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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릴랙스, 초고속성장기의 성공비결

알렉산더 V. 이조시모 | 8호 (2008년 5월 Issue 1)
1996년 러시아 이동통신회사인 빔펠콤(Vimpel Com)이 뉴욕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배포한 안내문에 따르면, 2006년까지 러시아인 10명 중 1명 이상(시장 침투율 14%)이 휴대전화를 소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늘날 휴대전화의 시장 침투율은 120% 이상으로 러시아인 1인당 평균 1.2대를 소유하고 있다. 이 숫자를 감안하면 빔펠콤의 시가총액이 지난 10년 동안 6억 7000만 달러에서 160억 달러로 증가했고, 2007년 말 4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을 나는 초고속성장(hypergrowth· 대부분의 신흥 시장과 산업이 일정 시점에 경험하는 S곡선의 가파른 부분으로 이 시점에 성공하는 기업과 실패하는 기업이 나뉨)이라고 부른다. 신생기업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대기업인 빔펠콤이 산업의 초고속성장 단계에 진입한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우리는 뉴욕 시장에 이미 상장한 상태에서 초고속 성장을 이룩한 것이다.
 
사실 우리의 시장은 러시아 시장 침투율이 20%에 도달한 2003년이 되어서야 초고속성장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 후 2년 반 만에 시장 침투율은 80%에 도달했다. 상상해보라. 2003년 러시아인 5명 중 1명이 소유하던 휴대전화를 불과 2년 반 지난 후에는 5명 중 4명이 소유하고 있다. 이런 초고속 성장에는 패턴이 있다. 구 소련 국가 시장으로 진출했을 때에도 각국 휴대전회 시장이 3년 만에 20%에서 80%로 일관되게 증가하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여기에서 첫째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당신이 깨닫기 전에 초고속 성장은 거의 끝나버린다는 것이다.
 
둘째 교훈은 기업이 아예 도산해버리거나 더 강해진다는 것이었다. 내가 2003년 빔펠콤의 CEO로 합류했을 때는 모든 회의가 비상 회의였고, 모든 결정이 공황 상태에서 내려졌다. 직원, 네트워크 역량, IT 역량이 모두 부족했으며 서비스 출시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는데 광고를 찍고 있기도 했다. 신생 기업은 조직이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설립자의 노력으로 빠르게 변할 수 있으므로 이 시기를 큰 상처 없이 이겨낼 수 있다. 반면 이미 자리 잡은 기업은 기술 및 제조와 관련한 기존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유지되면서 고치기 어려운 조직의 부적합한 면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특히 내부 정치와 이익 집단들로 인해 기업이 조직적 문제들을 고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문제를 고치려고 하다 보면 금세 타 기업에 뒤처지는 상황에 처한다. 따라서 중간 규모 기업 또는 대기업으로서 초고속성장 단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올바른 종류의 조직 구조와 실행을 확립할 선견지명 그리고 행운이 필요하다.
 
빔펠콤은 경영의 기본 원칙에 엄격하게 충실했고 행운이 함께한 덕택에 살아남았다. 나는 시장과 산업이 초고속성장 단계에 접어든 기업이 이 시기를 잘 대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됐다. 러시아와 인근 국가 시장을 경험하면서 얻은 지혜를 통해 우리는 S커브의 정점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 기업들이 도입해야 할 조직, 관행, 과정 등을 규명할 수 있었다.
 
Rule 01 먼저 팔고 질문은 나중에 하라
대부분의 경우 시장 점유율은 산업의 초고속성장기에 결정된다.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선두 기업이 정해지면 시장 점유율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 같은 유럽 휴대전화 시장에 관한 어떤 연구보고서를 살펴봐도 시장 침투율이 7080%에 도달해서 초고속성장 단계를 벗어나기 시작하면 시장 점유율은 모두 안정된다.
 
이는 초고속성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의 모든 전략이 판매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을 최대한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상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면 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메트릭스(측정 기준)로 운영되면 충분하다. 완벽한 상품-서비스 믹스와 성과 기준을 반영한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그러는 사이에 경쟁 기업이 고객을 모두 가져가 버릴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비용에 관한 데이터를 당장 산출할 수 없기 때문에 초고속성장 단계 첫해에는 하고 싶어도 비즈니스 모델을 자주 수정할 수 없다.
 
우리는 이 접근법과 같은 맥락에서 목표 설정과 성과 측정을 위해 ‘가입자 수’라는 단 하나의 간단한 메트릭스를 선택했다. 이 방법은 보상과 연계하기도 쉽고, 달성한 시점을 축하하기도 쉽다. 우리는 매니저들이 비용을 감안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일반적 성장과 관리 비용이 매출의 5075%선에서 제한되도록 매니저들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이런 지침을 강제로 지키도록 강요하지는 않았다. 초점은 늘 고객 획득에 맞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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