(Center of Excellence) 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PA가 다른 IT 프로젝트와 달리 긴 여정이기 때문에 기술과 사람 및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킬 조직 없이는 제대로 시작할 수 없다는 게 선발주자들의 설명이었다. 지금은 RPA COE가 국내 기업 사이에서도 일반 명사화됐지만 당시만 해도 기업들에 이런 조직을 왜 구성해야 하는지를 설파하는 게 하나의 미션이었다.

2단계 • 2019년 상반기
일본의 엔터프라이즈 RPA를 보다.

일본의 엔터프라이즈 RPA의 도입과 전개 사례를 접한 때다. 기업들의 RPA 성공 사례를 발표하는 ‘RPA 포워드 도쿄(Forward Tokyo)’에서는 전사 규모의 RPA를 도입했다는 전설 같은 무용담들이 오갔다. 사례 발표자들은 일본에서 자동화가 얼마나 절실한 과제인지 강조하면서 RPA 도입 사유와 목적, 톱다운(Top Down) 방식의 체계적인 전개 과정을 소개했다. 나아가 일부 기업은 RPA 운영과 관련된 시행착오도 솔직하게 나눴다. 당시 ‘연 100만 시간의 자동화’를 만들어 내고 있던 일본 ‘S’ 금융기관의 RPA 사례가 가장 주목받았고, 이는 한국의 금융기관과 그룹 핵심 계열사의 RPA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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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 2019년 하반기
글로벌 기업의 RPA는 달랐다.

일본 사례를 넘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의 RPA 확산을 목격하고, 새롭게 눈을 뜬 때다. 사업적 성공을 이루기 위한 과감한 RPA의 도입, 기민한 운영 방식 전환, 새로운 기술의 수용 등 글로벌 사례들은 RPA 확산을 준비 중인 국내 기업들의 변화를 촉진했다. 회사의 전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화하겠다는 기업들도 출현하기 시작했다.

4단계 • 2020년 현재
자동화가 더 절실해졌다.

2020년 초, 가트너는 하이퍼오토메이션을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꼽으면서, ‘사람 중심의(People-centric)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이후 전 세계 기업들의 업무를 마비시킨 코로나19 사태는 “지금 세상에서의 자동화는 전개 방식과 속도, +범위에 있어 전혀 새로운 판이 돼야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언택트(Untact) 상황에서 중단이 없는 비즈니스 전개를 위해 자동화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졌고, 기업들은 자동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RPA 시장의 1∼4단계 변천사를 지켜보면서 시계열 및 지역별 RPA 전개 양상, RPA를 적용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고민과 대처 방안을 정리해 봤다.


엔터프라이즈 RPA의 선구자, 일본

일본은 엔터프라이즈 RPA가 가능함을 직접 보여준 나라다. 그래서 RPA가 과연 전사적으로 적용할 만한 것인지에 대해 질문하는 기업이 있으면 일본의 RPA를 예로 든다. 일본의 인구는 2010년 1억28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기업은 물론 정부 기관들도 저성장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새로운 돌파구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는 ‘일하는 방식 개혁(Work Style Reform)’이라는 큰 과제를 밀어붙이고 있고, 일부 기업은 ‘일본에 활기를’ 혹은 ‘일본의 자동화’라는 거창한 슬로건을 내걸고 자동화를 추진 중이다.

일본 기업들에는 RPA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사업 돌파구를 찾는 데 활용할 만한 가장 믿을 만한 조력자(Enabler)다. 이들 RPA의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생존과 직결되는 주제인 만큼 경영층이 직접 개입한다. 둘째, 명확한 목표나 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ex)를 가지고 추진한다. 셋째, 체계적인 RPA를 구현하기 위해 컨설팅 회사를 적극 활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일본의 금융기관인 S사다. 이 회사는 ‘가장 생산성이 높은 금융기관이 되겠다’는 경영 전략을 세운 뒤, 네 개의 글로벌 컨설팅사를 활용해 전사적인 RPA 기반의 프로세스 혁신을 추진, 2017년부터 3년간 매년 100만여 시간의 업무를 자동화했다. 2017년만 해도 이 회사는 저금리 지속, 금융 규제 강화, 직원 구인난, 근로시간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지속 성장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었다. 경영진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당시 막 주목받기 시작하던 RPA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적인 툴로 선정했고, 매주, 매월, 분기별로 컨설팅사들과 아이디어 및 성과를 공유했다.

S사는 외부 전문가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모든 관리자와 직원들이 단순 반복 업무를 반드시 자동화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게끔 긴장감을 조성했다. 직원의 업무 난이도를 0단계에서 5단계로 구분한 뒤 0단계 업무는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중단시켜 버렸고, 1∼2단계 업무는 로봇에 전가하고, 직원들은 3∼5단계에만 집중하게 하자는 방향을 세웠다. 모든 자동화 과제는 1년 안에 기대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를 달성해야 한다는 명확한 목표도 설정했다. 나아가 직원들이 스스로 RPA를 개발할 수 있도록 2018년에는 1년간 직원 약 500여 명을 상대로 RPA 교육 및 개발 체험을 실시했다. 참가 직원은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교육 담당자의 멘토링하에 자신의 업무 중 자동화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냈으며, 스스로 RPA를 개발, 시험, 적용했다. 1개월간의 과정이 끝난 뒤에는 성과 발표를 하고, 이후 유지 보수와 기술적 지원을 받았다.

2019년부터는 회사 내 별도 회사를 설립해 자신들의 RPA 경험과 지식을 기업 고객을 상대로 컨설팅하기 시작했다. 과거 GE가 고객들에게 식스 시그마와 린 전략을 전파했던 것처럼 고객사의 업무 개선을 지원하고, RPA와 관련된 전반적인 지식과 경험을 서비스로 구성해 제공했다. 2020년에는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RPA를 구현하기 위해 RPA 시민개발자도 양성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K 금융그룹, H 금융그룹, N 그룹은 2018∼2019년 이 회사의 일본 본사를 직접 방문해 RPA 도입 배경, 전략, 커뮤니케이션, 향후 전개 방향을 벤치마킹했다. 2019년 7월에는 아예 S 금융기관의 RPA 리더가 직접 한국에서 국내 금융기관 및 그룹사의 RPA 담당 임원, 리더 40여 명과 대면하기도 했다. 이 일본 기업이 전사 차원의 RPA를 추진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이정표가 됐다는 의미다.

일본은 정부의 RPA 관심과 적용도 우리보다 빨랐다. 국회, 지방자치단체가 기업 경영 방식을 차용해 RPA를 적용한 사례들도 있다. 일본의 한 국회의원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인재들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런 일들을 대신해 주는 것이 RPA 로봇이다”고 이야기했다. 이 말은 일본 사회 지도층들에게 자동화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 이렇게 일본은 RPA를 먼저 시작한 만큼 시행착오도 먼저 겪었다. 컨설팅 회사들은 일본 기업의 RPA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운영의 표준, 거버넌스, 변화 관리가 핵심 키워드다.

1. 제대로 된 효과를 시현하려면 톱다운 접근이 필요하다.

2. 상시 전담 조직, 즉 COE는 RPA 성공의 필수 조건이다.

3. 직원 참여를 위해 홍보, 콘테스트, RPA 히어로 선정 등 이벤트가 필요하다.

4. 현업에서 기대 관리가 필요하다. 도입한다고 끝이 아니고, 변화 관리를 해야 한다.

5. 사용자가 직접 개발하는 ‘현장 개발형’ RPA도 필요하다.

6. 운영 인원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인수인계를 위해 ‘운영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7. 처음에 표준과 기준을 잘 잡아야 한다. 도입 후에 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


RPA를 사업의 경쟁력으로, 미국 중심의 글로벌 기업

2019년 10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글로벌 기업과 그들의 RPA를 함께 구현하고 있는 컨설팅 회의 사례 발표가 있었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 RPA는 목적의 다양성, 직원 참여의 중시, 신기술의 빠른 접목이라는 측면에서 일본의 RPA와 확실히 비교됐다. 당시 50여 개 회사의 발표 내용에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RPA 트렌드를 종합하면 다섯 개의 테마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 규모의 확대

글로벌 선두 기업의 경우 일단 RPA 규모가 만만치 않다. 이미 사람이 구동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실행되는 언어텐디드(Unattended, 무인) 로봇을 수천 대 사용하거나 사람에 의해 직접 실행되는 어텐디드(Attended, 유인) 로봇을 1만 대 이상 사용하는 곳들도 있다. 물론 2019년 말 기준 RPA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의 2% 미만만이 100대 이상의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여전히 규모의 확대는 글로벌 기업에도 중요한 과제다. 더 많은 과제를 발굴해 더 많은 업무에 적용해야 RPA 사업 성과가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를 키우려면 후선 업무의 자동화를 더 늘릴 뿐만 아니라 고객 접점의 전방 업무 자동화도 가속화해야 한다. 또 글로벌 현지 법인에서 같은 업무를 많은 직원이 하고 있다면 RPA 과제 표준화와 자산화를 통해 확산을 도모해야 한다.

2. 직원 중심의 RPA 확산

RPA를 확산하다 보면 전문 개발자 중심의 RPA만으로는 자동화 요구에 모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을 쉽게 절감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1인 1로봇’ ‘시민 개발자 주도의 RPA’나 ‘RPA 개인화’ 등의 표현을 쓰면서 직원 중심의 RPA를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화 아이디어를 내고 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직원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RPA를 빠르게 확산시키려면 사실 개발자 풀을 크게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문제는 모든 직원이 개발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회사 내 RPA를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을 파악하고 양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내가 하는 업무를 스스로 자동화하는 ‘나의 봇 만들기(Build My Bot)’ 유형의 직원과 나는 물론이고 우리 부서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우리 봇 만들기(Build Our Bot)’ 유형의 직원이 필요하다. 이 중에서도 소위 ‘선수’ 혹은 ‘파워 유저’라 할 수 있는 후자를 양성하는 게 관건이다.

미국의 P 회계 컨설팅 회사는 2019년 말 기준 약 3만 명의 직원에게 로봇을 지급한 뒤 자신의 업무 효율화에 활용할 것을 권했다. 회사의 업무 자동화 기회 분석 결과 회사 주도로는 전체 업무의 3∼7%만 자동화할 수 있지만 실제 40% 정도의 잠재적인 자동화 기회는 직원들의 참여가 있어야만 구현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P사는 ‘고부가 가치 프로세스’ 자동화에는 전문 개발 인력을 투입하되 ‘업무 태스크’ 자동화는 직원 중심으로 추진해 나갔다. 이를 위해 회사 내 시민 개발자를 양성해 ‘디지털 액셀러레이터(Digital Accelerator)’란 타이틀을 부여하고, 전문 개발자와 현업 사용자의 가교 역할을 하게 했다. 이들은 직원들의 업무상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 예로 P사 직원들은 업무 특성상 외근이 잦은 편이었고, 고객사 근처의 회사 사무실을 호텔링 시스템으로 쓰거나 회사와 계약을 맺은 공유 오피스 좌석 혹은 회의실을 예약해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매번 사용 가능한 공간을 찾고 원하는 시간만큼 예약하거나 미팅룸을 잡는 데 애를 먹었고, 이에 따른 직원들의 불만이 높았다. 이에 디지털 액셀러레이터는 외부 사무실 예약을 자동화하는 것을 과제로 설정하고, 직원들이 사용 시간과 근무 예정 위치만 제공하면 자동으로 빈 장소를 찾아 예약해주는 로봇을 개발했다. 이는 단순한 개선이었지만 직원들의 업무 불편을 해소하고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직원 중심의 RPA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RPA 솔루션 기업들도 RPA 디자인 툴을 더 쉽게 만드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령, 솔루션 기업인 유아이패스의 경우 비즈니스 사용자들의 개발을 돕는 ‘스튜디오 X’란 디자인 툴을 아예 별도 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사용자들이 PC상에서 하는 작업 활동을 녹화해 RPA 개발의 뼈대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태스크 캡처’ 기능도 이런 ‘1인 1로봇’ 트렌드에 가속 페달을 제공하고 있다. 이 태스크 캡처 기술은 현업 직원이 업무를 하는 동안 프로그램이 뒤에서 자동적으로 화면을 캡처하고, 마우스 클릭, 키보드 입력, 처리 시간, 사용 프로그램까지 기록해 프로세스 정의 문서를 자동 생성, RPA 개발 툴로 전송해준다.

글로벌 기업 중엔 애초에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RPA를 선택한 곳, 업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혁신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로 처음부터 RPA 개인화를 추진한 곳들이 존재한다. 한 번은 1인 1로봇을 준비하는 글로벌 식품 회사의 RPA 리더에게 “직원 중심의 RPA를 하려면 로봇을 사용할 역량이 안 되는 직원에게도 줘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그는 이에 대해 “당신 회사에서는 엑셀 프로그램을 줄 때 함수는 쓸 줄 아는지, 매크로는 쓸 줄 아는지 확인하고 주나요?”라고 답했다. 직원 중심 RPA의 핵심을 찌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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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텐디드 오토메이션

내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로봇, 고객과의 접점에서 고객 요청사항을 바로 수행해 결과 피드백을 주는 자동화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의 언어텐디드 자동화가 내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선 업무를 자동화해 회사에 고도의 업무 효율성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어텐디드 자동화는 바로 내 앞의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직접적인 사업 성과를 보이는 데 집중한다. 콜센터 직원이 고객 요청을 받을 때, 전방에서 로봇을 구동해 즉각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직원 개개인이 로봇 비서를 두게 함으로써 그들의 업무 만족이 사업 성공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만드는 것이다.

4. 엔드투엔드(End to End) 자동화

그동안에는 사람의 판단을 요하는 단계가 업무 프로세스 중간에 껴 있으면 앞뒤를 구분해 자동화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길게 흘러가는 업무(Long Running Process)의 중단 없는 자동화를 추진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일종의 RPA와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의 융합인 셈이다. 로봇과 사람이 협업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업무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다. 로봇이 1단계 태스크를 처리한 뒤 사람에게 2단계 진행 여부를 물어보고, 사람이 승인하면 바로 2단계로 넘어가는 식이다. 로봇과 로봇의 업무 중간에 사람이 개입한다고 해서 ‘순환고리 안의 사람(Human in the Loop)’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기술적으로 엔드투엔드 자동화를 지원하는 툴들도 있다. 가령, 유아이패스의 ‘액션센터’ 솔루션을 활용하면 로봇이 업무 수행 도중에 사람의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담당 직원에게 e메일, 모바일 폼으로 필요한 양식을 보내고, 담당 직원이 승인하면 그 승인 내역을 다음 로봇이 구동하게 된다.

5. RPA와 신기술의 융합

이미 RPA를 상당한 규모로 적용한 기업들은 차별화를 위해, 그리고 RPA 확산을 서두르는 기업은 빠르게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RPA와 접목하고 있다. 2020년 초 가트너는 2022년까지 RPA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통합이 매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도 그럴 것이 종이 형태의 오프라인 문서를 파일 형태의 온라인 데이터로 변환하는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광학문자인식) 과정에 인공지능을 결합한 ‘지능형 OCR’을 바탕으로 RPA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은 이미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프로세스 마이닝을 통한 과학적인 자동화, 애널리틱스를 이용한 비즈니스 효과 추적, 나아가 기업의 머신러닝 모델과 RPA를 직접 연결하려는 시도도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RPA 확산을 위한 6가지 팁

국내 기업의 RPA는 금융기관들과 대기업 핵심 그룹사들이 리드해 왔다. 여신, 심사, 외환, 신탁 등 고유 업무의 자동화를 추진해 온 은행과 인사, 구매, 재무 등 후선 업무의 RPA를 추진한 그룹사가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의 RPA 트렌드는 규모의 확대에 집중돼 왔으며 영업점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KB국민은행이 연 125만 시간을 자동화로 전환했다고 발표한 것만 봐도 국내에서도 글로벌 규모의 RPA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은행들은 실질적 사업 성과를 내기 위해 영업점 업무, 즉 과제 수가 적더라도 고객 접점에서 적용될 수 있는 업무들을 과감하게 자동화하고 있다.

그룹사들의 경우 주로 더 많은 과제 수를 자동화하려 하면서 1) RPA를 통한 사업적 성과 입증 2) 직원 참여 확대 3) 자동화를 안정적으로 지속 사용할 수 있는 운영 체계 구축에 몰두하고 있다. 경영자와 직원들이 사업적 성과에 공감할 수 있도록 KPI를 다시 점검하고,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RPA 포털 구현과 RPA 교육 체계를 준비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아울러 운영 조직과 체계 구축은 RPA TCO(Total Cost of Ownership, 총비용)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RPA 확산 기업들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한편 대기업이 아닌 중견 기업 RPA는 올해가 본격적인 도입기다. 이제까지 그룹 혹은 금융지주의 계열사 위주로 전개됐다면 향후에는 그룹사의 주요 밴더들 혹은 독립적인 중견 기업의 도입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은 대기업이 해왔던 긴 RPA 여정의 모든 단계를 따를 수 없기 때문에 보다 기민하고 쉽게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곳에서 자동화를 활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중견 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더 빠르게 RPA를 적용해 볼 수 있게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솔루션 기업도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급격한 경제인구 감소와 저성장이란 사회적 문제의 해결사로 RPA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며 발전된 IT 인프라가 있어 글로벌 RPA 시장에 좋은 모델이 될 잠재력이 있다.

이에 RPA를 확산하려는 국내 기업이라면 다음의 여섯 개 팁을 참고할 것을 권한다.

1. 지금까지 RPA를 통해 많은 시간을 자동화했다. 이제 그 의미를 사업 성과와 연결해야 한다.

2019년까지 연 100만 시간을 RPA를 통해 자동화한 일본 S사 사례는 국내 대기업에도 큰 자극이 됐고, 이를 기점으로 국내 대기업들은 앞다퉈 생산성 향상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간 절감’에 매달렸다. 이에 따라 10만 시간 이상을 실현한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런데 2020년부터 COE 팀은 경영자들로부터 “시간이 줄었는데, 그래서 뭐가 바뀌었냐?”라는 질문을 받기 시작한다. 열심히 목표를 맞추기 위해 달려왔건만 COE 조직에 이런 질문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제야 시간 절감 말고는 경영진과 공감할 수 있는 지표가 명확지 않았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것은 RPA 인력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 규모가 회사에서 관심을 가질 만큼 커졌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래서 COE 팀들은 다시 원점에서 KPI를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KPI가 중요할까? 먼저 곧바로 KPI를 선정하기에 앞서 회사가 당면한 도전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회사의 전략을 확인해 봐야 한다. 전략 달성을 위해 RPA를 어떻게 쓸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RPA KPI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장점유율을 10% 높이는 것이 회사의 2020 전략이라면 어떤 업무를, 어디까지 자동화해야 이 10%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지표를 찾아내야 한다. 이 지표는 고객 대응 시간/절차 단축과 정확한 정보 제공 등 ‘고객 경험’ 제고가 될 수 있고, RPA를 활용한 ‘매출 기여’가 될 수도 있다. 한편, 계열사나 부서의 참여도, 직원의 RPA 교육 이수 여부 등 ‘혁신’을 KPI로 삼을 수도 있다. 1인당 초과 근무 시간을 얼마나 단축해야 주 52시간 근무 등 규제를 피하고, 궁극적으로 ‘사업 위험 감소’에 도움을 주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이런 지표들이 바로 RPA KPI다.

2. COE 팀만으로는 사업적 성과를 만들수 없다. 현업 부서로 책임을 확장해야 한다.

RPA 초기 단계에는 시간 절감과 같은 간단한 KPI만 설정하기 때문에 COE가 성과를 추적하고 요약해 보고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확산 단계로 들어가게 되면 이해 당사자들이 늘고 COE의 성과 계산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사업 성과에 기반한 새로운 KPI를 잡게 되면 COE 팀이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그래서 COE뿐만 아니라 실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부서가 책임지고 붙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자동화의 목표가 직원들의 업무 재배치나 직무 전환이라면 HR 부서가 함께 책임져야 하고, 매출 증대나 신사업 기회 탐색이라면 혁신 전략 부서와 영업 부서의 공동 책임이 요구된다. 그래야만 자동화를 통해 회사가 기대했던 사업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전략 완성에도 도움이 된다.

3. RPA를 경쟁 기업과 차별화하려면 새로운 기술 및 트렌드와 융합해야 한다.

2019년 4분기부터 RPA 솔루션 기업들은 미래지향적 RPA 기술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고, RPA 선두 기업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머신러닝 기반의 지능형 OCR에 대한 수요가 밀려들고 있다. 가령, 공급자 세금계산서를 처리할 때 기업 간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 전자 데이터 교환)가 구현돼 있으면 좋지만 PDF나 팩스, 스캔한 이미지가 오가는 경우가 더 많다. 이 경우 그동안에는 사람이 직접 입력하곤 했지만 OCR 기술을 활용하면 기계가 알아서 이미지 혹은 수기 문서에서 문자와 숫자를 추출하고, 분류하고, 읽어준다. 국내에서도 2019년부터 RPA와 OCR를 결합해 다양한 문서 양식을 시스템에 정확히 입력하려는 시도와 적용이 늘고 있는 추세다.

RPA와 AI의 결합은 한동안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글로벌 기업 사례를 봐도 입사 지원자의 이력서를 검토할 때 해당 포지션의 업무 내용과 이력서 기재 사항이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는지 판단한 뒤, 그다음 면접 단계로 이동할지 결정하는 과정을 자동화하는 정도다. 주로 AI는 직무 관련성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로봇은 이력서를 열고, 관련 내용을 AI 모델에 로드하고, AI가 제공한 1차 서류 통과 여부를 인사부 직원과 지원자에게 전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로세스 마이닝을 검토하고, 회사가 사용 중인 다양한 머신러닝 프로그램을 RPA와 직접 연결하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RPA 초기 단계의 기업이라면 아직 단순 반복적인 업무 자동화 과제가 많을 테니 천천히 고민해도 되지만 자동화를 회사의 경쟁력으로 삼아야 하는 기업이라면 이제 다른 기술, 트렌드와 연계하지 않고 오로지 RPA만으로 사업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

4. 직원 참여를 유도해 더 많은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국내에서도 D그룹과 L기업의 경우 처음부터 직원 참여형 RPA를 추진했다. D그룹에서는 최고경영층의 결단과 지원 아래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선수들이 RPA 전담팀에 소속돼 자동화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연말에는 1기 선수들이 자동화 과제 경진대회를 열기도 했으며, 2020년에는 2기가 출범했다. L기업 역시 현업의 직원들이 RPA 해커톤에 참가하는 등 RPA의 횡적 확산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실 회사 주도형 RPA만으로는 동시에 여러 과제를 자동화하기 어렵다. 직원들이 제출한 자동화 과제가 500여 개 있다면 언제 그 많은 것을 다 자동화하겠는가? 전문 개발자들을 동원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래서는 자동화로 ROI를 낼 수가 없다. 개발 역량을 내재화하지 않고는 저비용으로 남들보다 빠르고 크게 업무를 자동화할 수 없다.

반면 직원 참여형 RPA는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다양한 단계에서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 개발해 보고, 사용하면서 개선점과 피드백을 제공하는 게 가능하다. 아직까지는 모든 직원이 개발에 관여할 수 있을 정도로 RPA가 쉬운 툴은 아니다. 이 때문에 조직 내에 스스로 자동화를 할 수 있는 선수, 즉 시민 개발자들을 양성하고 툴을 교육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5. 전사적인 RPA 붐을 일으키려면 포털과 같은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RPA 포털과 같은 인프라를 만들어야 직원들이 자신이 제출한 아이디어, 개발 적용, 실제 사용 현황을 추적할 수 있다. 동시에 경영진도 전체 자동화 흐름과 자동화로 인한 성과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런 RPA 포털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1단계는 로봇들의 모든 액티비티 로그를 취합해서 보여주는 기술적인 대시보드 형태의 포털인데, 이는 RPA 솔루션 회사의 툴 혹은 BI(Business Intelligence) 툴을 사용하면 쉽게 구현할 수 있다. 2단계는 RPA 과제의 전 과정을 보여주고, 자동화로 개발한 자산을 공유하는 라이프 사이클 형태의 포털이다. 이 포털은 아이디어 제출부터 평가, 승인, 개발의 과정까지 모든 흐름을 관리하고, 개발 코드와 문서를 공유하거나 과제 성과를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3단계는 직원 개개인이 직접 지정한 로봇을 실행하고, 사용 경험을 게시하고, 피드백을 올리는 개인화 형태의 포털이다. 전사적인 RPA 붐을 일으키려면 COE뿐 아니라 직원과 경영진이 직접 접속해 지속적인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2단계와 3단계 포털이 갖춰져야 한다.

6. RPA 과제 발굴과 개발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운영에 있다.

RPA 1세대를 이끈 일본의 기업들은 “RPA 시작은 쉬웠는데, 안정적으로 쓰는 것이 쉽지는 않더라”고 입을 모은다. RPA의 안정적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개발 과정의 표준화와 적용 후 변화 관리 체계다. RPA의 운영은 로봇이 인터페이스하는 시스템의 변화,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런 변화가 RPA 운영 중 적시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면 로봇은 업무 도중에 작동을 멈추게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로봇을 사용하지 못하는 게 곧 에러다. 그래서 RPA뿐만 아니라 연결된 시스템, 프로세스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 것인지 체계를 가지고 있어야 이 같은 미사용률을 줄일 수 있다.

개발 그 자체의 이슈는 원인을 파악하면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변화 관리는 적시에 조정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RPA 운영의 체계와 거버넌스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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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A를 도입하는 중견 기업에 조언

그동안 대기업의 RPA는 전사 교육을 실시하고, 전담 조직을 갖추고, 명확한 RPA 추진 전략을 세우고, 성공을 정의하고, 부서별 적용을 하고, 전사로 확대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하는 모든 단계를 순차적으로 밟아 왔다. 하지만 RPA 도입을 검토하는 중견 기업들까지 이 모든 단계를 밟아 나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가볍고 빠르게 RPA를 적용해 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를 하면 좋을 것이다.

첫째, 1명이든, 2명이든 전담 직원을 둔다. 하루 종일 RPA 업무만을 고민하는 직원이 있어야 바퀴가 앞으로 굴러갈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 과제들을 최대한 찾아본다. 그러면 우리 회사에서 어느 부분을 먼저 자동화하면 좋을지 우선순위가 보일 것이다.

셋째, RPA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현실적인 목표를 잡는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퇴사가 잦다면 자동화를 통해 업무 공백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 식이다.

넷째, 초기에는 내재화보다 실력이 있는 외부 RPA 개발자를 활용한다.

다섯째, 난이도가 높은 자동화를 위해 신기술을 사용하기보다는 민생고를 해결하는 단순 반복 업무의 자동화부터 한다.


오토메이션 퍼스트, 자동화가 더 절실해지고 있다.

대기업이든, 중견 기업이든 앞으로의 RPA는 다음의 네 가지 모습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 진화하는 AI 기술을 RPA와 융합

2. 전체 프로세스의 자동화: 이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사람과 로봇이 협업을 해야 한다.

3. 조직 내 모든 구성원의 참여: 개발자의 확대는 물론이고, 아이디어를 내고 피드백을 하는 현업 직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포함한다.

4. 의미가 있는 분석: 로봇의 업무 수행 성과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서 비즈니스의 효과를 찾아내는 분석을 한다.

이렇듯 RPA 중심의 자동화는 새로운 기술과 융합해 더 전사적인 과제로서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다. 코로나19는 기존의 산업은 물론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 예상치 못했던 사건은 우리의 일하는 장소와 시간, 그리고 방식의 개념 자체를 바꿔 놓았다. 일하는 공간의 변화는 시간의 변화를 수반한다. 재택근무를 하면 ‘9 to 6’가 기본적으로 되지 않는다. 똑같이 9시간을 일해도 새벽에 할 수도 있고, 저녁 시간에 할 수도 있다. 시간의 개념이 바뀌니 비대면으로 해야 하는 업무가 더 많아졌고, 비대면 상황에서도 어떻게 하면 더 높은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게 됐다. 그래서 디지털이라는 테마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생존의 키워드가 됐다. 기업들의 업무 프로세스 개선은 더 절실해졌고,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고도의 효율성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언택트 상황에서 중단 없는 사업의 추진이 너무나도 중요한 화두이기 때문이다.

‘오토메이션 퍼스트(Automation First)’,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자동화하는 기업이야말로 비로소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고 적응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무엇을 하든, 어떻게 하든, 언제 하든, ‘자동화’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는 기업들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을까? 자동화를 받아들이는 자(Adapter)가 될 것인가, 피하는 자(Avoider)가 될 것인가?


백승헌 유아이패스코리아 전무/경영학 박사 shbaek@uipath.com
백승헌 전무는 한국IBM 영업 대표, GE캐피탈 CMO(Chief Marketing Officer), 두산캐피탈 CSO(Chief Strategy Officer) 등 국내외 기업의 임원을 역임하며 혁신을 이끌어왔다. 현재는 유아이패스코리아 전무로서 CS(Customer Success, 고객 성공)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해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고,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RPA 하이퍼오토메이션 플랫폼(플랜비디자인, 2020)』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05호 New Era of Data Business 2020년 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