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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Drucker Is Still Alive

150cm 작은키? 승마엔 최고의 키!

조영덕 | 119호 (2012년 12월 Issue 2)

 

 

2005 11, 95세를 일기로 운명을 달리한 피터 드러커는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운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2011 10, 56세라는 젊은 나이에 눈을 감았다. 두 위대한 인물에게 공통점이 있다면세상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을 공헌할 수 있는가라는 사명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이다. 그러한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들이 사용한 것이 바로 강점 경영이다. 드러커는 조직의 강점을 바탕으로내부의 문제를 외부의 시각으로 보는 것이 전략이라고 했고 잡스는 애플이 가진 고유의 강점을 기반으로 시장과 고객의 눈과 마음으로 줄기차게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하며 애플을 이끌었다.

 

강점 경영으로 이끄는 첫 질문

“당신의 사업은 무엇입니까?” 드러커의 이 한마디가 잭 웰치의 눈을 뜨게 해 오늘의 GE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질문은 첫째, 당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고 둘째, 조직이 원하는 미래를 위한 당신의 계획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다. 드러커의 다음 질문은만일 당신이 그 사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고 가정한다면 지금 그 사업에 뛰어들 의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이다(만일아니오라고 답한다면, 그 다음 질문은그렇다면 지금 하고 있는 그 사업을 어떻게 하실 작정입니까이다). 이 짧은 질문들은 강점 경영을 기반으로 한 혁신과 폐기의 대상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조직사회이고 지식사회다. 인간적 강점에 생산성을 부여하는 것이 조직의 목적이다. 강점은 항상 구체적이다. 이미 알고 있는 일은 너무 쉽게 보이고 반대로 자신에게 어려운 것, 자신 없는 것은 크게 보인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어떤 조직이 많은 영역에서 전부 탁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성공한 기업은 많은 영역에서 시장의 요구 수준에 도달하고 여러 방면에서는 경쟁자들이 넘보기 어려운 탁월함을 보여준다.

 

, 모든 사람들이 아는 것 같아도 오답일 때도 많다. 약점 같아 보여도 그것이 강점이 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키가 150㎝도 되지 않고 몸무게도 40㎏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 여성이 있다면 누가 그녀에게서 신체적 강점을 찾으려고 하겠는가? 그러나 이 여성이 만일 경마 기수로 활동한다면 그녀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사람이 된다. 이처럼 강점은 상대성이 존재하는 것이고 주어진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드러커는 경영자가 할 일은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성과를 내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첫 번째 선택은 조직 구성원들의 강점들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성과를 내는 것이다. 이는 드러커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교훈이기도 하다.

그는 지독한 악필이었다. 어린 시절 담임 선생님과 아버지는 드러커의 악필을 교정하려고 글씨 연습 학원에까지 보내봤으나 결국 실패했다. 반면에 드러커의 강점인 작문능력은 선생님이 그의 글 쓰는 솜씨를 눈여겨보고 같이 더욱 연습해 보자고 권유했던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드러커는 인간은 약점을 개선하려는 노력보다는 강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개념을 이 사건으로부터 처음 깨달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약점을 고치고 보완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강점을 살려서 성과를 올릴 기회를 놓치고 만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강점 경영에 대해 흔히 가지고 있는 오해 세 가지를 살펴보자.

 

강점 경영의 오해 1: How vs. What

드러커는어떤 일을 이루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how’가 아니라이것을 이루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what’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것은 경영자가 인식해야 할 중요한 질문이다. 조직에서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수단을 먼저 생각하게 만든다. 현업의 많은 경영자들이 성과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지시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요구다. 그런 지시를 받은 구성원들은 탈법과 불법을 무시하고 성과만을 달성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은 것과 같다. 경영자라면 해서는 안 될 일, 할 필요가 없는 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먼저 구분해야 한다.

 

조직에서 실제 사용하는 것은 조직 자체와 구성원이 가진 강점에 기반을 둔 기능이다. 벽에 못을 박기 위해서는 망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망치의 모든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망치가 가진 일부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도구가 있다면 굳이 망치가 아니어도 된다.

 

드러커는 조직에서 경영자를 제외하고 모든 것은 아웃소싱할 수 있다고 했다. 바로 기능을 말하는 것이다. 경영자가 그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 ‘what?’이라고 물어야 그 조직은 과업을 완수하기 위한 해답을 찾게 되는 것이다.

 

강점 경영의 오해 2: 기술 기반 vs. 시장 기반

시장 중심 경영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중시한다. 개인별로 수없이 다양한 선호도를 맞출 수 있는 하드웨어는 없다. 애플은 초기부터 원 플랫폼 전략을 도입했고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은 하드웨어가 아닌 고객이 임의대로 선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라는 전략을 취했다. 그리고 일개 기업의 독자적인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상생의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시장을 만들어 수익 모델로 제공했다.

 

드러커는 기술지향적인 성격이 강한 기업일수록 시장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했다. 기술중심의 다각화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대한 연구를 충분히 한 다음에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미국의 군용 항공기 제작 기업이 민간 항공기 시장에 진출하려 했을 때 군용 항공기의 출입문이 매우 작아 불편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럼에도 제작 업체는 민간 항공기 고객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좁은 출입구를 이용하는 것은 군인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 일반 승객들은 그런 불편함을 감수할 의향이 별로 없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강점 경영의 오해 3 : 좋아하는 것 vs. 계속 잘하는 것

자신 또는 조직이 무엇을 잘 하는지, 또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기회는 어떤 문제와 부딪쳤을 때 선택과 행동을 보면 알게 된다. 하지만 드러커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강점에 대해 오해한다고 했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이 바라는 이상형을 자기 모습이라고 오해하는 데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리더로서 사람들을 관리하는 재능이 부족하고 성격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도 경영자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에서 자신도 그런 능력이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 드러커는 기업이나 개인을 막론하고 강점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먼저한번이 아니라 일관성 있게 잘한 것이 무엇인가물어야 한다고 했다.

 

드러커는 1927년 함부르크에서 베르디가 80세 되던 해 작곡한 오페라팔스타프의 공연을 보고 난 뒤 베르디가 쓴 글을 읽었다.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 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네. 완벽하게 작곡하려 했지만 작곡을 마칠 때면 늘 아쉬움이 남았지. 분명 나는 완벽을 향해 한번 더 도전해 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네.” 드러커는 베르디의완벽을 향해 한번 더 도전해 볼 의무라는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 자신의 강점을 강화해 더 나은 성과를 만들겠다는 책임이야 말로 지식근로자의 책임일 것이다.

 

반면에 일회성 성공은 강점이 아니다. 반복적 성공과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것이 강점이다. 마찬가지로 일회성 실패는 약점이 아니며 그것으로 인해 배울 수 있었던 기회가 된다. 그러나 실패가 지속되면 약점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스포츠 선수라면 반복되는 실패를 통해 개선의 기회를 찾는 완벽한 성공의 길이지만 기업 경영은 한번만 실패해도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제 현업에서 강점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세 가지 기본을 알아보자.

 

첫째, 적재적소 인재 배치

조직에서 경영자가 사람을 뽑을 때 눈여겨봐야 할 것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다. 약점이 없으나 동시에 조직에 필요한 강점이 없다면 그는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사람은 어떤 일을 하는 데 특정한 능력을 보유하지 않고서는 수행할 수 없다. 자기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은 할 수 없다. 사람들이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성격 좋다는 말을 듣기 위해 약점 개선에 몰두한다면 그는 강점을 살려 성과를 올릴 기회를 잃게 된다. 제한된 시간과 역량을 가지고 성과를 내야 하는 경영자는 조직 구성원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내고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역량을 갖춘 사람을 그의 강점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개인과 조직의 무능함을 보통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일류를 초일류로 만드는 것보다도 훨씬 많은 에너지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기업에서 인재란 언제나 희소 자원이며 현대인에게 시간이란 언제나 부족한 자원이다. 조직에서 필요로 하고 실제 활용하는 것은 구성원의 강점이지 약점이 아니다. 약점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경영자가 구성원의 약점에 초점을 맞추거나 그 약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성과 없는 투자로 나타난다. 약점은 무시할 수 없으나 관리나 폐기의 대상일 뿐이다.

 

또 경영자는 자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일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하며 또한 성격과 같은 비이성적 요소에 대해서도 예리한 감각을 가져야 한다. 인재를 활용하는 전제 조건은 그 사람의 성격과 일하는 법을 아는 것이다. 드러커는 성격은 바꿀 수 없는 부분이며 기업과 경영자가 구성원의 성격을 바꿀 권리도 없고 그런 시도는 실패만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둘째, 체계적 폐기를 통한 혁신

체계적 폐기는 혁신의 첫 단계다. 축구 경기에서 골잡이 선수에게 패스를 집중하는 것은 그가 팀 내에서는 골을 넣는 능력이 가장 탁월한 강점을 가진 선수이기에 기회를 집중 투자하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현업에서 제한된 자원을 가진 기업이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려면 체계적 폐기 활동을 동반해야 한다. 체계적 폐기는 할 필요가 없는 일, 성과가 나지 않는 사업, 오히려 추가 자원의 투입만 불러오는 과업을 제거해 희소 자원을 성과 달성의 확률이 높은 강점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강점은 시장에 등장하는 순간 낡은 것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기업의 지속 생존 방법을 혁신이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업이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신제품을 대체하는 제품의 연구 개발이다. 드러커는 211년 전 설립된 듀폰이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은 다름 아닌 체계적 폐기라고 했다. 듀폰은 1940년 나일론을 개발해 시장에 출시했고 큰 성공을 거뒀지만 바로 그것을 폐기할 계획 즉, 그 제품을 대체할 제품을 개발하는 일에 착수했다.

 

셋째, 경영자 자기계발

자기계발의 동기는 철저하게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드러커는 경영자란 다른 사람을 계발하려는 노력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수준을 높이게 된다고 했다. 따라서 경영자는 자기계발과 더불어 구성원의 강점 계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경영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지식근로자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회사의 목표에 집중하고 방향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드러커는 경영자의 그런 능력이 빛을 발하려면 경영자 자신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계발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조직에서 경영자는 구성원들로부터 좋아한다는 말을 들을 필요까지는 없어도 존경의 대상은 돼야 한다.

 

강점 경영의 최종 목표는 조화로운 사회 건설

수십 명이 넘는 사람들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는 각 구성원이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아름다운 화음은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협력 활동의 결과다.

강점 경영은 각자가 가진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 성과를 달성해 사회 전체의 자원 활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강점 경영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체 사회 구성원들의 협력과 상생을 통해 더 잘사는 조화로운 사회 건설을 위한 것이지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드러커의 속뜻을 헤아려야 한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는 승리자보다 패배자가 훨씬 많고 인적자원의 최대 활용보다는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한 명의 천재가 조직을 먹여 살릴 수는 없다. 그 한 명의 천재는 강점을 가진 다른 타인의 도움이 있을 때 생존 가능하다. 약점은 개선이 아니라 강점 발휘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대상이며 조직 차원에서의 약점은 조직 구성원의 강점 강화로 보완해야 하는 것이지 개인별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조직의 경영자는 구성원 개인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드러커가 추구한 것은 공동체 전체의 건강, 생존, 성장이다. 경영자가 구성원들의 강점, 좋아하는 일,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과 고객을 위해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의 공약수를 찾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지휘한다면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다.

 

무한경쟁 사회는 반드시 패배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 구성원들을 더불어 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이 바로 드러커가 말하는 인간생활의 강점경영이요,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조영덕 쿠스텍코리아 대표

조영덕 쿠스텍코리아 대표는 삼성전자와 퀄컴 등 IT기업에서 근무하고 ATI 등 외국계 기업의 한국 법인 사장을 지냈다. 한국 피터드러커소사이어티 이사,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피터 드러커의 선물>이 있다.

 

 

  • 조영덕 | -(현)나노리퀴드디바이시스코리아 대표는
    -삼성전자, 퀄컴 등 IT기업에서 근무
    - ATI 등 외국계 기업의 한국 법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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