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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혁-신동엽교수의 Debate+

여성 리더의 진입장벽 ‘이중유리천장’, 열정과 실천력으로 여성이 깨라

김선혁 | 104호 (2012년 5월 Issue 1)



최근 여성 리더십이 국내외에서 화제다. 대표적인 글로벌 IT 기업으로 꼽히는 HP IBM, 제록스가 최근 여성 CEO를 기용함으로써 이들 여성 CEO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12년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정당마다 앞다퉈 여성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정당들의 당대표가 모두 여성인 것만 보더라도 여성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관점, 혹은 전반적인 여성의 위상이 과거와는 많이 변했다는 것을 체감한다.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정치 분야에서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는 건 당연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부 여성 정치가들의 등장을 보고 우리 사회 전반에서 여성 리더들이 역량에 걸맞은 대우를 받고 충분히 자기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당장 우리 주변의 경영 현장을 봐도 대다수 기업들에서 여성 리더, 특히 최고경영진의 위치에 있는 여성 리더가 극단적으로 적은 게 객관적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질문들이 제기될 수 있다. 여성 리더십의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여성 경영진의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여성 리더십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과연 중요하기는 한 것인가? 만일 여성 리더십이 중요하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천적으로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심층 대담은 이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시도다.

 

여성은 50%, 그러나 여성 리더는 여전히 1%

김선혁

최근 여성 리더십이 국내외에서 화제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새누리당, 통합민주당, 통합진보당과 같은 주요 정당의 대표가 모두 여성인 것을 보고 우리나라 정치 환경이 과거와는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실제 공천에서 지켜지지는 않았지만 올해 총선에서 통합민주당이 여성 공천 의무 비율을 15%로 발표해 남성 후보자들로부터 역차별 이야기까지 나왔으니까요.

 

신동엽

하지만 일부 여성 정치가들의 등장을 보고 우리 사회 전반에서 여성들이 리더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인정받게 됐다고 일반화해서 보기는 어렵습니다. 막상 주위를 돌아보면 여성들은 우리 사회의 거의 전 분야에서 철저히 리더의 역할에서 배제되고 있는 게 객관적 현실입니다. 단순히 몇몇 소수의 스타들에게 포커스를 맞출 게 아니라 보다 냉정히 구체적 숫자와 비율, 내용 등 상황을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선혁

기업 현장에서 여성 리더의 부족 현상이 심각한 것 같은데 우리나라 기업들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사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2012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미국 기업 중 불과 3.6%에 해당하는 18명만이 여성으로서 CEO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3.6%라는 비율도 2000 0.6%와 비교해서는 비약적인 증가를 이룬 수치입니다. 여성 CEO 부족 현상에 있어서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뜻이지요. 우리나라의 여성 CEO 부족 현상은 이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종업원 수 1000명 이상 대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율이 6.2%, 상장기업의 여성 CEO 1%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알려져 있듯이 이들 여성 CEO의 상당수가 재벌가 직계 가족입니다. 한국이 여성 CEO의 불모지라는 말이 나오는 게 너무 당연합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 여성들의 경제 활동이 급증함에 따라 여성 경제활동 비율이 전체의 50% 가까이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기업 CEO 중 여성 비율은 불과 1%도 안 되는 기형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 리더 부족의 원인: 이중 유리 천장(dual glass ceiling)

신동엽

여성 리더의 부족현상을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왜 여성 리더가 부족한지, 그리고 능력 있는 여성들이 최고경영진으로 승진하는 걸 가로막는 핵심 장애요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 장애물들을 제거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선혁

여성 리더 부족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조직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 막는 강력한 유리 천장(glass ceiling)의 존재입니다. 유리 천장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장단점은 태생적으로 다르며, 다양한 직책과 일에서 요구되는 역량과 자질, 적성이 다르기 때문에 여성이 잘할 수 있는 일과 남성이 잘할 수 있는 일 역시 다르다는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이 대표적입니다. 조직을 이끄는 CEO 혹은 리더의 역할은 강력한 추진력과 과감한 결단, 권력에 대한 의지 등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섬세하고 포용력은 뛰어나지만 이런 자질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스테레오타입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만연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최고경영진의 역할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잘 수행할 수 있는 영역으로 고착됐습니다. 이런 사회적 스테레오타입은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지만 의사결정자들이 최고경영진 자리에 여성을 기용하는 걸 주저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장벽, 유리 천장으로 작용했고 그 결과 조직의 상위 레벨에 지속적으로 남성들만이 충원되는 남성 편중성의 사회적 재생산(homo-social reproduction)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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