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인재 육성

‘똑똑한 AI’를 관리·지원할 인재, 액션러닝 방식으로 창의력 키워줘야

237호 (2017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일자리의 상당 부분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거나 인공지능과 함께 일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업의 인재 개발 및 육성 기준도 바뀌고 있다. 인공지능과 더불어 일해야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창의적 사고, 문제정의 및 해결역량, 회복탄력성과 같은 새로운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각광받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역량을 배양하기 위한 기업 교육의 방향성은 직접 교육 방식보다는 액션러닝 방식이나 자연스럽게 이런 역량을 배울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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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일자리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될수록 단순 반복적인 업무뿐만 아니라 재무, 회계, 의료, 법률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의 일자리 상당수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점에 전문가들 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사라지는 일자리의 숫자에 비해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의 숫자가 더 적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과 오히려 생겨나는 일자리의 숫자가 더 많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두고 전문가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한 것이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새롭게 생겨나는 분야의 폭과 속도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고 빠를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의 일자리는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기계가 기존 직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경쟁자가 될지, 아니면 직원들을 도와주는 조력자가 될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 직원들은 ‘기계와 더불어’ 일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일단 인공지능으로 대체가 가능한 일자리의 경우 해당 분야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인공지능과 인간 간의 엄청난 생산성 격차는 직원 개개인의 노력이나 기업에서의 교육 지원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직원들은 인공지능으로 대체가 불가능하거나 비교적 대체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일자리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집중적으로 배양해야 하는데, 고도의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예술 분야 또는 인간의 감정이 업무 수행에 필수불가결한 대인상담 분야 등 극히 제한된 분야를 제외하고 어떤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쏟아져 나올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확실한 것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나타날 새로운 일자리의 상당 부분은 지금까지 인간의 일자리였다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업무 중에서 나타날 것이며 인간과 인공지능이 더불어 일하는 모습일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기업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동료 직원들과 협업을 잘하거나 부하직원들을 잘 이끌면서 자신의 업무 분야에서 주어진 과제를 제때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을 잘한다는 의미는 인공지능이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즉, 인공지능에 어떤 업무를 맡길지 결정하고, 인공지능이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시하고 관리하며 인공지능이 수행한 일의 결과물, 이를테면 인공지능이 생성한 각종 데이터를 잘 해석해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이 인간이 해야 할 일이다. 결국, 지금까지 기업의 인재상이 직무 전문성, 리더십, 팀워크, 커뮤니케이션 역량, 열정과 패기 등을 갖춘 사람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창의적 사고, 문제 정의 및 해결 역량, 그리고 회복탄력성과 같은 새로운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각광받을 것이다. 기업은 새롭게 부각되는 이러한 역량들을 기업 내부에 내재화하기 위해 이런 역량을 이미 갖춘 인재를 채용한다거나, 교육 훈련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한다거나, 이러한 역량이 기업 내에서 잘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등의 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창의적 사고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이 직원들에게 가장 원하는 경쟁력은 새로운 것을 기존의 것과 다르게 만들어내는 ‘창의적 사고’다. 그런데 기업에서 원하는 창의적 사고라는 것이 특별한 몇몇 사람에게만 선천적으로 부여된 재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창의적 사고는 누구든지 훈련을 통해 기를 수 있는 능력이다.

실제 기업이 원하는 창의적 사고 능력은 교육 훈련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 스탠퍼드 의대 신경과학 박사로, 스탠퍼드대의 디자인스쿨에서 기업가정신 및 혁신과 창조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티나 실리그(Tina Seelig) 교수는 자신의 저서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에서 창조적인 사람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창의력을 기르는 구체적 도구로서 지식, 상상력, 태도 등 내적 엔진과 자원, 환경, 문화 등 외적 엔진으로 구성된 ‘혁신 엔진 (Innovation Engine)’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식이나 태도 등 교육으로 습득할 수 있는 내적 엔진이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이나 문화와 만나면 창의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창의성이 한두 번의 교육으로 강화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현업에서 창의성을 강화하는 별도의 훈련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현실적이지는 못하다. 교육 훈련 프로그램이 잘 구성돼 있는 대기업들조차도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입문교육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체계적으로 직원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교육하거나 훈련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대기업에 비해 교육훈련 체계가 많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경우는 상황이 더 나쁘다.

결국 기업에서 창의적 사고를 강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훈련 방식보다는 창의적 사고가 가능한 환경을 간접적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창의적인 사고가 발현되기에 적합한 환경의 중요 요소로는 ▲직원들의 관심 내지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기부여 ▲불확실하고 모호한 가운데에도 결과를 기다려줄 수 있는 참을성 ▲수평적 토론 문화 ▲실패에 대한 격려와 지원 ▲직원들이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여유시간 마련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중소기업 중 창의성을 강조하는 기업문화 구축으로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미래컴퍼니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미래컴퍼니는 1984년 설립된 중소 반도체 장비제조업체로서 TV, PC,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용도 및 크기별로 잘라낼 때 모서리 부분을 가공·연마하는 데 사용하는 에지그라인드(Edge Grinder) 장비를 2000년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이 회사가 최근 복강경 수술로봇 사업 진출을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복강경 수술로봇 분야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진출한 회사가 드물기 때문. 미래컴퍼니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로 꼽히는 3D 카메라 센서 모듈 사업을 비롯한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 중이다. 막대한 자금과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돼 웬만한 대기업도 쉽게 하기 힘든 굵직굵직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2016년 기준 매출액 800억 원에 영업이익 60억 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이 도전해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그렇다고 중소기업인 미래컴퍼니가 연구개발 경험과 실력이 뛰어난 직원들을 대규모로 채용했다거나 회사만의 독특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특별히 실시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조직 문화다. 무엇보다도 ‘남들이 하지 않는 어려운 분야에서 1등이 되겠다’는 최고경영진의 경영철학과 직원들에 대해 ‘무엇이든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 독창적인 아이디어만 가지고 오면 필요한 자금은 충분히 지원해 주겠다’는 미래컴퍼니의 강력한 조직문화야말로 직원들로 하여금 다양한 연구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을 가능하게 한 창의적 사고의 토대라고 볼 수 있다. 미래컴퍼니는 직원들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대체 가능한 소모품이 아니라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 진정한 파트너로서 여긴다. 이 회사는 창사 이래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한 적이 없다. 오히려 직원들 가운데 퇴사했다가 다시 돌아와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숫자가 많기로 유명하다. 미래컴퍼니에서는 경영진과 직원들 간에 서로 믿고, 서로의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회사 건물도 대학 캠퍼스를 연상시킨다. 이 회사에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소위 ‘수요미식회’를 열어서 전체 직원들이 간식을 먹으면서 업무상 교류가 없는 직원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이야기할 수 있는 비공식적인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연구개발에서 실패는 불가피하다. 그런데 이 회사는 실패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실패를 권장한다. 미래컴퍼니는 최근 회사에서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직원들에게 회사 주식을 ‘매도’가 아니라 ‘증여’했다. 이를 통해 전 직원들은 평균 30주 정도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로서 회사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회사와 직원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게 됐다. 미래컴퍼니의 주식은 2017년 초에 비해 최근 주식시장에서 10배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가용자원이 제한돼 있는 벤처기업의 경우 창의적인 성향을 가진 직원들을 특별히 많이 채용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기업에서 공식, 비공식적으로 창의적인 직원을 교육, 훈련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하는 것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직원들이 현장에서 스스로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기업문화로 승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직원들을 소모품이 아닌 파트너로 대우하고, 직원들의 업무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직원들의 실패를 권장하고, 조직 내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직원들 간에 비공식적인 교류의 장을 확대하며, 직원들이 오너십을 갖도록 초과 성과에 대해 과감하게 보상하는 미래컴퍼니 사례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는 벤처기업들에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해 주고 있다.


 

문제 정의, 문제 해결 역량

창의적 사고 능력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각광받는 능력이 바로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능력과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비정형적인 문제들과 기업들이 일상적으로 씨름해야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문제 정의 및 해결 역량은 필수다. 그중에서도 문제 해결 역량보다 중요시되는 것이 문제 정의 역량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나에게 1시간이 주어진다면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데
55분의 시간을 쓰고, 해결책을 찾는 데 나머지 5분을 쓸 것이다”라고 해 문제 정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미미박스(Memebox), 망고플레이트(MangoPlate) 등 주목받는 국내 스타트업 회사들의 초기 창업지원으로 유명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SparkLabs)의 김호민 공동대표는 “스파크랩은 멘토링 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스타트업 회사의 기술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본다”고 말했다. 결국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가 관건이다. 기업에서 일상적으로 인공지능과 더불어 일하게 되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은 인공지능을 단순히 활용하는 것이 아니고 인공지능을 활용함으로써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먼저 고민하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어떻게 받을지를 설계하는 것은 당분간 인간만이 고민해야 하는 고유의 영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문제 해결 역량의 중요성은 비단 스타트업 회사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필자는 국내 대기업의 그룹연수원 담당자로부터 최근 그룹 내 직원들(임원과 중간관리자)의 문제 해결 역량을 육성하기 위한 커리큘럼을 개발해 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만큼 문제 해결 역량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창의적 사고 육성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의 문제 해결 역량은 기존 전통적인 방식의 기업교육으로는 제대로 기를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교육하는 주요 내용은 지식(Knowledge), 태도(Attitude), 기술(Skill) 및 습관(Habit) 네 가지 분야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연수원이라는 일정한 장소에 직원들을 모아서 직급별로 직원들이 마케팅, 영업, 재무, 회계, 인사, 기획 등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단기간에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방식을 취했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직무교육에 더해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비전, 핵심가치 내지는 경영철학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연수원에서 집합교육 형태로 이뤄지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직원들이 정해진 답을 효과적으로 찾도록 도와주는 지식과 스킬 전달 위주의 기존 교육방식은 불확실성이 훨씬 커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문제 해결 능력은 해당 기업의 실정에 맞는 현장 주제를 잘 선정해 학습자 주도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훈련프로그램 과정을 잘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비로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액션러닝 방식의 훈련을 통해 그룹 핵심 인재들의 문제 해결 역량을 높이고 있는 CJ그룹의 사례를 보자. CJ그룹은 다른 어떤 회사보다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비정형적인 문제 해결 역량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한 회사 중 하나다. CJ그룹은 매년 그룹 내 임원급 및 부서장급 핵심 인재들 중 엄격한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발해 그룹의 주요 현안과 관련된 도전적 과제를 부여한다. 이후 3개월 동안 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도록 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핵심 인재들의 경우, 해당 업무에 있어서는 최고의 전문가들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고 있을지라도 평소 현업에서 접해보기 힘든 도전적인 과제를 앞에 두고는 쉽게 답을 내지 못하고 망설이게 된다. 그때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필요할 경우 외부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나름대로 창의적인 해답을 찾아가는 가운데 모호함을 감내하는 방법, 의도적으로 창의적 사고를 활성화하는 방법, 수평적 토론문화를 통해 집단지성의 위력 등을 실감하게 된다. 이를 통해 평소 현업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 역량을 기르게 된다. 이후 훈련 참가자들이 현업에서 다양한 비정형적인 문제를 접했을 때 체계적인 문제해결 프로세스에 따라 과제를 해결해본 실제적인 경험은 현업에서의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사 맥킨지의 업의 본질은 ‘문제 해결 도우미’다. 맥킨지에 입사한 신입 컨설턴트들이 고객사 프로젝트에 투입되기 전에 받는 교육이라고는 ‘Basic Consulting Readiness’라는 1주일간의 짧은 기본 교육 프로그램밖에 없다. 그럼에도 전 세계 수많은 인재들이 매년 맥킨지에 입사하고자 한다. 지원자들이 맥킨지에 입사하고자 하는 이유로 꼽는 첫 번째가 맥킨지에서 다른 어느 회사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가 수년간 맥킨지에서 근무하면서 배운 모든 것은 한마디로 문제 정의 및 해결 역량이라고 잘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맥킨지에서의 배움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가 아니고 고객사의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가운데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한 훈련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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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마지막으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꼽을 수 있다. 인공지능도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스스로 배운다고 하지만 여전히 인간의 차별화 포인트는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불확실성이 증폭된 만큼 실패 확률도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의 경쟁력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나는 회복탄력성에 있다. 회복탄력성이란 심리학에서 많이 사용되는 개념으로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벤처기업가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또는 영업사원의 역량과 관련해 많이 논의돼왔다. 벤처기업의 경우, 속성상 실패 확률이 높은데 일단 실패했을 때 기업가정신이 탁월한 기업가는 높은 회복탄력성으로 인해 추후에 결과적으로 벤처기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기업의 경우에도 영업성과가 뛰어난 영업사원들은 다른 영업사원들에 비해 회복탄력성이 높아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했을 때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벤처기업가나 영업사원뿐만 아니라 기업의 모든 직원들에게 회복탄력성이 예전보다 훨씬 중요하게 요구된다. 『논어』에서는 공자의 성품을 ‘지기불가이위(知基不可而爲)’ 즉,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뭐라도 해 보는 사람’으로 정의하는 구절이 나온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인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기술에 대한 과잉의존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술적 한계와 인간적 성숙의 원천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인간이란 힘들고 어려운 일에 부딪히고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할 때만이 비로소 풍부한 재능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창의적 사고나 문제 정의 및 역량과 마찬가지로 회복탄력성 또한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의도적인 노력을 통해서 직원들의 회복탄력성을 육성할 수 있다. 그런데 창의적 사고나 문제 정의 및 역량과 마찬가지로 회복탄력성 또한 기업이 직접적으로 교육 훈련을 통해 의도적으로 개입해서 단기간 내에 육성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여건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이것이 기업문화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기업으로서 직원들의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상화 한동대 ICT창업학부 교수 sangwha@handong.edu

필자는 서울대 법대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 미시간대 비즈니스스쿨 경영학 석사(MBA) 과정과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 법학 석사(LL.M.) 과정을 각각 우등으로 졸업했다. 미국 회계사 및 변호사, 국제재무분석사(CFA) 자격을 취득했다. 맥킨지앤컴퍼니 서울사무소 팀장 및 런던사무소 컨설턴트, 국민은행 마케팅·영업추진부 부장, 베인앤드컴퍼니 서울사무소 이사,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사담당 상무 등을 거쳤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5호 AI on the Rise 2019년 1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