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와 기업문화
Article at a Glance - HR
기업 간 M&A가 실패하거나 생각만큼 큰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문화적 충돌이다. 문화적 차이를 경시하거나 문화적 통합 작업을 너무 늦게 시작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흔히 나타나는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1) 조직문화는 생명체의 DNA와 같다. 두 조직을 통합한다고 해서 문화도 쉽게 섞이진 않는다. 2) 변화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이 상대방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진다. 3) 서로를 이해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업무적으로 어깨를 부딪혀봐야 한다. 4) 새로운 제도는 새로운 기업문화와 연계돼야 한다. 경영자는 이런 문제점들을 이해하고 M&A 프로세스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문화적 차이점을 파악해야 한다. 또 문화적 통합을 M&A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변화과정으로 생각하지만 말고 평소부터 고치고 싶었던 기존 조직의 문화적 단점들을 일거에 없앨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
“M&A는 재혼과 같다. 이전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다시 희망을 갖는 것이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기업 간 인수합병의 실패 비율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혼율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적어도 M&A 사례 중 절반 이상은 주주가치가 오히려 하락했으며 3분의 1가량은 합병 전보다 나아진 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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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흔히 두 회사의 결합을 ‘결혼’에 비유하곤 한다. 서로 다른 배경에서 성장해 다른 특성을 가진 남녀가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보완해가면서 하나의 가정을 이뤄가는 과정은 M&A를 통해 서로 다른 두 개의 회사가 하나의 회사로 변해가는 과정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신혼에 대한 기대감에서 벗어나 결혼생활이 안정화되기까지 많은 갈등을 경험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해 나가게 되는 것처럼 M&A 역시 합병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불안과 실망으로 바뀌는 과정을 극복하고 하나의 회사로 변화해갈 수 있어야 성공적인 M&A가 가능하다. 그런데 영국의 <이코노미스트>紙가 M&A를 유독 재혼(second marriage)에 비유한 이유는 두 회사의 통합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은 과정인 것으로 충분히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회사들이 M&A에 대한 환상 혹은 기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 간 문화 차이에서 생기는 문제점
기업이 M&A를 추진하는 이유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조직의 경쟁력 확보 및 외형적 성장, 규모의 경제를 통한 운영 비용 절감 등 M&A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M&A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더 크기 때문이며, 특히 우수 인재 확보, 다양한 채널 등 사업의 핵심 성공요인을 비교적 단시간에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인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이뤄진 전 세계 M&A 규모는 2009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러한 증가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350개 기업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베이커&맥킨지, 2014)에서도 조사대상 기업의 30%는 향후 2년 이내에 M&A를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M&A에 대한 높은 기대와 그에 따른 M&A 규모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M&A를 경험한 다수의 기업들은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또는 M&A 추진이 실패였다고 인식하고 있다. 딜로이트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M&A를 경험한 기업의 60%는 M&A 검토 및 실행 과정상의 이슈로 인해 M&A가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실행 과정에서의 문화적 차이가 주요 실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1. 기업문화는 DNA다. 쉽게 변하지 않는다.
기업문화는 구성원 간에 공유된 가치와 신념 체계이며 이는 조직 구성원의 행동 규범을 형성하는 기능을 한다. 생명체의 유전자 정보, DNA와 같다. 단기간에 걸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일하는 방식, 리더십 스타일, 의사결정 방식과 절차 등에 의해 장기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형성돼 구성원에게 내재화된다. 따라서 기업의 문화를 단기간 내에 특정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업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조직 내 다양한 요인, 즉 리더십, 조직구조, 일하는 방식 등을 하나의 방향으로, 함께 변화시켜야 한다. 복잡한 과정이다.
기업문화는 기업이 경영환경의 변화를 극복하고 적응하면서 해당 기업에 최적화된 유형으로 형성된다. 즉,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나 위기 상황 등으로 인해 구성원 스스로 기업문화를 바꿔야겠다는 변화 의지가 발생하거나, 혹은 기존 사업과 다른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기존의 기업문화가 걸림돌이 되거나 맞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의도적인 변화를 추진하지 않는 한 조직문화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는 쉽게 생기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기업문화는 다양한 제도, 프로세스, 조직 운영 체계에 반영돼 지속적으로 강화되므로 단점을 인식하고 있다 하더라도 현재의 기업문화가 갖는 익숙함과 자연스러움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기업문화를 새로운 회사에 맞는 새로운 문화로 통합해나가는 과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되고 추진돼야 한다. 일반적인 M&A 과정에서 통합 후 100일이 경과하면 기업문화 통합의 중요성이 희석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업문화 통합 프로그램은 M&A 프로세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의돼야 한다. M&A가 시작되는 ‘Day 1’ 시점부터 새로운 제도와 조직구조가 본격적으로 실행되는 ‘Post Day 1’, 이후 3년까지 보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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