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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핑크 박사 강연 및 토론

혁신은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자율성은 돈보다 큰 동기부여를 낳는다

홍범식,다니엘 핑크(Daniel Pink) | 216호 (2017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어떻게 하면 조직원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업무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보상할까. 단순히 돈을 더 많이 주고 승진을 시켜주는 방식의 보상은 창의성과 혁신성을 강화시키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이들에게 자율성과 전문성, 목적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스스로 방향을 설정해서 일하게 하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진전을 만들어 내도록 도우며, 왜 일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줘야 한다. 혁신은 아주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우종현(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4학년) 씨와 박민혁(연세대 사회복지학과/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사람들은 변화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합니다. 실제 사람들은 ‘내가 이 조직을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포기해 버리곤 합니다. 이는 질문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해야 하는 질문은 내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냐가 아니라 ‘내가 매일 작은 일을 실천해서 상황을 바꿀 수 있는가?’입니다. 그런 경우 보통 답은 ‘예스’입니다. 혁신은 작은 것에서 시작됩니다. 스스로 던지는 질문을 바꿔보세요.”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다니엘 핑크 박사가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의 기조 강연자로 참석해 참가자들에게 던진 메시지다. 그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들을 빠르게 대체해 가는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복잡하고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떻게 스스로를 동기부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혜안을 제공했다. 그는 특히 단순히 금전적 보상을 늘리는 과거의 방식으로는 창의성을 높일 수 없다며 복잡하고 창의적인 업무를 보상하는 방법으로 직원들에게 주도성, 전문성, 목적성을 부여할 것을 주문했다. 핑크 박사가 다양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을 이어가는 동안 참가자들은 핑크 박사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연신 필기를 해가며 그의 강연을 경청했다. 다니엘 핑크 박사의 강연을 요약 정리했다.


다니엘 핑크 기조 강연

오늘 이 자리에서 발표할 주제는 바로 ‘동기부여(Motivation)’다. 미래학자 입장에서 여러분들에게 동기부여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어떻게 사람들이 새롭고 의미 있고 변혁적인 일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매일의 일상에서 기발한 일을 할 수 있는 동기는 어디서 올까. 어떻게 해야 새로운 인생의 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오늘은 이런 질문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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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핑크 박사는 예일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상원의원의 경제정책 담당 보좌관을 지낸 후 클린턴 정부 때 앨 고어 부통령의 수석 연설문 작성자로 백악관에서 일했다. 그는 사회변화를 예측하고 심리학과 과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결과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제시해왔다. 2011년에는 세계 최고 경영사상가 50인을 뽑는 ‘싱커스 50(Thinkers 5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저서로는 <프리에이전트의 시대> <새로운 미래가 온다> <드라이브> <파는 것이 인간이다> 등이 있다.

오늘 주제는 ‘동기부여를 통해 혁신에 이르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지난 50여 년간 수많은 사회과학자들이 이 경험적이고 분석적인 문제에 대해 탐구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동기부여할 수 있을까? 여러분들에게 질문하겠다. 어떤 것으로 인해 인간이 동기부여를 받을까? 여기 계신 분들도 나름 각자 동기부여의 전문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인지하지 못할지 모르겠지만 매일매일 여러분들은 나름의 동기부여에 대한 지식과 방법을 바탕으로 동기부여를 이뤄낼 것이다.



내재적 지식 vs. 외재적 지식

지식에는 내재적인 지식이 있고 외재적인 지식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수도가 어디냐고 물어보면 단번에 워싱턴DC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 즉 외재적 지식이다. 내재적 지식은 이것과는 조금 다르다. 내가 뭔가를 알고 있지만 그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내재적 지식이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클리커(화면을 전환하는 도구)를 봐 달라. 한 70g 정도 되는 클리커를 내가 손에서 놓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예측해보라. 예측했나? 테스트해보자. 어떤가. 당연히 클리커가 떨어졌다. 이 중 몇 명이 정확하게 예측했을까. 내가 손에서 클리커를 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 2초 정도 걸렸다면 대단히 잘한 것이다. 여러분들이 손으로 적으면서 계산하지 않았고 중력의 법칙 등 물리적인 지식들을 동원하지 않았지만 클리커를 놓으면 바닥에 떨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 2초 만에. 이러한 것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재적 지식이라고 한다. 떠올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의식적인 과정을 거치는 것은 외재적인 지식이다. 내재적 지식은 큰 고민없이 우리가 결정을 내리고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지식을 뜻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기부여와 관련된 지식은 내재적 지식이다. 당연히 알고 있는 지식. 그렇다면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식으로 내재적 지식을 활용할까? 여러분들에게 어떤 특정 행동에 대해 보상을 주면 행동이 강화되고, 벌을 주면 약화된다. 너무나 당연하고 단순한 기계적 법칙이다. 여러분들도 내재적으로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지난 24시간 동안 여러분들은 어떤 행동을 했을 것이다. 여러분들이 어떤 행동을 한 것은 동기에 대한 내재적 지식 때문이다. 사회과학자들은 지난 50여 년간 인간의 동기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끊임없이 테스트를 해왔다. 과연 어떻게 하면 기업들을 혁신적인 사람들로 가득 채워 혁신적인 기업으로 만들 수 있을까? 50년 동안 사회과학자들이 했던 테스트를 두 줄로 요약해서 말씀드리겠다. 고차원적인 50년의 과학이 내린 결과다. 여러분들이 한 행동에 대한 결과에 보상을 얻으면 결과가 더 좋아지고 처벌을 하면 더 안 좋아지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가끔은 보상이 좋은 결과를 불러오지 않을 때가 있다. 지금부터 보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복잡하고 창의적인 업무엔 보상이 무의미

먼저 연구결과를 하나 소개하겠다. 이 연구결과가 전체 큰 그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9개 실험을 하나로 뭉쳐서 설명하겠다. 4명의 경제학자가 진행한 실험이다. 이 중 1명은 신고전학파고 나머지는 북미에 있는 명문대 경제학과 교수들이다. 실험은 두 군데서 진행됐다. 한 곳은 미국 동부 메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고 다른 한 곳은 인도였다. 실험은 간단하다.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게임을 시킨다. 공을 앞의 그물에 던지도록 해보는 등 다양한 게임을 하게 했다. 유일한 차이는 보상이었다. 실험 결과에 따라 3가지로 보상을 구분했다. 한 그룹은 성과가 좋으면 약간의 보상을 줬다. 두 번째 그룹은 첫 번째 그룹보다 10배의 보상을 주고, 세 번째 그룹은 두 번째 그룹의 10배의 보상을 주도록 했다. 즉 첫 번째 그룹은 적은 보상, 두 번째는 적절한 보상, 세 번째는 가장 많은 보상을 제공했을 때 성과의 차이를 측정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당연히 내재적 원칙에 따라 세 번째 그룹이 당연히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 그룹보다는 보상이 100배가 될 테니까 말이다. 실제 과제 자체가 기계적이었을 때는 세 번째 그룹이 성과가 가장 좋았다. 너무 뻔한 결과이다. 큰 성과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손에서 클리커가 떨어진 것과 똑같은 결과다. 하지만 과제가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인지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이었을 때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때는 가장 큰 보상을 보장받은 쪽이 더 낮은 성과를 보였다.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다. 가장 큰 보상을 약속했는데 가장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오히려 첫 번째 그룹, 그러니까 가장 적은 보상을 받기로 한 그룹이 성과가 가장 좋았다. 미국 사람들은 이러한 실험 결과를 보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 실험결과가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똑같은 실험을 개도국인 인도에서 실행해봤다. 생활수준이 낮으니까 보상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 4개월치 월급 정도의 보상을 약속했다. 결과가 어땠을까. 인도에서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왔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보상의 종류 중 우리가 조직이나 학교, 기업 등에서 사용하는 보상의 종류를 ‘컨트롤링 컨틴전시 보상(Controlling Contingency Reward)’이라고 한다. 나는 이것을 ‘만약에 그렇다면 보상(If-then Reward)’이라고 부르고 싶다. 즉 “만약 니가 이것을 하면 내가 저것을 보상으로 줄게”와 같은 방식이다. 그러나 50년 동안의 연구 결과 If-then 보상은 한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보상은 단순하고 단기적인 업무일 경우에는 효과가 있다. 왜 그럴까? 설명은 단순하다. 인간은 보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내재적인 동기부여도 있지만 인간은 본능적으로 보상을 사랑한다. 보상이 돈이 됐든, 칭찬이 됐든, 승진이 됐든 인간은 모든 종류의 보상을 즐긴다. 그런데 보상은 우리 시야를 완전히 좁혀서 눈앞의 것들만 보이게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이 무대에 의자가 하나 있다. 내가 여러분들에게 의자 위에 다리 하나로만 3분 동안 서 있으면 500달러를 주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대부분 시도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 과제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까. 머리를 쓰는 과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정신을 집중해서 다리 한 짝을 들고 균형을 잡으려고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균형을 잘 잡을까, 오른쪽 다리를 들까, 왼쪽 다리를 들까, 시간을 확인해야 하는데 시계는 어디에 있을까 등의 생각을 하며 집중을 할 것이다. 밖에 화재가 나더라도 서 있는 것에 집중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정해진 순서를 그대로 밟아가는 단순한 업무, 다시 말해 알고리즘적 업무라면 보상은 분명히 효과가 있다.

그런데 또 다른 연구결과들을 보면 아주 복잡하고 창의적이고 장기적인 과제에서는 이러한 보상이 효과가 없다. 원리는 같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인간들은 보상을 좋아한다. 허나 보상은 우리의 시야를 좁게 만들고 우리는 시야가 좁아진 채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새로운 신제품을 만들거나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솔루션을 찾아야 할 경우에는 좁은 시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생각해보자. 새롭고 혁신적인 것을 만들 때 우리는 그 과제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가. 단순하게 접근하는가, 복잡하게 접근하는가. 이것저것 테스트해보고, 실패도 해보고, 다시 시도해 보면서 실패를 통해 배우고 시야를 넓히려고 노력하지 않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일수록 넓은 시야가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보상은 효과가 없다. 여러 번 시도해보고 시야를 넓혀서 생각을 해야 한다. 이 경우는 보상이 효과가 없을 것이다. 즉 복잡하고 장기적인 과제에 보상은 효과가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If-then 보상은 단순하고 단기적인 업무에만 효과가 있고, 복잡하고 장기적인 업무에는 효과가 없다. 꼭 기억하라. 나는 반복을 좋아한다. 사회과학 분야에서 이러한 결과가 놀라운 것은 아니다. 수많은 심리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들을 모두 한곳에 모아두고 예를 들어 “If-then 룰이 단순하고 단기적인 업무에만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면 아마 그들은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알고 있지만 실제 조직에서는 적용이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두 번째 실수가 나온다. 두 번째 실수는 조직이 If-then 법칙을 조직 내에 업무의 형태에 상관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적용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실패가 생긴다.

영어에 당근과 채찍이라는 말이 있다. 말한테 잘할 때는 보상을 주고 못할 때는 처벌을 준다. 조직 관리자들은 보상제도가 효과가 없을 때 ‘아, 당근을 더 주어야 하고, 처벌은 훨씬 더 크게 해야 하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더 맛있고 큰 당근을 주고 더 심하게 채찍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점점 더 잘못된 길로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이게 세 번째 문제다. 이런 방식은 과학과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직관, 즉 본능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회계사가 본능을 기반으로 회계 작업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이건 불법이다. 회계사가 이런 행동을 하면 범죄다. 회사에서 하는 보편적인 업무를 생각해보라. 일부 업무는 단순하고 단기적으로 완성이 된다. 그런데 큰 기업에서는 예측 가능하고 단순한 업무만 있는 게 아니다. 선진국, 특히 글로벌 기업들에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의 비율이 줄어든다. 기계와 로봇과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새는 복잡한 업무들이 훨씬 많다. 단순한 업무들은 기계, 소프트웨어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복잡하고 장기간 창의성이 필요한 업무가 커지고 있다. 예측 불가능하고 반복적이지 않은 업무들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큰 회사든, 작은 스타트업이든 반복적이지 않고 창의적인 업무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1세기에는 당근과 채찍 아이디어는 더 이상 효과가 없다.

내가 여러분들께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가 같은 처방법이 아니다. 보상은 줄어드는 업무 쪽에 쓰고, 나머지 업무에 대해서는 다른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롭게 커지는 이 범주의 업무는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야 하는가. 창의적 업무의 동기부여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사실: 돈은 동기부여이다.”

돈은 동기부여다. 이 사실은 정말 중요하다. 내재적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해서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돈은 어마어마하게 중요하다. 그런데 돈이 어떻게 중요한가? 조금 다른 차원에서 중요하다. 높은 성과에 대해 고민하면 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대로 이는 단순한 업무에만 적용 가능하다. 봉투를 만드는 게 일이면 봉투를 더 많이 만들수록 돈을 준다면 더 열심히 만들 것이다. 그러나 창의적이고 개념적인 업무를 해야 한다면 돈이 아닌 업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혁신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또 과감하게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이럴 경우는 돈에 대한 생각보다 업무에 대해 더 많이 생각을 해야 한다. 충분하게 돈으로 보상을 해줄 것인가, 아니면 돈을 아예 빼버릴까.

두 번째 아이디어를 드리겠다. 돈은 공평성과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의미냐를 사례를 통해 설명하겠다. 회사 내부에서는 물론이고 다른 동물을 대상으로 했던 연구가 있다. 미국 에모리대 여키스영장류연구소에서 원숭이를 대상으로 간단한 업무를 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한 무리의 원숭이들에게는 돌을 사람에게 주면 사람은 원숭이에게 포도를 줬다. 또 다른 무리의 원숭이들에게는 오이를 주었다. 원숭이는 포도를 더 좋아한다. 어떤 일이 생겼을까. 두 번째 실험에서 같은 업무를 하고 오이를 받은 원숭이는 오이를 사람에게 던져버렸다. 왜 그랬을까.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상이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돈은 많은 경우 공평성을 의미한다. 조직 내에서 보상이 다르다면 사람들은 공평성에 대해 불만을 크게 느낄 것이다. 불공평한 상황을 만들면 동기부여에 도움이 안 된다. 공평한 대우를 해주고 싶을 때 돈을 사용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돈은 중요하지만 하나의 범주일 뿐 돈을 제대로 써야 한다. 하나의 기준 잣대로 생각하고 활용해야 한다.


주도성을 높여 직원을 더 업무에 관여하게 하라

복잡하고 창의적인 업무를 보상할 때는 주도성, 전문성, 목적성 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 공평하게 돈을 지급하되 주도성, 전문성, 목적성을 추구해야 한다. 먼저 주도성, 자율성에 대해 설명하겠다. 그전에 먼저 관리라는 의미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사람들은 관리에 대해 너무 진지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경영 관리가 항상 존재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경영은 과학이다. 즉, 누군가 만들어 낸 것이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경영학은 누군가 만들어낸 학문이다. 1840년대 이래 누군가 만들어낸 기술이다. 경영은 세계를 바꾼 기술이기도 하다. 인류의 역사에서 지난 500년간 가장 강력한 기술 중 하나다. 하지만 경영학은 사람들의 ‘준수’가 필요한 학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조직 내에서 규율을 준수해야 한다. 기업 경영은 규율의 준수를 원한다. 이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업무라는 더 큰 범주에서 보면 우리는 사람들이 준수할 것을 원하는 게 아니라 ‘관여(engagement)’할 것을 원한다.

관여에 대해 설명하겠다. 사람들은 통제됐을 때 관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방향설정이 됐을 때 관여한다. 기업가정신을 생각해보면 기업가는 준수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관여하고 스스로 방향설정을 해서 움직인다. 예를 들어, 우리가 준수에 대해 요구하는 적절한 기술은 경영학이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 봤을 때 경영학은 적절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방향설정이 더 중요한 것이다. 갤럽의 조사인데 몇 년 된 수치지만 미국은 직원 중 13%가 업무에 관여가 돼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은 세계 평균보다 낮은 11%였다. 67%는 관여가 안 돼 있고 23%는 적극적으로 비관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보면 한국 근로자 10명 중 9명이 업무에 관여가 안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건 정말 큰 문제다. 관여도가 높아야 창의적 업무가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10명 중 3명은 관여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조금 더 괜찮다. 근로자의 다수가 업무에 관여되지 않는다는 것은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린다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이 더 많이 관여할수록 경제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나는 인간의 본성은 능동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라고 본다. 내가 낙관주의자라서, 미국인이라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린 아이들은 호기심이 있고 능동적으로 관여하고 참여한다. 세계 어느 나라의 어린이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람들은 직장에 들어가면서 호기심을 억제하기 시작한다.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을 풀어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주도성을 높일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나는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주도성,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렵다면 차근차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자율성이라고 하는 것은 미국 카우보이식으로 ‘니 멋대로 해라’가 아니라 자기 주권 행사, 자기 방향 설정에 가까운 것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이 중국의 한 제조업 공장에서 했던 실험을 소개하겠다. 아주 큰 공간에서 각각 자기의 역할인 조립 업무를 하고 있고 관리자들은 걸어 다니면서 사람들이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감독하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 공장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공장을 반으로 나누고 한쪽 공간은 커튼으로 가려 관리자들이 볼 수 없도록 했다. 관리자가 보지 않으면 어느 정도 생산성이 떨어지는지 살펴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근데 반대로 생산성이 10∼15% 올라갔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감독을 받을 때나 누군가가 지켜볼 때 일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을 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반면, 커튼으로 공간이 독립된 사람들은 동료와 대화도 하고 업무에 대한 개선안을 서로 논의할 수 있었다. 때문에 주도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반대쪽은 관리자가 있기 때문에 일을 열심히 안 해도 일하는 척을 해야 한다.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Holacratic’이라는 용어가 있다. 관리자도 없고, 위계질서도 없고, 직위도 없는 조직 구조를 의미한다. 미국 자포스가 이런 회사다. 이게 어떻게 잘될 수 있겠냐는 반문이 많았다. 이러한 조직 구조가 잘될 수 있을까? 인간은 태초부터 어느 정도 위계질서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을 완전히 없애 버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람들은 팀, 과제, 시간, 일의 기법에 대해 주권을 행사하고 자율성을 보장 받을 때 더 깊이 관여할 수 있고 혁신할 수 있다. 큰 변화가 한 번에 어렵다면 각 부분에서 수준을 조금씩 높여봐라.



4가지 정도 사례를 들어보겠다. 아틀라시안(Atlassian)이라고 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이 회사는 분기별로 한 번씩 목요일 오후에 회의를 한다. 회의에서 회사 CEO는 “앞으로 24시간 동안은 하고 싶은 일을 해라. 누구와 무엇을 해도 상관없다. 우리는 여러분에게 금요일에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24시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하고 싶은 사람과 마음껏 할 수 있다. 분기별로 1년에 4번 정도 진행한다. 분기마다 한 번씩 제한 없는 자율권을 행사하는 이 제도를 ‘십잇 데이(Shipit day)’라고 부른다. 치열하게 자율권을 행사하는 24시간 동안 신제품 개발, 내부 프로세스 개선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기존에 불가능했던 것들이 가능해지기도 했다. 동기부여에 굉장히 획기적인 방법이다.

또 다른 사례를 보여드리겠다. 미국 기반의 인튜잇(intuit)이라는 회사는 25년 정도 된 회사인데 이 회사에는 ‘10% 법칙’이 있다. 직원 시간의 10%를 자율적으로 쓰게 해주는 제도다. 이 회사 CEO가 전력의 핵심이 모바일이 될 것이라고 선언한 이후에 사업부에서 직원들은 이 10% 법칙을 이용해 발빠르게 7개의 모바일 앱을 만들 수 있었다.

또 다른 사례로 새마을금고 같은 신용조합을 소개하고 싶다. 비영리 방식 신용조합인 콜롬비아에 6명으로 구성된 고객대응부서가 있었다. 댄 셰프너라는 직원이 이 부서의 부서장을 맡고 있었다. 셰프너는 직원들에게 슈퍼데이가 필요하다고 보스에게 제안했지만 보스는 거절했다. 그래서 셰프너는 부서원들에게 “매주 한 시간씩 전화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때 내부적인 프로세스와 개선 방식을 생각해보라. 자리를 떠나도 좋다. 위에 보고하지 않겠다”라고 하고 조합원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바꿔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것을 ‘지니어스 아워(Genius hour)’라고 불렀다. 이것이 매우 큰 혁신을 가지고 왔다. 이 후 신용조합들이 다 이 방법을 사용한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콘스탄틴 노보셀레프라는 학자가 있다. 그래핀을 분리하는 데 성공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분자 1개 정도의 두께를 가진 철강보다 70배 강한 신소재다. 어떻게 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 노보셀레프는 영국 맨체스터대에 재학 중일 때 그가 연구하는 실험실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금요일 저녁 실험’이라는 것을 진행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 2시간 동안 논문 작성 등 본업과 상관없는 따분하지 않고 재미있는 실험을 하는 것이다. 그래핀도 연구자들이 재미있는 실험을 하다가 발견한 것이다. 정기적인 근무시간이 아닌 금요일에 그래핀이 탄생했다. 대단한 혁신이다.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흥미위주로 했던 일이 혁신을 만들어냈다. 흔히 주도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려면 모든 관리 업무를 다 한 후에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렇지 않다. 하다못해 365일 중 하루라도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90%는 정상적인 업무를 하고, 10%는 주도적이고 자율적인 업무를 해보라. 일주일에 한 시간만 원하는 일을 해보라. 삶의 방향을 여러분들이 정하고 싶은 데로 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회사에 자율성을 던져주라. 아주 작은 시간을 떼어 주면 위대한 결과를 창출할 수 있다.


성과평가보다는 주기적인 피드백이 중요

우리에겐 의미 있는 것을 잘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우리는 개선을 원한다. 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겠다. 하버드경영대학의 학생이 진행한 연구였다. 8개의 미국 회사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 회사 직원들에게 매일 퇴근 전 ‘오늘 하루 어땠는가? 어떤 동기부여를 얻었는가?’ 등을 물어보는 e메일을 보내서 답변을 받았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퇴근 직전 짧은 일기를 쓰는 셈이다. 1년 동안 수백 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메일을 받다 보니 총 1만2000여 개의 일기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장 큰 동기부여는 매일매일 자신의 업무가 의미 있다고 느낄 때였다. 내가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할 때 크게 동기부여가 됐다. 여기서 포인트는 피드백이었다. 운전할 때 속도계, 계기판, 신호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그래야 운전하는 성과를 알 수 있게 되고 운전자에게 이런 것들이 피드백 역할을 해준다. 업무에서도 결과를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피드백이 충분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우리의 업무 환경에서는 피드백이 거의 없다. 한마디로 피드백의 황무지에 산다고 할 수 있다. 밀레니얼세대들은 피드백을 요구한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한다.

밀레니얼세대의 삶은 신속한 피드백의 연속이다. 서울에 사는 30세 여성의 삶을 생각해보자. 이 여성은 초등학교때부터 컴퓨터를 사용했고 중학교 때부터는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여러 모바일 장비들을 활용해 게임도 하고, 문자도 보내고, 해외에 있는 친구와도 실시간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 모르는 것은 스마트폰을 통해 물어보고 바로바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이 여성과 같은 세대 사람들은 그 어느때보다 즉각적이고 풍부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근무 환경은 어떤가. 회사에서는 얼마나 자주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하나. 1년에 한 번, 그것도 성과평가서를 바탕으로 불편한 상사와의 면담 때가 전부다. 일상에서는 피드백이 넘치는데 업무에서는 한 번 업무평가를 받는 것이 고작이다. 밀레니얼세대에게는 너무나도 말이 안 되는 경험이다.

그래서 전 세계 다국적 대기업들 중 성과검토를 중단한 곳도 있다. 대기업 중에서도 어도비나 액센츄어, GE 등이 성과평가를 중단했다. 동기부여하는 방법과 혁신의 방법과 성과평가가 반대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조직 내에서 피드백 시스템을 새로 만드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동기부여를 하기에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매주 한 번씩 색다른 일대일 회의를 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보스와 일대일로 회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조직의 신진대사를 높이는 의미에서도 매주하는 일대일 회의가 효과가 있다. 일대일 회의 시 상사는 직원과 매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이 대화 내용을 지속적으로 기록한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고 무엇이 더 필요한가?”라고 묻는 식이다. 이렇게 4주 차가 되면 그때 질문을 바꾼다. “당신의 일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것과 혐오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다음에 다시 1주 차부터 3주 차까지는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고 무엇이 더 필요한가?”를 물어보고 다시 4주 차가 되면 “현재 업무 몰입에 방해가 되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그 다음에는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식으로 매 4주 차에 대화 주제를 바꾸는 것이 좋다. 사실 회사에서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자신의 상사와 이런 대화를 나눌 기회는 드물다. 이런 방법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피드백을 좋아하는 밀레니얼세대를 위해서는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 이런 것을 잘하는 조직은 많지 않다. 새로운 시도를 해봐야 한다.

개별 직원들 역시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 상사의 피드백을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일종의 진전의 의식을 만든다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매일 하루가 끝날 때, ‘오늘 한 일 리스트’를 자신의 상사에게 보내는 것을 시도해보라. 상사가 이를 보고 메일로 답장을 주면 금상첨화고, 그렇지 않더라도 내가 매일 한 일의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내가 무슨 진전을 이뤘는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일종의 진전의 의식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하루에 30초든, 1분이든 내가 어떤 진전을 이뤘는가를 생각해볼 시간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떻게보다는 왜를 더 많이 생각하라

매주 그 주에 내가 했던 일 중 좋았던 일을 3가지씩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보라. 어느 순간 무엇을 잘하고 있는지를 기록하다 보면 스트레스 지수를 낮출 수 있다. 세 가지 좋은 일을 기록하면서 스스로 진전을 이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전이 개인에게 큰 의미를 준다. 또 하나 흥미로운 연구가 있는데,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진행한 연구다. 보스턴에 있는 한 카페테리아에서 진행된 연구인데 그렇게 멋지고 화려한 카페테리아는 아니고 그냥 아주 평범한 카페테리아였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셀프로 음식을 받아가서 먹는 그런 카페테리아였다. 이곳에 손님들이 줄을 서는 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아이패드를 통해 요리사가 줄을 서 있는 고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요리사가 고객을 보게 하는 것은 음식의 품질에 대한 조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예상치 않았던 긍정적인 결과가 발생했다. 요리사가 고객을 볼 수 있을 때 고객이 요리사를 보는 것과는 다른 효과가 있었다. 바로 음식의 수준이 높아진 것이다. 요리사가 고객을 볼 때 요리사가 요리 품질에 더 신경을 쓴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오늘의 핵심 메시지는 우리가 사람들을 혁신으로 이끈다고 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만 사실 우리는 ‘어떻게(how)’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 어떻게에 너무 집착하면 ‘왜?’를 간과하게 된다. 왜 이것을 하는가.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왜 중요한가. 왜 하려 하는가. 요리사 사례도 마찬가지다. 카메라를 통해 고객을 볼 수 있게 만든 실험은 요리사들에게 요리를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찾아 준 것이다. 왜는 성과를 결정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이야기를 마치면서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오늘부터라도 한번 시도해보라. 앞으로 어떻게에 대한 대화를 적게 하고 왜에 대한 대화를 더 많이 하는 연습을 해보라. 하루에 ‘어떻게’를 두 번만 ‘왜’로 돌려보라. 내가 작년에 직접 해봤는데 큰 도움이 됐다.

우리는 사람들이 더 혁신적이기를 원한다. 동기부여를 하는 데 있어 좋은 급여, 자율성, 자기 방향설정, 왜 무엇을 하는가를 알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검증이 됐다. 이런 것들이 직원들의 관여를 높일 것이고 혁신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더 심층적으로 들어가 자율성의 원천과 목적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있다면 자기 아이가 자율적이고 자기방향을 설정하길 원한다.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단순히 준수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진전하고 있다고 느끼기를 바란다. 우리가 혁신을 만들고자 한다면, 파괴를 원한다면 일을 하는 방법에 더욱 인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인간의 특성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인간만이 특수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덜 인간적일 때가 있었다. 사람을 인간적으로 대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경제재건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효율성만을 추구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비즈니스를 잘하려면 인간적인 사람들로 가득 찬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완전히 인간적인 사람들이 가득한 조직 말이다.



지정 토론 및 질의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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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식 베인앤드컴퍼니 대표 어떻게 하면 기업 임원들을 동기부여할 수 있을까? 직원에 대한 동기부여는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임원들은 어떤가?

핑크 좋은 질문이다. 가장 큰 저항이 어디서 나오는지 아는가. 사실 최고경영진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고 중간관리자들이다. 이들은 가장 많은 걸 잃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변화를 싫어한다. 변화에 대한 저항을 줄이는 방법은 작게 시작하는 것이다. 대부분 변화에 대해 얘기할 때 겁을 내고 방향설정을 잘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작게 시작하면 된다. 작게 시작하면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까 자율성에 대해 얘기했는데 구글이 업무시간의 20%를 줄였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래서 작게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 임원들 중에도 최고경영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직원들에게 실패하면 처벌받을 것이라는 느낌을 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실수나 실패가 발생해도 제일 위 레벨 임원이 막아주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세 번째, 회사의 성격을 생각해봐야 한다.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된 기업들은 개인 기업들과는 다르다.



홍범식 지금 임원 레벨에 있는 사람들은 과거에 시키는 일 열심히 해서 임원이 된 사람들이 많다. 업무 환경이 지금과는 다른 시대에 일을 배웠다. 이 사람들은 자율성을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임원들에게 변화하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는 팁을 준다면?

핑크 어려운 문제다. 과거 제조업 환경은 효율성을 강조했고 엄격한 프로세스가 중요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사라지는 방식을 보면 무엇인가 한 가지를 굉장히 잘하는 기업인데 그 한 가지를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진부한 예긴 하지만 코닥이 전형적 사례다. 코닥은 필름을 제조하고 유통하고 판매하는 데 탁월했다. 아직도 잘한다. 하지만 필름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코닥이 디지털카메라를 제일 먼저 발명한 회사였다. 그러나 자신의 강점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더 이상 발전시키지 않았다. 질문으로 돌아가면 이런 것들은 개인적이고 구조적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항공산업 회사 ‘스컹크웍스’가 있다. 이 회사 안에는 새로운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까 말했던 ‘자율성의 섬’이 있는 것이다. 별도로 공간을 만들어 혁신을 도모한다. 여기 규율을 따르는 환경에서 성장한 55세 남성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결국은 작게 시작해야 한다. 역멘토십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즉, 고위 임원이 젊은 사람을 멘토링을 하지만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젊은 임원들이 선임 임원들에게 역멘토링을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가능성이 있다.



홍범식 작게 변화를 시도하기에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닌가. 1∼2년 해보다가 실패하면 그만두고 다시 시도하는 게 큰 기업일수록 어려울 수 있다.

핑크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변화의 시대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냥 프로세스만 존재하는 회사가 된다. 혁신을 잘하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인수하는 방법도 있긴 하다. 대형 제약업체들이 자주 쓰는 방식이다. 기다렸다가 혁신적인 작은 창업들을 인수하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사례는 아무래도 구글이 아닌가 싶다. 15년 정도 된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면서도 항상 프로세스를 바꾼다. 회사의 일부가 오로지 혁신적 업무만 하도록 만들었다. 대기업도 할 수 있다. 또다른 모델로는 혁신을 하는 대신 혁신에 대한 파이낸싱을 하는 방법이다. 지분투자를 하는 것이다. 나는 대기업도 얼마든지 내부적으로 차별화를 통해 혁신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여러분의 기업이 100억 달러 매출을 내는 기업이라고 한다면 1%라도 차별화를 하면 기본적으로 새로운 거대한 회사를 만드는 것과 같은 효과다.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좋은 인재를 뽑는 것도 방법이다. 왜냐하면 정말 최고의 인재들은 창업을 하고 싶어 한다. 인재에게 말을 해봐라. 우리 회사에 들어오라고.



홍범식 이상적인 피드백 시스템은 어떤 것인가.

핑크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공식성이 떨어지더라도 말이다. 경영이라는 것은 대화하는 것이고 함께하는 것이다. CEO가, 혹은 고위 임원이 사람들에게 가서 얘기를 하긴 하되 그 뒤에 10명 정도의 수행원을 대동한다면 실질적인 대화는 불가능하다. 임원이 사람들과 직접 얘기한다면 효과적 경영이 된다. 올바른 피드백 시스템은 결혼 같은 것이다. 결혼은 지속적 대화가 핵심이다. 그런데 만약에 결혼을 공식적으로 생각한다면, 내가 내 부인에게 분기별로 성과 검토를 해보자고 한다면 결혼 생활이 제대로 유지가 될까?



홍범식 IQ보다는 EQ가 중요한 시대가 도래하는 것 같다. 변화하는 시대 바람직한 경영진의 모델은 어떤 게 있을까.

핑크 우버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우버 직원이 아니다. 우버와 계약을 맺었을 뿐이다. 플랫폼 위에 다른 사람을 데려와서 같이 일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전 세계적으로 도전과제는 같다. 지금 글로벌 기업이라 불리는 회사들도 지금과 같은 형태로 운영된 지는 기껏해야 100년 남짓이다. 그리고 이런 형태가 영구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법인구조도, 정치체제도 바뀔 수 있다. 일을 하는 새로운 방식이 대두될 것이다.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다니엘 핑크, 홍범식 베인앤드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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