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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회사전략+개인성과 비전달성의 지름길

정지영 | 198호 (2016년 4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평가자의 성과지표에 정량적 측정 지표 외에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구성원에게 잘 설명한다직원의 경력개발을 돕는다적절한 코칭 및 피드백을 해준다 등과 같은 요소를 집어넣었다. 정량적인 부문 및 일반 업무에서 아무리 성과가 좋은 리더라도 평가자로서의 역할이 미흡하면 최고 성과를 받을 수 없는 시스템을 구조적으로 만든 것이다. 이는 평가자로 하여금 직원 성과관리에 더욱 힘쓰도록 만들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허재석(성균관대 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에서 실행하는 성과관리는 관료적인 절차로 변질됐다. , 성과를 측정하고 조직원의 계발을 장려한다는 원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그 자체로 목적이 돼버렸다. 그 결과 현재 성과관리 체계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을 필두로 많은 회사들이 성과관리 개편에 나서고 있다. 상사가 1∼2분 만에 직원의 성과를 순위로 매기는 방식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 지금은 직원 개개인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또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과평가가 활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 한국법인에서 이뤄지고 있는 성과개선 노력에 대해 분석했다.

 

코칭 문화 확산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몇 년 동안 성과평가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 고성과자의 사례를 기준으로 각자가 수행해야 할 좋은 역할을 규정해 이를 책자로 만들어 배포했다. 또 인재 육성 및 성과에 대한 내용을 인사 담당자 및 평가자의 인사평가에 반영했다. 인사 담당자들이 더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성과평가 시스템을 실천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HR 업무를 담당하는 유선미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상무는효과적인 성과평가를 통해 유능한 사람을 승진시키고 회사 전체의 성과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직원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과평가 시스템 개선은 기업이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우선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성과평가의 과정에서 코칭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한다. 회사에서는 모든 조직원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서로를 코칭하도록 장려한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코칭문화 확산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적극적인 코칭문화는 성과평가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이 회사의 신임 관리자는 1년에 40시간 정도의 코칭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을 통해 평가자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며, 어떤 피드백을 줘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배운다.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고 지속적으로 코칭 과정을 업데이트함으로써 평가자가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다.

 

보통 한국에서의 성과평가는 인사팀에서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그렇지 않다. 현장 팀장 혹은 직속 상사인 매니저가 인사권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한다. 성과평가를 위해 목표를 수립할 때도 통상의 기업보다 많은 시간을 쓴다. 평가목표를 수립했다고 내버려두고 연말에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틈틈이 현재 프로젝트 및 성과 관리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피고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성과달성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량평가와 정성평가의 적절한 조합

 

성과평가는 단순히 양적 평가뿐 아니라 질적 평가도 포함한다. 동료와의 협업 수준, 커리어 자기 계발 노력 등도 성과평가 지표로 활용함으로써 개인이 조직 문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 성과평가 지표에는 개인의 커리어 계발에 도움이 되는 내용도 포함한다. 회사에서 자신의 역량이 증가하는 것을 느끼는 것만큼 유용한 동기부여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부터는기업의 핵심 가치(value)’ 부분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과학을 따른다(We follow the science)’라는 가치를 실제 현장에서 반영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요소를 성과지표에 추가했다. 제약 기술개발 및 과학 분야에서 성과를 냄으로써 환자를 치료하고 세상을 더 이롭게 한다는 회사 이념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영업팀 KPI의 경우 과거엔 10억 원, 20억 원 등 정량적 영업 매출액 수치가 성과평가 지표였다면 지금은 이외에 본인이 팀워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과학 부문의 지식을 쌓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의 정성적 노력도 반영하도록 했다. 핵심 행동가치에 준거한 이런 질적인 부분을 평가지표에 10% 정도 넣어서 영업 현장에서 더 역량을 갖춘 개인이 되도록 했다. 회사 측은 이런 노력을 통해 영업 최전선에서 일하는 이들이 회사의 비전을 좀 더 잘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의 전략과 개인의 목표를 일치시키기 위해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서는 주기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분기별로 한 번씩, 전 직원의 30%를 랜덤으로 선발해 설문조사를 한다. 회사의 전략방향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지, 내부 개발계획이 잘 실현되고 있다고 믿는지, 회사의 가치를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잘 발현할 수 있다고 여기는지 등을 조사한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회사의 방향을 믿고, 회사가 추구하는 전략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94% 정도 나온다. 지속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회사의 전략과 개인의 목표설정의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평가 과정에도 여러 사람이 참여하게 해서 최대한 오류를 줄이고자 했다. 우선 직원 본인이 일차적으로 자기평가를 한다. 그 다음 직속 상사인 매니저가 2차 평가를 한다. 그 다음에는 직속 상사의 상사가 다시 3차 평가를 한다. 이를 통해 1단계와 2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오류를 바로잡는다. 보통 한국 기업에서는 2차 평가까지만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한 번 더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피평가자에 대해 최소 3명 이상이 성과평가에 개입한다. 직속 상사만 평가에 참여할 경우 개인의 편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함이다.

 

피평가자와 평가자가 이야기를 나눌 때도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지도록 한다. 우선 투입되는 시간이 많다. 매니저와 직원이 일대일로 충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한다. 1시간이 넘는 경우도 많다. 일반 대기업의 경우 평가자 1인이 수십 명의 피평가자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서는 평가자와 피평가자가 충분히 소통하도록 했다. 직원이 직속 상사의 평가에 불만은 없는지, 평가가 합당하다고 생각하는지, 업무의 어려움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평가자와 피평가자 모두가 결과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평가가 확정되면 직원에게 피드백을 준다. 고성과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담당 직원에게 말한다. “성공적으로 매출 목표를 달성해냈다. 회사에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당신에게 바라는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부분에 대해서는 더 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라는 식으로 설명한다. 이런 피드백에 반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객관적인 자료와 엄격한 절차를 바탕으로 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에 대부분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노력을 통해 직원들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었다. 한때 고성과자였던 직원이 갑자기 성과가 저조해진 경우가 있었다. 팀 리더와 인사 담당자들이 봤을 때 그 직원은 매너리즘에 빠진 듯해 보였다. 하지만 한때 고성과자였던만큼 현재 문제점을 파악하고 상황을 개선시키면 다시 고성과자가 될 잠재력과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인사 담당자와 리더는 시간이 될 때마다 그 직원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한때 좋은 성과를 내던 그가 업무에 무기력해진 이유가 무엇인지, 원래 본인이 갖고 있던 장단점은 무엇이라 여기는지, 현재 업무에 대해 불만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세심하게 질문하고 그의 속내를 파악하기 노력했다. 처음에는 잦은 미팅에 다소 불편해하는 듯했지만 그 직원은 곧 다시 중심을 잡았다.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적절한 성과목표를 잡고 효과적인 동기부여를 통해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갔다. 그는 결국 원래의 활력과 열정을 되찾았고 다시 고성과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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