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Drucker is Still Alive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우리의 사업은 무엇이 돼야 하는가?”
경영자들이 이러한 질문을 받게 되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이는 다름 아닌 잭 웰치(Jack Welch)가 1981년 공룡처럼 비대해진 GE의 회장직을 맡아 사업 관련 자문을 청했을 때 드러커(Peter F. Drucker)가 던진 화답이다. 사업에 대한 ‘집중력’과 ‘추진력’이 혁신의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잭 웰치는 350여 개에 달했던 계열사들 중 세계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할 수 있는 ‘핵심산업, 하이테크산업, 서비스산업’ 분야의 14개 계열사만 남기는 사업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그 성과는 자신의 임기 동안 25배 늘어난 시가총액으로 나타났다. GE의 ‘Work-Out’과 ‘6시그마’ 및 ‘4E 리더십’ 모델1 역시 “목표관리, 품질관리, 인재관리로 회사가 아닌 사업(事業)을 세계 초일류로 만들어야 한다”는 드러커의 경영철학(“It’s more important to do the right thing than to do things right”)을 전수받은 것들이다.
사업의 핵심을 고객창출(customer)과 혁신활동(innovation)에 둔 드러커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는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린 테일러(F. W. Taylor)의 과학적관리론이 제기된 이후 줄곧 투입(input) 대비 산출(output), 즉 능률 향상과 비용절감만 추구해 온 전통적 관리와는 완전히 대비되는 관점이다. 중국 개방 초기에 13억 인구라는 거대시장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국내 업체들도 중국에 앞다퉈 진출했지만 대부분 고객 만들기에 실패했다. 그들은 약점보완을 위해 중국시장을 선택했지만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가파른 임금상승으로 약점보완의 기회는 오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분 누구나 약점으로 높은 성과를 낼 수는 없습니다(You cannot make a high performance with your weak points)”는 드러커의 논지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우리에게 요구되는 전략은 약점보완보다 강점 만들기, 즉 ‘先강점강화-後약점보완’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의 강점은 무엇이 돼야 하는가?”
‘강점 만들기’는 기업경영뿐만 아니라 자녀양육에 있어서 부모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사항이기도 하다. 흔히 자신의 약점은 알고 있지만 강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글쎄요…”라는 중얼거림부터 나오는 것이 경력을 쌓은 관리자들의 예외 없는 답변이다. 물론 요즘 젊은 학생들이나 신입사원 채용면접에서는 다소 자신 있는 답변이 나오기도 한다. 준비된 스펙(specification)으로 영어점수나 학점 또는 미화된 자기소개서에 적힌 사항을 되풀이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면접관이 이러한 강점을 인정해 채용하려 한다면 드러커는 아마도 “글쎄요…”라는 답변을 했을 것이다. 이보다 드러커가 듣고 싶어하는 강점이란 현대자동차에 지원한 친구의 예를 들자면 “저는 대학 4년 동안 제 블로그에 전 세계 자동차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정리하면서 그 특성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제가 현대자동차에 입사하고 싶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는 내용의 표현일 것이다. 이처럼 강점을 표현하도록 요구받으면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의 조건을 VRIN2 으로 제시한 바니(Jay B. Barney)의 정의처럼 ‘남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가치 있는 능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의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만일 여러분이 경영자로서 단 한 가지의 가치 있는 강점도 제시할 수 없다면 여러분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든지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당장 ‘강점 만들기’ 방안을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실천하고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실천해야만 하는가?”
39권의 저서 중 드러커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가다듬은 대작이 바로 ‘경영학의 바이블’로 불리는 <경영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 1954)>다.3 1993년 판이 2006년에 번역되면서 <경영의 실제>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는데 여기에는 ‘경영자가 실천해야 할 경영의 본질과 원칙’이라는 의미가 듬뿍 담겨 있다. 우선 기업의 경영자가 된다는 것은 역할(role)을 구성하는 두 가지 요소인 권한(authority)과 책임(responsibility) 중 권한이 아니라 책임을 구체적이고도 강하게 져야 한다는 점을 최초로 강조했다. 즉, 경영자가 부하직원들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하더라도 책임은 그대로 경영자에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상사들이 권한을 밑으로 내려줘야 한다. 또 드러커는 경영자들이 기업 전체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책임과 함께 20세기 중반에는 아예 언급되지도 않았던 ‘경영자의 사회적 책임’까지 강조했다. 경영자의 책임실천이 중요한 만큼 그들이 키워가야 할 기업이 실천해야 할 과제로 드러커는 ‘고객을 위한 성과창출’ ‘종업원 개발과 공정보상’ ‘지역사회에의 공헌’ 등 3가지를 제시했다. 기업은 외부고객, 내부고객, 그리고 미래고객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므로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해 사용하면서 평가하는 외부고객만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 가치를 창출하는 내부 종업원에 대한 인간적 대우, 그리고 미래의 고객을 위한 혁신과 변화에 요구되는 새로운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만 하는가?”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바로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create it).” 드러커는 수많은 경영이론을 제시했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전략적 관점으로는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목표관리(Management by Objectives·MBO)와 지식경영 (Knowledge Management·KM), 그리고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CM)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그들의 운명은 개척하기 나름이지 천부적인 것이 아니라는 관점이다. 드러커는 조직의 사명이 “평범한 사람들이 탁월한 성과를 내도록 하는 데 있다(extraordinary performance with ordinary people)”고 강조한다. 그는 목표관리, 지식경영 및 변화관리에 대한 이해를 구성원들이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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